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Recovery Mage RAW novel - Chapter (168)
돌아가기SSS급 리커버리 마도사
167화
“네, 네놈! 이런 만행이 용서될 거라고 생각하는 것이냐!!”
믿기지 않는 선언에 탕커민은 발악하듯 소리쳤고.
건우는 싸늘한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며 말했다.
“만행? 인간 같지도 않은 짓을 벌이고서는 너희들이 그런 말을 해도 되나?”
퍼억!
발설 직후.
건우는 그의 머리통을 힘껏 걷어찼다.
우득!
“크아아아아악!”
순식간에 목뼈가 분질러지며 하반신에 저릿저릿 마비가 찾아왔다.
[복원을 발동했습니다.]건우는 그의 몸을 치료해 주며 입을 뗐다.
“왜 그러지? 너희들의 실험에 당했던 아이들한테는 이 정도 구타는 기본이었잖아.”
“크흑! 다, 다시는 보지 말자고 하지 않았나.”
“너희들이 나를 찾으러 온 거잖아.”
“이 몬스터 자식이! 감히 나를 농락해!”
탕커민은 있는 힘껏 건우에게 주먹을 내질렀다.
그 순간 언제 튀어나온 건지, 세피아가 글라체스 끝으로 그의 주먹을 찔렀다.
쩌걱! 콰앙!
빙결의 창과 맞닿은 그의 주먹은 단숨에 피부가 새하얗게 동결되며 와장창 깨졌다.
“크아아악!”
상상조차 해보지 못한 고통에 탕커민은 눈물을 쏟으며 절규했다.
“네놈! 조국의 부대 1만 명을 학살해놓고 조국이 가만둘 것 같으냐! 평생, 오늘의 일을 후회하게 해 주마!”
“끝까지 반성이 없네. 너희 때문에 죽은 애들이 단 한 번도 불쌍하다고 생각한 적이 없겠지.”
콰앙!
말을 하고 있는 와중에도 잔인하게 죽은 아이들의 모습이 떠오른 건우는 격분을 참지 못하고 주먹을 그의 얼굴에 꽂아 넣었다.
“쿠헉! 우웩!”
이빨이 모조리 깨진 탕커민은 피와 구토를 번갈아 쏟아 내며 오들오들 몸을 떨었다.
“일어나. 편히 죽을 생각하지 마. 편히 죽게 할 생각 없으니까.”
“…….”
감정이 결여된 건우의 목소리에 탕커민은 몸을 떨었고.
“각성자가 20만이든 30만이든 상관없어. 그래봤자, 7성급 몬스터를 상대하는 만큼 절망을 나한테 주지도 못할 테니까. 아니 오히려 몰살시킬 자신도 있어.”
건우는 재차 의지를 선포하며 그의 의지를 바싹 옥죄어 왔다.
……어떻게?
어떻게 해야지…….
협박도 협상도 통하지 않는 저 괴물을 어떻게 설득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까?
“귀환할 방법도 살아남을 방법도 없어. 죄를 뉘우쳐도 의미는 없어.”
그의 고심을 알아챈 듯 건우는 한 줄기 희망조차 꺼뜨리고는 등을 돌렸다.
“기, 기다려! 최건우!”
압도적인 절망에 사로잡힌 탕커민은 급히 손을 들어 올렸지만.
휘잉! 쩌쩌적!
그의 몸은 더 이상 한계를 버티지 못하고 얼음미궁의 눈보라 속에서 얼어붙기 시작했다.
“으아아아아악!”
손끝의 감각이 상실되는 허무함과 공포에 탕커민은 눈물로 젖은 얼굴로 절규했지만.
쩌저저저적!
이내 그의 몸은 새하얗게 얼어붙었다.
***
중국에 위치한 파르데비아 대사관.
평소에는 조용했던 이곳이 지금은 세상 그 어디보다 바쁘게 사람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양성소에서 학대를 당한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 의료품부터 시작해 식사까지 각별히 신경 써야 했기 때문이다.
특히 주방에서는…….
“자, 자 빨리 움직여! 애들한테 식은 밥 주고 싶어? 설렁설렁했다가는 가만 안 둬.”
시녀장의 호탕한 어투에 모두가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참고로 그녀의 재촉에 건우와 춘삼도 일을 거들어야 했다.
“크흑! 눈물이!”
“거기 꾀부리지 말고 빨리 움직여!”
시녀장은 훌쩍이며 양파를 썰고 있는 춘삼을 호되게 야단쳤다.
“왜 나는 어딜 가서 이런 꼴을 겪는 건지…….”
이미 야단맞는 거에 내성이 생긴 건지, 춘삼은 대파를 입에 물고서 양파를 썰었다.
“왜 대파를 물고 그러는 거예요?”
식기를 준비하고 있던 리리스는 그 모습이 신박했는지 건우에게 그 이유를 물었다.
“대파를 물면 눈물이 안 나온다는 속설 때문에 그래.”
“……아.”
리리스는 감탄사를 내뱉으며 다시 춘삼을 바라보았다.
주륵! 주륵! 뚝뚝!
춘삼의 눈에는 여전히 눈물이 한가득이었다.
“……눈물 멈추지 않는데요.”
“알아서 멈추겠지.”
건우는 피식 웃으며 완성된 죽을 식기에 담았다.
모락모락 피어오른 구수한 쌀냄새에 리리스는 저도 모르게 넋을 놓았다.
화끈!
그러다가 얼굴을 붉히며 건우의 눈치를 살폈다.
“먹어 봐도 돼.”
“그, 그럼.”
리리스는 건우가 내민 죽을 수저로 떠 입에 넣었다.
간은 싱거웠지만 쌀의 고소함과 부드러운 식감 때문에 오묘한 기분이 들었다.
“……맛있어요.”
“그치.”
건우는 씨익 웃으며 리리스에게 말했다.
“여러 가지로 너한테 고마운 게 많아서 어떻게 보답해야 할지 모르겠네.”
보기 드문 감사 표현에 리리스는 고개를 홱 저었다.
“보답은 필요 없어요.”
“응? 그럼 왜 온 거야?”
이유를 묻는 질문에 리리스는 상기된 얼굴로 답했다.
“몸이 저절로 움직였어요. 이런 말도 안 되는 만행에 대해서 외면하면, 파르데비아의 자제로서 살아갈 가치가 없다고 생각이 들기도 했고요.”
“아 그래.”
리리스는 부끄러운 듯 급하게 화제를 전환했다.
“그보다 정령사에 대한 자질을 가진 청샤오란 아이가 며칠째, 눈을 뜨지 않고 있어요. 당신이 봐줘야 되는 거 아닌가요?”
“글쎄…….”
건우는 주작과의 계약으로 인한 부작용으로 시름시름 앓고 있는 청샤오를 떠올렸다.
이미 몸의 상처도 회복이 됐고 기력도 회복했지만.
그녀가 눈을 뜨지 못하는 건, 마음의 상처 때문이었다.
대다수의 아이들은 지금의 현실이 믿기지 않는지 아직까지 악몽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 모습을 떠올리며 건우는 명확하게 선을 그어 주었다.
“마음의 상처까지 내가 치유해 줄 수는 없어.”
“당신이 못하는 것도 있군요.”
리리스가 핀잔을 내뱉자, 건우는 어깨를 으쓱거렸다.
“여기에서 그 누구보다 전문 분야인 사람이 있잖아.”
“그게 누군가요?”
리리스가 고개를 갸웃거리자, 건우는 눈짓과 함께 답했다.
“한 번 올라가 볼래?”
***
화르르륵!
눈앞에 붉은 화염이 요동친다.
태양처럼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불길은 전신을 잿더미로 만들 것만 같았다.
……오지 마.
……오지 마!
소녀는 불길의 반대편으로 발을 내디뎠다.
-어딜 기웃거리는 거야! 방으로 들어가!
하지만 곧 머릿속에 그들을 정복한 병사들의 음성에 몸을 멈칫거렸다.
어디를 가든 고통이 함께 수반된다.
정령들은 늘 그런 그녀를 위로하는 듯했지만…….
흑흑.
소녀는 감당할 수 없는 절망에 짓눌려 그대로 무릎을 꿇고 울음을 터뜨렸다.
‘하지 마, 하지 마!’
스스스스.
지친 몸을 진정시키며 눈을 뜰 때, 기분 좋은 바람이 달아오른 열기를 식혀 주었다.
“……여긴.”
청샤오는 눈을 깜박거리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눈을 뜬 장소는 매캐한 곰팡이 냄새가 피어오르는 어두운 방이 아니었다.
그녀는 기분을 포근하게 만들어 주는 침대 위에 있었다.
새하얀 순백의 이불은 그녀를 덮고 있었고.
창문에서 살랑거리는 바람은 소녀의 땀과 눈물을 식혀 주었다.
“여, 여긴.”
이번에는 또 어떤 실험이 진행되는 걸까?
불안감에 몸을 떨 때.
손에서 전해져오는 평온한 온기가 마음을 진정시켰다.
‘누구지?’
청샤오는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새근새근.
그곳에는 오랜 시간 동안 같이 지내 온 소룡이 그녀의 손을 붙잡은 채, 숙면에 취하고 있었다.
소룡은 요 며칠 동안 청샤오를 돌보느라 상당히 지친 듯 보였다.
“……소룡.”
청샤오는 눈앞에 소룡이 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지 그의 뺨을 꼬집어 보였다.
쭈욱.
“……음냐. 하지 마.”
잠은 깨지 않았지만 소룡은 상당히 성가셨는지 몸을 부비부비 이불에 비볐다.
“호호.”
그 모습에 안심이 됐는지 청샤오는 작게 웃음을 터뜨렸다.
“의외로 장난꾸러기구나.”
움찔!
그때, 귓가에 들려오는 제 3자의 목소리에 그녀는 크게 몸을 떨며 목소리가 들려온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서는 타냐가 팔짱을 낀 채, 벽에 몸을 기대고 있었다.
평소에 야성적인 외견을 보이던 모습과 달리 현재, 그녀는 새하얀 블라우스에 청바지를 입고 있었다.
머리 또한 포니테일로 묶고 있어 이미지가 많이 수수해진 참이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에게서 강렬한 기운을 느낀 청샤오는 할 말을 하지 못하고 입술을 달싹였다.
눈앞에 있는 여인은 무려 S급 헌터이자 세계 최강의 용병.
최대한 자제한다고 해도 몸에서 흘러나오는 미미하면서도 강렬한 마력은 숨기기 어려웠다.
타냐는 애써 거리를 좁히지 않았다.
대신, 그 거리에서 청샤오에게 물었다.
“배고프지 않아. 밥 먹을래? 지금 막 식사가 준비됐거든.”
“괘, 괜찮…….”
거절을 하려는 찰나.
꼬르륵.
청샤오의 뱃속에서 허기 진 소리가 들려왔다.
화악.
청샤오는 얼굴을 붉혔다.
“거봐. 배고프잖아. 부탁드릴게요.”
타냐는 피식 웃으며 시녀들을 쳐다봤고, 시녀들은 청샤오에게 다가가 미리 준비한 죽 그릇을 내려놓았다.
고소한 죽 냄새에 청샤오는 군침을 흘리다 재빨리 소매로 입가를 닦았다.
눈치를 보다 오른손을 들려는 순간.
꽈악!
소룡이 손을 잡고 있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왼손으로 수저를 떠 입가에 죽을 넣으려고 했다.
후둑.
그 때문에 죽의 대부분을 흘리며 입가는 죽으로 범벅이 됐다.
“……진짜!”
얼굴이 빨개진 청샤오는 소룡을 원망스레 쳐다봤지만, 손을 떼지는 않았다.
……불안했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지. 내가 이러는 건, 이번 한 번뿐이다.”
타냐는 자연스럽게 의자에 앉아 손수건을 빼 들어 청샤오의 입가를 닦아주었다.
“…….”
그 순간, 청샤오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따뜻하면서도 상냥한 손이 얼굴에 닿자, 왠지 모르게 눈가에 눈물이 맺히려고 했다.
“너는 애들 사이에서 언니가 될 예정이니까 특별히 혜택을 베풀어 주는 거야.”
이 사람은 가족이 되고 싶단 말을 정말 어렵게 표현하는구나.
쑥스럽다는 듯 시선을 회피하는 타냐의 눈빛을 보며 어느새 청샤오의 눈매가 호선을 그리고 있었다.
“자.”
그리고 그녀가 손수 죽을 입에 넣어 준 순간.
스멀스멀.
따뜻한 죽의 식감에 시야가 희뿌예졌다.
……따뜻해.
너무 따뜻해서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어.
우우우우우.
어느새 청샤오의 눈망울은 눈물로 젖어 있었다.
입안에 넣은 죽은 꼭꼭 씹어 먹으며 간신히 목구멍으로 넘겼다.
파르르르.
가면 갈수록 눈물을 참기 어려웠는지 청샤오는 결국 양손으로 눈을 가렸다.
울면 안 돼.
울면 혼나.
그런 두려움이 북받칠 때.
스윽.
타냐는 청샤오를 꼭 안아 주며 말했다.
“내 앞에서는 울어도 돼. 근데 애들 앞에서는 울면 안 된다.”
“흐앙.”
안도와 슬픔, 기쁨이 한데 뒤섞인 기묘한 감각에 청샤오는 결국 울음을 터뜨리며 타냐를 꼭 끌어안았다.
***
방문이 들어서기 전.
청샤오와 타냐가 끌어안으며 오열을 터뜨리는 광경에……
훌쩍.
괜스레 눈물이 나기 시작한 리리스는 눈가에 맺힌 눈물을 손가락으로 훑었다.
“울어?”
건우의 질문에 리리스는 고개를 홱 젖히며 답했다.
“안 울어요. 자꾸 집요하게 얼굴 쳐다보면 정강이 걷어 찰 거예요.”
피식.
건우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으며 그녀에게 손수건을 내밀었다.
“여기 안 쓰는 손수건 있는데, 쓸래?”
홱!
리리스는 대답 없이 손수건을 낚아챈 뒤, 눈물을 훔쳤다.
1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