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Recovery Mage RAW novel - Chapter (100)
돌아가기SSS급 리커버리 마도사
99화
‘마, 말도 안 돼.’
네로 시저는 동공을 파르르 떨었다.
호텔 상공.
건우는 그곳에서 하얀 코트를 팔락거리며 붕 떠 있었다.
건우가 싱긋 웃으며 그에게 인사를 건넸다.
“안녕. 검은 고양이? 이번에는 내가 놀아줄 차례네.”
“뜨, 뜬금없이 무슨 소리야! 여긴 어떻게…….”
네로가 당황해서 반문하는 순간.
[중력 마법을 시전했습니다.] [헤이스트 마법을 시전했습니다.]건우는 발끝에 중력마법을 걸며 하강했다.
콰앙!
그가 착지한 곳은 바로 네로의 발치였다.
쩌저저저적!
얼마나 많은 중력의 부하가 걸렸는지 옥상의 바닥은 거미줄처럼 균열이 갔다.
“크윽?!”
당혹한 네로는 급히 발을 빼려고 했지만.
한발 앞서 건우의 발이 네로의 복부를 강타했다.
“크허허허헉!”
우지끈!
콰앙! 콰앙!
엄청난 각력에 그는 호텔 옥상 바닥을 연거푸 튕기더니 결국 옆 건물 옥상까지 날아갔다.
‘도, 도망가야 돼!’
입에 피를 물고 있던 네로는 즉각 손톱을 세워 자리를 박차려고 했다.
하지만.
[역중력 마법을 시전했습니다.]“뭐, 뭐야?!”
네로의 몸은 건우의 역중력 마법에 사로잡혀 다시금 건우의 앞에 도달했다.
파르르르.
네로는 몸이 의지와 상관없이 떨려왔다.
저릿한 눈매, 교활하게 웃고 있는 입꼬리.
본래라면 저 위치에 자신이 있어야 됐을 터인데, 어째서인지 그 반대가 돼버렸다.
“이, 이 자식! 그만두지 못해!!”
꽈아아아악!
네로는 어떻게든 빠져나가기 위해 몸부림을 쳤다.
하지만 그는 결코 건우의 마법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이내 그 사실을 깨달은 걸까? 네로는 창백한 안색으로 건우에게 빌었다.
“내, 내가 잘못했어.”
스윽.
건우는 가볍게 그의 말을 무시하고서 왼손으로 네로의 복부를 어루만졌다.
그곳은 건우가 직접 타격한 부위였다.
약간 멍이 들기는 했지만 뼈에 금이 가거나 생채기가 나지도 않았다.
그저 약간의 내상을 입었을 뿐이다.
그 사실에 건우는 싱긋 웃어 보였다.
“과연 S급은 좋은 샌드백이네.”
스스.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건우의 팔에 어느새 트윈헤드 오우거 건틀렛이 장착됐다.
“너, 너 무슨 짓을 할 속셈…….”
콰아아앙!
건우는 있는 힘껏 네로의 복부를 강타했다.
빠직. 빠지지직!
“크아아아아아아악!”
네로는 동공을 잃고 흰 자위만 남은 상태로 비명을 내질렀다.
방금 전의 타격으로 갈비뼈 군데군데가 으스러질 듯이 균열이 갔기 때문이다.
건우는 표정 하나 바뀌지 않고 다시 한번 주먹을 내질렀다.
콰앙!
이번에는 안면이 통째로 함몰되어 날아갔다.
“크, 크헉!”
네로는 코피를 흘리며 잃어버릴 것만 같은 의식을 간신히 붙들고서 말했다.
“내, 내 패배다.”
“뭐야? 벌써 포기하는 거야?”
“그, 그래.”
울컥, 주륵.
그는 뱃속에서부터 역류되는 피를 토하며 간신히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그의 시선이 향한 곳은 건우가 아닌 바로 근처에 있는 블랙라이언 일당들이었다.
일순간 그들의 시선이 교차했다.
건우의 힘은 압도적이지만, 방법은 있다.
아까는 기습을 위해 은밀하게 암살을 시도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그들은 일제히 쿠리어를 꺼내 건우에게 던졌다.
S급 헌터마저 죽일 수 있는 벌레 형 좀비, 쿠리어.
이 거리에서는 반드시 맞을 수밖에 없으리라.
그들은 분명 그렇게 생각했지만, 애석하게도 그런 일이 일어날 리는 만무했다.
[회귀의 링을 시전했습니다.]일찌감치 기습의 조짐을 눈치챈 건우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스킬을 시전 했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알을 깨고 튀어나오려고 했던 쿠리어들은 다시 억지로 알로 돌아갔다.
건우는 주머니에서 쿠리어 알을 한 주먹 집어 뒤를 돌아보았다.
스윽.
움찔!
“도, 도망가!”
지레 겁을 집어먹은 블랙 라이언 일당이 발을 박찼다.
“이건 너희들에게 다시 가져가.”
[에어 웨이브를 시전했습니다.]건우의 손에서 피어오른 바람은 곧 쿠리어를 싣고 적들에게 날아갔다.
푸푸푸푸푸푸푹!
쿠리어 알들은 조금의 어긋남도 없이 블랙 라이언 일당들에게 적중했다.
부와아아아앙!
알을 깨고 나온 쿠리어 들은 게걸스럽게 그들 몸으로 파고들었다.
“아, 안 돼!!”
그들은 경악했다.
어떻게든 죽음에 저항하기 위해 상처를 후벼 팠지만 의미는 없었다.
주륵.
이미 그들의 체내에서 쿠리어가 폭발해 내부가 완전히 터졌기 때문이다.
그들은 눈코입 가릴 것 없이 피를 흘리며 바닥에 털썩 쓰러졌다.
블랙 라이언 일당이 단 한 번의 기습으로 초토화됐다.
“네, 네놈!!”
수십 년간 간신히 이룩한 자신의 집단이 어이없게 무너지자, 네로는 크게 노하며 얼굴 곳곳에 핏대를 세웠다.
건우는 건틀렛을 쥐었다 피기를 반복하며 말을 했다.
“마이클 타이슨의 유명한 명언이 있지. 그게 뭔지 알아?”
스윽.
건우는 네로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뒷말을 이어 나갔다.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은 갖고 있다. 쳐맞기 전까지는.”
“으으으으.”
네로는 다시금 분노하여 이빨을 드러내며 말했다.
“그 주둥이 닥치지 못해!!”
콰앙!
빠지지지지직!
으름장 한 번의 대가로 그의 갈비뼈는 완전히 박살이 나 부러졌다.
부러진 뼈는 가시가 되어 그의 내장을 수도 없이 찔렀다.
“쿨럭, 쿨럭, 우웨에에에에에엑!!”
이번에는 부상의 정도가 심했는지 네로는 안에 있는 것들을 게워 냈다.
건우는 다시 건틀렛을 쥐었다 폈다.
움찔.
그 모습을 본 네로는 말을 더듬었다.
“그, 그만!! 이, 이 게임은 내 패배야! 그러니까 그만!!”
마치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는 것만 같은 반응이었다.
건우는 쯧쯧 혀를 찼다.
“게임에서 졌으면 100원, 아니 코인을 넣고 다시 시작하면 되잖아.”
“부, 불가능해. 이, 이제 그만.”
이번에 건우는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저런, 코인이 없나 보구나. 그럼 이제 그만둬야 되나.”
그 말에 일말의 희망이라도 느낀 걸까?
네로는 눈을 번뜩 떴다.
“그, 그래! 차라리 그만두고…….”
“아니. 그냥 꿔주면 되겠네.”
“그게 무슨?!”
그러더니 건우는 네로의 어깨에 손을 얹고 힘을 불어넣었다.
[복원을 발동했습니다.]스스스스스.
금빛에 둘러싸인 네로의 부상은 빠른 속도로 회복되기 시작했다.
부러진 뼈가 다시 맞춰지고 내장은 다시금 원 기능을 회복했다.
보통이라면 당연 좋아해야 될 판국이었지만, 지금 네로의 얼굴은 절망으로 물들었다.
“단순히 때리는 건 슬슬 질렸지.”
이번에 건우는 건틀렛을 벗어던지고 글라체스를 꺼내 들었다.
싸아아아아.
보통 무구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려는 건지, 발산하는 냉기에 공기가 일순간 얼어붙는 것만 같았다.
네로는 다급하게 소리쳤다.
“그, 그거 가지고 뭘 어쩔 셈이…….”
푸욱!
네로가 말을 매듭짓기도 전에 글라체스가 그의 옆구리를 관통했다.
쩌적!
창날에 벼려 있던 차가운 한기가 순식간에 체내에 진입했다.
피가 얼어붙는 감각, 혈관이 팽팽하게 팽창하는 것만 같았다.
“크아아아아아아악!”
네로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허공에 발을 연달아 걷어차는 것밖에 없었다.
“그, 그만, 이제 그만!!”
그는 머릿속에서 이미 건우에 대한 증오나 분노 같은 것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야 당연했다.
상대는 S급 마인조차 가볍게 농락하는 괴물 헌터.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건우는 코트 주머니에 양손을 끼며 물었다.
“왜, 이제 노는 게 지겨워?”
“허억, 허억!”
네로는 대답을 할 수 없었다.
결단코 반항의 의미가 아니었다.
말을 할 힘도, 고개를 끄덕일 힘도 없는 것이다.
쩌적!
어느새 글라체스의 냉기가 몸 전체에 퍼졌는지 그의 얼굴에는 새하얀 성에가 다닥 달라붙어 있었다.
A급 헌터도 결코 견딜 수 없는 한기.
그나마 버틸 수 있는 건 네로가 S급 마인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젖 먹던 힘까지 쥐어짜내어 간신히 말을 내뱉었다.
“자, 잘못했습니다. 사, 살려만 주신다면 과, 관리국에 직접 가 자, 자수하겠습니다.”
“흐음, 그래?”
건우는 스리슬쩍 주변을 살펴봤다.
방금 전, 건우의 학살 장면에서 사람들은 감동에 찬 얼굴로 지켜보고 있었다.
보통이라면 다들 두려워서 오들오들 떨기 망정인데.
감동을 하면서 보고 있다니 무언가 기분이 아이러니했다.
그만큼 이들은 네로의 악행에 크게 시달렸다는 증거이기도 하리라.
“슬슬 지겨워지네.”
푸욱.
건우는 곧 네로의 복부에서 글라체스를 뽑아 인벤토리에 집어넣었다.
스스스.
그와 동시에 네로의 몸을 고정시키던 역중력 마법을 해지했다.
그제야 네로는 바닥에 무릎을 디딜 수 있었다.
“허억, 허억!”
죽음 직전까지 갈 뻔했던 네로는 연신 숨을 고르고 있었다.
그런 네로의 어깨 위로 건우는 손을 올렸다.
[복원을 발동했습니다.]우웅.
얼어붙었던 그의 육신이 사르르 녹아 본래의 모습을 되찾았다.
“…….”
네로는 얼떨떨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약속 지켜라.”
건우는 그의 어깨를 두들긴 뒤,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뚜벅뚜벅 걸어갔다.
‘이, 이렇게 날 보낸다고?’
그런 상황에 네로는 동요하다…….
씨익.
그대로 잇몸을 드러내며 음산하게 웃었다.
‘멍청한 놈.’
스윽!
그는 기다란 손톱을 내밀었다.
그 손톱에는 사제트가 건네준 독이 깃들어 있었다.
타모리아.
이 독이라면 상대가 누구든 곧장 숨통을 끊을 수 있다.
더군다나 네로는 음속으로 움직일 수 있는 S급 마인.
그가 마음만 먹으면 건우의 등 뒤를 기습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아까는 방심했다만, 지금이라면 죽일 수 있어. 네놈의 오만함이 너의 죽음을 부른 거다.’
그의 눈동자가 이채를 발했다.
쇄액!
그는 단번에 발을 박차 건우의 뒤까지 다가왔다.
그리고 그의 손톱이 인정사정없이 건우의 등을 할퀴려는 순간,
스윽.
건우는 순간 빠르게 앞으로 걸어가면서 그의 일격을 피했다.
‘마, 말도 안 돼!’
일찌감치 그의 행동을 예상한 건우는 싱긋 웃으며 몸을 돌려 그의 복부를 발로 걷어찼다.
퍼억!
“으아아아악!”
이번에는 아까보다 훨씬 무거운 중력이 실렸는지, 네로는 몸을 가눌 수 없었다.
콰아아아아앙!
그의 몸은 데스 포그가 담긴 철제 박스를 종잇장처럼 찢고 안으로 파고들었다.
네로는 당황하며 저도 모르게 소리쳤다.
“뭐, 뭐 하는 짓이야!!”
안에 있던 데스 포그가 찢겨진 박스 틈새로 빠져나가려는 순간,
[회귀의 링을 시전했습니다.]박스 주변에 거대한 금빛 테두리의 링이 감쌌고, 데스 포그가 다시 철제 박스 안으로 돌아가며 철제 박스 역시 원상복구되었다.
박스 안에서 이를 지켜보던 네로는 그제야 건우의 능력을 깨달았다.
“회, 회복이 아니라 원래대로 되돌리는 능력…… 자, 잠깐?! 안 돼!!”
그의 표정은 곧 절망으로 물들었다.
원래대로 돌아간다.
그 말은 즉슨,
스스스스.
철제 박스조차 원래대로 돌아간다는 것을 의미했다.
졸지에 네로는 데스 포그와 같이 갇힌 상황이 되고 말았다.
“으아아아악!”
철제 박스 안에서 네로는 끔찍한 비명을 내질렀다.
죽어 가고 있다.
눈코입, 모든 구멍이란 구멍에서 피를 흘리며, 네로는 죽음의 공포로 오들오들 떨었다.
스스스스.
그 순간 박스 중앙으로 금빛으로 이루어진 요람이 형성됐다.
“허억, 허억.”
네로는 반사적으로 요람에 몸을 눕혔다.
스스스스.
그러자 따스한 기운이 그의 몸을 치유하기 시작했다.
‘사, 살았다.’
안도감에 한숨을 쉬려는 순간 박스 바깥쪽에서 건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슈뢰딩거의 고양이라는 이론을 알고 있으려나? 내가 이 박스를 개봉했을 때, 너는 죽어 있으려나? 살아 있으려나?”
“……?!”
네로는 건우가 말한 의미를 깨달았다.
슈뢰딩거의 고양이.
이는 고양이가 갇힌 상자를 개봉하기 전까지 그 안에는 삶과 죽음이 함께 있다는 실험 방법이자, 이론이었다.
즉 네로는 말 그대로 고양이 신세로 전락해 버린 것이다.
“사, 살려 줘!”
몸을 억지로 비틀며 일으키는 순간,
주륵.
다시 눈코입에서 피가 흘러나왔다.
네로는 황급히 요람에 몸을 눕혔다.
일어서면 죽는다.
살려면 이 상태로 영원히 누워 있어야 한다. 건우가 박스를 열어 보기 전까지…….
안에 갇힌 네로에게 건우는 조곤조곤 말을 걸어왔다.
“내가 말했지. 악마를 잡으려면 악마보다 더 교활해져야 된다고.”
파르르
그 말에 네로는 난생처음 공포에 사로잡혔다.
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