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Recovery Mage RAW novel - Chapter (108)
돌아가기SSS급 리커버리 마도사
107화
[최건우]▶직업: 시간의 어릿광대
▶레벨: 97
▶칭호: 학살의 군주(King of the slayer)
-용인의 혈족(중첩 사용)
-독의 여왕(중첩 사용)
▶전용스킬
-복원 외 7종.
▶일반스킬
-25종의 마법
▶스테이터스
[근력 390] [민첩 407] [체력 950] [마력 2560][맷집 517][카리스마 475]건우는 플레이어로서 내로라하는 강자들이 경외할 정도의 힘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는 플레이어로 정립되지 않는 힘이 한 가지 존재했다.
[이그너스 영지의 최종 보스]시스템 상으로는 분명 몬스터로 분리되는 존재다.
물론 건우는 자기 자신을 몬스터라고 여기지는 않았다.
이것은 그저 편리한 힘일 뿐이다.
왜냐하면 각 계층의 보스들이 자신을 알아서 돕기 때문이다.
건우는 그저 가만히 있는 것만으로 판단만 하면 된다.
[세피아의 기억이 전달됐습니다. 영상을 확인해 보시겠습니까?]시스템 메시지음에 건우는 수락 버튼을 눌렀다.
뇌리에는 순식간에 아크 길드의 길드원들을 작살내는 세피아의 모습이 엿보였다.
“이런 일이 오지 않길 바랐건만.”
세이비어는 사뭇 진지한 건우의 눈빛에 쯧 혀를 차며 말했다.
-사제트는 아마 아크 길드 본부에서 너를 단번에 죽일 수 있는 함정을 설치했을 게다.
“지혜를 납치하려고 했던 것은 절 길드 안으로 끌어들이려는 수작이었을 테고요.”
-알고 있다면, 왜 가만히 있는 거냐?
씨익.
“타이밍을 보고 있는 거예요. 어떤 일이 일어날지 지켜봐 주세요.”
건우는 한쪽 입꼬리를 비틀었다.
-으으.
세이비어는 자신이 겪는 일도 아닌데 몸서리를 쳤다.
‘멍청한 놈들. 네놈들은 용의 역린을 건드린 대가를 혹독하게 치를 게다.’
***
위상이 많이 추락했다고 해도 아크 길드는 아직 국내 굴지의 길드 중 하나다.
하지만 그럼에도 위기인 것은 부정할 수 없었다.
그리고 이 위기상황을 타파해 나가고 있는 이는 선우혁이 아닌 유지호였다.
현재, 그는 아크 길드의 행정 업무부터 레이드에 대한 팀 편성, 지휘책임까지 모두 도맡고 있는 상태였다.
“성북구 근처로 B급 게이트가 발생했습니다.”
길드원의 말에 유지호는 쯧 혀를 차며 말했다.
“지금은 포기해. 타 길드에게 넘겨.”
“넵!”
유지호의 명에 길드원들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였고.
우득.
뒷목이 뻐근했는지 그는 요란스럽게 관절을 풀며 고심에 잠겼다.
‘내가 왜 이런 꼴을 겪고 있는 건지 원.’
처음에는 어마어마한 연봉을 받고 떵떵 거리며 살면 그뿐이라고 생각했다.
하나, 근래에 들어 그는 여러모로 선우혁에게 실망하고 있었다.
물론 S급 헌터인 자신에 대한 대우는 변하지 않았다.
문제는 다른 길드원들을 대하는 태도였다.
생사의 고락을 함께 해 온 길드원들을 선우혁은 홀대하기 일쑤.
그들과 같이 레이드를 치른 유지호는 기분이 언짢았지만 내색하지 않았다.
선우유정과 선우진이 행방불명된 그 이후부터 문제가 발생했다.
그는 마치 광기에 빠져든 것처럼 빌라이언 스코필드와 붙어 다니며 수상한 행동을 벌이고 있었다.
행방불명된 길드원의 숫자도 세 자리 숫자에 가까워지니 자연히 기분이 꺼림칙했다.
무엇보다 레이드로 죽은 길드원에게 위로금만 지급할 뿐.
코빼기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세간에서는 헌터가 막대한 부를 축적하며 대우받기 좋은 직업이라고 생각하지만.
한 해 평균 던전에서 죽는 그들의 수를 통계를 내면 결코 그렇게 생각할 수 없다.
아니, 과연 동료의 죽음을 통계로 내는 게 가당키나 한 일일까?
유지호는 씁쓸함을 못 이기고 담배 끄나풀을 입에 물었다.
“좆같아서 못 해먹겠네.”
삐리리리.
숨이라도 돌리려는 찰나, 주머니에서 핸드폰 벨소리가 울려 퍼졌다.
화면에는 낯선 번호가 찍혀 있었다.
“바빠 죽겠는데, 누구야?”
뚝.
그는 곧장 통화 버튼을 누르며 입을 뗐다.
“유지호입니다.”
-안녕하세요. 최건우입니다.
유지호는 미간을 좁히며 말했다.
“우리가 이렇게 개인적으로 통화할 정도로 사이가 좋았나?
-그럴 리가요. 저도 될 수 있으면 짧게 용무만 마치고 끊을 생각입니다.
“여전히 싸가지가 없구먼.”
-예의를 갖춰야 할 대상한테만 예의를 갖추니까요.
유지호는 수화기를 귀에서 떼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싸가지 없는 놈.”
-다 들립니다만.
“됐고 그래서 용건은?”
-지금 당장 직원들을 데리고 길드 본부에서 대피해 주시길 바랍니다. 가급적 최상층에는 접근하지 말아주시고요.
“……무슨 짓을 꾸밀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어설픈 짓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거다. 이곳, 마천루의 철통같은 보안을 뚫고 접근할 생각은 엄두도 못 낼 거다.”
-……마천루라 오만한 표현이네요. 제가 무시하고 쳐들어온 다면요?
“내가 겁먹을 이유는 없지. 와봐. 이 건방진 꼬맹아.”
호승심이 끓어올랐는지 유지호는 전신의 기도를 해방했다.
스멀스멀.
“으윽!”
엄청난 파장에 길드원들은 화들짝 놀라 뒷걸음질 치기 시작했다.
반면, 그 기세에도 건우의 음성은 흐트러짐 없이 흘러나왔다.
-제 적은 당신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오겠다면, 최상층으로 오세요. 아, 뒤탈 없도록 직원들은 모두 대피시켜 주십시오.
유지호는 이빨을 빠드득 갈며 말했다.
“그래서 언제 쳐들어올 심산이냐?”
-이미 한창 일을 벌이고 있는 중입니다만.
“뭐?!”
황당한 표정으로 반문하기 무섭게…….
콰앙!
아크 길드의 본부의 지축이 요란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꺄아아아악!”
“지, 지진이야!”
당황한 직원들은 책상 밑으로 기어 들어갔다.
“쳇!”
유지호는 낯빛을 굳히며 혀를 찼다.
‘지진은 무슨 지진이야.’
진원지는 빌딩의 꼭대기.
충격이 눈사태처럼 건물 전체로 일파만파 퍼져 나간 것뿐이다.
“전부 대피해. 내 밑으로 전부다.”
“아, 알겠습니다.”
그의 명에 길드원들은 황급히 대피를 하기 시작했다.
치익!
유지호는 라이터로 담배에 불을 붙이며 비상구를 올라타 로비로 올라섰다.
“응?”
그러다 무심코 건물 위를 올려다보는 순간.
탁.
그는 입을 쩍 벌리며 담배를 떨어뜨렸다.
너무나 당황한 나머지 발로 짓이겨 불씨를 꺼뜨릴 생각조차 못 했다.
아크 길드의 본부.
마천루라고 지칭한 32층 크기의 빌딩 꼭대기는 테러를 당한 것처럼 무너져 내리기 일부직전이었다.
그리고 무너진 건물은 낙석 더미가 되어 주변을 파괴하기 일보 직전이었다.
우웅.
한데, 어찌 된 일인지 거대한 금빛의 링이 건물을 통째로 에워싸며 무너진 건물의 파편들을 부유시키고 있었다.
안목에 힘을 주고 살피니.
사락.
파편들이 제자리를 찾아가며 이음새가 사라지고 있었다.
그 속도가 거북이처럼 미미한지라 아직 주변 사람은 눈치조차 못 챘다.
“무슨 일을 벌인 거야. 그 자식.”
유지호는 구두로 담뱃불로 지지다…….
후우웅! 스팟!
곧 구두 끝에 거대한 풍압을 터뜨리며 최상층으로 날아갔다.
***
무언가 일어나기의 전조는 아주 사소한 곳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사제트는 선우혁의 앞에 유리병에 담긴 푸른 용액을 건네주었다.
“이게 최건우를 죽일 비장의 수단입니다.”
“이 용액은 어떤 겁니까?”
선우혁은 실망스런 표정을 지었다.
최건우.
인정하기 싫지만 그는 헌터협회에서 비공식으로 1위로 지정된 S급 헌터였다.
실제로 그는 말도 안 되는 성과로 미국에 명성을 떨치기까지 했다.
국내 최강의 헌터, 마탑의 최연소 회원 등.
그런 어마어마한 이력을 가진 헌터를 죽일 수단이 고작 이런 조그만 병이라니 어처구니가 없어 화를 낼 기력도 나지 않았다.
선우혁은 양손에 깍지를 끼며 차분하게 말했다.
“6성급을 죽일 대마법이나 다른 병기를 활용할 수는 없는 겁니까?”
“애석하게도 최건우가 저보다 훨씬 고등위의 마법사입니다. 출력도 마력도 저는 더 이상 상대가 되지 않습니다.”
“…….”
한순간 선우혁은 말문을 잃었다.
그가 알고 있는 빌라이언은 선우유정도 가볍게 제압하는 흑마법사였기 때문이다.
씨익.
하지만 그 암울한 진실에도 사제트는 절망하지 않았다.
강하다는 것과 죽일 수 있다는 것은 따지고 보면 개념이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 용액의 정체는 7성급 대재앙의 몬스터이자 보스인 분화고래(eruption whale), 브렌넨의 피입니다.”
“7, 7성?!”
선우혁은 크게 놀라 몸을 일으켰다.
사제트는 놀랄 줄 알았다는 듯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이야기했다.
“놀라셨습니까?”
“7, 7성급은 아직 이 세상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는데, 어떻게…….”
머리로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상황이었다.
현 인류에게 6성급 게이트만 되어도 인류의 재앙이라고 해도 무방했다.
공략하지 못하면, 인류는 괴멸당할 위기에 처한다.
역사상 6성급 게이트의 출현은 세 번이다.
첫 번째, 체코에서 열린 게이트로 체코 인근에 있던 국가 세 곳이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
두 번째는 말레이시아 해변 심해에서 발현된 6성급 게이트였다.
이때는 파르데비아 가문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발견조차 못했을 것이다.
공략은 성공했지만, 이때 전 세계에서 모여든 백여 척에 달하는 배와 항공모함 두 개가 침몰했다.
세 번째는 이번에 뉴욕에 발현된 게이트였다.
이때는 최건우의 활약이 없었더라면, 뉴욕은 아직도 혼란을 수습하지 못했을 것이다.
한데, 사제트의 입에서 7성급 게이트 보스의 피를 가지고 있다는 말이 나오다니.
도저히 믿기지 않는 일이었다.
“다, 당신은 누구입니까?”
선우혁은 일순간 공황에 빠졌다.
“그게 그렇게 중요하나요? 당신의 소중한 두 아들을 죽인 최건우보다 더?”
부릅!
가슴 깊이 새겨진 한마디에 선우혁은 눈에 힘을 주었다.
“아니요. 그보다 중요하지 않지요.”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단순한 놈.’
사제트는 희열로 입가가 부들부들 떨렸다.
인간을 농락하는 건 정말 즐거운 일이다.
엄격하면서 이해타산적인 선우혁도 이성이 무너지니 당장 눈앞의 것밖에 보지 않는다.
이제 더 이상 그에게 아크 길드는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모든 것을 빼앗은 최건우에게 앙갚음을 하는 것뿐이다.
“전 반드시 최건우를 죽이…….”
결심에 매듭을 지으려는 순간.
카앙! 푹!
사무실 유리창이 산산이 깨지며 그들을 호위하고 있던 A급 헌터의 머리가 터져 나갔다.
“뭐야?!”
깜작 놀란 사제트는 재빨리 스컬헤드를 소환해 손으로 집어 휘저었다.
카앙!
“화살?”
일순간 허공에 불똥이 튀기며 그를 직격하려던 화살이 벽에 푹 박혔다.
단순한 화살이 아니다.
몸체부터 화살촉까지 온통 철로 이루어진 흉기였다.
시위를 당길 때 가중된 힘과 속력을 계산하면, 그것은 날카로운 포탄이나 마찬가지였다.
푸욱! 푸욱! 푸욱!
그러나 원인 파악을 채 하기도 전에 빗발처럼 날아온 화살들은 A급 헌터들을 도륙했다.
“크아아악! 살려 줘!”
공포가 엄습한 길드원 중 한 명이 문을 박차고 도주했으나…….
푸욱!
화살은 벽마저 꿰뚫고 그의 머리를 터뜨렸다.
“이 미친놈들이!”
우웅!
사제트는 스컬헤드를 땅에 두들겨 다수의 스켈레톤을 소환해 그들 사이로 숨었다.
화살은 일제히 쇄도해 스켈레톤을 파괴해 나갔다.
콰앙! 콰앙! 콰앙!
그 속도가 워낙에 빠른지라 손에 땀까지 났다.
하지만.
시선이 분산된 틈을 타 사제트는 가까스로 적의 정체를 파악할 수 있었다.
‘거리로는 1.4km, 화살이 날아온 궤도를 계산하면 저쯤 있겠지.’
우웅.
동공에 마력을 집중했지만, 적의 실체는 보이지 않는다.
다만 공기흐름의 변화를 통해 그것이 상당히 몸체가 큰 몬스터라는 것만 간신히 짐작할 뿐이었다.
‘인비저블까지 쓰는 놈이 갑작스레 튀어나온다고. 대체 누가?’
동요하는 순간.
또륵.
화살을 타고 날아온 자그마한 큐브가 바닥에 굴렀다.
“……저건?”
선우혁과 사제트가 동시에 의문을 표했고.
딸칵!
[하급 이터널 큐브가 개방됩니다.]큐브에 내장된 장치가 작동하며 게이트가 생성됐다.
타악.
게이트 건너편에서 건우가 발을 내디디며 모습을 드러냈다.
피식.
건우는 음산한 웃음을 띠며 안색이 창백해진 사제트와 선우혁에게 말했다.
“하도 절 찾고 다닌 것 같아서 이렇게 직접 오게 됐습니다. 무단 침입은 아니겠죠?”
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