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Recovery Mage RAW novel - Chapter (122)
돌아가기SSS급 리커버리 마도사
121화
오싹!
가슴속에 스며드는 오한에 몸이 떨렸다.
공포의 주체는 바로 최건우.
그리고 그에게서 공포를 느끼고 있는 이들은 자신의 국가에서 최강이라고 자부하고 있는 S급 헌터들이었다.
그중 중국 팀의 첸은 경악하며 말을 더듬었다.
“마, 말도 안 돼! 저 자식 대체 어떻게 돼먹은 포지션이야!”
어떤 때는 엄청난 규모의 화력을 갖춘 마법사.
또 어떤 때는 중국 팀 최강의 창이라고 불리는 홍구와 대등하게 맞설 수 있는 검사.
그리고 무구를 가리지 않는 전투 스타일.
러시아 팀의 마법사, 사샤 역시 낯빛을 굳히며 말했다.
“……압도적인 실력이야. 마치 싸우기 위해 태어난 것 같아.”
“그래서 어쩌라고? 우리가 사냥감이 드세다고 해서 못 잡은 적 있어?”
드미트리는 긴장하고 있는 동료들에게 싸늘한 시선을 보냈다.
그의 눈빛에 러시아 팀은 심기를 다졌다.
다시 한번 시선의 대치가 이루어졌다.
상황은 건우 일행에게 극도로 불리했지만.
갑작스런 기습에 모두 흥분했을 뿐 겁을 먹는 기색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우드득.
권정아가 가장 먼저 주먹을 쥐었다 피며 말했다.
“이걸로 두 번짼가. 아, 열불 나. 어떤 놈 대가리부터 터뜨릴까? 언니.”
“그럴 필요 없어. 내가 죽일 거니까.”
타냐는 맹수 같은 눈빛으로 그들을 훑어보았다.
인체 급소의 오중선, 대동맥 등.
시선이 훑고 지나간 자리는 모두 인체의 급소뿐이었다.
우웅.
신성력을 발출해 화력으로부터 동료를 보호하고 있던 테오도르 역시 살기를 발산했다.
“비행기에서부터 이런 기습을 당한 겁니까? 비겁하기 짝이 없군요.”
쿠구구구구.
S급 헌터들이 일제히 마력을 발산하자, 섬에 미미한 지진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저벅.
바로 그때, 리리스가 발을 내디디며 말했다.
“지금 이게 뭐 하는 짓이죠? 아무리 경쟁이라지만 너무 노골적인데요. 하마터면 저마저 죽을 뻔했다고요.”
기록관을 살해할 경우, 파르데비아가 움직인다.
오르비스는 그런 암시를 주기 위해 몇 번이고 파르데비아의 힘을 선보였다.
하지만 이들은 그 경고를 너무나 가뿐히 무시하고 있었다.
피식.
담화린은 곁에 있는 라엘 파르데비아에게 어깨동무를 하며 말했다.
“이걸 어쩌나? 여기 우리 귀여운 기록관님께서는 오늘만큼은 아무것도 보지도 듣지도 못하는 데다, 펜대가 꺾여 버렸다는데? 그렇지?”
라엘은 겁먹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슥삭.
바로 근처에서는 실라 파르데비아는 지금의 광경을 스케치하고 있었다.
담화린은 그녀를 힐끔 쳐다보다가 드미트리에게 말했다.
“너 저거 신경 안 쓸 거야?”
드미트리는 어깨를 으쓱거리며 답했다.
“고집이 너무 세서 말이지. 나중에 타협이 안 되면 불의의 사고로 죽어 버린 걸로 치면 돼.”
은연중에 살해 협박을 했으나.
슥삭.
실라는 무관심한 표정으로 지금의 광경을 계속 그려 나갔다.
꽈악!
리리스는 주먹을 쥐며 분개했다.
그녀는 여러 이유로 화가 나 있는 상태였다.
먼저, 자신의 형제, 자매가 살해협박을 당하고 있다는 것에 분통이 터졌고.
다음으로 라엘이 협박에 굴했다는 것과 실라의 무신경한 태도 때문에 울화통이 터졌다.
타악.
떨고 있는 리리스의 머리에 건우는 자연스럽게 손을 얹으며 당당하게 앞에 섰다.
“사설이 왜 이렇게 길까나?”
쩌적.
발설 직후 허공에 있던 수분이 얼어붙으며 얼음송곳이 생성됐다.
[아이스 미사일을 발동했습니다] [아이스 미사일을 발동했습니다] [아이스 미사일을 발동했습니다] [아이스 미사일을 발동했습니다]“흥. 지난번이랑 같은 공격은 안 통해.”
담화린은 조소를 그리며 사안을 개안했다.
“으윽!”
낯선 감각에 리리스의 입에서 신음 소리가 흘러나왔다.
눈이 마주치기가 무섭게 오금이 서리는 감각과, 뱀이 온몸을 휘감는 느낌.
심지어 S급 헌터들조차 그 낯선 감각에 지배를 받고 있었다.
세계 5대 종류의 마안 중 하나.
사안.
그 눈과 마주친 자들은 사지뿐만 아니라 마력조차 옭아매는 디버프 효과를 준다.
“이걸로 끝…….”
담화린은 승리를 자부하며 손에 마력을 밀집했으나.
쩌적! 쩌적! 쩌적!
허공에서는 쉴 새 없이 얼음송곳이 생성됐다.
“뭐, 뭐야?!”
첸과 사샤, 그리고 담화린은 당혹스러움에 눈을 부릅떴다.
담화린 그녀가 전신의 힘을 끌어올려 사안을 개안했으나 건우는 어떤 영향도 받지 않았다.
그리고 끝없이 생성한 얼음송곳은 어느새 하늘을 가득 메웠다.
이번에는 그 크기가 집채만 한 운석에 가까웠다.
“너, 너 어떻게?!”
“쪽수로 덤비는 것 같아서 이쪽도 물량으로 승부 내려고. 불만 없지?”
오싹!
일순간 주마등이 러시아와 중국 팀의 머릿속으로 스쳐 지나갔다.
콰콰콰콰콰콰콰콰쾅!
그와 동시에 무수한 아이스 미사일이 빗발처럼 쏟아졌다.
화르르륵!
첸과 사샤는 아까와 마찬가지로 불꽃의 소용돌이를 빗어 방어진을 구축했다.
헬파이어에 버금가는 위력을 가진 화력.
화르르륵! 콰아앙!
울컥!
한계까지 마력을 쥐어짠 부작용으로 사샤와 첸은 입가에 피를 한 움큼씩 토해 냈다.
하지만 무수히 쏟아지는 아이스 미사일의 냉기에 불꽃이 조금씩 사그라지며 조그마한 틈새를 허용했다.
이때를 기점으로 상황은 급작스럽게 변했다.
화륵!
느닷없이 불꽃의 벽을 뚫고 나타난 흑색 나이프가 대기하고 있던 러시아 팀 힐러의 미간을 노린 것이다.
카앙!
힐러는 가까스로 석장으로 나이프를 튕겨 냈지만.
스팟!
뒤이어 그림자처럼 모습을 드러낸 타냐가 나이프를 붙들고 그를 향해 무수한 빗금을 그려 넣었다.
“어, 어떻게?!”
힐러는 믿기지 않는 표정으로 중얼거리다가 몸에 그려진 혈선대로 몸이 토막이 나버렸다.
“저리 꺼져!”
분개한 드미트리는 즉각 분말을 늑대 형태로 빗어 타냐에게 날렸다.
사아악!
타냐가 있던 자리는 독기로 인해 순식간에 모든 게 부식됐다.
하지만 정작 부식되어 사라졌어야 할 타냐는 순간이동이라도 한 건지, 어느새 중국팀의 홍구를 향해 나이프를 찔러 넣고 있었다.
“어림없어!”
카앙!
홍구는 조금의 기습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듯 창을 휘둘러 타냐의 나이프를 튕겨 냈다.
그의 힘에 휘둘려 날아가던 사샤는 고양이처럼 허공에서 자세를 바꾸어 착지했다.
치이이익!
바닥에 닿은 그녀의 발은 그대로 미끄러져 마찰열을 일으켰지만.
“덩치만큼 힘이 세네.”
그녀는 상처 하나 없는 모습으로 혀로 윗입술을 핥으며 자세를 한 층 더 낮췄다.
짐승 같은 몸놀림에 담화린은 지그시 눈매를 좁히며 중얼거렸다.
“……레오파드.”
그 모습은 정글 속에서 활보하고 다니는 흑표범을 연상케 했다.
화륵.
바로 그때, 화염을 뚫고 권정아가 담화린의 앞에 튀어나왔다.
“야, 반전눈깔. 상대가 타냐 언니만 있는 건 아닌데?”
“뭐?!”
당황한 담화린이 즉각 화룡도를 역수자로 고쳐 잡고 대응태세를 취하려고 했지만.
콰직!
그보다 먼저 권정아의 주먹이 담화린의 안면에 적중했다.
“젠장!”
코뼈가 뭉개진 담화린은 권정아의 목을 향해 화룡도를 휘둘렀다.
콰앙!
뻔한 패턴이었는지 권정아는 도신을 주먹 째로 튕겨 내 버렸다.
“뭣?!”
“서로 죽이려고 했으니까 원망은 하지 말자.”
콰직!
권정아의 명쾌한 말과 함께 그녀의 일권이 순식간에 담화린의 복부를 가격했고. 담화린은 그녀의 맹공에 저만치 날아가 한창 지면을 굴러야 했다.
“흐압!”
그와 동시에 테오도르까지 화염방벽을 뚫고 가세하기 시작했다.
카앙!
모습을 드러낸 그는 홍구의 창과 검을 부딪치며 격전을 벌였다.
두 마법사와 함께 건우의 아이스 미사일을 감당하던 드미트리는 이를 갈았다.
“생각보다 저항이 거세군.”
8대 4의 압도적인 싸움.
이 싸움은 어디까지나 자신들이 건우 진영을 압도적으로 농락하고 끝을 냈어야 됐다.
채앵! 채앵!
하나, 결과는 그 반대였다.
지금의 상황은 그들에게 있어 그야말로 아수라장 그 자체였다.
드미트리는 저 너머에서 자신들을 향해 아이스 미사일을 퍼붓고 있던 건우를 쳐다봤다.
“이 모든 게 네놈 때문이렷다!”
그는 즉각 검은 분말을 뭉쳐 건우를 표적 삼아 쏘려고 했다.
드미트리의 제스처를 읽은 건우가 손아귀를 펼쳤다.
‘네놈이 뭘 해도 내가 빨…….’
어림없다는 듯 드미트리가 듯 독을 쏘아내려고 하는 찰나.
[역중력 마법을 발동했습니다]후웅!
드미트리의 발이 지면에 떨어지며 순식간에 건우의 앞에 도달했다.
“뭣?!”
콰앙!
건우는 당황한 드미트리의 얼굴을 주먹으로 가격했다.
마치 철근으로 내려친 것처럼 드미트리의 두개골에서 심상치 않은 소리가 울려 퍼졌다.
“…….”
고막이라도 터졌는지 드미트리는 뇌리에 울려 퍼지는 이명에 혼란 증상을 보였다.
건우는 차가운 시선을 던지며 그에게 말했다.
“흐음, 독을 분말처럼 빗어서 상대를 중독 시키는 능력인가? 네 성질대로 지독한 능력이네. 나도 비슷한 능력이 있는데.”
말을 마친 건우는 역중력 마법에 묶여 있는 드미트리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칭호, 독의 여왕의 효과로 장비에 치사율 98%의 독이 강제로 인챈트 됩니다.]갑주는 순식간에 보랏빛으로 물들었다.
치이이이이익!
피부와 독이 직접 맞닿는 순간, 드미트리의 전신은 불이 붙은 것처럼 연기가 피어올랐다.
“크아아아아아아아악!”
얼굴 혈관 곳곳이 검게 물든 드미트리는 비명을 내지르며 고통을 토해 냈다.
찢어 버리고 싶다.
지금 당장 독과 맞닿은 피부를 찢어 버려 이 고통에서 해방되고 싶다.
S급 헌터로서 고통에 대한 강한 내성.
또한 독에 대한 강한 면역력.
이 세상에 그를 중독 시킬 수 있는 독은 없어야 했다.
건우는 조롱하는 어조로 그에게 말했다.
“고통스럽지. 이 독은 너보다 훨씬 강했던 영웅들도 죽였던 독이거든.”
“크윽! 무슨 헛소리야.”
“알 필요 없어. 그보다 한 가지 실험해 보고 싶었는데. 잘 됐네. 날 위해 직접 실험쥐가 돼 주겠다는 거지?”
“이 개자식 이거 놓지 못해!! 나를 죽였다가는 내 조국에서 네놈을 철저하게 응징하리라.”
“널 죽이는 건 내가 아니라 몬스터거든.”
“뭐?”
후웅.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드미트리는 섬을 지나 해변으로 날아갔다.
우드드득.
역중력 마법에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을 쳤고.
쏴아아아아아아아.
그와 동시에 해면에서 거대한 그림자가 부상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지금까지 하늘로 가는 길을 계속 막아 온 몬스터, 바로 크라켄이었다.
지금까지는 다리밖에 모습이 안 보였지만 녀석은 모처럼 얼굴까지 선보이며 위압감을 선보이고 있었다.
섬 전체를 뒤엎어 버릴 것만 같은 거대한 크기에 드미트리의 표정은 암울한 절망으로 물들어졌다.
전의를 잃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그 대신, 그의 머릿속을 덮치는 본능은 하나.
“사, 살려 줘!”
바로 생존이었다.
건우는 그의 바람대로 역중력 마법을 해체했지만.
콰앙!
크라켄의 다리는 단숨에 드미트리를 강타했다.
“크아아아아아악!”
해수면 위로 추락한 드미트리는 강렬한 충격에 괴성을 내질렀다.
그는 즉각 독무로 크라켄의 시야를 가리려고 했으나.
꿈틀꿈틀.
크라켄은 다시금 해수면 아래로 침식하며 다리로 그의 몸을 옭아맸다.
“안 돼. 이대로 죽을 순 없어. 살려 줘!”
물속에 가라앉는 그는 절박한 표정으로 건우를 향해 애원했다.
건우는 그런 그를 보며 사람 좋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몬스터랑 데이트라 어떤 기분인지 모르겠지만. 잘 즐겨봐. 네 독특한 취향 이해는 안 가지만 응원할게.”
“최건우!!”
한 줌의 자비도 없다는 것을 깨달은 드미트리는 목에 핏대를 세우며 절규했지만.
꼬르르륵!
이내 몸이 완전히 바다에 가라앉으면서 그의 절규도 바닷속에 묻혀 사라졌다.
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