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Recovery Mage RAW novel - Chapter (164)
돌아가기SSS급 리커버리 마도사
163화
‘정령왕의 계약자?’
주작과의 계약은 성공 했지만 이해가 되지 않는 문고에 건우는 그 의미를 곱씹었다.
탑에 존재하는 불의 정령왕은 이프리트.
주작은 정령왕에 준하는 존재지. 정령왕이라고 할 수는 없었다.
‘시스템 입장에서 정령왕으로 취급을 하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는 거네.’
-역사를 통틀어 극히 소수의 정령사가 이룰 수 있는 최고 업적.
*정령친화도가 높은 지역에서 정령의 가호를 받는다.
*계약한 정령왕 휘하의 정령들은 이름을 언급한 것만으로도 즉각 소환이 가능하다.
“꽤 편한 칭호네.”
학살의 군주 칭호 효과로 칭호는 3개까지 중첩 사용이 가능하다.
-용인의 혈족
-독의 여왕
-정령왕의 계약자.
건우는 여기에 이번에 획득한 정령왕의 계약자까지 칭호를 중첩시켰다.
우웅.
레벨은 오르지 않았지만, 격이 한층 상승해 고양감이 치솟았다.
“이럴 때가 아니지. 케이론.”
다그닥!
이름을 부르기가 무섭게 케이론이 건우의 앞에 도달했다.
양손에는 건우를 대신해 보살피고 있던 청샤오가 있었다.
주작과의 계약 때문에 고통스러워했던 그녀는 조금이지만 호흡이 안정을 되찾고 있었다.
하지만 체력이 떨어져 시름시름 앓고 있는 것만큼은 어쩔 수 없었다.
찌릿!
건우는 다시 한번 주작을 노려보았다.
움찔!
살벌한 눈빛에 주작은 몸을 떨었다.
“후우 됐다. 이미 끝난 일이니…….”
건우는 인벤토리에서 HP 포션을 꺼내 청샤오에게 먹였다.
상처를 없애는 것은 가능하지만 체력은 복원으로 돌아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세이비어가 말을 건넸다.
-그나저나 이제는 어떻게 할 참이냐?
“…….”
그 말이 어떤 의미인지 알고 있던 건우는 선뜻 답하기가 어려웠다.
이미 중국이 기밀리에 진행하고 있던 프로젝트는 건우와 타냐에 의해 산산이 박살 났다.
프로젝트를 책임지고 진행하던 마오는 죽이지는 않았지만.
영원한 구금으로 인해 행방불명 처리될 것이다.
무엇보다 오매불망했던 주작과의 계약도 건우로 인해 물 건너 가 버렸다.
아무래도 모든 경위를 파악하기는 불가능했지만, 중국 정부의 입장에서 건우와 타냐는 역적 중에서 역적이었다.
하지만 건우의 고민은 그리 길지 않았다.
“사필귀정이라고 생각하지만, 외교 문제는 또 다를 테니까 도움을 얻어야겠네요.”
-한국의 외교력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하다만.
“아 그건 걱정 마세요.”
-응?
“그 사람이라면, 무난하게 처리할 수 있을 테니까요.”
발설 직후.
띠링.
[메시지 창이 형성됐습니다.] [원하는 내용을 기입해 플레이어 ID를 입력하면 곧장 전송됩니다.]건우는 지금까지의 일을 영상으로 첨부한 뒤, 내용을 함께 기입해 전송했다.
‘이 방법이라면 추적도 간섭도 불가능하지.’
건우의 손짓에 세이비어는 이제야 이해가 됐다는 감탄을 내뱉었다.
-그 녀석과 엮이면 피곤할 텐데.
“어쩔 수 없죠. 뭐.”
건우는 피식 웃으며 어깨를 으쓱거렸다.
***
주작과의 계약을 마친 뒤.
시간은 어느새 하루 이상 지나갔다.
건우는 가까스로 타냐와 합류할 수 있었다.
“왜 이렇게 늦은 거야?”
타냐의 원망 섞인 말에 건우는 즉각 사과했다.
“미안. 정말 급한 일이 있어서 어쩔 수 없었어. 아이들은?”
“여기에 있어.”
타냐는 동굴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아이들을 손으로 가리켰다.
구조한 아이들은 총 47명.
상처 하나 없이 구하는 것은 불가능했는지, 아이들의 몸 곳곳에 상흔이 있었고.
발열증상을 일으키는 이들도 수두룩했다.
[복원을 발동했습니다.]하지만 건우의 권능을 접하자, 상처는 씻기듯 사라졌고 발열로 호흡곤란을 일으킨 아이들은 호흡을 안정적으로 되찾았다.
타냐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한마디를 남겼다.
“이참에 힐러로 활동해도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
왠지 지금까지 고생했던 게 억울할 지경이었다.
그녀의 시샘 섞인 말에 건우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이런 말 하는 게 뭐하지만 레이드로 돈을 버는 것보다 사업으로 돈을 버는 게 훨씬 많아서 말이지.”
애초에 망가진 아티팩트를 복원해 시장가격보다 싼값에 팔아넘기니.
마진은 상상 이상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 왜 레이드를 뛰는 거지?”
“공략하지 못하면, 말도 안 되는 것들이 튀어나오잖아.”
“…….”
건우의 반박에 타냐는 입을 꼭 다물었다.
일전에 만났던 6성급 보스, 프리메라의 위압을 떠올렸기 때문이다.
“……저”
그때, 청샤오를 비롯해 아이들을 보살피고 있던 소룡이 건우에게 다가왔다.
소룡은 우물쭈물 건우에게 무어라고 말하려다가 곤혹스런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의 고심을 눈치챈 건우가 먼저 입을 뗐다.
“형이라고 불러라.”
“거, 건우 형. 고마워. 이 은혜 절대 잊지 않을게. 그리고 춘삼한테도 고맙다고 말해 줘.”
“직접 가서 말해.”
건우는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런 건우를 보며 타냐가 입을 열었다.
“지금부터 브로커를 통해서 이곳에서 벗어날 거야. 민폐가 되는 건 알겠지만 마법을 통해서 항구까지 갈 수 있게 도와줘.”
“이미 늦었어.”
“뭐?”
당황한 타냐가 짧게 반문하자, 건우는 곧 동굴 밖을 시선으로 가리켰다.
우웅!
날이 밝기가 무섭게 각성자 부대가 탑승한 차량들이 쑥대밭이 된 아지트를 포위하며 다가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압도적인 풍경에 타냐는 아랫입술을 잘근잘근 깨물었고.
건우는 지금의 상황에 대해 자기주관을 붙여 설명해 주었다.
“천문학적인 예산을 퍼부은 자기들 계획이 엉망진창이 됐는데, 가만두고 볼 수는 없겠지.”
“억지로 뚫고 가야겠군. 아이들을 부탁하지.”
아이들을 더 이상 피해자로 남게 할 수는 없다.
심지를 굳힌 얼굴로 타냐가 바깥으로 나가려고 하자, 건우는 즉각 제지했다.
“그만둬.”
“아무리 너라고 해도 신분이 노출됐다가는 끝이야. 차라리 내가…….”
“그래서 좋을 게 뭐가 있는데? 마인 신분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은 거야?”
건우는 싸늘한 반박에 타냐는 아랫입술을 잘근잘근 깨물며 말했다.
“내가 나서지 않으면…….”
“그러니까 왜 항상 자기희생을 하려는 건데. 가끔은 남한테 기대보라고. 나 그렇게 허술하게 일 처리하는 사람 아니니까.”
싱긋.
건우는 입꼬리를 올리며 즉각 타냐에게 손을 뻗어 권능을 발현했다.
[복원을 발동했습니다.]온몸이 상처투성이였던 타냐의 몸은 다시 원래상태로 돌아왔다.
따스한 빛에 타냐는 긴장이 풀린 표정으로 건우에게 물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건우는 팔짱을 끼며 답을 이어 나갔다.
“이번 작전 리더도 나지?”
“……그건.”
따지고 보면 권유도 이곳에 불러들인 것도 자신이었기 때문에 그렇게 보기는 어려웠지만…….
끄덕.
어느새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앞으로도 내가 리더로 부를 수 있는 건 너밖에 없어.”
건우는 피식 웃음이 흘러나왔다.
이렇게 깊은 신뢰를 받은 것은 오랜만이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 기대에 부응해야겠지. 믿고 기다려. 곧 구세주가 올 테니까.”
“구세주?”
의미심장한 단어에 타냐와 소룡은 그 단어를 곱씹었다.
바로 그 순간.
두두두두두, 척!
동굴을 발견한 각성자 부대가 일제히 건우와 타냐를 향해 병장기를 들이밀며 소리쳤다.
“움직이지 마! 조국에 위해를 끼쳤겠다.”
“더 이상 조국의 재산에 손대지 마라!”
낯익은 복식을 갖춘 그들에게 아이들은 사색이 돼 서로 부둥켜안았다.
“시, 싫어.”
“돌아가기 싫어.”
발끈한 소룡은 전신의 마력을 분출하며 분개를 표했다.
“우린 물건이 아니야!”
꿈틀.
저항하기 위해 몸을 변형하려는 순간.
타냐는 팔짱을 낀 상태로 소룡에게 명했다.
“멈춰. 소룡.”
“마, 마스터.”
차분한 타냐의 대응에 소룡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리더가 맡겨달라고 했으니 기다리면 되는 거야.”
잠시 머뭇거렸지만, 소룡은 싱긋 웃고 있는 건우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늘 상 자신감에 찬 표정.
저 사람은 과연 두려움을 느끼기는 하는 걸까?
“……응.”
하지만 신뢰를 안 할 수는 없다.
이 사람은 늘 기대 이상으로 성과를 이루니 말이다.
척!
바로 그때, 군 간부 중 한 명이 건우를 향해 검을 들이밀었다.
“네놈의 신원은 이미 확인했다. 최건우 맞지? 더 이상 숨길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라. 이미 마오를 통해서 확인한 뒤니까.”
“그래서 어쩔 건데?”
스멀스멀.
건우는 마력을 분출했다.
쿠구구구구.
활화산 같은 기세에 각성자 부대는 겁을 집어먹고 일제히 뒷걸음질 치기 시작했다.
S급 각성자 중에서 탑클래스.
그 위용을 직접 떨치고 있으니 당연히 두려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군 간부는 쉽사리 건우의 기세에 휘말리지 않았다.
“네놈이 제아무리 강대한 힘을 갖고 있다고 해도 조금이라도 우리에게 위해를 가했다가는 네놈부터 시작해 네놈이 소속된 국가까지 위험해질 것이다.”
단호한 엄포에 건우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아이고, 살벌해라.”
얄궂게 놀리는 그 모습에 그는 빠득 이빨을 갈며 말했다.
“내 말이 우습게 들리나? 아무리 네놈이라고 해도 단결된 우리의 힘 앞에는…….”
“주둥이 닥쳐. 짜증 나니까.”
건우는 앞머리를 이마 뒤로 넘기며 살기를 발산했다.
“크윽!”
건우의 경고에 그는 더 이상 어떤 말도 하지 못했다.
건우는 그들 전체를 살벌하게 노려보았다.
“지금까지 국가를 위해서라는 말도 안 되는 명목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고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학살당한 거지?”
“…….”
반박은 돌아오지 않았다.
실험에 직접 가담하지는 않았지만.
시체를 치우는 등의 일에는 가담을 했기 때문에 그 숫자를 모를 리가 없었다.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군.”
하지만 간부는 끝까지 모르쇠로 일관했다.
“예언 하나 해 줄까?”
“……뭐지?”
건우는 싱긋 웃으며 귓속말로 무어라고 속삭였다.
“무슨?!”
건우의 말에 간부는 곧 눈빛에 힘을 주며 말했다.
“설령 네놈 말이 맞는다고 해도 달라지는 건 없어. 여기에 있는 이들의 신변을 모두 구속하고 조사에 협조해라. 그것만이 너희들이 살 길이다.”
바로 그 순간.
두두두두두.
동굴 근처로 느닷없이 헬기가 날아왔다.
“뭐, 뭐야!”
당황한 각성자들은 헬기 쪽으로 시선을 던졌고, 헬기의 열린 문틈 사이로 은발 홍안의 소녀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녀는 흐트러지는 자신의 머리를 뒤로 넘기며 말했다.
“무기 거둬들이세요. 더 이상 위해를 가했다가는 저희도 가만있지 않을 거예요.”
두두두두두.
그 말은 거짓이 아니라는 듯, 다수의 헬기가 동굴 주변으로 맴돌았다.
헬기에 새겨진 문양을 확인한 군 간부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파르데비아. 제정신인 건가?”
상식 밖의 가문의 등장에 각성자 중 몇몇은 자신의 볼을 꼬집기까지 했다.
뒤늦게 정신을 차린 간부는 일갈을 외쳤다.
“파, 파르데비아가 무슨 권한으로 우리에게 경고를 하는 거지?”
은발의 소녀, 리리스 파르데비아는 오른손을 허리에 얹은 채, 오만한 표정으로 선언했다.
“저기에 있는 아이들과 타냐 래퍼드, 소룡은 파르데비아의 국민입니다. 저희는 자국민을 구조하러 온 거니, 신경 끄시죠.”
“그게 무슨?!”
리리스는 크게 한숨을 쉬며 재차 말했다.
“쉽게 말해 줄까요? 총 치워. 죽고 싶지 않으면.”
어처구니없는 선언에 군 간부의 표정이 크게 일그러졌다.
1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