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Recovery Mage RAW novel - Chapter (182)
돌아가기SSS급 리커버리 마도사
181화
심장을 휘감은 태엽 모양의 금빛의 마력은 맹렬히 회전한다.
건우의 의지에 맞춰 복원을 시작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넘쳐 나는 마력은 등에서 금빛의 파문으로 퍼져 나갔다.
이그너스 연공식 7성.
뜻하지 않는 관리자와의 사투에 얻은 경지는 상상을 초월했다.
건우는 눈앞에 있는 관리자 무리를 쳐다봤다.
엘니뇨와 라니냐, 게오르그, 혼돈…….
그들은 자신이 지배하고 있는 층에서 군림하고 있는 최강자들이었다.
방금 전까지 건우는 그들에게 큰 고전을 겪었지만…….
‘질 것 같지 않아.’
이제는 그들과 호각 이상의 싸움을 벌일 수 있을 것 같았다.
[코어까지 도달 시간: 00:13:00]그러나 지금은 코어까지 도달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결국 바이저를 고쳐 쓴 건우는 관리자들에게 경고했다.
“내가 너무 바빠서 말이지. 여기서 헤어져야 되겠어.”
발설 직후.
[실드를 시전했습니다.] [실드를 시전했습니다.] [실드를 시전했습니다.]관리자들 주변에 반투명한 실드가 여러 겹으로 중첩되며 생성됐다.
“이딴 하찮은 마법으로 우리를 어떻게 할 수 있을 것 같아!”
어처구니가 없던 엘니뇨는 라니아와 함께 템페스트를 시전했다.
콰콰콰콰콰쾅!
다시 한번 치솟는 용권풍의 회오리가 실드들을 일제히 박살 냈다.
“녀석은 어디에…….”
부서지는 실드의 파편 속에서 엘니뇨는 눈매를 좁히며 건우의 실체를 쫓았다.
“오빠 위!”
그때, 어떤 기척을 감지한 라니냐가 엘니뇨에게 경고를 해 왔다.
“위?”
엘니뇨가 의아한 표정으로 고개를 위로 올린 순간.
쿠구구구구.
바로 위에서 혹한의 기운이 서린 게이트가 두 남매를 향해 낙하했다.
“무슨?!”
당황한 엘니뇨와 라니냐는 즉각 회피하려고 했으나.
우웅! 콰쾅!
게이트는 그대로 두 남매를 집어삼켰다.
“방심했군.”
게오르그는 이빨을 빠득 갈며 주변을 살폈다.
우웅! 우웅! 우웅! 우웅!
두 남매와 달리 그는 게이트에 강제로 빨려 들어가지 않았으나…….
그의 주변에는 쪼개진 실드 파편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복원되며 혼돈과 그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었다.
“우습게 보였나보군. 이딴 걸로 날 가로막을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냐!”
언성을 높인 게오르그의 랜스 끝에 푸른 기류가 맺혔다.
카카카카카카카캉!
폭풍 같은 그 기세에 실드들이 연달아 깨져나갔다.
우웅! 우웅! 우웅!
그리고 다시금 말도 안 되는 숫자로 복원되기 시작했다.
실로 번거로운 일이지만…….
“흐아아아압!”
게오르그는 기합과 함께 랜스에 기운을 실어 키보토스를 향해 내질렀다.
카카카카카캉!
중첩된 실드들은 게오르그의 일격에 파죽지세로 깨져 나갔다.
한편 그 반대편에서는…….
[스틸레인 전용스킬, 스패라를 시전했습니다.] [메모리 구현을 통해 글라체스에 스틸레인 전용스킬, 스패라를 시전했습니다.]두 줄기 섬광이 하나로 엮이며 직선으로 뻗어 나가고 있었다.
콰콰콰콰콰.
이내 푸른빛의 섬광은 게오르그의 기운을 단숨에 뭉개며 게오르그에게 직격했다.
“무슨?!”
예상치 못한 빠르기에 게오르그는 당황했다.
랜스로 가까스로 막아 내기는 했지만.
그 위력에 기승하고 있던 와이번의 몸체가 크게 뒤흔들렸다.
효과는 그뿐만이 아니었다.
쩌저저저저적!
발목부터 시작해, 와이번의 날개까지 얼어붙어 점점 키보토스에 멀리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영악한 놈!”
게오르그는 이를 갈며 키보토스에 있는 건우를 노려보았다.
“말했잖아. 바쁘다고.”
스틸레인과 글라체스를 회수한 건우는 남은 관리자, 혼돈을 쳐다보았다.
컹컹!
어찌 보면, 플레이어보다는 몬스터에 가까운 부류지만.
탑의 알 수 없는 기준으로 관리자로 취급되는 듯 보였다.
그리고 다른 관리자보다 건우에게 있어서 더 까다로운 부류였다.
‘공격하면 할수록 개체가 분리돼서 곤란해. 그렇다면…….’
“네메시스!”
-아아아아아.
건우의 의도를 알아챈 네메시스는 청아한 음색으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고.
차분한 노래에 졸음이 찾아온 건지, 혼돈은 점차 발을 굴리는 것을 멈췄다.
분명 무력과 능력은 번거롭고 강하지만.
그만큼 지능이 떨어진 관계로 이런 정신적인 공격에 취약한 듯 보였다.
‘이걸로 끝난 건가?’
가까스로 세 명의 관리자를 따돌린 건우는 안도의 한숨을 쉬려고 했지만.
오싹!
육감이 발동한 건지, 온몸이 미미하게 떨렸다.
층계 보스들은 아직까지 눈치를 채지 못했지만 건우는 이 으스스한 감각의 정체를 간파했다.
‘시선이 느껴져.’
어디를 둘러봐도 시선은 보이지 않지만.
분명 또 한 마리의 관리자가 그를 염탐하고 있다.
식욕과 흥미, 그리고 딱하다는 듯한 동정.
시선에는 여러 감정이 섞여 있었다.
싱긋!
건우는 슬쩍 뒤를 쳐다보며 비아냥거리는 말투로 말했다.
“애타게 날 쳐다볼 시간에, 손을 썼어야지. 멍청아.”
스스스스.
그러자, 건우의 뒤편으로 약 5미터 크기의 호박색깔의 눈동자가 슬며시 모습을 드러냈다.
서걱!
타이밍에 맞춰 크루엘의 마검을 빼든 건우는 그대로 한 획을 그려 넣었다.
니제르 일식, 암섬(Dark slash)
허공에 길게 그은 검은 빛줄기에 피가 튀면서 눈동자가 베였다.
-크아아아아악! 네 녀석! 감히 내 눈을! 네놈!!
관리자는 분노의 음색을 드러내며 키보토스를 향해 불꽃의 마법을 쏟아 냈다.
콰콰콰쾅!
그 때문에 키보토스는 다시 반파됐지만.
그럴 때면…….
우웅.
어김없이 건우가 키보토스를 복원시켜 다시 제 길을 찾아갔다.
‘남은 시간은 1분!’
우웅.
가까스로 관리자들을 정리한 건우는 주먹을 쥐었다 피며 코어가 있는 게이트로 진입했다.
***
탑의 코어로 진입할 수 있는 차원터널.
그곳은 때 아닌 대란으로 관리자들이 맴돌고 있었다.
콰아앙!
그때, 차원터널 속에 느닷없이 게이트가 거대한 용권풍에 휩쓸려 깨져나갔다.
깨진 게이트 너머로 엘니뇨와 라니냐가 튀어나왔다.
엄청난 한파로 눈과 얼음에 뒤집어 쓴 남매는 상당히 열이 받은 듯 보였다.
“어디 있어! 그 자식!”
“……늦었다.”
“젠장! 길만 알았어도.”
게오르그의 말에 엘니뇨는 이를 갈았다.
방금 전까지 얼음미궁을 헤매는 바람에 시간을 지체한 게 상당히 타격이 컸다.
“오빠, 이제 그만하자. 졸리고 피곤해.”
엘니뇨의 손을 꼭 붙들고 있던 라니냐는 그렇게 한마디를 남긴 후 엘니뇨의 어깨에 기대 잠들었다.
관리자가 되고 나서 이렇게 힘을 소진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엘니뇨는 눈살을 찌푸리며 게오르그를 쳐다봤다.
“게오르그, 너도 꼴이 말이 아니군.”
“너희들과 달리 난 이 녀석이 없으면 이동이 불가능하니까.”
게오르그는 날개를 녹이고 있는 자신의 와이번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자신들도 당했기 때문에 엘니뇨는 더 이상 뭐라 못하고 고개를 두리번거리며 전황을 살폈다.
얼마 안 가 새근새근 곯아떨어진 혼돈을 발견했으나…….
“저 녀석은 어차피 기대도 안 했고.”
슬쩍 외며하며 주변을 둘러보며 힘껏 소리쳤다.
“파프니르 녀석은 어디 있지?”
우웅.
엘니뇨의 한 마디에 바로 뒤로 적색 빛이 발출되며 한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적발과 호박색의 눈빛을 가진 2미터 장정의 사내.
그의 오른쪽 눈에는 전에는 없던 큰 자상이 남겨져 있었다.
“네 녀석도 당한 건가?”
엘니뇨의 물음에 파프니르는 빠득 이를 갈았다.
“그 자식 반드시 죽여 버리겠어.”
게오르그는 무덤덤한 기색으로 그에게 말했다.
“죽이려면 그 소재지를 알아내야지. 어디 있는지 알겠나?”
파프니르는 고개를 저으며 분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녀석은 이미 코어에 접근했다.”
“……그렇군.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게오르그는 씁쓸한 말투로 한마디를 남겼다.
관리자를 포함해 플레이어들은 코어의 존재는 자각하고 있으나…….
코어의 위치는 늘 무작위로 바뀌고 가장 안전한 곳에 있기 때문에 찾아낼 방도는 없다.
그것은 칠대마왕이나 뱀조차 이루지 못한 일이었다.
한데, 하계에서 온 조무래기가 코어에 접근한다?
그것은 관리자로서 납득하기 굉장히 어려운 일이었다.
“……마치 필모어를 보는 것 같군.”
“……?!”
게오르그의 말에 관리자들은 눈을 부릅떴다.
필모어.
그 이름은 탑에 가장 은폐된 진실을 파헤치고 밝혀낸 자다.
기록에 적혀 있지 않았지만 만약 그라면 코어의 위치를 알 수 있지 않았을까?
파프니르는 분노 어린 음색으로 입을 뗐다.
“이미 죽은 녀석의 이야기는 필요 없어. 코어에 접근했더라도 녀석은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그의 말에 모든 관리자들이 공감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파프니르가 분한 것은 결코 건우를 놓쳐서가 아니다.
그의 분노의 원인은 자신의 손으로 건우를 직접 죽일 수 있는 기회가 두 번 다시없다는 것이다.
엘니뇨는 아직까지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녀석은…… 누구지?”
게오르그는 팔짱을 끼며 답했다.
“글쎄. 가장 연장자인 네가 모른다면 알 길은 없지.”
냉정한 척했지만 방금 전의 전투에 고양돼 있던 게오르그는 미미하게 손을 떨었다.
할 수 있다면, 못 다한 승부를 펼치고 싶었다.
마음이 떨렸다.
지금까지 탑 역사상 전례 없는 일에 흥분이 주체되지 않았다.
“만약 녀석이 살아남는다면 어떻게 되지?”
이렇게 만약이라고 혹시 모를 상황에 대해 언급한 적은 관리자가 된 이래로 처음이었다.
우득.
그 질문에 파프니르는 주먹을 쥐었다 피며 답했다.
“반드시 찾아내서 죽여야지.”
그들의 모습을 빤히 쳐다보고 있던 엘니뇨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어째 둘 다 녀석이 살아남길 바라는 것 같은데?”
슬쩍!
파프니르와 게오르그는 엘니뇨를 쳐다보며 동시에 입을 맞춘 듯 말했다.
“제일 바라는 건 너겠지.”
느닷없는 팩폭에 엘니뇨는 새근새근 자고 있는 여동생, 라니냐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맞아. 꼭 살았으면 좋겠어. 나와 내 동생을 아프게 했으니 철저하게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만들어 줘야지.”
탑 내에서 결단코 벌어질 수 없는 천지가 요동칠만한 사건.
임무에 실패한 관리자들은 저마다 복수의 칼을 갈며 이 다음에 펼쳐질 일을 기대하고 있었다.
***
우웅.
새하얀 공백의 공간.
그것은 마치 우주가 생성되기 전의 배경인 것 같았다.
쿠구구구구.
키보토스로 수상한 공간에 부유 중이던 건우는 곧 눈가에 아른거리는 빛을 발견했다.
크리스탈처럼 반짝이는 빛 무리.
그 정체는 각 세계의 언어가 중첩된 3차원 다각도의 문자.
그리고 탑을 지탱하고 있는 중추.
“찾았다.”
그것이 틀림없이 코어였다.
건우가 반짝 미소를 지으며 키보토스의 머리끝을 코어로 향할 때.
“어떻게 이곳에 왔는지 모르겠지만, 난 피라미가 더 이상 설치는 꼴은 보고 싶지 않은데.”
문득 어디선가 들려오는 제 3자의 목소리에 건우는 바싹 긴장했다.
‘어디 있지?’
이번에는 아까와 달리 시선도 목소리의 진원지도 탐색이 불가능했다.
“여기야. 여기.”
목소리의 주인은 스스로 자신의 정체를 드러냈다.
스스스스.
놀랍게도 그는 키보토스의 갑판 위, 난간에 엉덩이를 걸터앉아 있었다.
꼬리를 흔들거리는 목소리의 주인은 사람이 아닌 원숭이.
머리에는 긴고아를 걸치고 있었고.
탁탁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손에 쥔 여의봉으로 어깨를 두들기고 있었다.
“……너는.”
그 인상착의에 대해서 수없이 들어온 건우는 너무 놀라 턱을 떨어뜨릴 뻔했다.
원숭이는 불처럼 일렁이는 적안을 치켜뜨며 자신의 소개를 했다.
“이 몸은 제천대성이라 칭하는 자. 코어를 수호하고 있는 관리자지.”
1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