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Class Suicide Hunter RAW - Chapter (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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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스승님이 웃었다.
“으하하하! 하핫!”
코뼈가 부러져 피가 흘렀다. 하얀 눈밭에 당신의 피를 흘리면서, 후욱! 스승님은 맨주먹을 휘둘렀다.
“흐읍?!”
주먹은 정확히 무림맹주의 턱을 가격했다. 비틀, 하고 무림맹주가 발을 헛디디는 순간을 스승님은 놓치지 않았다. 뛰었다. 덤볐다. 물어뜯었다.
“욱!”
콰즉!
“크욱, 흡! 크흐으윽…! 이, 놈…!”
무림맹주가 황급히 스승님을 밀어냈지만 이미 그의 귀는 피에 젖었다. 우직, 하는 소리가 나면서 살점이 뜯겼다. “크흐흡!” 나지막한 비명이 설원에 흘렀다.
“퉤!”
붉은 피에 물든 귀를, 스승님은 눈밭에 뱉었다. 스승님의 입가 역시 빨갛게 물들어버렸다. 그녀는 자신이 사냥한 성과에 만족하는 것처럼 눈웃음을 짓고 있었다.
악귀( 惡鬼).
피에 주린 귀신과 같은 자태였다.
“푸! 더러운 맛이구나! 남궁가의 고절한 심법이 육질을 좋게 해주는 데엔 쓸모가 없더냐!”
“이 마두가, 큽. 사마외도 아니랄까 봐, 이젠 인육까지 즐기느냐!”
“네놈은 늙어서 쉬어버린 시금치 같은 노친네다. 하지만 아까 한 말엔 일리가 없지 않노라.”
스승님은 손등으로 입가를 닦았다.
“정마대전은 첫 번째 날에 끝났어야 했다. 본좌도 네놈도 물렀지. 모든 것을 걸고 싸운다고 스스로 생각했으나 사실은 그러지 못했다. 진정으로 목숨을 걸지 않았다!”
“…….”
“오늘의 싸움은 본래라면 주어질 리 없는 두 번째 기회.”
스승님이 나를 쳐다봤다.
묵빛 눈동자엔 따뜻하고 부드러운 자애가 담겨 있었다.
“어리석게 똑같은 실수를 반복할 수는 없다. 부월선이여. 오늘 본좌는 모든 것을 쏟아부을 것이다.”
“……진기(眞氣)를 깨트릴 셈인가.”
“그렇다.”
선천진기(先天眞氣).
누구나 태어나면서 갖게 되는 기운. 달리 말해서 생명력 그 자체였다. 진기는 내공과 달리 인위적으로 쌓을 수 없다. 쓰면 끝이다. 그리고 ‘생명’을 끌어다 쓴 무인의 결말은 정해져 있다.
죽거나. 폐인이 되거나.
강호인에게 진기란 그야말로 최후의 수단. 배수진과 다름없다.
“……마두야. 어차피 네놈도 나도 약해져 있다.”
무림맹주가 말했다. 한 짝의 귀를 잃은 탓인가. 무림맹주는 무섭게 인상을 찡그리고 있었다.
“지금 진기를 끌어다 써봤자 고수는커녕 중수나 하수 정도의 실력밖에 발휘 못 한다. 내공은 물론이고 단전조차 없으니 말이다. 신위를 발휘하는 것 따윈 불가능하다. …알고 있느냐?”
“알고 있노라.”
“기껏 해봐야 중수의 무위를 선보이고자 진기를 깨트릴 작정인가!”
“물론.”
스승님은 미소를 지었다.
“노여워하지 마라, 남궁운. 본좌는 삶을 버리려는 것이 아니다. 결코 아니야. 그저 언젠가 찾아올 것인 본좌의 마지막이 오늘이기를 바랄 뿐이다.”
“…….”
“본좌는 지금 더없이 살아있는 기쁨을 느끼고 있다. 감사하고, 다시 감사한다. 오늘까지 살아남은 자신에게 감사하며 오늘 죽을 수 있는 이 운명에 감사한다.”
“천하가 멸했는데도 말이냐.”
“그렇다. 본좌는 이 순간까지 만난 모든 인연에 감사한다.”
스승님은 서서히 자세를 취했다.
오른손을 앞으로. 왼손을 뒤로.
“돌이켜 보거니와, 본좌는 정녕 행복한 무인이로다.”
화아아!
눈바람이 날렸다. 하늘에서 내린 눈이 아니었다. 스승님의 주변으로 작은 소용돌이가 쳤다. 선천진기가 흘러나온 것이다. 스승님을 중심으로 해서 바람이 퍼졌다.
“……그래. 그리되었느냐.”
무림맹주는 그녀의 바람을 민얼굴로 받아냈다.
“좋다. 나 또한 오늘과 같은 날을 간절히 바래왔다.”
바람이 역류했다.
“같이 죽어보자꾸나. 천마야.”
두 사람이 서로를 향해 달렸다.
그리고 나는, 두 명의 인생이 설원에 흐르는 풍경을 보았다.
스승님이 무림맹주의 손을 쳐냈다. 무림맹주가 스승님의 발을 걸었다. 팔이 엇갈리고 발놀림이 교차하는 가운데, 두 사람의 몸에서는 끊임없이 진기가 흘렀다. 그것은 생명의 누수였다.
태양이 녹이지 못한 만년설이 두 명의 삶에 녹았다.
스승님이 무림맹주의 허리를 가격했다. 바람이 불었다. 손끝이 가리킨 방향, 바람이 흘러간 자리로 눈이 흘러내렸다.
설원으로 덮인 세상에서, 오로지 두 사람의 손과 발이 지나간 길목만이 천천히 맨땅으로 드러났다.
“…….”
그뿐만이 아니었다.
스승님과 무림맹주가 싸우는 주변으로, 조금씩, 빠르게, 하얀색이 아닌 것들이 자라나고 있었다. 잡초였다. 수풀이었다. 다른 지상은 여전히 눈으로 얼어붙어 있건만, 두 사람의 투로(圖路)에는 계절이 피었다.
-진기를 받아먹고 자라는 거다.
배후령이 툭 말했다.
-저만한 고수들의 진기이니 진수성찬이나 다름없지. 그래봤자 잠깐이지만.
설령 순간에 불과하더라도 둘의 계절은 아름다웠다.
땅은 두 사람이 흘린 진기를 받아마셨다. 그리하여 천지가 영원한 겨울에 잠기기 이전의 모습으로 잠시 돌아갔다.
그곳은 복사꽃의 숲이었다.
시간이 빨라진 것처럼 복숭아나무가 자라나고 우거졌다. 복사나무는 사람의 손가락을 닮았다. 땅에서 기어 올라온 나무가지들은, 무언가를 잡으려는 듯 하늘을 향해 손아귀를 뻗었다.
꽃이 피었다.
분홍으로 아롱진 꽃잎 사이로, 손가락 같은 나뭇가지 틈새로, 스승님과 무림맹주는 비무(比武)하였다.
서로 죽이기 위한 손짓과 발짓.
그러나 꽃잎에 잠시간 가려졌을 때, 그것은 한사위의 춤과 같아 비무(比舞)였고, 두 사람이 지나온 삶이 걸렸기에 비명(比命)이었다. 꽃잎에 가려지면 세상의 많은 것이 찬란해졌다. 살기마저. 나의 스승, 당신의 독기마저도.
-……이건 조금 드문 일인데.
하얀 설원.
복사의 붉은 꽃잎이 날렸다.
-한쪽이 극음지체(極陰之體), 다른 쪽이 천무지체(天武之體)를 타고나서 그런가. 음양이 거의 완전히 맞물렸어. 저 두 사람 주변은 이미 별세계야. …이런 진기한 광경은 나도 처음 보는걸.
복사꽃이 피고 졌다.
봄이 머무르다 또 지나쳤다.
“천마군림보(天魔君臨步).”
스승님이 발을 내디뎠다. 눈보라가 올아치면서 복사꽃이 흩날렸다.
“황월파천(黃月破天).”
무림맹주가 손목을 잡아 비틀었다. 눈바람이 그쳤고 복사꽃이 도로 만개했다.
“…….”
꽃잎이 한 점 바람을 타고 내 어깨에 묻었다.
나는 그제야 알았다.
저 붉은 꽃들은 스승님의 피다. 무림맹주의 피다.
두 사람이 마지막으로 흘리는 피를 마시고 피어난 꽃잎이다.
“—본좌는 네놈이 싫다.”
겨울이 피를 흘리고 있다.
“너희가 싫다.”
스승님.
“정파가 싫다. 대협이 싫다. 구파(九派)가 싫다. 오대세가(五大世家)가 증오스럽다. 민초가 비명을 지를 동안 너희는 행복하다. 고고하다. 그러나 본좌가 용서치 못하는 것은 너희의 행복이 아니다. 결코 아니었다.”
스승님.
“너희 같은 것들도 아프다는 것이,”
복사꽃은 피고 지며 계절은 머무르고 지나쳤으나, 피어오르는 꽃잎은 점점 적어졌고, 머무르는 계절은 점점 짧아졌다.
“너희 같은 것들도 삶을 고통스럽다 말하고,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고, 아픈 말을 하며, 위로를 받으려 들고, 위로하는 것이, 그리하여 인간인 양 행세하는 것이.”
스승님이 죽어간다.
“본좌는 증오스럽다.”
꽃이 진다.
“어찌하여,”
계절이 저문다.
“너희는 타인에겐 끝없는 짐승이면서 너희 자신에게만 한없이 인간이더냐.”
무수한 복사꽃이 두 사람의 그림자를 가렸다.
돌이켜 보면 찰나와 같은 꿈이었고, 한 다경(茶項)에 불과한 비무였다.
나뭇가지가 말랐다. 더는 복숭아꽃이 피지 못했다. 바람이 불어서 맨땅에 다시 눈이 덮였다. 떨어진 꽃잎의 한복판에 스승님과 무림맹주, 두 사람이 우뚝 서 있었다.
“…….”
비틀,
“……크, 으흡! 프으, 흐읍……!”
붉은 꽃밭 위로 조금 더 빨간 것이 토혈되었다.
무림맹주가 흘린 피였다.
무림맹주의 가슴엔 스승님의 꽉 쥐인 주먹이 닿아 있었다. 노인이 신기루처럼 비틀거렸다. 그리고 가볍게 쓰러졌다. 폴싹, 노인의 몸을 받아내면서 빨간 꽃들이 일었다.
스승님은 가만히 서 있었다.
“스승님.”
불러도 대답이 돌아오지 못했다.
“스승님.”
나는 발걸음을 띠었다. 재촉했다. 뛰어가서, 우뚝 멈추어 있는 스승님의 몸을 안았다.
차갑다.
몸이 얼음장처럼 차갑다.
“스승님….”
“이겼구나.”
스승님의 목소리는 또렷했다. 몸에서 사라져버린 체온이 아직은 그녀의 목소리에 감돌았다. 그렇지만 너무 가벼웠다. 손가락도, 몸집도, 순식간에 늙어버린 것처럼 가벼워졌다.
“예, 이겼어요. 이기셨어요.”
“본래는 권(奉)으로 가슴을 뚫어 심장을 움켜잡아야 하거늘. 뚫기는커녕 때리는 것에 그쳤다. 제자를 볼 면목이 없구나.”
“아니요. 아닙니다.”
“그래. 지금 네 얼굴보다는 그래도 본좌의 얼굴이 낫겠다. 표정이 뭐 그런고.”
나는 조심스럽게 스승님을 내 품에 뉘었다. 오러를 써서 스승님의 몸을 품었다. 그런데도 스승님은 조금도 따뜻해지지 않았다. 쓰다듬. 내 뺨을 어루만지는 손끝조차 고드름처럼 차가웠다.
“걱정하지 말거라. 제자야. 아직 본좌가 숨을 거두려거든 한 시진이 남았느니라.”
두 시간.
“이별을 나누기에 충분한 시간 아닌가.”
이 사람의 목소리를 듣고 숨소리를 들을 수 있는 시간이 이제는 두 시간밖에 남지 않았다.
“……그런데도 울상인고.”
스승님은 슬픈 표정을 지었다.
“사부를 곤란하게 하는 제자로다. 하긴 본좌가 이미 제자를 곤란하게 하였구나. 긴 시간을 들여 모든 것을 전하고 싶었건만 이 늙은이의 고집 때문에 그조차 못하게 되었으니. 너의 마음에는 본좌가 무엇으로 남을지, 무엇을 남겼을지, 걱정이다.”
내가 네게 공(空)이 되어버릴까봐, 두렵구나, 속삭인 스승님은 쿨럭, 피기침을 토했다.
“잠시 피었다 간 꽃 한점으로 기억된다면 바랄 게 없으련만……”
“사왕님!”
다급한 외침이 들렸다.
약제사의 목소리였다. 설원에서 정마대전이 벌어진 것을 이제 알았는지, 약제사를 비롯하여 탑의 일행들이 헐레벌떡 달려오고 있었다.
“사왕님, 이, 이게 무슨 일……”
“어이! 스승!?”
독사가 무림맹주를 발견하고 놀랐다.
“괜찮냐!? 야, 스승! 이보쇼! 눈 좀 떠보라구!”
“그 노물은 괜찮다.”
스승님이 쿨럭, 잔기침을 흘렸다.
“마지막 권이 얕았다. 얕게 들어갔지. 오늘 천운이 자기와 함께하느니 마느니 자랑하더니만… 일생 폐인으로 사는 것이 그놈의 천운이렷다.”
“폐, 폐인이라뇨.”
약제사가 입을 뻐끔거렸다.
“제가 절대 그렇게는 놔두지 않을… 아, 아무튼 이럴 짬이 없어요! 두 분 모두 어서 치료를 받으셔야 해요!”
“본좌는 되었다. 노친네나 돌봐주거라.”
“하지만…!”
“본좌의 몸은 본좌가 제일 잘 안다. 이미 다 끝나가는 몸이다.”
스승님은 “그리고,” 하고 말했다.
“마지막 시간은 하나뿐인 제자와 보내고 싶구나.”
“아해야. 둘이 있도록 배려해주겠느냐?”
약제사는 약사이면서 의사였다. 그녀는 다가와서 스승님의 맥을 꾹 짚어보았다. 스킬을 발동하여 환자의 몸 상태를 진찰한 것이다. 약제사의 안색에 그늘이 졌다.
“…진통제가 있는데, 놓아 드릴까요?”
“괜찮다.”
스승님이 미소를 지었다.
“겨울바람이 곱구나. 가슴이 시원해서 좋다. 피안에 갈 때는, 이 바람을 온전히 느끼면서 가고 싶다.”
“…….”
약제사가 일어섰다. 꾸벅. 그녀는 가만히 스승님을 향해서 머리를 숙였다. 말없이 서있던 약왕은 손짓을 해서 일행들을 추슬렀다. 오래지 않아 그들은 무림맹주를 업고 동굴로 돌아갔다.
스승님과 나를 배려해준 것이었다.
“……스승님.”
“자아.”
스승님이 내 손을 쥐었다.
“이제부터 남은 한 시진을 무엇으로 소일할꼬. 본좌의 어린 시절 이야기가 궁금하더냐? 본교의 본산이 얼마나 아름다운 곳인지 들어보겠느냐.”
“부탁이.”
나 역시 스승님의 마릇한 손을 꾹 쥐었다.
아직 남았다.
아직 당신의 삶은 완벽해지지 않았다. 당신이 완전히 만족해할 수 있는 결말, 최고의 순간을 누리기 위해서는, 아직도 한 가지 퍼즐이 더 필요했다.
“부탁이 있어요.”
“무엇인고?”
“저와 비무를 치러주십시오.”
스승님의 눈이 커졌다.
“뜻밖이구나. 제자가 되어 스승을 뛰어넘고자 하는 의지는 가상하다만, 보다시피 본좌는 더 움직일 수 없다. 공자야. 가만히 꼼짝도 못 하는 본좌를 이겨봤자 무슨 보람이 있겠느냐?”
“몸을 움직이는 비무가 아니면 됩니다.”
“으흠?”
“저는 스승님과 논검으로 겨루고 싶습니다.”
“논검이라.”
논검論劍.
몸이 아니라 입으로 나누는 비무다.
어떤 초식을 펼쳐서 어떻게 공격할 것인지 말한다. 상대가 거기에 대처하면 자신도 다시 그 대처에 대한 대처법을 말한다.
따라서 팔다리를 움직여야 할 필요가 없다. 내공도 필요하지 않다.
오직 순수히 무(武)에 대한 안목만으로 겨루는 싸움.
무학의 대결.
“어허.”
그러기에 스승님은 살포시 웃었다.
“우리 제자가 콧대가 많이 높아졌도다. 몸으로 겨룬다면 공자 너의 필승이겠으나, 논검에서는 필패다. 본좌가 전성기 시절로 돌아간 양 마음대로 초식을 펼칠 것인데, 겨우 마천신공의 몇 자락을 붙잡은 네가 무슨 수로 싸우겠느냐!”
“저는….”
내가 입을 열었다.
“아까 무림맹주와 겨룬 비무가 스승님의 최선이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말씀하셨잖아요. 본래라면 가슴을 꿰뚫어 심장을 움켜잡았을 거라고. …비록 말로 나누는 싸움이라 해도, 저는 스승님이 최후로 가장 만족스러운 비무를 이루셨으면 해요.”
후회가 남지 않는 최고의 싸움.
그것이 모든 무인의 소망일 테니까.
“그것을 공자 네가 보여줄 수 있다는 말이냐?”
“예.”
“흐음….”
스승님은 내 제안을 재밌게 여기는 눈치였다. 어린 제자의 치기 어린 마음이라고 생각하시는 걸까. 정말로 내가 그런 비무를 선물해줄 거라는 기대감은 안 보였다.
“좋다. 허나 본좌는 논검에서도 봐주지 않는다. 선수(先手)를 양보할 것이되, 본좌가 일격으로 끝내버려도 너무 원망치 말거라.”
“예.”
“비무가 끝나면 본좌의 옛날 이야기나 들려주마! 자, 어디 이 스승한테 수련의 결과를 보이거라.”
스승님이 싱긋 미소 지었다.
복숭아꽃 향기가 나는 미소였다.
나는 스승님의 얼굴을 내려보고, 천천히, 내 맞은편에 앉은 한 명의 남자를. 이곳이 아니라 다른 세계에서 정점에 올랐던 무인을 쳐다 보았다.
-음.
검제(劍帝).
-이제야 내 차례인가.
또 다른 강호에서 고금제일인의 자리에 올랐던 존재.
비록 유령이어서 몸으로 싸울 수는 없더라도, 내 입을 빌린다면 논검만은 가능한 인물.
‘예. 내기에서 졌던 [약속]을 들어주세요.’
-오냐.
배후령이 씩 웃었다.
-안 그래도 여기 마교의 우두머리랑은 한판 붙고 싶었거든.
그는 팔짱을 끼고 눈밭에 앉았다.
-최고의 비무를 선사해주지 . 세 수를 양보해주겠다고 전하도록 해라.
나를 사이에 두고, 두 강호의 절대자들이 마주하였다.
83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