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Recovery Mage RAW novel - Chapter (128)
돌아가기SSS급 리커버리 마도사
127화
키에에에엑!
바깥으로의 탈출에 실패한 바다뱀의 포효가 천지를 가파르며 요동쳤다.
쏴아아아아아아아!
격동적인 포효에 게이트 안팎의 바다가 요란스럽게 흔들렸다.
아틀란티스 해수면.
쩌적.
그곳에 갑작스럽게 생성된 얼음이 바다뱀의 몸을 통째로 옭아매고 있었다.
푸욱!
바다를 동결시킨 존재, 세피아는 글라체스를 프리메라의 몸에 꽂아 균형을 유지하고 있었다.
싸아아.
세피아의 주변에 피어오른 엄청난 양의 빙무(氷霧)는 프리메라의 몸 일부에 성에가 끼었다.
그 모습은 더없이 위풍당당하고 기품이 느껴졌다.
도저히 6성급 몬스터와 4성급 몬스터 간의 대치라고 보기 어려울 지경이었다.
-끼에에에에엑!
자신보다 훨씬 작은 세피아에게 당한 것에 분노를 품은 걸까?
프리메라는 입 밖으로 먹처럼 새카만 독무를 토해 냈다.
독무는 세피아의 빙무를 집어삼키며 주변에 있는 모든 것을 부식시키기 시작했다.
세피아 역시 임전태세 자세로 창을 휘두르며 앞으로 뻗어 나갔다.
“아, 진짜 아슬아슬했다.”
그 광경을 빙판 위에 서서 바라보고 있던 건우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6성급 몬스터가 게이트를 빠져나가 현신을 하면 그 피해가 얼마나 될 지는 장담할 수 없었다.
디아도스와 언데드 군단은 방비는 가능하지만.
프리메라는 해역 전체를 휩쓸어 해일까지 야기하는 게 가능하기 때문에 파괴규모가 다르다.
‘……그런 일은 두 번 다시 반복하지 않아.’
[살려 줘!] [내 아들만! 내 아들만이라도 살려 줘!]한순간, 건우의 머릿속으로 전생의 악몽이 스쳐 지나갔다.
인류는 멸망했다.
애타게 애원했지만 약자는 전멸할 수밖에 없었다.
권위로만 똘똘 뭉친 윗선의 사람들은 자신의 몸을 사리기 급급했다.
그 사선에서 건우는 한 가지 다짐을 했다.
나는 재앙들이 두려워하는 절망 그 자체가 되겠다고.
그때는 결단코 이룰 수 없던 꿈.
그 꿈은 지금 이 순간.
로한 이그너스와 최건우.
두 명의 존재가 합쳐지면서 빛을 발했다.
번뜩.
건우가 눈에 힘을 주기가 무섭게 상태창과 이그너스의 반지가 발동했다.
[게이트가 형성됐습니다.] [게이트가 형성됐습니다.] [게이트가 형성됐습니다.]그러자, 건우의 등 뒤로 수를 헤아릴 수 없는 게이트가 형성됐고.
스스스스스.
게이트 너머로 가고일과 아이스 골렘, 켄타로우스 등의 몬스터들이 대거 넘어왔다.
그 중에는 가장 위용이 넘치는 층계 보스도 당연 존재했다.
쿠워어어어어!
가장 먼저 이각수를 가진 산양의 악마, 바포메트가 크게 울부짖으며 튀어나왔다.
오른손에 거머쥔 낫은 심상치 않은 예기를 뽐냈다.
다그닥. 쿠직!
게이트를 힘차게 넘어온 케이론이 몸에 제동을 걸자, 빙판 전체에 거미줄 같은 균열이 일어났다.
척!
누구의 힘에도 굴하지 않을 것 같은 두 존재는 동시에 건우를 향해 예를 갖추며 명을 기다렸다.
쿠구구구구구.
그들은 벌써부터 이곳이 전장이란 것을 직감하고 있다.
그렇기에 힘껏 날뛰어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고 싶어 했다.
본디 충직한 가신이란 주인에게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고 싶어 하는 법이니까.
씨익.
건우는 비릿하게 입꼬리를 올렸다.
‘그걸 원한다면 이뤄져야 하는 게 최종보스겠지.’
스윽.
건우는 인벤토리에서 크루엘의 마검을 꺼내 들어 바로 앞에 있는 프리메라를 가리켰다.
“……전쟁의 시작이다. 적의 숨통을 끊어라.”
낮게 읊조린 한 마디.
쿠구구구구구.
그 한마디에 군단 전체가 움직이는 장엄한 풍경이 연출됐다.
***
나는 최초의 사도.
……인류멸망의 시초이며
태곳적 가장 아름답고 강한 위용을 뽐내며 대륙 자체를 뭉개버린 악.
그 사실에 다른 사도들과 달리 자긍심을 가지고 있었다.
내 눈앞에서 날 두려워하지 않는 이는 없나니.
날 막을 수 있는 것은 결단코 없다.
기나긴 세월 동안 영면해 온 프리메라는 의념으로 자신을 높게 칭송했다.
하지만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
콰콰콰콰콰콰콰콰쾅!
지금 이 순간, 공포의 상징으로 여기는 프리메라를 향해 다수의 군대가 포진해 쉼 없이 공격을 퍼붓고 있었다.
어찌 된 영문인지 이들은 자신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 사실에 동요하면서도 프리메라는 전투에 집중했다.
콰콰콰콰.
하나 같이 가소롭기 짝이 없는 공격.
하나, 뾰족한 바늘이 한꺼번에 찔러 오니 통증이 자연스럽게 커졌다.
그리고 바늘로 여겼던 공격 중에서는 심한 타격을 주는 공격도 간간이 섞여 있기도 했다.
-쿠워어어!
콰아아아앙!
우렁찬 포효와 함께 바포메트의 브레스가 프리메라의 몸통에 직격했다.
쩌적!
오리하르콘에 비견되는 강도를 가진 비늘이 조금씩이지만 벗겨지기 시작했다.
이것만으로 프리메라에게 고통을 줄 수는 없다.
그러나.
쇄액!
대기를 찢어발기는 화살이 부스러진 비늘 틈 사이를 꿰뚫으니 결과는 확연히 달라졌다.
콰앙!
굉음을 자아내며 직격한 화살은 프리메라의 속살을 갈가리 찢으며 터뜨렸다.
-키에에에에엑!
프리메라는 고통에 몸부림치며 주변에 새카만 독무를 뿜어냈다.
쩌적!
독무에 닿은 이그너스 관할의 아이스 골렘, 가고일, 켄타로우스는 맥없이 부스러지며 소멸됐다.
세피아 역시 독무를 감당할 수 없는지 몸의 일부가 녹아내렸다.
[복원을 발동했습니다.]건우는 반지 속에 담긴 던전 코어에 권능을 발해 그들의 소멸을 강제적으로 막았다.
그러나 복원 속도보다 부식 속도가 빨라 군단의 기세는 다소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키에에에엑.
하지만 프리메라의 포효는 연신 터져 나올 수밖에 없었다.
투콰콰콰콰콰콰콰콰콰!
그 와중에도 독무의 범위에 벗어나 있던 케이론이 쉼 없이 화살세례를 퍼붓고 있었기 때문이다.
허공에서 보면 정말 세찬 소나기가 쏟아지는 것처럼 보였다.
그 광경을 보며 세이비어조차 감탄하기에 이르렀다.
-이래서 원딜은 사기라니까.
“……그 말은 또 어디서 배웠어요.”
-너도 참 새삼스럽다. 이 노인네의 유일한 스승이 TV인 걸 모르지도 않을 테고.
“그렇게 사기도 아니에요.”
-왜 그러냐?
“저 녀석 움직임이 둔화돼서 수세에 몰린 걸로 보이지. 체력은 거의 깎이지도 않아요.”
건우는 눈매를 지그시 좁히며 프리메라의 체력을 확인했다.
[체력: 19017/45000]이런 대규모의 군단이 공격을 했어도 프리메라의 체력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지금의 전투는 다소 시간벌기일 뿐이다.
우웅!
건우는 그 사이, 마나스톤의 마력을 거듭 집어삼켰다.
또한 마나스킨을 크게 활성화해 대기 속에 있는 마나를 흡입하고 있었다.
건우의 속셈을 눈치챈 세이비어가 조언을 했다.
-타이밍을 못 재면, 뻘짓 하는 거다.
피식.
건우는 입꼬리를 올리며 그이 조언에 반박했다.
“할아버지는 의외로 하수네요.”
-뭐 인마!
세이비어가 발끈하자, 건우는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타이밍은 재는 게 아니라 만드는 거예요.”
-무슨 말이냐?
“프리메라는 이미 케이론의 공격에 분노를 느끼고 있을 거예요. 그러면 분명 녀석이 취할 수 있는 행동은 하나밖에 없죠.”
발설 직후.
-크아아아아앙!
결국 격노한 프리메라의 포효가 하늘을 꿰뚫을 듯 울려 퍼졌다.
콰치치치치칭!
결구 그 몸을 구속하던 얼음이 완전히 산산조각이 났다.
쿵콰아아아아아앙!
그 뒤 프리메라는 그 거대한 몸뚱이를 움직여 심해에 진입했다.
단지 몸을 움직인 것뿐인데, 이그너스의 병력이 해류에 휩쓸려 나갔다.
“훗.”
한데, 대다수의 병력을 잃었음에도 건우는 입가에 미소를 잃지 않고 있었다.
세이비어는 저도 모르게 기겁하며 한마디를 내뱉을 수밖에 없었다.
-또 무슨 음산한 음모를 꾸미고 있는 게냐?
***
용서 못 해! 용서 못 해!
프리메라는 분노로 인해 눈이 뒤집힐 것만 같았다.
가소롭기 짝이 없는 것들.
나는 프리메라.
대륙을 붕괴시키고 침몰당한 대륙에 군림한 게 바로 나…….
의념으로 다시 한번 자신을 칭송하던 프리메라는 그 끝을 매듭짓지 못했다.
몸통 중간에 붙어 같이 딸려온 존재를 보고는 놀라 눈을 부릅떴기 때문이다.
세피아?!
프리메라는 그 이름을 알고 있었다.
전성기 시절과 그 모습이 현격히 달라졌지만.
지니고 있는 기품은 자신과 동격이었기 때문이다.
세피아는 청광색 눈을 번뜩이며 글라체스를 들어…….
콰앙!
그대로 프리메라의 살점에 찔러 넣었다.
쩌저저저저저저적!
순간 피부터 시작해 신경, 내장이 팽창하며 얼어붙었고.
몸의 겉면은 완전히 동결돼 지느러미와 근육마저 동결돼 움직임이 그대로 멈춰버렸다.
꼬륵.
부력이 작용한 건지, 프리메라의 몸은 다시 해수면으로 상승하고 있었다.
몸을 통제할 수단이 없어진 프리메라는 그저 눈으로 이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와 동시에 몸통에 올라탔던 또 한 명의 존재, 바포메트가 프리메라의 몸을 가르기 위해 전심전력으로 낫을 휘둘렀다.
콰지지지지직!
반월의 궤적이 팽창한 그 몸통을 통째로 깨뜨리며 둘러쌌다.
이대로 갔다가는 정말 몸이 반 토막 날 위기다.
뻐금뻐금.
바로 그때, 프리메라의 이마에 붙어 있던 드미트리의 입이 움직였다.
정확히는 드미트리의 입을 빌어 프리메라가 말하는 것이었다.
“하찮은 것들이! 나 프리메라를 기만해!! 장난은 끝이다.”
콰콰콰콰콰쾅!
새까만 독무가 다시 프리메라의 몸을 뒤덮은 순간, 응결된 부위가 모두 녹아내렸다.
그와 동시에…….
콰앙! 쩌걱!
바포메트와 세피아는 독무에 휩쓸려 몸에 균열이 잔뜩 일구어졌다.
전투불능 상태가 된 두 층계보스는 프리메라의 몸에서 떨어져 격류에 휩쓸렸다.
꿈틀.
프리메라는 진로를 변경해 얼어붙은 게이트를 향했다.
사아아아아.
점점 위력이 가미된 독무는 단숨에 얼음과 결계를 깨뜨려 던전 브레이크에 성공했다.
그리고 마침내.
콰아앙!
프리메라는 주변에 강렬한 해진을 일으키며 바깥세상으로 현신에 성공했다.
“크하하하하하, 인간들아. 내가 왔다.”
프리메라는 드미트리의 몸으로 자신의 강림을 자축했다.
“마, 말도 안 돼!”
“저, 저 크기는 뭐야?”
“이,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 거야!”
주변에 잔뜩 널려 있는 함선에서는 프리메라의 존재를 보고 많은 사람들이 절망감에 안색이 새파래졌다.
이로써 인류는 다시 멸망의 단계에 접어든 건가.
모두가 그런 고민을 할 때.
프리메라의 뒤편에서 조롱 섞인 한마디가 흘러나왔다.
“축하해.”
“……?!”
깜짝 놀란 프리데라가 소리의 진원지인 자신의 몸통에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건우가 활짝 웃으며 서 있었다.
“네, 네놈. 무슨 짓을?”
당황한 프리메라가 무어라고 말하려고 했지만.
덥석.
건우는 그 몸통에 그대로 꽂힌 바포메트의 낫을 붙들며 말했다.
“근데 어떻게 하냐? 다시 꺼져야 될 것 같은데.”
“그, 그만둬!!”
건우의 의도를 깨달은 프리메라가 급히 독무를 쏟아 냈지만.
서걱!
낫은 정확히 프리메라를 이등분했다.
갈라지는 거대한 상체와 하체.
그 중심에 서 있던 건우는 양팔을 들어 올렸다.
[헬파이어를 시전했습니다.]화륵.
오른손에는 강맹하면서 위험한 지옥의 불길이 구의 형태로 맺혔다.
그 손이 향한 방향은 프리메라의 얼굴이 있는 상체였다.
[블리자드 캐논을 시전했습니다.]왼손에는 사나운 빙결이 맺혀 탄환처럼 빙그르 회전하고 있었다.
위력은 헬파이어보다 덜하지만.
쩌적.
하체에 꽂힌 글라체스의 효과로 위력이 220%로 증폭되므로 문제는 없다.
그리고 이제 마무리할 차례가 왔다.
건우는 활짝 웃으며 프리메라에게 이별을 선언했다.
“잘 가. 가급적 돌아오지 마.”
이내 이별의 말과 함께…….
콰아아아아아앙!
상반된 속성의 마법이 퍼부어졌다.
“크아아아아아아악!”
온몸에 시뻘건 불길에 휩싸인 프리메라는 난생처음 겪어 본 고통에 비명을 토해 냈고.
콰콰콰쾅!
얼어붙은 하반신은 유리처럼 완전히 산산조각 나버렸다.
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