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Recovery Mage RAW novel - Chapter (148)
돌아가기SSS급 리커버리 마도사
147화
위잉!
쉘터에 설치된 사이렌이 주변 곳곳에서 울려 퍼졌다.
콰앙! 콰앙! 콰앙!
끊임없이 쏟아지는 몬스터 웨이브로 인해 결국 관문 중 하나가 완전히 박살 날 위기에 처했다.
“도망쳐!”
쉘터를 지키던 보안요원은 다급하게 소리를 질렀지만.
콰직!
그의 육신은 몬스터들에게 짓밟혀 사라졌다.
-우어어어어어!
관문을 돌파한 외눈박이의 몬스터, 사이클롭스는 기염을 토해 내며 쉘터의 결계석을 파괴해 나갔다.
에너지 드레인 현상을 일으키는 아티팩트가 파괴된 데다…….
질이 안 되면 양으로 압도적으로 밀어붙이기 때문에 질 좋은 결계석이라고 해도 그 한계가 명명백백했다.
콰앙!
결국 관문이 완전히 뚫려 돌파 당했다.
-우어어어어어.
관문을 날려 버린 거대한 버팔로 몬스터는 곧바로 문 앞에서 서성이고 있던 남자를 향해 거침없이 돌진해 왔다.
“제, 젠장!”
끝까지 남아 관문을 지키던 헌터는 결국 눈을 질끈 감았다.
하지만.
어찌 된 영문인 건지 압살당하는 느낌이 찾아오지 않았다.
대체 무슨 일인 걸까?
슬쩍 눈을 뜬 그는 곧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하마터면 턱을 넘어뜨릴 뻔했다.
“괜찮으세요?”
눈앞에는 레이드 슈츠를 입은 한 명의 여인이 있었다.
놀랍게도 그녀는 덩치만 해도 8미터에 육박하는 거대한 버팔로 몬스터의 뿔을 한 손으로 붙들고 있었다.
-우어어어어어.
당황한 것은 버팔로 몬스터 역시 마찬가지였는지 녀석은 크게 목을 움직여 저항했다.
쿠구구구구.
하나, 지반만 미미하게 떨릴 뿐.
자신보다 훨씬 왜소한 그녀를 떨쳐낼 수 없었다.
“거참 시끄럽네.”
여인은 왼손에 착용한 건틀렛으로 몬스터의 이마를 힘껏 가격했다.
콰아아아앙!
가격하기 무섭게 엄청난 굉음과 함께 버팔로 몬스터의 목이 크게 꺾이며 1미터 이상 날아갔다.
-우우우우우.
녀석은 가녀린 신음 소리만 낼뿐. 더 이상 일어나지 못했다.
“마, 말도 안 돼!”
나름 헌터업에 오래 종사했지만, 이런 광경을 처음 본 남자는 경악하고 말았다.
쿠구구구구.
자신과 동족이 당한 거라고 생각한 걸까?
주변에 있던 미노타우루스들이 일제히 여인을 향해 곤봉을 들고 덮쳐오기 시작했다.
여인은 그저 무심히 미노타우르스들을 지켜봤고.
스릉.
한 중년의 남성이 튀어나오더니 검집에서 검을 뽑아 그대로 미노타우루스들을 향해 돌진했다.
서걱! 서걱! 서걱! 서걱! 서걱!
눈앞에 번뜩이는 검격이 순식간에 미노타우루스 사이를 스쳐 지나갔다.
화르르르륵! 콰아아앙!
그와 동시에 검격에서 발출된 불길은 미노타우루스들을 토막 냄과 동시에 잿더미로 산화시켜버렸다.
“뭐, 뭐야?! 저 사람들…… S급인 건가?”
그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듯 자신의 볼을 꼬집었다.
건틀렛을 낀 여인, 권정아가 서일도를 바라보며 물었다.
“보문동 게이트에서 공략 후 처음 보는 것 같네요.”
“하하하하, 맞아. 그때 이후로 처음이야. 놀러 오라고 숙박권도 보냈는데, 기억은 나는가?”
권정아는 쿨한 웃음을 띠며 말했다.
“그때는 무지막지한 것을 부숴서 빚 갚느라 바빴죠. 뭐.”
콰앙!
이야기를 하면서도 그녀는 자신을 향해 덮쳐오는 고블린을 한 주먹에 박살 내 날려 버렸다.
“이곳에 온 용무는 사위…… 아니, 최건우 헌터에게 부탁을 받은 건가?”
“아직 사위 확정은 아닌 걸로 알고 있는데요?”
“크흠! 아직은 아니지.”
서일도는 권정아를 경계 어린 눈빛으로 슬며시 쳐다봤다.
같은 업계에서 최정상을 달리고 있는 헌터들이 본인들 업무와 전혀 관련 없는 것으로 미묘한 마찰을 형성하는 게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잡담도 잠시.
-키에에에엑!
곧 미칠 듯이 몬스터들이 그들을 덮치기 시작했다.
콰쾅! 서걱!
두 사람은 동시에 선두에 서서 몬스터들을 파죽지세로 휩쓸었다.
“아, 서 대표님. 숙박권은 아직 유효합니까? 건우랑 조만간 놀러 갈게요.”
“지금 막 기한이 지나서 못 쓸 것 같네.”
“어째서인지 사소한 감정으로 유통기한이 끝난 것 같은 느낌은 뭘까요?”
“허허허허, 오해일세.”
부드러운 말투.
하나 그의 검격은 마냥 부드럽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살벌하기까지 했다.
화르르르륵 콰아아앙!
땅을 가른 그의 검격은 불길이 요동치며 순식간에 몬스터를 휩쓸어버렸다.
후폭풍으로 이 풍경을 지켜보던 남자의 머리칼이 엉망진창으로 흐트러졌다.
‘뭐, 뭐야?! 이 사람들!’
***
몬스터 파크 운영상황실.
콰앙!
그곳으로 거칠게 문을 열어젖히고 돌아온 니콜라스는 이마 곳곳에 핏대를 세우고 있었다.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야!”
“회, 회장님!”
숨 막힐 정도로 바쁘게 몬스터 웨이브 사태를 대비하고 있던 직원들은 모두 얼음 짝처럼 굳었다.
“난 무슨 일이 벌어진 거냐고 물었어.”
꿀꺽!
운영팀장은 고인 침을 삼키며 예기치 못한 상황에 대해 보고했다.
“몬스터들의 활동을 제약하던 아티팩트가 연달아 파괴됐습니다.”
“어떤 연유로 파괴된 거지?”
“갑자기 몰아닥친 몬스터 웨이브에 신경을 기울이느라 경위 파악은 아직 하지 못했습니다.”
“아, 그런가?”
성큼성큼 운영팀장에게 다가선 니콜라스는…….
짜악!
그대로 운영팀장의 따귀를 세차게 내려쳤다.
“쓸모없는 새끼! 이 업계에서 손꼽아주는 실력자라고 해서 채용해 줬건만. 그딴 걸 보고라고 하고 자빠졌어!!”
“죄, 죄송합니다.”
“닥쳐! 어떻게든 상황을 수습시켜. 난 섬을 빠져나가서 지원을 요청할 테니까.”
“……?!”
그의 말에 모두가 눈을 크게 뜨며 당혹해 했다.
몬스터들이 활주로를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비행기는 사용불가.
유람선 역시 항로까지 도달할 수 없어 탑승이 불가능했다.
그렇다고 한다면, 헬기를 통해 인근 섬까지 탈출하겠다는 심산인데.
문제는 지금 보유하고 있는 헬기로는 여기 있는 모두가 탈출하는 건 불가능했다.
“회, 회장님 그럼 저희는…….”
“금방 갖다오지. 버텨보게.”
“회, 회장님!”
니콜라스는 싸늘한 시선으로 그를 노려보다 곧 등을 돌렸다.
그리고 마지막 한 마디를 잊지 않았다.
“아, 리리스 파르데비아는 반드시 살려야 하니, 내가 데리고 가겠네.”
“사양하겠어요.”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고 했던가.
어두운 북도에서 건우와 함께 리리스가 걸어왔다.
지금까지 피크닉 복장으로 돌아다녔던 그녀는 이번에는 고딕풍한 드레스를 입고 상황실에 발을 내디뎠다.
니콜라스는 그런 그녀를 보며 말했다.
“아무리 앙숙이지만 그래도 그 딸까지 위험에 처하게 할 생각은 없네.”
리리스는 팔짱을 끼며 니콜라스를 올려다보았다.
기품이 묻어나오면서도 도도한 자태에 순식간에 사람들의 시선을 장악했다.
“아버지가 많이 무섭나보네요.”
울컥!
“건방진?!”
니콜라스는 크게 인상을 찌푸리며 분노를 표출했다.
리리스와 같은 또래의 아이라면, 당연 기겁했을 상황이었지만.
그녀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니콜라스 당신으로는 이 상황을 타개하기는 어려워 보이네요. 재기를 꿈꿨지만 이미 송두리째 무너졌네요.”
“……입 닥쳐. 난 아직 날개를 꺾이지 않았어.”
니콜라스는 으스러질 듯 주먹을 쥐며 분개를 표출했다.
리리스는 허리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그런 당신에게 제안합니다. 지금부터 제가 몬스터 파크를 사들일까 하는데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뭐?!”
니콜라스는 기가 막혔는지 헛바람을 들이켰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기가 막혔다.
원대한 포부를 가지고 이룩해 온 자신의 야망이 파르데비아의 손아귀에 이렇게 가볍게 쥐어질 수 있다니…….
도저히 인정할 수 없었다.
리리스는 세밀한 조건을 말했다.
“시설은 이미 부서질 대로 부서진 데다, 몬스터 웨이브를 이루고 있는 몬스터를 모두 척살해야 되니 투자금 만큼은 드리지 못해요. 대신 현찰이나 주식, 원하는 대로 지금 당장 지불해 드리죠.”
꿀꺽.
그녀의 말에 모두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얼핏 봐도 조 단위인 금액을 이렇게 쉽사리 지불할 수 있다니.
파르데비아의 재산 규모가 가히 예상이 되지 않았다.
파르르.
그녀의 제안에 니콜라스는 몸을 떨었다.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그녀의 제안은 당연 받아들여야 했다.
이미 몬스터 파크 개최는 물 건너간 이야기다.
그뿐 아니라 이번 사건에 대해 책임으로 어마어마한 과징금을 내야 될 수도 있다.
그 손해를 조금이라도 감수하기 위해서는 리리스의 제안을 받아들여야 했다.
‘어쩌다 이렇게 된 거지?’
그는 자신 스스로에게 질문을 건네다 건우와 눈이 마주쳤고.
더 이상 격분을 참지 못했다.
“네놈이!! 네놈이 제대로 시설에 대한 단점을 지적해 주었더라면!”
건우는 어이가 없는 표정으로 반박했다.
“고작 사흘 시찰하러 온 사람한테 이 책임을 묻는 겁니까? 일전에 말했을 텐데요. 몬스터 분노를 사지를 말라고.”
따지고 보면 이번 사건은 몬스터의 아티팩트를 강제로 해방시킨 자로 인해 벌어진 것이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계기다.
몬스터는 일반 동물보다 높은 지능을 갖고 있다.
그 때문에 자신들을 이렇게까지 몰아가는 주범을 모를 리가 없었다.
그리고 그 주범이 쉘터에 있다고 한다면?
행동반경이나 방식이 다른 몬스터들이라도 결속을 해 쳐들어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크윽!!”
니콜라스는 분한 듯 이를 갈았고.
건우는 무심한 표정으로 리리스에게 시선을 건넸다.
시선의 의미를 파악한 리리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대답을 듣고 싶은데요? 니콜라스”
“……제안을 수용하겠네. 지불은 어떤 방식으로 하든 상관없네.”
니콜라스는 결국 고집을 꺾을 수밖에 없었다.
리리스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
“입금할 금액을 제 집사인 마야에게 전달해 주면, 1시간 안으로 당신의 계좌에 송금하겠습니다. 그럼…….”
잠시 말에 뜸을 들이던 리리스가 활짝 웃으며 말했다.
“얌전히 물러나주시죠. 지금부터 제가 몬스터 파크의 CEO예요.”
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수치를 겪었다고 생각한 걸까?
니콜라스는 눈매를 좁히며 말했다.
“……전관예우라는 게 없군.”
“전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관념을 버린 사람한테는 최소한의 예의만 갖추거든요. 정말 최.소.한으로요.”
-그냥 예의를 갖출 필요도 없는 인간이라고 까는 거 아니냐?
세이비어의 음성에 건우는 미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
니콜라스는 한창 리리스와 건우를 주시하다 곧 등을 돌려 걸어갔다.
***
웅성웅성.
얼토당토않게 회사 대표가 바뀌었다?
상황실의 직원들은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자신들의 상관이자 최고경영자가 이렇게 어린 여아라니…….
솔직한 심정으로 동요가 되고 불안했다.
그런 그들의 심리를 파악한 리리스는 웅변하듯 목소리를 높였다.
“모두가 보다시피 이제부터 제가 몬스터 파크의 CEO예요. 그리고 현 시간부로 비상체제에 돌입합니다. 운영팀장님. 이런 상황에 대비한 매뉴얼은 있나요?”
그녀의 박력에 깜짝 놀란 운영팀장은 고개를 저었다.
“솔직히 이런 최악의 상황에 대한 매뉴얼은 준비하지 못했습니다.”
“그렇다면 이 사건을 책임지고 수습할 사람이 필요하겠네요. 도와주실 수 있나요?”
리리스는 자연히 건우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피식.
건우는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기왕 일을 벌였으니 네가 책임지고 마무리 지어야지.”
“읏?! 그럼 당신은 보고만 있겠다는 소리인가요!”
리리스는 저도 모르게 발끈했다.
누구를 믿고 이렇게까지 한 건데.
굳건했던 그녀의 눈동자가 건우의 말에 심하게 떨리기 시작했다.
서운한 듯 눈매에 눈물이 맺히려고 할 때.
“2할 정도는 알아서 책임지라는 소리야.”
“네?”
그렇게 말하며 건우는 홱 등을 돌렸고.
리리스는 황당한 표정으로 반문했다.
“그럼, 나머지 8할은요?”
“누구겠어?”
건우는 피식 웃으며 전신의 마력을 해방했다.
쿠구구구구구.
“이, 이건?!”
상황실 직원들은 모두 창백한 안색으로 건우를 지켜보았다.
“죽고 싶다고 발광하는데, 이참에 화끈하게 놀아줘야지.”
건우는 얄궂게 한마디를 남긴 뒤, 그대로 자취를 감췄다.
리리스는 한숨을 쉬며 중얼거렸다.
“가끔 보면 히어로인지 악당인지 헷갈린다니까.”
피식.
그러나 마음이 한결 가벼웠는지 입꼬리는 호선을 그리고 있었다.
1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