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Recovery Mage RAW novel - Chapter (194)
돌아가기SSS급 리커버리 마도사
193화
“……내가 2위?”
뜻밖의 결과에 솔로몬은 넋을 놓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뭘 똥 씹은 표정을 짓고 있어? 이길 줄 알았나 봐.”
라고 말하는 1위의 도발에 곧 눈빛이 살벌해졌다.
주변에 있던 부하들은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몸을 떨었다.
플레이어, 솔로몬.
아직 1층계에 머물고 있어 명성을 떨치려면 다소 시간을 걸릴지 모르지만.
그는 여러 가지로 하이 랭커에 자리매김을 할 인재였다.
1층계 크루즈 왕국의 왕태자로서 선천적으로 어둠 속성의 마나를 지니고 태어났다.
성격은 잔인하고 교활했는데.
어렸을 적에는 어린 강아지를 죽이고서 했던 말은 모두를 섬뜩하게 만들었었다.
-약해서 죽은 것뿐이잖아.
-이런 빈약한 거 말고 다른 거 줘. 사자나 늑대 같은 것들.
생명을 부수고 망가뜨리고 이용하는데 그는 선천적인 재능을 지녔다.
정정, 선천적인 재능은 어감과 표현이 알맞지 않다.
그것은 악마의 재능이었다.
사나운 맹수들이 고작 10 살배기에게 굴복했다.
더군다나 사건은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솔로몬의 맹수들은 민가를 습격하기까지 했다.
수사자의 등에 올라탄 솔로몬은 절규하는 백성들을 보며 조소를 그렸다.
악질적인 아들의 기질에 아버지는 진노할 수밖에 없었다.
처벌을 하기 위해서 솔로몬과 대면했을 때.
솔로몬은 오히려 기가 차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당신은 이제 제 아버지가 아닙니다. 왜냐하면, 그 분이 절 자식으로 선택해 줬거든요.
대뜸 내뱉는 패륜적인 언행.
하지만 크루즈 왕국의 국왕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솔로몬의 말이 모두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꿈틀.
찰나의 순간이었지만, 국왕은 보았다.
솔로몬의 뒤에서 그림자처럼 움직이는 똬리를 튼 뱀을…….
처음부터 알고 보지 않았더라면?
먹구름이 스쳐 지나갔을 거라고 여겼을지도 모른다.
뱀의 존재감은 불길하고 거대하기 짝이 없었다.
탑의 30%의 영역을 지배하고 있는 ‘똬리를 튼 뱀’.
위대한 성좌가 자신의 아들을 택했으니 크루즈의 국왕으로서도 어찌 손을 쓸 수 없었다.
솔로몬을 건드린다는 것은 곧 크루즈 왕국의 멸망을 뜻했기 때문이다.
그 뒤로도 솔로몬은 수많은 만행을 저지르며 성장했다.
한데, 승승장구 잘 나갈 것만 같던 인생에 느닷없이 돌부리가 튀어나왔다.
20cm정도 체격차이가 나는 동양인의 이목구비를 가진 남자.
시스템은 그를 최건우라고 지칭했다.
‘하찮은 놈이!’
솔로몬은 눈살을 찌푸리며 건우에게 으름장을 놓았다.
“거만 떨지 않는 게 좋을 거다. 아슬아슬하게 이겼다고 내가 우스웠나보군.”
“어떨까나?”
건우는 싱긋 웃으며 집계된 보상이 적힌 시스템 창을 검지로 가리켰다.
“우와아아아아!”
그때 일제히 사람의 탄성이 터져 나왔다.
당연히 상위 랭킹에 있는 사람일수록 보상은 자연 커질 수밖에 없었다.
사람들은 자신의 보상보다 상위 랭커 2명의 보상에 시선을 빼앗겨 있는 상태였다.
[2위, 솔로몬]-마정석 보유 숫자: 320개
-튜토리얼 공적치: AA
[회수한 마정석 외 공적치까지 가산하여 1107포인트를 획득하셨습니다.] [상위랭킹 보상으로 스킬카드. ‘융화’를 획득하셨습니다.]3위와 4위의 포인트를 다 합쳐도 솔로몬은 그 두 배를 받은 상태였다.
게다가 상위랭킹 보상, ‘융화’도 레어급 스킬임이 분명했다.
“저 1위는 완전히 미쳤는데.”
“그러게. 저거 지금까지 튜토리얼에서 역대급 아니야?”
“……”
사람들의 탄성 사이에서 솔로몬은 내면에 있던 자신감이 와장창 깨졌다.
[1위, 최건우]-마정석 보유 숫자: 1020개
-튜토리얼 공적치: SSS
[회수한 마정석 외 공적치, 특별 공적치까지 가산하여 20000포인트를 획득하셨습니다.] [상위랭킹 보상으로 로스트 스킬카드 ‘……?’를 획득하셨습니다.] [튜토리얼 보스를 잡은 스페셜 보상으로 ‘스텔스 비틀킹의 투구갑’이 주어집니다.]건우는 솔로몬을 힐끔 쳐다보며 말했다.
“아, 아슬아슬했네. 조금만 더 하면 20000포인트 차로 벌릴 수 있었는데.”
“……?!”
솔로몬은 희번득 눈을 뜨며 건우를 죽일 듯 노려보았다.
“아이쿠, 무서워라.”
전혀 무섭지 않다는 표정으로 솔로몬에게 윙크를 하며 건우는 발걸음을 돌렸다.
“거, 건우 형. 아, 아까 럼한테 들었잖아. 무서운 남자라고.”
툭.
건우는 렌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인사만 한 거야.”
“인사만 하기는! 딱 봐도 도발밖에 한 거 없잖아. 나중에 해코지하려면 어떻게 하려고 그래!”
렌의 걱정은 진심이었다. 탑은 다양한 종족과 배경을 가지고 있는 플레이어 들이 모여든 장소.
사소한 도발이 곧 죽음과 직결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해해. 렌. 내가 원래 적을 잘 만드는 스타일이거든. 그래서 말했잖아. 감당하지 못하게 되면 도망가라고.”
“…….”
어이가 없어 할 말을 잃은 렌은 생각했다.
어쩌면 나는 스승을 잘못 선택한 게 아닐까 하고.
렌이 한창 고심이 깊어질 즈음, 건우는 이번에 받은 보상을 확인했다.
제일 먼저 확인한 건, 물음표로 된 스킬 카드였다.
[스킬카드를 개봉하겠습니까?]자연스럽게 수락을 클릭하니, 곧 스킬카드에 대한 정보가 떠올랐다.
등급: 유니크
설명: 아티팩트를 결합하는 스킬.
아티팩트 조제 중 등급이나 내구도가 떨어지는 단점은 있으나.
노멀에서 전설까지 아티팩트의 등급을 상승 및 재창조시킬 수 있다.
[재창조 스킬을 터득하시겠습니까?]“습득.”
띠링.
[재창조 스킬을 터득하는 데 성공하셨습니다.]‘쓸 만한 스킬을 얻었어.’
두둑.
건우는 손의 관절을 풀며 피식 웃다가 다음 보상을 살폈다.
-등급 : 레어.
-설명 : 탈피한 스텔스 비틀킹의 허물을 조재해 만든 갑옷.
착용감과 무게감에 큰 부담이 없어 플레이어들이 선호하는 갑옷 중 하나다.
-내구도 70/70
*물리방어력 40 증가, 인챈트 된 외피강화스킬 사용 시 200까지 증가한다.
*인비저블 스킬이 인챈트 되어 있으며 최대 1분까지 가능하다.
탁.
인벤토리에서 투구갑을 꺼내든 건우는 렌에게 그대로 던졌다.
“이, 이건 왜?”
렌은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으로 건우를 바라보았다.
“네가 착용하고 있어. 수인이라고 해도 몸을 보호할 줄은 알아야지.”
“지, 진짜 입어도 돼?”
스페셜 보상으로 받은 것을 이리 쉽게 건네주다니.
렌은 도저히 믿기지 않는 표정으로 건우를 바라보았다.
“싫으면 말고.”
“아, 아니야. 입을게.”
렌은 주변의 눈치를 살피며 갑옷을 착용하기 시작했다.
보상 지급이 끝나고 잠시 후.
“크흠.”
게으른 드워프, 토그는 자신이 경솔했다는 것을 느끼고는 헛기침으로 어색한 상황을 무마하려 했다.
“보상 지급이 끝마친 관계로 2차 튜토리얼에 설명드리겠습니다.”
스스스스스.
토그가 말을 끝마친 순간.
신전의 문에서 게이트가 모습을 드러냈다.
쿠구구구구.
게이트에서 방출되는 음산한 기운에 사람들은 고인침을 꿀꺽 삼켜 넘겼다.
토그의 얼굴 역시 게이트에서 흘러나온 시퍼런 기운에 노출됐다.
“2차 튜토리얼 무대는 하운드 백작의 유령저택입니다.”
“하운드 백작?”
낯선 이의 이름에 렌은 고개를 갸웃했다.
“맙소사!”
반면 럼을 비롯해 플레이어들은 창백한 표정으로 절망했다.
토그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 눈을 반쯤 감으며 플레이어들을 한심하게 쳐다보며 입을 뗐다.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말하자면, 하운드 백작은 10층의 플로어 마스터, 필리프 4세의 조상이기도 하죠. 앞서 말한 이 두 분은 지나친 전쟁광입니다.”
“나, 난 그만둘래.”
설명을 듣기도 전에 플레이어들은 일제히 기권을 선언했다.
토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이야기를 계속 했다.
그의 입장에서는 싸움이 두려워 물러난 패배자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등반을 포기한 플레이어에게 관용을 베푸는 관리자는 없다.
“왜 해 보기도 전에 포기하는 거지?”
렌이 순진무구한 표정으로 의문을 가질 때.
토그가 그에 대한 답을 내뱉었다.
“아시다시피 하운드 백작의 저택에서 죽은 이의 숫자는 총 4만 3017명입니다.”
“……!”
엄청난 숫자에 렌의 얼굴이 일순간 창백하게 물들었다.
전쟁터도 아니고 일개 저택에서 어떻게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죽을 수 있단 말인가.
토그는 냉소 섞인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2차 튜토리얼은 몬스터가 돼버린 망령들이 있는 저택 내에서 가장 값어치가 있는 물건을 가지고 오는 겁니다. 물론 이번 보상도 공적에 따라 차등 지급될 겁니다.”
띠링.
-퀘스트 진행 관리자: 게으른 드워프, 토그
-달성 조건: 수많은 망령군단을 제치고 가장 값어치 있는 물건을 가져와라.
-파티 플레이도 가능합니다.
난이도: 상
[퀘스트 아티팩트: 신성력을 머금은 롱소드가 주어집니다.]“이걸로 망령을 퇴치하라는 건가?”
건우는 지급받은 롱소드를 눈매를 좁히며 바라보았다.
단순한 노멀 아티팩트지만 유령을 퇴치할 수 있도록 신성력이 깃들어 있었다.
“거, 건우 형.”
건우와 똑같이 롱소드를 들고 있던 렌이 창백한 표정으로 말을 걸어왔다.
“왜?”
“서, 설마 우리가 해치고 가야 할 망령이 4만이라는 건 아니겠지.”
건우는 관자놀이를 긁적이며 한마디를 내뱉었다.
“맞는 것 같은데.”
쿠쿵.
렌은 돌이 된 것처럼 그 자리에서 경직돼 버렸다.
“소, 솔로몬님!”
상황이 무척이나 긴박하고 중대한 것임을 깨달은 플레이어들은 일제히 상위랭커에게 몰려들었다.
2차 튜토리얼은 파티를 맺어야만 통과할 수 있다는 것을 모두 인지한 것이다.
렌과 레이크에게도 달라붙는 이도 부지기수였으니.
당연히 1위인 건우에게도 플레이어들이 일제히 달라붙기 시작했다.
건우는 싱긋 웃으며 주변에 달라붙은 플레이어에게 말했다.
“파티는 거부할게요. 자기 일은 스스로 합시다. 귀찮으니까 저리 가주시겠어요.”
웃으면서 내뱉는 냉담한 거부에 플레이어 들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일제히 욕설을 내뱉었다.
“미친 새끼. 아무리 1위라고 해도 정도가 있지.”
“혼자서 얼마나 잘 해먹나 두고 보자.”
“싸가지 없는 놈. 예의 밥 말아 처먹었네.”
부러움과 시샘, 질투가 섞인 험담이었지만.
건우는 듣는 척도 하지 않았다.
“괜찮은 거야?”
렌은 걱정이 되는 시선으로 건우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내 동료가 될 수 있는 사람은…….”
말에 매듭을 짓기 전.
모두가 상위 랭커한테 파티를 요청하기 위해 흩어질 때.
유독 한 사람만 건우를 뚫어질 듯 응시했다.
그는 줄곧 같이 대화를 하고 있던 럼이었다.
“할 말 있어?”
나른하게 건네는 건우의 말에 그는 크게 호흡을 몰아쉬다 힘껏 소리 지르며 고개를 조아렸다.
“부탁할게! 날 파티에 합류시켜 줘!”
“거절할게.”
돌아오는 것은 냉담한 거부.
보통의 플레이어라면 좀 더 승산이 있는 파티를 맺기 위해 분주히 돌아다니겠지만.
럼은 달랐다.
타악.
거부는 거부하겠다는 듯 그는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었다.
“그런 거 하지 말지. 불편한데?”
효과는 있었는지 건우는 진심으로 부담된다는 표정을 지었다.
“꼭 등반해야 될 이유가 있어. 하라는 건 전부 할게. 이유도 숨김없이 말할게. 절대 민폐는 되지 않을 거야.”
절박함이 가득 찬 말에도 건우는 냉담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럼은 아랫입술을 꽉 깨물며 조용히 입을 뗐다.
“난 필리프 4세와 누구보다 관련이 있어. 그들의 집안에서 제일 아끼는 재보와 물건도 알고 있지.”
“흐음”
구미가 당기는 제안에 건우는 슬그머니 눈매를 좁혔다.
과연 이 녀석의 말은 거짓일까? 진실일까?
사실이면, 2차 튜토리얼을 고득점으로 통과하는 건, 거의 확정이기 때문이다.
‘메모리 리딩 스킬만 있었어도 진위를 파악하는 건 쉬웠을 텐데.’
건우는 제약의 법칙으로 잃어버린 스킬, 메모리 리딩을 떠올리며 아쉬운 기색을 내비쳤다.
‘그래도 거절이야.’
렌이야 갚아야 할 빚이 있으니 그 부담을 떠안기로 했지만.
럼은 경우가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바로 그때였다.
-믿어 주거라.
지금까지 얌전히 있었던 세이비어가 넌지시 한마디를 던졌다.
‘왜요?’
-결심한 남자는 절대 자신의 신념을 배신하지 않거든.
세이비어의 충고에 건우는 슬쩍 럼을 쳐다봤다.
그 눈빛에는 어떤 것을 꼭 이루어야만 한다는 열정이 담겨 있었다.
‘에휴, 그냥 손해 본다 치자.’
건우는 한숨을 내뱉은 뒤, 럼에게 말했다.
“일단 이야기부터 들어 보지.”
1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