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Recovery Mage RAW novel - Chapter (126)
돌아가기SSS급 리커버리 마도사
125화
궁내 진입에 성공한 건우는 기분이 썩 유쾌하지 않았다.
그 풍경은 몹시 비위가 거슬리는 것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가슴이 꿰뚫려 죽기 일보직전인 소룡.
오른손에 피가 흥건한 드미트리.
그리고 S급 헌터들의 공격에 죽음을 맞이한 네메시스.
그녀의 양손은 끝끝내 소룡을 감싸고 있었다.
오해의 여지는 없다.
왜냐하면, 눈앞에 있는 그들은 자신들의 죄가 발각될까 싶어 심히 긴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담화린은 화룡도를 건우를 향해 겨누며 물었다.
“……네놈. 어떻게 이곳에 진입한 거지?”
“조금 닥쳐줄래? 죽고 싶지 않으면?”
“뭐, 뭐가 어쩌고 저째?”
경고를 남긴 건우는 즉각 소룡을 향해 손을 뻗었다.
[치유의 요람을 발동했습니다.]우웅.
금빛의 마력이 집약하며 이내 소룡의 몸을 포근히 감쌌다.
건우는 뒤이어 수정안에 갇힌 미국 팀을 살펴봤다.
“미국 팀은 여기서 양분이 빨리고 있었던 건가? 저 녀석한테…….”
마력이 집약하고 있는 중심을 보니 그곳에는 그레이트 웜과 거의 대등한 크기를 가진 뱀의 머리가 엿보였다.
-등급: ★★★★★★
-설명: 아틀란티스를 무너뜨리고 군림한 최종보스.
긴 시간 동안 영면 중 부활을 꾀기 위해 양분을 섭취 중이다.
부활 시간까지 남은 시간: 180일.
-능력치
체력: 45000 공격력: 57000 방어력: 92000 마력 22000/220000
‘……이놈은 꽤 위험한데.’
상태창을 통해 확인했을 때, 지금까지 만난 6성급 몬스터 중 최강이다.
그나마 다행인 건 아직까지 유예의 시간이 있다는 거다.
6성급의 이상의 몬스터는 탑이 부여한 제약을 받게 된다.
이로써 건우가 추측한 가설은 입증된 거나 마찬가지였다.
‘이놈은 일단 나중이야.’
건우는 다시 시선을 미국 팀에게 향했다.
지금은 이들의 구조가 급선무다.
그는 인벤토리에서 사인참사검 적을 꺼내 들더니…….
쇄액!
수정을 향해 그대로 휘둘렀다.
스멀스멀.
발출한 칠흑빛의 오러는 수정을 정확히 이등분으로 갈라 버렸다.
쏴아아아아! 털썩.
수정안에 담겨 있던 약물이 쏟아지더니, 미국팀원들이 가까스로 바깥세상에 튀어나왔다.
[치유의 요람을 발동했습니다.]건우는 그들에게도 역시 치유의 요람을 시전했다.
빼앗긴 정기는 되찾을 수 없겠지만, 망가진 신체는 얼마 안 가 복원될 거다.
‘이걸로 한고비 넘겼나.’
안도의 한숨을 쉬는 찰나.
두근!
긴박한 심장 박동 소리가 공동 전체에 울려 퍼졌다.
두근!
‘설마!’
깜짝 놀란 건우는 즉각 등을 돌려 위를 쳐다보았다.
싸아아.
오한을 돋게 만드는 파충류의 눈동자가 지금 이 순간, 건우를 죽일 듯 노려보고 있었다.
[부활을 꾀하는 프리메라의 계획을 방해했습니다.] [분노한 프리메라가 부활의 시간을 대폭 앞당깁니다.] [각성의 시기를 앞당긴 대가로 프리메라의 스탯이 전체적으로 하향 조정됩니다.] [프리메라의 체력이 0.1% 떨어졌습니다.] [프리메라의 공격력이 0.7% 떨어졌습니다.]……
눈앞의 시스템 창에서는 프리메라의 스탯이 급격하게 다운되고 있다는 문고를 띄워 주고 있었다.
그렇게 해서 하향 조정된 시간은…….
[부활까지 남은 시간: 15분] [하향 조정 능력치]체력: 25000/45000 공격력: 37000 방어력: 92000 마력 22000/220000
“지독한 새끼.”
절로 욕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프리메라는 지금 이 순간에도 자신의 체력을 대폭 깎아 어떻게든 눈을 뜨려고 하고 있었다.
쿠구구구구구.
각성의 징조로 궁내가 크게 뒤흔들렸다.
드미트리는 지진 속에서 균형을 잡으며 건우에게 소리쳤다.
“무슨 짓을 한 거야!”
그 외에도 남은 헌터들도 당황했지만.
이미 마음을 다진 건우는 곧장 소룡과 미국 팀원들을 모은 뒤, 게이트 출구의 열쇠를 꺼내 들었다.
[아틀란티스의 열쇠를 발동했습니다.]우웅!
열쇠가 생성한 구체의 결계는 즉각 그들을 품고 건우가 생성한 게이트를 통해 날아갔다.
그 풍경을 지금까지 지켜보던 드미트리는 주머니에 손을 꽂은 채, 말했다.
“정의의 사도 납셨네.”
건우는 고개를 추켜세우며 심드렁한 표정을 지었다.
“정의? 지랄하고 있네. 너희들이 비정상인 거야. 또라이들아.”
울컥!
비아냥거리는 건우의 말에 모두가 발끈했다.
그동안 형편없이 당하기는 했지만 그들은 자신들의 나라에서 존중을 받는 S급 헌터였다.
그러다 보니 이런 수모를 견디기가 심히 어려웠다.
건우는 자신의 도발에 그들이 일제히 살의를 표하자…….
팔, 다리, 목의 관절을 차례로 풀어 주며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말했다.
“뭣들 해. 슬슬 꿍꿍이 보여 봐. 더럽고 추한 놈들아.”
“이놈이 보자보자 하니까!!”
급노한 홍구는 창을 휘리릭 돌리며 즉각 전력으로 휘둘렀다.
쇄액!
건우 역시 사선으로 검을 휘둘렀다.
때 아닌 S급들의 격전. 숨 막히는 백병전이 벌어지는 듯싶었으나…….
투캉! 쩌걱!
건우의 검은 참격은 홍구의 창대와 그의 몸을 그대로 두 동강내버렸다.
쏴아아아아아!
갈라진 홍구의 시체는 그대로 피를 쏟아 냈다.
“으아아아악!”
이에 담화린은 사안을 개안하고서 건우를 향해 화룡도를 휘둘렀다.
카앙! 카앙! 카앙!
이번에는 홍구 때와는 달리 격렬한 격전이 펼쳐졌다.
‘어째서?!’
정신없이 화룡도를 휘두르는 담화린은 심히 당황스러웠다.
사안을 개안해 맞닥뜨린지 이번에 세 번째.
이번에는 평소와 달리 젖 먹던 힘까지 쥐어짜 내 사안을 발휘하고 있건만.
‘어째서 이놈한테 통하지 않은 거야!!’
그 내막은 의외로 간단했다.
[사안으로 인해 상태 이상 ‘마비’가 찾아왔습니다.] [복원을 발동했습니다.] [사안으로 인해 상태 이상 ‘마비’가 찾아왔습니다.] [복원을 발동했습니다.]그녀의 사안이 아무리 사지를 마비시켜도 건우의 권능은 즉각 몸을 원상태로 되돌릴 수 있었다.
설령 마비가 찾아온다고 해도 담화린의 반응속도로는 절대 그 타이밍에 맞춰 건우를 찌를 수 없었다.
“으아아아악!”
담화린은 더욱더 기력을 쥐어짜내 회심의 일격을 날렸다.
건우는 어렵지 않게 검으로 받아치고 있으나, 그녀가 가속하는 만큼 자연히 몸의 속도가 가속하기 마련.
카카카카카카카캉!
두 검의 충돌로 격철소리와 불똥이 격렬하게 튀기며 시야가 흔들렸다..
주륵.
사안의 전력 개안으로 담화린의 양쪽 눈에는 피눈물까지 흐르고 있었다.
휘리리릭!
건우는 적절하게 몸을 선회시켜 인벤토리에서 또 하나의 검, 사인 참사검, 청을 꺼내 들어 그대로 허공에 투척했다.
푸욱!
“크아아아아아악!”
투척한 검은 정확하게 중국 팀의 마법사, 첸의 가슴 부근에 적중했고 첸은 절망했다.
“아, 안 돼! 마나 홀이 내 마나 홀이!!”
스스스스.
검청색의 오러는 마법사의 생명줄이라고 하는 마나홀을 단숨에 쪼개 버렸다.
그 충격에서 헤어 나오기도 전에 첸의 마력이 급작스럽게 체외로 빠져나갔다.
“쿨럭! 아, 안 돼!!”
울컥!
첸은 그대로 토혈을 하며 숨이 멈춰버렸다.
“첸!! 너 이 자식!”
급격히 분노한 담화린은 건우를 증오하는 눈빛으로 쳐다봤다.
건우는 어이없는 눈빛으로 말했다.
“역지사지라는 말 알아? 너희들이 우리한테 하던 짓이랑 같은데. 왜 화를 내는 거지?”
“입 닥쳐! 뭐해? 빨리 이 자식! 안 죽이고!”
“준비 끝났어!”
담화린의 앙칼진 외침과 함께 뒤에서 최대 출력의 마법, 블리자드 스톰을 준비하고 있던 사샤가 즉각 건우에게 손길을 뻗었다.
이 거리에서라면 분명 담화린도 사정권 밖으로 벗어날 수 없다.
건우는 뒤늦게 진심으로 담화린의 속내를 읽을 수 있다.
동귀어진(同歸於)
그 눈빛에는 자신의 목숨을 희생하더라도 건우만큼은 반드시 죽이겠다는 일념이 담겨 있었다.
“쓸데없이 자존심만 세 가지고는.”
퍼억!
건우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무릎으로 그녀의 복부를 가격했다.
“쿨럭!”
예상치 못한 부위를 가격 당하자, 담화린의 허리가 크게 꺾였다.
건우는 그대로 그녀의 얼굴을 붙들어 사샤를 보게 향했다.
“그, 그만둬!”
그의 의도를 알아챈 담화린은 눈을 감으려고 했으나 건우의 악력에 꼼짝없이 사샤를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멈칫!
후우우우웅!
담화린의 사안과 정면으로 맞닥뜨린 사샤의 마나는 강제로 흐트러졌고.
기껏 준비한 블리자드 스톰 역시 무산됐다.
푸욱!
그리고 어김없이 죽음이 찾아왔다.
건우의 사인참사검 적과 청은 두 여인의 복부를 그대로 꿰뚫고 지나갔다.
담화린과 사샤는 창백한 표정으로 주검이 되어 쓰러졌다.
사인참사검을 회수한 건우는 다시금 주변을 살폈다.
……남은 건 두 명.
러시아 팀의 힐러와 리더, 드미트리.
상황 파악이 빠른지 그는 즉각 던전의 중심, 프리메라가 있는 곳으로 향하고 있었다.
동료들이 전력을 임해 싸우고 있는데, 홀로 도주를 선택하다니…….
역시 처음부터 끝까지 마음에 들지 않는 놈이었다.
“하아, 마지막까지 제일 성가시게 하네.”
-일단 그놈은 신경을 끄고, 프리메라를 해치우는 게 우선 아니겠냐?
“아니요. 그 자식은 살려 뒀다가는 무슨 짓을 할지 몰라요.”
종류와 목적은 서로 다르지만 악도 각각의 특색은 있는 법이다.
아크 길드는 힘으로 약자를 짓누르는 무뢰배.
사제트는 간사한 음모를 꾸미는 계략자.
노티어는 상대의 달콤한 꾀임에 넘어간 배신자.
마지막으로 드미트리는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모르는 미친놈이었다.
게다가 끈질긴 걸로는 전생과 현생을 통틀어 최강일 수도 있었다.
건우에게 있어서는 최악의 적이 아닐 수 없었다.
“그 바퀴벌레는 여기서 짓밟고 끝내버려야 돼요.”
-서둘러라. 프리메라가 눈을 뜨기 전에 유리한 고지를 확보해야 돼.
“알고 있어요. 어차피 그 녀석이나 저나 목표는 겹쳐진 것 같은데요.”
어째서 이 와중에 드미트리는 던전의 최종보스인 프리메라에게 향했을까?
의문이 가득했지만 정해진 결론은 바뀌지 않았다.
타닥.
건우는 즉각 발을 박차 드미트리의 뒤를 쫓기 시작했다.
***
콰앙!
드미트리는 머릿속에서 S급 헌터를 순살 해 버리는 최건우를 떠올렸다.
S급을 학살하는 S급 헌터.
그런 존재는 단언컨대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만약 그게 가능하다면, 그것은 탑을 체험한 최상위권 랭커 외에는 없다.
하지만 그럴 가능성도 희박했다.
이유는 모르지만 탑에서 귀환한 이들은 얼마 안 가 다시 탑을 등반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드미트리는 자신을 최강이라고 자부해 왔다.
하지만 오늘로써 그 자존심은 형편없이 뭉개졌다.
초라하게도 지금 그는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
……라는 겁쟁이 같은 고민을 하고 있었다.
드미트리는 그런 자신을 인정할 수 없었다.
그 때문에 그는 도망치라는 자신의 본성을 무시하고 철저하게 이성을 따랐다.
‘힘이 필요해. 그 자식을 압도할 수 있는 힘을 가진 존재. 나에게 말을 걸어온 녀석. 그 녀석은 틀림없이…….’
눈앞에 버젓이 있다.
수정 안에서 오랫동안 영면하고 있던 거대한 뱀.
뱀은 마치 드미트리를 반기는 것처럼 눈동자에 희열을 담고 있었다.
“드, 드미트리 왜 저 무시무시한 것 앞에 온 거야.”
그를 쫓아온 러시아 S급 힐러는 이해가 되지 않은 듯 연신 도망치자고 재촉하고 있었다.
“입 닥쳐!”
드미트리는 거세게 언성을 내지르며 동료의 목을 붙들었다.
꽈악!
그는 거기서 끝내지 않고 정말로 숨통을 끊을 것처럼 손아귀에 힘을 주고 있었다.
“드, 드미트리. 너 이게 뭐하는 짓이야! 꺼어어어어억!”
힐러는 아등바등거리며 어떻게든 빠져나가기 위해 몸부림 쳤으나.
우드득!
“커헉!”
드미트리는 자비 없이 그의 목을 분질렀다.
스스스스스스.
죽은 힐러의 몸에서 빠져나온 대량의 마력이 프리메라의 입에 흘러들어갔다.
주륵.
식욕이 감도는지 뱀의 입가에는 묘하게 군침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드미트리는 분노 어린 표정으로 프리메라에게 말했다.
“나에게 말 건 게 네놈이지? 제물은 마음에 들었나? 양이 부족했다면, 더 갖다 바치겠다. 그러니까 지금 당장 나에게 힘을 내놔.”
드미트리의 요구에 프리메라는 기가 막힌다는 듯 눈매를 꿈틀거렸고, 동시에 드미트리의 뇌리에 탁하고 음침한 음성이 울려 퍼졌다.
-모처럼 마음에 드는 꼭두각시가 찾아왔어. 크크크
대답과 함께 프리메라의 전신에 감도는 시커먼 기운이 드미트리의 몸속에 스며들었다.
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