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Recovery Mage RAW novel - Chapter (198)
돌아가기SSS급 리커버리 마도사
197화
필리프 4세의 뿌리를 증명할 수 있는 구족의 혈서.
화륵.
그것이 지금 이 순간 무가치한 잿더미로 변해 날아가고 있었다.
솔로몬은 믿기지 않는 표정으로 건우를 노려보았다.
처음이다.
이런 미친놈을 보는 건…….
방금 그의 행위는 10층의 플로어 마스터, 필리프 4세에 대한 도발이었다. 탑에서 가장 잔학하기로 소문난 전쟁광의 애장품을 태우다니.
아무리 생각해도 제정신으로 저지를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네놈.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알고 있는 거냐?”
“쓰레기들의 족보를 태운 것뿐인데. 왜 그럴까?”
건우는 나른한 표정으로 솔로몬과 하운드 백작을 올려다봤다.
“불만 있어?”
울컥!
도발적인 눈빛에 가장 먼저 반응한 것은 하운드 백작이었다.
“네놈!!”
그는 거대한 칼로 즉각 건우의 몸을 덮쳤다.
카앙!
하지만 위압적인 기세가 무색하게 건우는 팬텀 소드를 역수자로 쥐며 어렵지 않게 그의 공격을 막아 냈다.
“한 손으로 막아 냈다고?”
솔로몬은 휘둥그레 눈을 떴다.
하운드 백작은 3성급의 최종보스로 플레이어들이 파티를 맺어야만 사냥이 가능한 막강한 존재였다.
한데, 그런 존재의 공격을 한 손으로 막아 내다니.
아무리 생각해도 쉽게 납득이 되지 않았다.
‘화근이 되기 전에 죽여야 되겠군.’
팔락!
솔로몬은 본능적으로 비스트666의 마서의 책장을 휘저으며 마수를 소환했다.
스윽, 스윽, 스윽.
책장에서 튀어나온 섀도우 울프들이 일제히 융합하며 세 개의 머리를 가진 거대한 맹견이 되었다.
크르르르르르르.
켈베로스는 하운드 백작을 대신해 건우를 향해 적의를 내세웠다.
“눈 깔아줄래? 잔챙이들이 노려보는 건 이제 짜증나거든.”
채앵!
건우는 그대로 손목을 비틀어 하운드 백작의 검을 자연스럽게 흘려보냈다.
그와 동시에 인벤토리에서 무언가를 꺼내 들었다.
마치 금속으로 이루어진 것만 같은 거대한 뿔.
그것은 예전 전직 퀘스트 때, 습득한 바포메트의 뿔이었다.
“뭐하려는 수작이지?”
솔로몬의 질문에 건우는 비아냥거리며 답했다.
“잔챙이가 상대라도 무기는 좀 튼튼하게 업그레이드 해 두는 게 좋지.”
스윽.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재창조 스킬을 발동했습니다.] [바포메트의 뿔과 팬텀소드가 결합됩니다.]머릿속으로 재구성된 아티팩트의 이미지가 형성됐다.
빠직!
재창조 과정에 어떤 트러블이 발생했는지 무기에 균열이 갔지만.
[복원을 발동했습니다.]실패는 존재하지 않는다.
내구도가 하락하는 일도 허용되지 않는다.
찰나의 시간 동안, 기능과 외관이 세련되게 향상된 단검이 건우의 손에 쥐어졌다.
띠링.
-등급 : 유니크
-설명 : 극상의 소재 아이템, 바포메트의 뿔과 명계석이 결합된 단검
-내구도 120/120
*30% 확률로 물리방어력 무시하고 영체에 해를 입힐 수 있다.
*민첩 속도 200% 상승
*물리 공격력 100 상승
모두가 동요하는 사이.
서걱! 서걱! 서걱!
건우는 팬텀 스피릿 소드를 난잡하게 휘두르며 켈베로스를 종잇장처럼 갈가리 찢어 버렸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건우는 새로 얻은 아티팩트의 그립감에 만족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예사롭지 않은 상황에 위화감을 느낀 건지…….
-죽어! 죽어!
뒤에서 하운드 백작이 연거푸 검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카앙! 카앙!
건우는 초감각을 한껏 발휘하여 그의 공격을 회피 및 반격하며 솔로몬을 향해 다가갔다.
“오, 오지 마!”
절규한 솔로몬은 다시 비스트666 책장을 휘저으며 마수를 소환하려고 했으나…….
콰직!
그보다 먼저 건우의 주먹에 얼굴이 찌그러질 듯 가격했다.
“크아아아아아악!! 죽여 버리겠어!! 이 개자식!”
지면에 볼품없이 나뒹군 솔로몬은 얼굴을 붙들었다.
“뭐야? 한 번 놀아보자고 온 거 아니야? 일어서. 솔로몬.”
건우는 활짝 웃으며 솔로몬이 일어나길 기다렸다.
-무시하지 마라!
콰아아앙!
자신을 조무래기 취급하는 기세에 결국 하운드 백작이 전신의 기력을 폭발시켰다.
콰앙!
그 일격을 맞받아친 건우는 살짝 눈매를 찌푸렸다.
……강해졌다.
과연 최종보스라는 명성에 걸맞게 그의 진짜 힘은 간과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파앗!
결국 건우는 하운드 백작과 거리를 벌리며 날카롭게 직시했다.
강력한 영력을 내뿜으며 흉포하기 그지없는 붉은 안광.
-등급: ★★★
-설명: 2차 튜토리얼 최종보스.
자신의 영지를 확대하기 위해 전장에서 희열을 느끼는 전쟁광. 영지를 죽음의 대지로 뒤바꾸었으며 정복한 전쟁 중에 광기의 폭군이라고 불려왔다. 현재는 원한과 집념, 혈통에 대한 집착만이 남아 있다.
-능력치
체력: 4200 공격력: 3200 마력: 5700
-죽어라. 하운드! 하운드!
-네놈은 존재하면 안 돼!
주변에 있던 데스마스크의 망령들은 일제히 하운드 백장을 향해 원성과 비난, 욕설을 내뱉었다.
-닥쳐라! 천한 것들이 주제도 모르고 어디서!! 써 준 것만 해도 감사하게 여겨야 될 것을!
하운드 백작은 일갈을 터뜨리며 망령들을 다그쳤다.
쿠구구구구.
“자, 장난 아니잖아.”
밀집한 망령들로 인해 뒤숭숭해진 분위기에 럼은 고인침을 꿀꺽 삼켰다.
아무리 봐도 인간이 제정신으로 버틸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다.
한데, 어째서일까?
‘어째서 저 남자는 이렇게까지 태평하게 있을 수 있는 거지.’
튜토리얼 보스와 마주친 상황.
누구라도 그 위기에 공포를 느껴야 될 터였다.
한데, 건우의 표정에는 그런 감정이 전혀 서려 있지 않았다.
내포돼 있는 감정은 분노.
그것 외에는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웠다.
‘어째서 화를 내고 있는 거지?’
얼마 안 가 건우는 스스로 분노의 이유를 밝혔다
“왜 너 같은 쓰레기를 위해서 죄 없는 사람들이 희생돼야 되는 거지?”
-네놈은 기반을 닦기 위한 거름을 희생이라고 쓰나? 어처구니가 없군.
“……너희는 그냥 더러운 피 냄새가 나는 미친놈들이야. 아주 대단하다고 착각했구나.”
-주둥이 닥쳐라. 천한 것!
눈이 뒤집힌 하운드 백작은 이번에는 방패를 버리고 양손으로 건우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일격이 닿기 1초 전.
건우는 사전에 부숴놓았던 신성력이 담긴 롱소드의 파편들을 손에 가득 쥐어 그대로 던졌다.
[찰나의 복원을 발동했습니다.]콰앙! 푸욱! 푸푸푸푸푹!
허공에 무수하게 생성된 회귀의 링을 통과한 파편들은 수많은 롱소드로 복원돼 하운드 백작의 전신에 고슴도치처럼 박혔다.
-크아아아아아악!
그 기세에 하운드 백작은 검을 놓치고 괴성을 토해 냈다.
-크아아아악! 타들어 간다. 타들어 가!
온몸에 꽂힌 롱소드의 신성력은 그의 몸을 증발시키고 있었다.
푸욱!
건우는 강제로 무장해제가 된 하운드 백작의 눈에 팬텀 스피릿 소드를 찔러 넣었다.
“크아아아아악! 네놈! 눈을! 눈을!”
영체에 닿은 일격 때문일까?
하운드 백작은 눈물을 흘리며 고통을 호소했다.
푸욱!
전혀 동정심이 생기지 않았는지 건우는 검지와 중지를 베어 냈다.
-그만! 그만! 내가 잘못했어!
생전 느껴 보지 못한 고통에 하운드 백작은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건우를 지켜보았다.
“사람 가지고 노는 게 즐거웠으니까 똑같이 당해 봐야지. 내가 이래보여도 복수의 화신이거든.”
건우는 쪼개진 검의 파편을 들어 보였다.
[찰나의 복원을 발동했습니다.]임시지만 다시 제 모습을 되찾은 롱소드.
푸욱!
건우는 그 검을 그대로 하운드 백작의 목에 꽂아 넣었다.
-커, 커헉! 그만 제발 그만!
하운드 백작은 고통에 찬 표정으로 자비를 간청했지만.
“꺼져. 쓰레기 새꺄!”
콰앙!
건우는 다시 검의 파편을 던졌다.
푸욱! 푸욱! 푸욱! 푸욱!
또다시 찰나의 복원을 걸쳐 새로 복원된 롱소드가 그의 몸에 빼곡히 박혔다.
“크아아아아아아아아악! 안 돼!”
더 이상 건우의 공격을 감당하기 어려웠는지 하운드 백작은 그대로 소멸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축하드립니다. 2차 튜토리얼의 최종보스를 쓰러뜨렸습니다.] [보상은 2차 튜토리얼을 끝마친 직후 공적치까지 집계하여 지급됩니다.]“마, 말도 안 돼.”
“튜토리얼의 보스를 가지고 놀았다고?”
건우의 전투장면을 지켜보고 있던 럼과 렌은 턱을 떨어뜨리며 경악했다.
한편.
하운드 백작을 쓰러뜨린 직후, 솔로몬을 찾던 건우는 개탄스러운 듯 혀를 찼다.
“아, 놓쳤네.”
하운드 백작을 상대하는 틈을 타서 도주한 듯 보였다.
“뭐 에피타이저는 나중에 천천히 즐겨 볼까나.”
건우는 주머니에 손을 낀 채, 정면을 살폈다.
쿠구구구구구.
그곳에는 고스트라고 불린 수많은 망령들이 건우를 에워싸고 있었다.
“건우 형!”
“일단 대피하시죠!”
깜짝 놀란 럼과 렌은 즉각 롱소드를 빼 들어 망령에게 대항하려고 했으나.
“됐어. 건들지 마.”
건우의 제지에 그들은 일제히 발을 멈췄다.
“어, 어째서?”
두 사람이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지을 때.
스윽.
망령들이 생전의 모습을 되찾으며 건우에게 정중히 인사를 하였다.
럼은 무언가 깨달은 듯 입을 뗐다.
“……하운드 백작의 지배권이 사라졌으니까 성불하는 건가.”
스스스스.
몬스터가 되었던 그들의 혼은 투명하게 변하며 서서히 사라졌다.
건우는 그들을 향해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다음 생에 저런 쓰레기는 만나지 말라고. 재수 없게 만나면 날 찾아오고.”
바로 그 순간.
[히든 퀘스트, ‘원한 망령의 성불’을 클리어했습니다.] [히든 퀘스트 보상으로 50000포인트가 주어집니다.] [히든 퀘스트 보상으로 팬텀 케이프가 주어집니다.]-등급 : 유니크
-설명 : 영체화를 통해 사물과 공격, 벽 등을 투과할 수 있다.
-내구도 30/30
*전용스킬 영체화를 사용할 수 있다.
*시전자의 역량에 따라 효력과 범위가 달라진다.
*의지에 따라 타인에게도 적용이 가능하다.
‘히든 퀘스트?’
뜻밖의 보상에 건우는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지었다.
-감사의 표시로 건네준 거니, 유용하게 쓰거라.
세이비어의 말에 건우는 피식 입꼬리를 올렸다.
“그럼 줬으니까 유용하게 써 보도록 할까요?”
케이프를 몸에 두른 건우는 한쪽 손을 허리에 얹으며 럼과 렌을 바라보았다.
“준비됐지?”
준비? 무슨 준비를 말하는 거지?
럼과 렌이 의아한 표정을 지을 때.
타악!
건우는 두 사람의 손을 잡고 냅다 벽을 향해 뛰기 시작했다.
“자, 잠깐만 기다려 주십시오!”
“건우 형! 스톱! 스톱! 부딪친다고!”
내막을 모르는 그들은 사색이 된 표정을 지으며 눈을 질끈 감았고.
[팬텀 케이브 전용스킬, 영체화를 시전했습니다.]스스스스.
반투명하게 변한 그들의 몸은 그대로 벽을 투과하며 사라졌다.
***
“하아, 하아. 끄으윽!”
솔로몬은 숨을 헐떡이며 무리들 사이에서 몸을 추스르고 있었다.
“괜찮으세요?”
차수연은 엉망진창이 된 그의 얼굴을 손수건으로 닦으며 소집 장소까지 발을 향하고 있었다.
‘대체 누가?! 솔로몬한테 이런 짓을…….’
그녀는 천하의 솔로몬이 이렇게 무참하게 깨지는 게 믿기지 않았다.
“이것 치워!”
솔로몬은 그녀의 간호를 뿌리치며 이를 갈았다.
그리고 몸 안에 내재된 분노와 증오의 감정을 곱씹었다.
‘그 자식! 다음 층계에서 무조건 죽여 버리겠어.’
다른 것은 다 제쳐두더라도.
필리프 4세가 간절히 바라던 구족의 혈서를 태운 대가는 반드시 치르게 할 셈이었다.
저벅.
어느덧 그의 발걸음은 목적지에 다다르고 있었다.
“…….”
하지만 그의 발걸음은 목적지에 다다르지 못했다.
예상치 못한 장애물을 만났기 때문이다.
“안녕.”
솔로몬은 경직된 얼굴로 눈앞에 있는 장애물, 최건우를 쳐다보았다.
“너, 너 어떻게?”
아무리 생각해도 믿기지 않는 일이었다.
어떻게 먼저 발걸음을 옮긴 자신보다 훨씬 일찍 도착할 수 있단 말인가.
“넌 뭐야?!”
내막을 모르던 솔로몬의 부하는 신경질적으로 건우의 어깨를 밀치려고 했다.
콰앙!
하지만 그보다 한발 앞서 건우의 오른발이 그의 얼굴을 힘껏 걷어찼다.
우드득.
“크아아악!”
파공성을 일으키는 엄청난 위력에 부하의 목이 부러지며 바닥에 고꾸라졌다.
“…….”
갑작스런 기습에 분위기는 얼음장처럼 차가워졌다.
스윽.
어느새 싸늘한 표정을 짓던 건우는 바닥에 그어져 있는 선을 검지로 가리키며 경고를 남겼다.
“……이 선 넘어오면 죽는다.”
1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