SSS-Class Suicide Hunter RAW - Chapter (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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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어느 분야든 후발주자가 불리하다.
이미 고인물들이 점령한 레드 오션.
후발주자는 그곳에 뛰어들어 자신만의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 마치 적군이 차지해버린 성벽을 힘겹게 기어오르는 말단 병사처럼 말이다.
이 점에선 탑도 다르지 않았다.
“—어서 오시오!”
하얀빛이 잦아들어 다시 눈을 떴을 때.
우리를 반긴 것은 여신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탑을 오르는 전사들이여!”
소녀인지 소년인지 모를 아이였다.
한 명의 꼬마가 품이 낙낙한 옷을 입고 있었다.
얼핏 봐서는 동양풍 전통 복장을 닮은 옷.
“본 관장은 일일여삼추(一日如三秋)로 애닳게 기다렸다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완전히 달랐다.
옷소매가 길다는 걸 제외하곤 동양식 예복과 닮은 구석이 없었다. 아니, 사실 옷소매부터 비범했다. 소맷자락이 길다 못해 자그마치 5m 이상이나 늘어진 것이다.
“하지만 괜찮다오! 삶이란 만남에서 시작하여 만남으로 끝나는 도정. 결국 돌이켜보면 누구누구를 만났다는 것만이 삶의 의미 아니겠소. 기다림이란 인생을 깊이 달여주는 조미료와 같은 거라오!”
패션의 완성은 얼굴이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특별한 옷을 입어도 결국은 누가 입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이라는 뜻이다.
그런 의미에서, 5m짜리 옷소매를 나풀나풀거리는 저 꼬마는 확실히 특별했다.
“다시 한번 진심으로 예를 표하지!”
허공.
“만상(萬想)의 대도서관에 온 것을 환영하오!”
꼬마는 드높은 허공에 떠 있었다.
갑작스럽게 소환되어버린 우리를 내려다보면서.
[ 방구석 도서관장이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성좌, 방구석 도서관장(圖書館長).
21층부터 30층까지 관리하는 자.
이 세계의 대표자가 양팔을 벌리고 활짝 웃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의 인사를 받아준 사람은 없었다. 웅성웅성. 헌터들은 아직 사태를 파악하지 못했으며, 어리둥절하게 주위를 둘러 보았다.
“어어, 어….”
“뭐야. 왜 갑자기 저절로 전송이 됐어?”
“여긴 어디야?”
눈어림으로 세어서 약 수백명.
그 헌터들이 당황해서 수군거렸다. 대다수는 방금까지 광장에 모여서 함께 카운트 다운을 외친 자들이었다.
하지만 광장이 아닌 다른 곳에서 ‘개인적인 시간’을 보내던 사람들도 있었다.
“꺄아아아!?”
“여, 여기 보지 마!”
여기저기서 민망스러운 비명이 터졌다.
샤워 중에 소환당한 헌터. 알몸인 채로 전송된 연인. 자던 와중에 소환된 건지 졸린 눈으로 두리번거리는 사람까지. 난데없이 봉변을 당한 헌터들이 속출한 것이다.
“어이쿠.”
성좌 도서관장이 실실 웃었다.
“본 관장이 조금 배려가 부족했구료.”
헌터들이 어쩔 줄 몰라 허둥지둥거리는 와중에, 딱! 도서관장이 손가락을 튕기었다. 그러자 커다란 북 케이스들이 휙휙 날아왔다. 머리와 팔, 다리 구멍들이 나있는 그 북 케이스들은 알아서 알몸의 헌터들을 찾아가 끼워졌다.
“아….”
“다, 다행이다.”
지켜보던 헌터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나도 퍽 민망했는지라 안심이었다.
“뭐, 뭐야 대체 이 꼴은….”
정작 당사자들은 커다란 북 케이스를 골판지로 만든 건담 슈트마냥 뒤집어쓴 꼴이 되어 울상을 지었지만, 그건 소수의견이었다. 그렇게 부끄러움의 파도가 한차례 흘러 우리를 지나쳤다. 사람들은 겨우 여유를 되찾았다. 하나둘씩 허공을 올려보기 시작한 것이다.
“…당신은 누구야?”
헌터들을 대표해서 마녀가 입을 열었다.
“그리고 여긴 어디….”
“아. 본 관장은 그저 조금 큰 도서관을 관리하는 무명소졸이라오. 흑색마녀여. 그대에 비한다면 한없이 엑스트라에 가까운 존재이지. 되도록 없는 사람으로 취급해주면 좋겠구려.”
“……..”
마녀가 눈썹을 찡그렸다
누구인지도 모를 상대방이 어째서인지 자신의 정체를 알고 있다. 그 사실에 불길한 징조를 느낀 것이다.
어쩔 수 없다.
나는 이미 [가을비의 마왕]과 [수호의 여신]을 수하로 거둬들이면서 어느 정도 성좌에 익숙해졌다. 하지만 다른 헌터들에게 성좌란 아직 미지의 존재였다.
“-그저 조금 큰 도서관이라.”
마녀가 입술을 다문 타이밍을 노려서, 이번엔 내가 말을 꺼냈다.
“글쎄. 조금 큰 레벨이 아닌 거 같은데요?”
21층 스테이지.
이곳은 하나의 거대한 도서관이었다. 어쩌면 단순히 거대하다는 말로는 부족할지 몰랐다. 바로 근처부터 저 멀리 지평선까지, 밟고 있는 바닥부터 저 위의 천장까지, 책이 빼곡히 담긴 서가들이 늘어서있었다.
차라리 ‘도서관으로 이루어진 세계’에 가까웠다.
“호오라.”
이 세계의 주인이 나를 쳐다보았다.
천진난만한 눈빛.
한없이 순수한 아이와 같은 눈동자가 반짝거렸다.
“과연. 그대가 사왕이구료.”
음.
“아아, 너무 그리 경계하진 마시오. 제군들. 본 관장은 무해하다오. 정말로 여러분을 환영해주고 싶을 뿐이오. 내게 있어 그대들은 서사시 속의 영웅들이나 다름없으니.”
서사시 속의 영웅들.
그 말이 어떤 의미인지, 4000일을 회귀한 나는 알고 있었다. 이곳은 평범한 도서관이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일부러 모르는 척 되물었다.
“서사시 속의 영웅들이라뇨?”
“이런 것이오.”
딱!
도서관장이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무수히 많은 서가에서 2권의 양장본이 뽑혀졌다. 둥실둥실. 양장본들이 날아들어서 도서관장의 주변을 맴돌았다.
표지에 각각 제목이 적혀 있었다.
+
[아이김 제국 연대기]
[등천도시(登天都市) 이야기]
+
도서관장이 살며시 웃었다.
“내 취미는 책을 읽는 것이오. 그렇지만 본인의 도서관에 모이는 책들은 결코 평범한 기록물들이 아니지. 바로 여러분의 역사. 탑이 세워진 세계들에 관한 책들이라오.”
도서관장은 마릇한 손가락으로 책등을 매만졌다.
“왜 많고 많은 전사들 중에서 그대들만 소환되었는가 의아스러울 터. 이유는 간단하오! 여러분의 세계에선 오직 그대들만 ‘등장인물’로서 이름을 가졌기 때문이오.”
“…등장인물의 이름?”
“그대들은 이명(異名)이라 부르지.”
도서관장이 살며시 웃으며 우리를 내려보았다.
“이곳에 모인 302명. 전원이 이명을 가진 전사뿐이오.”
헌터들이 웅성거렸다.
“이명을 가진 헌터만 소환된다고?”
“다, 다른 사람들은….”
“잠깐. 설마 우리끼리만 탑을 공략해야 하는 거야!?”
그래.
바깥세상에서 쓰는 실명이 아니라, 온전히 탑이 헌터한테 내려준 이름. 이명. 그것이 바로 21층부터 통용되는 입장권이었다.
‘…회귀하기 전엔 그래서 20층 이후로는 발도 못 들였지.’
이명을 가진 선발주자들.
이명을 받지 못한 후발주자들.
‘두 그룹 간의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질 테고.’
나는 허리춤에 찬 단검의 칼자루를 만지작거렸다. 차분하게 마음을 가라앉히려 할 때 의지하는 방법이자… 나만의 작은 의식이었다.
‘지금의 나는 예전의 나와 달라.’
스킬도 이명도 없어서 20층 이후로는 발끝 한번 들여놓지 못했던 낙오자는, 더 이상 이곳에 없었다. 새로이 랭킹 3위에 등극한 사냥꾼이 있을 뿐.
‘공략에 참여하지도 못하고 도태되진 않을 거다.’
그러나 나 이외에 침착함을 유지한 헌터는 얼마 없었다.
마녀 역시 그랬다.
그녀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한 채 중얼거렸다.
“말도 안 돼. 300명이라니, 그런 소수로 탑을 공략하는 건….”
“걱정하지 마시구려!”
도서관장이 [아이김 제국 연대기]를 잡았다. 그리고 웃었다.
“그대들은 고작 3명만으로도 아이김 제국을 수호했소. 300명이면 무려 100배! 본 관장이 준비한 스테이지들 정도는 아주 무난하게 통과할 것이라오. 자신감을 가지시오!”
“…….”
대부분의 헌터가 불안한 낯빛으로 서로 쳐다보았다. 지평선까지 끝없이 이어진 대도서관의 한복판. 그곳에서 300명 남짓한 헌터들은 한줌의 모래밖에 안 되어 보였다.
불안한 공기가 더 퍼지기 전에 내가 선수를 쳤다.
“빨리 진행하시죠. 도서관장 나리.”
“오호?”
“모처럼 살아 있는 사람을 만나서 흥분한 것은 알겠지만, 우리는 얼른 탑을 오르고 싶거든요. 아직 퀘스트도 안 주어졌잖아요. 빠른 진행을 요청합니다.”
“어허, 어허허.”
도서관장이 작게 웃었다.
“그렇구료! 본 관장이 너무 반가워하는 나머지 퀘스트도 하달하지 않았소. 음. 허나 시시콜콜 말로 설명하는 것은 내 성격이 아닌지라….”
탁!
수백 권의 책들이 날아들었다.
양장본들은 도서관장을 중심으로 해서 빙글빙글 떠 돌았다.
“어디 보자. 어떤 작품이 제일 확실하게 와닿을꼬…? 이 묵시록은 너무 심심하고, 이건 또 멸망이 너무 조용하니… 오. 그렇지! 이게 제일 좋겠소.”
도서관장이 한 권의 책을 잡았다.
“미리 경고하오만.”
그리고 펼쳤다.
양 갈래로 열린 책에서 하얀빛이 뿜어졌다.
“맛보기용이니까 너무 놀라진 마시구려.”
파아아앗!
빛의 물결이 우리를 덮쳤다.
5.
헌터들 전원이 어디론가 전송되었다.
어디인지 몰라도 우리의 세계가 아니라는 것만은 분명했다. 처음 보는 양식의 건물들. 마치 흰개미집을 수백 배로 확대한 것 같은 건물들이 빌딩의 숲을 이루었다.
날 포함해서 헌터들은 하늘에 둥둥 떠 있었다. 우리는 드높은 상공에 있었으며, 발아래 까마득한 지상에, 들은 적 없고 본 적 없는 빌딩들이 늘어섰다.
“히, 히이익!”
누군가가 비명을 질렀다. 고소공포증을 가진 것일까? 조금도 추락하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헌터들은 본능적으로 서로 옷소매를 붙잡았다.
그런 작태를 바라보며 도서관장이 웃었다.
“본인은 도서관장이라오. 하지만 말했다시피, 본인의 도서관에 모여드는 기록물은 평범한 역사책이나 소설책 따위가 아니라오. 조금 더, 아니, 한참 더 수준이 높다고 할 수 있지!”
만상의 대도서관.
수많은 세계의 기록물이 모여드는 서재.
그곳에선 세계들이 책의 형태로 보관된다.
“이것은 그대들이 공략한 세계.”
도서관장이 표지에 [아이김 제국 연대기]라고 적힌 양장본을 톡톡 건드렸다.
“그리고 이것은 그대 자신들의 세계라오!”
그 외에도 수백 권의 책이 도서관장 주변을 날아다녔다. 어린 꼬마의 외형을 지닌 성좌는, 사랑스러워서 견딜 수 없다는 듯, 자기가 보유한 서책들을 바라봤다.
“이 책들을 부르는 방식은 다양하다오. 혹자는 서사시라 부르지. 누군가는 소설이나 연대기라 부른다오. 실록(實錄). 혹은 사가(saga) 라고 부르는 이들도 있고. 그래도 본 관장이 가장 선호하는 표현은 따로 있소이다.”
도서관장이 우리를 돌아보았다.
“묵시록 (Apocalypse),
성좌는 웃었다.
하늘에 기이한 웃음소리가 흘렀다.
“그대들의 묵시록은… 그렇구료. 본인이 즐겨 쓰는 용어에 따르자면 아직 [연재] 중이라오. 기나긴 프롤로그를 끝내고 이제야 좀 탑을 오르고 있지. 슬슬 읽는 맛이 우러나오는 구간이라 할 수 있겠소.”
그때였다.
“하지만, 모든 묵시록이 그대들의 세계처럼 순조로이 [연재]되는 것은 아니라오.”
크르르르-
무언가가 하늘에서 내려오기 시작했다. 아니다. 내려온다는 말은 너무도 얌전했다. 그것들은 하늘을 찢어발기고 있었다.
“비록 애석한 일이긴 하되.”
운석.
“응당 [연재중단]을 맞이해버린 묵시록도 있다오.”
거대한 돌덩어리들이 불타오르며, 쏟아졌다.
흰개미집처럼 생긴 빌딩들 위로 운석이 직격하였다. 콰아아앙! 어마무시한 굉음이 세상을 뒤흔들었다. 찢어진 하늘 아래로 대지마저 갈라졌다. 우리와는 다른 지성체들이 살고 있을 도시는, 흔적도 없이 파괴되었다.
헌터들이 비명을 질렀다.
운석이 부딪히면서 피어오른 먼지구름이 순식간에 우리를 덮친 것이다.
“단순히 하나 있을 뿐이 아니오.”
아무것도 안 보이는 암흑 속에서 성좌의 목소리만이 고고히 흘렀다.
“아주 많이 있소이다.”
탁!
어디선가 책이 덮이는 소리가 들렸다. 그것과 동시에 먼지구름이 사라졌다. 파괴된 도시가 사라졌다. 갈라진 대지가 사라졌고, 찢어진 하늘이 사라졌다.
대신에 새로운 세계들이 우리의 발아래에 펼쳐졌다.
“방금 묵시록의 [연중사유]가 돌이었다면-.”
해일.
“이 묵시록의 연중사유는 물이구려!”
하늘의 밑둥까지 차오른 해일이 도시를 집어삼켰다.
파도라고 부르기에는 지나치게 거대하며, 해일이라 말하기에도 지나치게 폭력적이었다. 그것은 재앙이었다. 코앞까지 밀려온 해일을 바라보며 헌터들 사이에선 다시 비명이 터졌다.
“아아.”
성좌가 애달프게 한숨을 쉬었다.
“얼마나 슬픈 비극이오?”
병이 나돌아서 모든 인류가 죽어버린 세계.
모래가 지상을 뒤덮어서 마지막 물방울까지 말라버린 세계.
화산들이 폭발하여 연기와 구름이 하늘을 가려버린 세계.
심지어, 좀비 바이러스가 창궐한 세계까지.
“저 사람들도 그대들과 똑같은 인간이오. 똑같이 살아 있다오. 똑같이 자신들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있었지. 그러나 미처 정당한 결말을 맞이하기도 전에, 장엄한 엔딩을 자아내기도 전에, 부당하기 그지없는 사유로 모든 것이 끝나버렸소.”
도서관장이 책을 덮었다.
“본인은 이를 연재중단이라 부르오만….”
그 성좌의 주변으로는 여전히 수백 권의 책이 맴돌고 있었다.
그대들은 이를 간단히 ‘멸망’이라 부르겠지.
어느덧.
우리는 거대한 도서관에 돌아와 있었다.
“욱, 우으으윽….”
“우웨에엑!”
이곳저곳에서 토악질하는 소리가 들렸다. 수십 개의 세계가 멸망하는 모습을 목격한 것이다. 비록 육체는 상한 곳이 없었으나, 정신적으로 아슬아슬하게 몰린 헌터들이 많았다.
“제군들에게 주어지는 퀘스트는 간단하오.”
그런 우리를 성좌가 내려보았다.
“연재중단된 묵시록들 가운데 여덟 권을 고르시오.”
멸망해버린 세계 중에 여덟 세계를 선택하라.
“본인은 연중당한 묵시록들을 마저 읽고 싶소!”
멸망한 세계의 이야기들을 계속 보고 싶다.
“그대들 스스로 여덟 권의 묵시록 속에 들어가서,”
여덟 개의 세계에 직접 들어가서.
“묵시록들을 연재중단의 위기에서 구하시오!”
멸망을 막아라.
“그것이 본 관장이 여러분에게 내리는 퀘스트라오.”
그것이 22층부터 29층까지의 퀘스트다.
도서관에서 토악질이 멈추지 않는 가운데, 헌터들의 머릿속에 목소리가 울렸다.
[22층 퀘스트가 주어집니다.]눈앞으로 문자들이 떠올랐다.
+
[리메이크 더 월드. 제1권]
난이도: 미정(未定)
임무 목표: 수많은 세계가 있으며, 수많은 멸망이 있습니다. 성좌 ‘방구석 도서관장’은 이것을 연재중단이라 표현합니다. 방구석 도서관장은 불합리한 이유로 연재중단을 맞이해버린 세계들이 다시금 이야기를 이어나가길 원합니다.
우선 연재중단된 묵시록들 가운데 한 권을 고르십시오!
만일 세계를 구하는 데 성공한다면, 그 세계가 여러분의 22층으로 등록될 것입니다.
※단, 임무에 실패할 경우 22층은 개방되지 않습니다.
+
그렇다.
저 성좌는 다름 아니라 세계를 덕질하는 독서광(讀書狂)이었다.
“그러니까….”
내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결말이 마음에 안 드니까 우리들이 대신해서 책을 써달라?”
“바로 그렇소이다!”
도서관장이 헤살헤살 웃었다.
“부디 나의 독서 취향을 만족시켜주길 바라겠소!”
이 독서광을 위해 세계의 결말들을 [리메이크]하는 것.
그것이 우리의 임무였다.
56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