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Recovery Mage RAW novel - Chapter (180)
돌아가기SSS급 리커버리 마도사
179화
플레이어의 선별.
예고했던 재앙이 기어코 찾아왔다.
탑에서 피어오르는 불길한 에너지가 하늘 곳곳에 전파처럼 퍼지며 게이트를 형성했다.
현상의 정체는 퀘스트에 쓰일 몬스터를 소환하기 위한 의식이었다.
재앙 도래까지 약 3초.
타이밍을 맞추기 위해 건우는 전신의 마력을 끌어올렸다.
치이이이이이익!
잠실에서 탑으로 통할 수 있는 유일한 마나스톤들은 다시 부유하며 일제히 백열하기 시작했다.
“뭐, 뭐야! 무슨 일이야!”
그곳을 관리하고 지키고 있던 협회아 길드의 각성자, 그리고 교류자들은 사색이 된 채, 마나스톤을 바라보았다.
평소에는 일반 게이트와 비슷한 크기를 형성했던 탑의 게이트는 지름 1km.
63빌딩 크기 따위는 가히 비교가 되지 않았다.
쿠구구구구.
게이트 너머에서는 뱀처럼 꿈틀거리는 무언가가 우글우글 몰려오기 시작했다.
털썩.
그 형체가 몬스터라는 것을 깨달은 각성자들은 일제히 넋을 놓았다.
하나, 절망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메인 페이즈 시련 1단계: 제한 시간 1시간 안에 상공을 누비는 몬스터 웨이브에서 살아남아라.]“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왜 탑의 시련이 여기서 펼쳐지는 거야!”
“사, 살려 줘!”
전의를 상실한 이들은 일제히 줄을 이탈했다.
“멈춰! 여기서 무너지면 다 죽는다!”
협회장, 구자혁은 전신에 마력을 발출하며 그들에게 엄포를 놓았다.
평소에 그가 예를 갖추는 중년신사라면, 지금은 무시무시한 전장에서 병사들의 사기를 끌어올리는 명장이었다.
그의 노호성에 혼란에 빠진 각성자들은 가까스로 이성을 되찾았다.
그러고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 대열로 돌아갔다.
상공에서 그 풍경을 지켜보고 있던 건우는 쓴웃음을 지었다.
“이제 보니까 무서운 분이시네. 협회장님.”
바이저를 통해 게이트를 바라본 건우는…….
“후우.”
심호흡을 내뱉은 뒤, 오른손을 뻗어 올렸다.
지금 이 시간을 기점으로…….
0.00000001%의 성공확률을 가진 작전을 수행한다.
실패 시, 개인의 죽음뿐만 아니라 인류멸망의 시나리오가 시작된다.
건우는 이 개판인 시나리오에 반발을 내뱉었다.
“엿 먹으라고 그래!”
희번득!
섬뜩한 눈빛과 함께 오른손, 검지에 낀 벨페고르의 반지가 빛을 발했다.
그와 동시에 머릿속에는 필모어의 기록서에 적힌 코어의 좌표를 떠올렸다.
이것 역시 신의 문자인 진리로 이루어졌다.
[경고! 역량에 맞지 않는 진리를 접했습니다. 멈추지 않으면 신의 진리에 접근한 벌로 형벌을 받게 될 수도 있습니다.]따라서 신의 뜻을 거스른 대가도 자연히 찾아왔다.
[신의 진리를 염탐한 죄로 ‘바늘 지옥’의 형벌이 내려집니다.]눈에 보이지 않는 투명한 형체의 바늘이 건우의 몸을 빼곡히 꽂혔다.
“크윽!”
고통에 힘껏 깨문 아랫입술의 살갗이 찢어지며 피가 흘러내렸다.
건우는 즉각 권능을 발했다.
[복원을 발동했습니다.]바늘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건우의 상처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파파파파파파팟!
하지만 완전히 안심할 수 없다.
지금 복원의 권능과 바늘 지옥 형벌이 서로 충돌하며 서로를 밀어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크아아아아앗!”
건우는 아랑곳하지 않고 기합과 함께 눈앞에 있는 벨페고르의 반지에 힘을 가했다.
츠즈즈즈즈즛!
그리고 마침내.
[벨페고르의 권능 ‘전이’로 코어로 진입할 수 있는 게이트를 형성했습니다.]맹렬하게 피어오른 벨페고르의 권능은 코어에 접근할 수 있는 게이트를 여는 데 성공했다.
그와 동시에 인간을 덮치려고 했던 몬스터들의 시선이 일제히 그 게이트로 향했다.
[SYSTEM ERROR] [SYSTEM ERROR]지금 이 순간, 상태창은 전혀 예측하지 못한 버그 현상으로 경고문을 띄우고 있었다.
파앗!
건우는 즉각 옥상에서 발을 박차 형성한 게이트로 날아갔다.
키에에에엑!
그와 동시에 건우의 행보를 저지하기 위해 게이트 너머에서 몬스터 무리가 쏟아졌다.
청동의 날개를 가진 괴조 집단.
바로 스팀팔로스의 괴조였다.
개체 하나, 하나가 3성급이며 그 무리는 능히 5성급의 위력을 지녔다.
본격적인 추격전에 건우는 괴조 무리에 손을 뻗었다.
[헬파이어를 발동했습니다.]화륵! 콰아아아아앙!
맹렬하게 집대성 된 홍염의 구체는 지체 없이 회전하며 괴조 무리들을 게걸스럽게 빨아들였다.
까아아아아아악!
괴조들은 건우에게 접근하기도 전에 일제히 증발됐다.
캬아아아.
하지만 공격은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바로 반대편에서는 와이번 무리가 허공을 활주하며 스팀팔로스의 괴조들보다 더 빠른 속도로 건우에게 돌진하고 있었다.
‘여기서 벌써 쓰게 될 줄이야!’
제압하는 것은 어려운 게 아니나, 그랬다가는 기껏 형성한 게이트에 도달하기까지의 시간이 부족하다.
맹렬한 압박에 건우는 어쩔 수 없이 이그너스의 반지를 발동했다.
[게이트가 형성됐습니다.]“세피아!”
호명과 함께 게이트 너머에서 아이스 포그가 일제히 와이번 무리를 덮쳤다.
쩌저저저적!
하늘을 활공하던 와이번은 아이스 포그에 체내까지 얼어붙어 그대로 지면에 추락했다.
아이스 포그가 걷힌 자리에서는 글라체스를 든 세피아가 고고한 기세로 서 있었다.
푸욱!
그녀는 자신을 에워싼 와이번 중 한 마리에게 순식간에 도약해 머리에 창을 꽂아 넣었다.
키에에에엑!!
와이번은 절규하며 그녀를 떨어뜨리기 위해 애썼다.
싸아.
그러다 얼음처럼 살벌한 푸른 안광과 마주하고는 겁을 먹고는…….
곧 그녀의 의지에 따라 동료들을 대적하기 시작했다.
건우가 진입하려는 게이트로는 세피아의 아이스 포그를 포함한 각종 빙결마법으로 인해 그 누구도 접근할 수 없었다.
“땡큐! 세피아!”
우웅.
건우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대로 게이트에 진입했다.
그와 동시에 위화감을 느낀 탑의 시스템이 연달아 경고 문고의 창을 생성했다.
[WARNING!] [WARNING!] [WARNING!] [SYSTEM ERROR] [SYSTEM ERROR] [탑의 핵심중추에 진입한 불순분자 제거 작업에 들어갑니다.] [메인 페이즈, ‘플레이어 선정’ 잠정 보류, 관리자 전체에게 히든 퀘스트 전파!] [퀘스트 생성: 코어에 진입하는 불순분자를 제거하라.]***
건우가 게이트에 진입한 직후.
허공에 떠 있던 시스템 창 문구가 사람들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뭐, 뭐지? 방금 전에 허공에 붕 떠 있던 창이 없어졌어.”
“그러게.”
그들은 방금 전에 벌어진 기이한 현상에 눈을 몇 번씩 깜박거렸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꿈인가?
그렇게 고심하는 찰나.
콰앙!
그들의 앞으로 얼어붙은 와이번이 지면에 추락했다.
“뭐, 뭐야! 이 무식하게 큰 와이번은?!”
아스팔트 도로를 깨부수며 떨어지는 동결된 와이번의 사체를 보며 헌터들은 일제히 경악했다.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계시록에서나 나올 법한 아포칼립스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콰앙! 콰앙!
허공에서는 거대한 빙무가 펼쳐지며 세피아가 한창 요격전을 벌이고 있었다.
“……방금 전에 그건.”
그 풍경을 지켜보고 있던 협회장, 구자혁은 자기도 모르게 침음성을 흘렸다.
마안이 보여 준 정보가 틀리지 않았다면, 바이저를 쓰고 게이트에 진입한 이는 최건우였다.
“그동안 행방이 묘연하다 했더니만 이번 재난을 대비했다는 건가.”
구자혁은 건우의 선견지명에 다시 한번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일의 경위까지 정확하게 알 수 없으나.
탑으로 진입하기 위해 생성된 지름 1km에 육박하는 게이트는 희미하게 사라져 가고 있었다.
이미 빠져나온 몬스터들은 도심지에 큰 혼란을 주고 있으나…….
콰앙! 콰앙! 콰앙!
세피아로 인해 모조리 요격을 당하고 있어 그 숫자는 이제 얼마 되지 않았다.
“이번에 돌아오면 긴히 이야기를 나누어야 되겠군.”
혼잣말로 그렇게 중얼거리던 구자혁은 헌터들을 통솔하기 시작했다.
***
게이트에 진입하기 무섭게 건우에게 다음 재난이 찾아왔다.
그것은 차원이 굴절 때, 형성된 거대한 압력이었다.
쿠직!
그 압력에 의해 몸은 점차 부서져 간다.
이대로 가다가는 온몸이 차원 압력에 짓눌려 사라질 위기였다.
“크윽!”
건우는 힘겹게 신음성을 토해 내다 결국 견디지 못하고 이그너스 반지를 발동했다.
[게이트가 형성됐습니다.]눈앞에 펼쳐진 게이트 너머로는…….
쿠구구구구.
엄청난 크기를 자랑하는 카론의 배, 키보토스가 모습을 드러냈다.
-꺄아아아아아!
스틱스를 가로지르는 배답게 키보토스는 차원압력을 망령들을 보호막으로 막아 내며 유유히 흐름을 쫓아가기 시작했다.
쿠우우우우.
갑판에서 대기하고 있던 바포메트가 낫을 든 채, 건우의 곁을 지켰다.
“하아, 하아.”
건우는 식은땀을 흘리며 즉각 포션을 들이켜 체력을 회복시켰다.
-정신 차려라. 아직 시작에 불과할 뿐이다.
세이비어는 호흡을 고르고 있는 건우에게 다그치듯 말했다.
“알고 있어요.”
건우는 신경질적으로 답하며 몸을 일으켜 세웠다.
기록서 대로라면, 코어에 진입하기까지 앞으로 1시간.
그 사이 어떤 고난이 들이닥칠지 예상이 되지 않았다.
건우의 머릿속에는 많은 잡념들이 얽히고설켰다.
집중한다.
경계해야 된다.
……적은 어디 있지?
[니제르의 귀걸이가 위험을 감지했습니다.]그 대답을 니제르의 귀걸이가 미미하게 흔들리며 해 주었다.
“……?!”
초감각을 통해 슬로우 모션처럼 적들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사방팔방, 전후좌우.
적들은 어느 순간 키보토스를 둘러싸고 있었다.
‘너무 빨라?!’
예상치 못한 적들의 대응에 건우는 고개를 두리번거리며 현황파악에 나섰다.
좌측에는 거대한 와이번을 타고 있는 시커먼 갑주를 입은 기사가 있었다.
머리 위로는 [용기사 게오르그]라는 이름창이 떠 있었다.
우측에는 서로 손을 잡고 있는 금발 벽안의 어린 쌍둥이, [엘니뇨] [라니냐]가 있었다.
카앙! 커엉! 커엉!
후면에는 안구가 없는 개가 네 발을 박차며 키보토스를 쫓아오고 있었다.
머리 위로는 [혼돈]이라는 이름창이 떠올라 있었다.
그들은 저마다 엄청난 위용을 뿜내며 자신들의 존재감을 감추지 않았다.
얼핏 봐도 그들은 6성급의 디아도스와 비견되거나 그 이상의 힘을 소지하고 있었다.
그들의 정체를 파악한 건우는 인상을 찌푸리며 그들에게 말했다.
“……왜 안 나오시나 했습니다. 관리자 나리들.”
콰앙!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키보토스의 갑판 위로 게오르그가 단숨에 도약했다.
크기는 약 4미터.
바포메트의 키를 월등히 뛰어넘는 거인의 기사는 단숨에 거대한 대검을 휘둘렀다.
키보토스를 단숨에 쪼개버릴 것 같은 검압.
카앙!
하지만 이게 어떻게 된 영문일까?
게오르그의 검격은 건우의 한 팔 힘을 못 이기고 크게 밀려났다.
“이게 무슨?!”
예상치 못한 상황에 게오르그는 투구 사이에 있던 눈이 당황으로 물들어 있었다.
건우는 크루엘의 마검으로 어깨를 탁탁 두들기며 한 마디를 내뱉었다.
“준비 없이 내가 너희를 상대할 거라고 생각했냐?”
반짝!
게오르그는 뒤늦게 건우가 손목에 착용하고 있는 아티팩트를 알아보았다.
“그건 마몬의 유산?! 하지만 여기서 대가로 바칠 금은…….”
“춘삼이가 일을 너무 많이 잘해 줘서 말이야.”
대답과 함께 이그너스의 반지가 빛을 발했다.
[게이트가 형성됐습니다.]짜랑.
게이트 너머로 금더미가 와르르 쏟아졌다.
[마몬의 권능, 등가교환을 발동했습니다.]갑판에 쏟아지던 금이 곧 흐물흐물 녹아들었고 건우의 몸은 금광으로 뒤덮였다.
“까불지 마!”
게오르그는 대검을 버리고 즉각 랜스를 인벤토리에서 꺼내 찔러 넣었다.
카앙!
건우는 크루엘의 마검으로 가볍게 막아 낸 뒤, 입가에 조소를 그리며 말했다.
“이것뿐만이 아니지. 특별히 우리 1층계 보스는 5성으로 등급 상승을 시켰거든.”
쿠아아아아!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바포메트가 입안에 집약돼 있던 검붉은 브레스가 관리자 전체에게 퍼부어졌다.
1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