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Recovery Mage RAW novel - Chapter (191)
돌아가기SSS급 리커버리 마도사
190화
“하아, 하아”
탁한 숨이 턱 끝에 차올랐다.
타닷!
하지만 목적지를 향해 뛰는 다리는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아니, 건우는 오히려 더욱더 속도를 높였다.
능력을 쓸수록 마력은 텅텅 비어 고갈이 되기 일보 직전이었지만.
[공령지체를 통해 대기 중의 마나를 흡수합니다.]바뀐 체질은 대기 중의 마력을 게걸스럽게 먹어치우며 부족한 마력을 대신 채워 주었다.
효과는 그뿐만이 아니었다.
꿈틀!
범인이라면 그대로 당했을 법한 스텔스 비틀들의 공격이었으나 체질을 통해 얻은 기감으로 감지가 가능했다.
서걱!
그저 상대가 단순한 먹잇감이라고 생각했던 스텔스 비틀들은 롱소드의 궤적에 베어져 죽음을 맞이할 수밖에 없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그럴 때마다 거듭 레벨이 상승한다는 알림이 귓가에 맴맴 돌았다.
“음소거 시켜. 짜증나니까.”
스텔스 비틀을 상대로 사력을 다하고 있던 건우의 명에…….
[음소거 기능이 ON으로 표시됐습니다.]시스템 알림음은 쥐 죽은 듯 꺼졌다.
반짝!
정신없이 내달리던 중 셀라임의 빛 무리가 계곡 쪽으로 향했다,
부와아아아아앙!
-등급: ★★★
-설명: 1층계 튜토리얼 연계 몬스터, 식인을 하고 단단한 갑각을 지니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인비저블 스킬로 모습을 숨길 수 있다.
플레이어를 섭취했을 시, 능력치가 대폭 상승해 3성까지 오른다.
-능력치
체력: 1200 공격력: 1000 방어력: 1500 마력: 800
본진의 습격을 막기 위해서인지 집채만큼 큰 덩치를 가진 스텔스 비틀들이 떼거지로 건우를 습격했다.
[찰나의 복원을 시전했습니다.]콰콰콰콰콰콰쾅!
녀석들은 한층 더 단단해진 갑주로 쇠꼬챙이 일격들을 튕겨 냈다.
“어쩌라고?”
자존심이 상한 건우는 양손으로 롱소드를 쥐어 그대로 휘둘렀다.
카아앙!
스텔스 비틀의 턱과 부딪친 검에 요란한 불똥이 튀며 균열이 갔다.
[복원을 발동했습니다.]건우는 대수롭지 않아하는 표정으로 검을 복원시킨 뒤.
서걱!
스텔스 비틀을 두 동강 내고서 전력으로 또 다른 스텔스 비틀을 향해 뛰어들었다.
부와아아아아앙!
스텔스 비틀들은 거침없이 사람을 집어 뜯는 다수의 군집체로 사람들에게 절망과 두려움을 불러일으키는 탑의 재앙이었다.
서걱! 푸욱!
하나, 그 절망은 건우에게 통하지 않았다.
건우는 발을 멈추지 않고 스텔스 비틀에게 다가가 머리에 부러진 검신을 꽂았고, 부러진 검신은 그대로 복원되며 다시 스텔스 비틀을 베어나갔다.
원초적인 식인욕구만 가득한 무리 사이에서 건우는 능수능란하게 검을 휘두르며 적들을 도륙해 나가고 있었다.
쏴아아아아.
시체에서 튀는 무수한 녹색의 체액들이 폭우처럼 쏟아져 지상을 덮쳤다.
피피피피피핏!
그 와중에 분명 상처도 생겼지만…….
[복원을 발동했습니다.]복원 스킬로 인해 상처는 씻은 듯이 사라지고 녀석들의 시체는 늘어 갔다.
검 하나로 빚어진 어마어마한 학살에 시련의 신전으로 달려가고 있던 플레이어들은 일제히 경악했다.
“뭐, 뭐야? 저 녀석! 미친 거 아니야!”
“세상에 롱소드 하나로 저 무리를 유린한다고.”
“말도 안 돼! 저건 이미 튜토리얼이 필요 없는 플레이어라고.”
콰앙! 콰앙! 콰앙!
몸이 잘려 나간 스텔스 비틀들은 땅에 떨어지며 일제히 경련을 일으켰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연신 레벨이 상승하고 있지만 건우는 크게 개의치 않고 녀석들의 둥지로 추정되는 계곡으로 향했다.
저릿저릿!
둥지에 가까워지니 공령지체의 특성으로 얻은 기감이 계곡 끝의 불길한 존재를 감지한 듯 몸이 저절로 경련을 일으켰다.
“흐음 심상치 않은 게 있네. 우리 꼬맹이는 어디 있으려나.”
반갑지 않은 감각에 건우는 눈매를 지그시 좁히며 렌을 찾기 위해 기감을 확대했다.
***
스텔스 비틀들이 가득한 둥지.
그곳에는 수많은 플레이어의 주검이 널브러져 있었다.
키기기기기긱.
시체 무리 사이에서 숨을 꺼뜨리고 있던 렌은 스텔스 비틀들의 기척이 사라지자…….
“……살았다.”
가까스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조금 전 렌은 래쉬 일당 중 한 명에게 붙잡힌 상태로 스텔스 비틀에게 먹힐 뻔 했다.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녀석들은 렌과 일당을 그 자리에서 잡아먹지 않고 이곳 둥지에 갖다놓았다.
물론 대다수의 플레이어들은 스텔스 비틀에게 거칠게 저항하다가 죽음을 맞이했다.
렌은 숨을 죽이고 죽은 시신에 찰싹 달라붙어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살아 있을 수 있다니…….
정말 기적이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렌은 마냥 희망을 품지 않았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먼저 냉정하게 현실을 파악해야 하기 때문이다.
몬스터의 습성은 파악이 되지 않았지만.
구태여 플레이어들의 시체를 이곳에 데려온 이유는 하나밖에 되지 않았다.
“일부러 먹이를 이곳에 끌고 온 거야. 새끼나 보스를 위한 식사자리인가.”
어느 정도 추측이 끝난 렌은 오들오들 몸을 떨었다.
살아남을 수 있을까?
공포가 머리를 정복했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크게 걸리는 존재가 있었다.
‘어머니.’
그것은 물론 자신의 어머니, 시야였다.
시야를 떠올린 렌은 저도 모르게 눈시울이 젖어 들었다.
“이렇게 되면 화풀이하지 말걸.”
오지 않는 아버지를 기다린 세월이 야속해서 한마디를 툭 쏜다는 게 어머니의 마음에 비수를 꽂아버렸다.
“살아서 나간다면, 꼭 사과할 거야.”
파르르르르.
렌은 두려움에 손을 떨며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수인은 보통 플레이어에 비해 후각과 청력이 발달했기 때문에 이 주변에 스텔스 비틀들이 없다는 것을 가까스로 인지할 수 있다.
어째서 녀석들이 자리를 비웠을까 싶지만.
빠져나가려면 지금이 가장 시기적절한 때였다.
스산하게 비춰오는 달빛에 의지해 주변을 관찰한 렌은 얼마 안가 지형을 완전히 파악할 수 있었다.
주변은 암벽으로 둘러싸여 있다.
탈출할 수 있는 구멍은 녀석들이나 왕래할 수 있는 위로 치솟은 구멍 하나뿐이었다.
“진짜 둥지잖아.”
렌은 푸념 어린 소리를 늘어놓으며 암벽에 손을 올렸다.
바로 그 순간.
까드드드득.
끔찍한 울음소리가 귓가를 자극했다.
어디서 울리는 거지?
주변은 완전히 암반으로 둘러 싸여 있는데?
대체 어디서?
전신의 신경을 극대화하는 순간.
콰아아앙!
맞은편에 있던 암벽이 부서지며 은신 상태의 스텔스 비틀이 게걸스럽게 둥지에 놓여 있는 시체들을 먹어치우기 시작했다.
콰직! 콰직!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서 사람의 육신이 뜯기며 사라지는 광경은 그로테스하기 짝이 없었다.
수십 구의 시체가 사라지기까지는 5분도 채 되지 않았다.
그걸로도 모자랐는지 대기 중에 모습을 감추고 있는 녀석은 다음 먹잇감을 찾고 있다.
꿀꺽.
숨을 죽이고 있던 렌은 목구멍에 고인 침을 삼켰다.
들키면 죽는다.
공포에 절은 표정으로 녀석이 물러나기를 간절히 기도했지만.
부스럭!
렌의 발끝에 튕긴 돌덩이가 굴러가는 소리를 녀석은 감지해 버렸다.
부와아아앙!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공기의 움직임이 거대한 기척의 소리가 녀석의 행동을 예측해 주었다.
녀석은 지금 육중한 몸을 띄워 렌에게 향하고 있었다.
“으아아아아악!”
렌은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결국 비명을 지르며 눈을 질끈 감았다.
녀석의 턱에 씹어 먹히기 일보 직전.
콰앙!
전신의 고통 대신에 거대한 굉음이 귓가의 고막을 심하게 때렸다.
파르르르.
무심코 실눈을 뜬 렌은 곧 눈앞에 펼쳐진 풍경에 눈을 부릅떴다.
키에에에에에에엑!
눈앞에는 7미터는 돼 보이는 거대한 스텔스 비틀이 머리가 깨진 채, 피를 주르륵 흘리고 있었다.
인비저블을 푼 녀석은 자신의 머리를 깨뜨린 적을 쳐다보았다.
눈앞에 있는 적은 그보다 훨씬 작은 인간으로 손에는 큼지막한 동족의 머리를 들고 있었다.
“앗 드러워.”
건우는 녹색의 체액으로 가득 젖은 손을 쳐다보며 험악하게 인상을 찡그렸다.
그러고는 손에 들고 있는 스텔스 비틀의 머리를 집어던졌다.
“서, 설마 그걸로 깬 거야? 건우 형.”
“롱소드보다는 단단하더라. 뭐 때문에 개고생하며 베어서 온 건지.”
건우는 착잡한 표정을 지으며 렌의 옷을 수건 삼아 체액을 닦아냈다.
“옷으로 닦지 마!”
아까까지의 긴장은 온데간데없이 렌은 건우에게 버럭 화를 냈다.
따악!
건우는 그런 렌의 이마를 손가락으로 강타했다.
“끄아아아악! 이게 뭐하는 짓이야.”
렌은 이마를 붙들며 고통을 호소했다.
건우는 그런 렌에게 냉담하게 한마디 내뱉었다.
“돌아가면 엄마한테 사과하는 거다.”
“……응.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렌은 시야뿐만 아니라 건우에게 사과의 한마디를 남겼다.
그러다가 어떤 사실에 흠칫 놀라며 고개를 들었다.
“서, 설마 여기 형 혼자 온 거야?”
“혼자 왔으니까 여기 있지.”
건우는 팔, 다리, 목 등을 풀어 주며 자신에게 적의를 표출하는 스텔스 비틀을 노려보았다.
-등급: ★★★
-설명: 튜토리얼 최종보스.
식인을 하고 단단한 갑각을 지니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인비저블 스킬로 모습을 숨길 수 있다. 플레이어를 섭취하여 능력치가 3성까지 대폭 상승한 상태다.
인비저블 외에도 외피 강화 능력을 갖추고 있다.
-능력치
체력: 3200 공격력: 2200 방어력: 5000 마력: 3700
상태창을 확인한 건우는 거만하게 어깨를 풀었다.
“오호라, 네가 메인 디쉬냐?”
키이이이이익!
“혀, 형 빨리 도망쳐야 돼. 저 녀석 아무리 봐도 튜토리얼의 수준을 벗어났어.”
“도망가면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그, 그건?!”
건우의 퉁명스런 반박에 렌은 할 말을 잃었다.
툭.
건우는 피식 웃으며 렌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주제넘게 말을 하자면, 남자는 외면할 수 없는 이유가 있어 싸움을 피할 수 없는 거야. 아마 너희 아버지도 마찬가지 아닐까?”
“…….”
나지막이 말을 한 건우는 롱소드를 든 채, 비틀킹에게 돌진했다.
***
카앙! 카앙! 카앙!
단단하기 그지없는 비틀킹의 외피를 롱소드는 쉼 없이 파고들려고 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침투는 무산이 됐다.
왜냐하면 녀석은 튜토리얼 연계 몬스터라고 하기에는 무지막지한 스탯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째서일까?
사투를 벌이는 와중에 건우는 생각했다.
‘질 것 같지 않아.’
우웅.
레벨업을 통해 힘이 상승된 상태였다.
무엇보다 상대는 지금까지 상대해 온 강적에 비해 훨씬 연약한 몬스터였다.
겨우 시스템으로는 건우의 강함을 측정할 수 없다.
난 교란자다.
이 탑에 질서를 무너뜨리고 혼란을 불러 온 장본인이다.
카앙! 카앙! 카앙! 카앙! 카앙!
심신일체.
굳센 의지는 곧 몸으로 표출됐다.
검속은 말도 안 되게 급상승해 비틀킹의 시야와 감각을 어지럽혔다.
단단한 외피에 롱소드는 거듭 무뎌졌지만, 그만큼 복원하는 속도도 빨라 결국 의미는 없었다.
쩌적.
결국 건우의 계속되는 공격에 녀석의 외피에 금이 갔다.
키에에에엑!
위화감을 느낀 비틀킹은 단숨에 건우를 집어삼키려고 했다.
그 순간.
[거듭된 기감의 사용으로 초감각 스킬을 되찾았습니다.]슬로우 모션이 펼쳐진 것처럼 녀석의 움직임이 한없이 느려졌다.
스윽.
건우는 마치 깃털처럼 가뿐하게 녀석의 턱을 피한 뒤, 목 사이를 검으로 꿰뚫었다.
카앙!
그 와중에 힘조절을 잘 못했는지, 검신이 부러져 나갔지만.
[찰나의 복원을 시전했습니다.]건우는 순식간에 그것을 두 자루로 복원시켜 다시금 목을 찍어 눌렀다.
카카카카카카캉!
날카로운 쇳소리가 고막을 심히 자극했다.
비틀킹은 죽을 수 없다는 듯 마지막 몸부림을 쳤다.
카아아앙!
그 결과, 다시 한번 검이 분질러졌다.
콰앙! 콰앙!
동시에 염산 같은 녀석의 체액이 건우에게 쏟아졌지만.
건우는 몸을 젖히며 그것들을 피해 낸 뒤, 부러진 검자루를 붙들었다.
[복원을 발동했습니다.]조각난 쇳조각들은 순식간에 달라붙으며 원래의 형체로 복원됐다.
스스스스.
그와 동시에 검신에 미미하지만 검은 오러가 뒤덮였다.
건우는 나지막이 한마디를 중얼거렸다.
“니제르, 일식, 암섬(Dark slash)”
쩌저저저적 콰아아아앙!
건우의 기척은 어느새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대신 검은 빛줄기가 비틀킹의 반 토막 내버렸다.
1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