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Recovery Mage RAW novel - Chapter (211)
돌아가기SSS급 리커버리 마도사
210화
네메시스의 노랫소리는 폭풍을 불러왔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아름다운 선율은 조타수의 고막까지 파고들어 그들의 판단 능력을 상실시켰다.
그 결과.
균형을 잃은 비마나 한 척이 옆에 있는 비마나와 충돌했다.
콰앙! 콰앙! 콰앙! 콰앙!
충돌이 연쇄적으로 일어나며 바다에 추락했다.
“끄아아아아악! 지금 뭐하는 거야!”
“당장 활로를 복구시켜!”
당황한 비마나의 지휘관들은 시급히 대책을 세우려고 했지만.
콰아아아앙! 쩌저저저적!
냉기와 함께 들이닥친 파도에 휩쓸려 배가 통째로 얼어붙었다.
“지금 당장 저 미친년들한테 함포를 쏴!”
이 기괴한 사건을 일으킨 게 네메시스와 세피아라는 것을 깨달은 이는 적절한 지시를 내렸지만.
콰앙!
지휘관들은 붉은빛줄기에 얼굴이 꿰뚫려 그대로 죽음을 맞이했다.
“저격수가 배치돼 있다. 어서 찾아내!”
콰직!
이번에도 적절한 판단을 내린 지휘관의 얼굴이 화살에 꿰뚫려 사라졌다.
웅성웅성!
일당백을 자랑하던 필리프의 군사들은 동요하며 어찌할 바를 찾지 못했다.
당연했다.
기본적으로 생각해 봤을 때, 전장이란 일종의 숫자싸움이다.
단순히 더 많은 숫자로 밀어붙이면 적은 깡그리 섬멸된다.
물론 이를 뒤집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
한데, 군사들에게 지시를 내리는 지휘관이 명을 내리기도 전에 죽으니.
명령만을 따르는 군사들이 혼란을 일으키는 것은 당연했다.
무엇보다 지휘관만 노리는 저격수의 정체가 보이지 않으니 공포는 한층 더 커질 수밖에 없었다.
빠득!
그 풍경을 스키드블라드니르에서 지켜보던 필리프 4세는 분노로 가득 찬 눈빛으로 건우를 노려보았다.
“잘도 짐의 군세를 뒤흔들어 놓았겠다?”
“교란자니까 명성에 걸맞게 해 줘야지 않겠어?”
건우는 고개를 추켜세우며 필리프 4세를 주시했다.
“이제 네가 재주를 부릴 참인 것 같은데? 필리프.”
쿠구구구구구.
“……네놈의 눈깔을 도래내고 싶어지는군. 그 말투부터 하나, 하나 다 거슬려 왜일까?”
“아, 그거.”
건우는 피식 입꼬리를 올리며 못했던 이야기를 마저 했다.
“튜토리얼에서 네가 그렇게 집착하던 구족의 혈서를 태웠다는 이야기를 빼먹었네. 그리고 2층에서 너와 통신했던 것도 나거든. 그러니까 아까부터 심기가 비틀리는 거 아닐까?”
희번득!
끝까지 조롱하는 건우의 어조에 필리프 4세는 극도로 노했다.
콰앙!
그가 정신을 차렸을 때는 그의 검이 스키드블라드니르를 반으로 쪼갤 뻔했다.
건우는 일격이 럼과 그의 가족에게 쏟아지는 것을 가까스로 막아 내며 인상을 찌푸렸다.
[회귀의 링을 시전했습니다.]한 발작 일찍 발동된 복원의 권능이 필리프의 검격에 파괴된 배를 복원시켰다.
빠직!
아까부터 자기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자, 필리프는 결국 노호성을 터뜨렸다.
“네놈은! 짐의 고결한 족보를 불태운 것도 모자라 무적함대까지 조롱했다! 그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복속시켜온 탑의 율법을 멋대로 뒤틀었다!”
“그래서?”
“네놈의 존재는 이 탑에서 허용치 않는다! 따라서 짐은 네놈의 죄를 물어 이 자리에서 즉각 심판할 것이다.”
발설직후.
콰아아앙!
쏟아진 번개에 비춘 필리프 4세의 얼굴은 심상치 않은 광기가 서려 있었다.
스윽.
건우는 비로 젖은 앞머리를 이마 뒤로 쓸어 넘기며 그의 말에 맞받아쳤다.
“나도 내 친구 몰골을 저따위로 만든 새끼. 용서할 생각 없거든. 나는 단두대 위에 네 목을 올릴 생각이야. 심판자는 네가 아니라 나야. 사이비 황제.”
“입 닥쳐!”
콰앙! 콰앙! 콰앙!
필리프 4세는 전신의 기합을 쏟아 내며 건우를 몰아붙이기 시작했다.
스키드블라드니르에서 곳곳에서 울려 퍼지는 파공성은 천둥을 불러일으키는 것만 같았다.
포진하고 있던 병사들은 격전에 휘말릴까 싶어 거리를 두며 경계를 하기 급급했다.
“세, 세상에 폐하를 상대로 저런 사투를 벌일 수 있다니.”
“하, 하지만 폐하가 압도적인 우위야. 저, 저 자가 과연 교란자일까?”
병사들은 동요하고 있다.
그리고 있을 수 없는 가정을 상기하고 있다.
필리프 4세의 패배.
그것은 과연 탑에 어떤 파란을 불러일으킬까?
모두가 그렇게 생각할 정도로 건우가 천하의 필리프 4세를 궁지에 몰아넣었다는 것이다.
한편.
치유의 요람에서 소피와 함께 건우를 지켜보던 아델하이트는 럼에게 물었다.
“저 사람은 누구야?”
“……기적이야. 다시는 찾아오기 어렵다는 기적을 나는 만난 거야.”
럼은 감격에 눈물을 흘리면서 아른 거리는 시야로 건우를 지켜봤다.
콰앙!
때마침 건우는 필리프 4세의 검압에 몸이 튕겨나가 바로 옆에 있는 비마나까지 날아간 상태였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악!”
필리프 4세는 끝까지 죽일 기세로 스키드블라드니르에서 비마나까지 단숨에 도약해 검을 휘둘렀다.
콰아아아앙!
단 일격에 집채만큼 큰 비마나가 지진을 만난 것처럼 뒤뚱 흔들리며 반파될 뻔한 위기에 처했다.
다시는 볼 수 없는 격전.
이것은 신과 신이 펼치는 격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전황을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아델하이트는 몹시 걱정되는 표정으로 말했다.
“저, 저분은 괜찮을까?”
“잘 모르겠어.”
분한 나머지, 럼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어째서 자신의 일인에도 건우가 직접 나서야 하지 않는지 이렇게 누워 있는 자신이 부끄럽기 짝이 없었다.
바로 그때.
“아빠.”
어린 딸이 살포시 럼의 손등에 손을 올렸다.
“왜, 왜 그러니?”
“음. 저 아저씨가 쓸데없는 걱정하지 말라고 했어.”
럼과 필리프 4세가 격전을 펼칠 당시.
건우는 그들에게 달려가는 아델하이트의 어깨를 붙들며 소피와 그녀에게 그렇게 한 마디를 남기며 결투에 간섭했다.
꿀꺽!
소피의 이야기를 들은 럼은 고인 침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진짜 이길 수 있는 거야? 수백 년 동안 바뀌지 않는 탑의 십존의 역사를 무너트릴 수 있다고?’
그렇다면, 그 역사가 바뀌는 현장을 자신이 목격하고 있는 것일까?
의문에 의문이 꼬리를 물었지만 단 한 가지만큼은 확신할 수 있었다.
‘필리프 4세는 지금 초조해 하고 있어.’
***
해안 부근에 있는 암초.
그곳에서 필리프 4세의 무적함대를 호위하기 위해 정찰하고 있던 군인들은 황급하게 대처에 나서고 있었다.
“비상이다! 누군가 폐하를 위협하고 있다. 즉각 클랜에 이 소식을…….”
“어머 안 돼. 그럼 이 뒤에 펼쳐질 재밌는 풍경을 못 보잖아.”
“응?”
문득 하늘에서부터 울려 퍼지는 아리따운 음성에 병사들은 일동 당황하며 그곳에 시선을 옮겼다.
화륵.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은 홍염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사자였다.
크기는 대략 7미터로 그 풍채와 위용은 실로 압도적이었다.
크르르르르.
“부, 불의 정령왕, 이그니스!!”
정체를 알아본 병사들은 일제히 경악했다.
그럼 태초의 불꽃이라고 불리는 이그니스의 갈기를 쓰다듬는 저 여인은 대체 누구일까?
적금발에 푸른 눈빛을 가진 아리따운 여인.
이마에 새겨진 기하학적인 문신은 아름다운 꽃을 연상시켰다.
용모로만 본다면, 그녀는 탑에서 존재하는 미인 중 가장 아리따워 보였다.
현재, 그녀는 이 험악한 분위기와 맞지 않게 단아한 드레스를 걸친 채, 이그니스의 머리에 앉아 있었다.
챙그랑!
얼마 안가 병사 중 몇몇은 심상치 않는 그 존재감을 눈치채고는 병장기를 떨어뜨렸다.
“저, 정령군주 라페아!”
“어, 어째서 플로어 마스터인 당신이 여기를…….”
“이미 플로어 마스터 자리는 내려놓았는데?”
활짝 웃는 그녀의 미소에 병사들은 질겁했다.
화사한 용모와 맞지 않게 그녀의 심성과 관련된 소문은 여러모로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도, 도망가!”
“라, 라페아의 소식도 클랜에 긴히!!”
대항은 포기.
그들은 병장기를 내려놓으며 도주했고 라페아는 딱하다는 표정으로 말을 남겼다.
“얌전히 있으면 됐을 텐데. 내 말이 너무 어려웠나 보구나.”
화륵!
그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이그니스의 갈기가 열화와 같이 타올랐다.
콰앙!
그와 동시에 두 발로 땅을 내려찍는 순간.
화르르르르르르르륵!
주홍빛의 화염이 파도처럼 넘실거리며 병사들을 휩쓸어버렸다.
“크아아아악!”
거센 화염에 그들의 몸은 그대로 증발되어 사라졌다.
불꽃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에는 새까맣게 그을음을 진 자국 외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흐음.”
할 일을 마친 라페아는 곧 시선을 무적함대 쪽으로 향했다.
콰앙! 콰앙! 콰앙!
교란자의 작전으로 무적이라고 불리는 필리프 4세의 무적함대가 철저히 무너지는 건 다시는 볼 수 없는 광경이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라페아의 얼굴에 약간의 실망이 담겨 있었다.
“겨우 필리프도 때려잡지 못한 자가 교란자 칭호를 얻은 걸까?”
십존 중 한 명인, 정령군주, 라페아.
그녀도 이 탑에서 수백 년 동안 누구에게도 자리를 넘겨주지 않는 발군의 강자였다.
그런 그녀의 관점으로 전장을 주시하면 분석한 결과는 대체적으로 이러했다.
먼저, 필리프 4세는 교란자의 작전으로 확실히 무적함대가 큰 곤혹을 겪고 있다.
만약, 교란자의 소환수가 이 싸움을 장기전으로 몰고 갈 수 있는 체력만 된다면, 필리프 4세의 패배는 거의 확실했다.
하지만.
소환수들의 상태를 살펴봤을 때.
그것은 생각보다 쉬워 보이지 않았다.
콰앙! 콰앙! 콰앙!
노래를 부르는 네메시스는 차츰 내성이 생기는 병사들에게 포격을 맞으며 진압을 당하고 있었고.
다행히 지금 있는 지형이 그녀에게 유리한 바다여서 그런지…….
수많은 물기둥이 치솟으며 함대를 교란시키고 있기에 쉽사리 무너지지 않으리라.
쇄액! 콰앙!
지휘관만 화살로 꿰뚫던 케이론은 그 숫자에 밀려 결국 위치가 발각돼 역시 포격을 받아야 했다.
마지막으로 바다와 함대를 통째로 동결시킨 세피아는 아직까지 지친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쩌적! 콰앙! 콰앙! 콰앙!
오히려 그녀는 전장에 주도권을 잡은 건지, 글라체스와 화려한 빙결마법으로 적을 유린하고 있었다.
그리고 세피아의 움직임에 무적함대의 군세의 시선은 거의 그녀에게 쏠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저건 특별히 강하군.”
그 강함만큼은 십존인 라페아조차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정령왕보다 강하지는 않겠지만 그에 준하는 정도. 대체 저건 뭐지? 어떻게 저런 소환수와 계약을 할 수 있었던 거지?’
호기심이 한층 깊어지려고 할 때.
그녀의 차가운 이성이 감성을 억지로 짓눌렀다.
라페아는 차분한 표정으로 냉담한 현실을 일컬었다.
“하지만 저걸로는 필리프를 잡는 건 무리…….”
그리고 말을 내뱉던 도중.
콰아아아아아앙!
바다 한가운데 있던 비마나가 엄청난 폭발이 일어나며 반파됐다.
“크아아아아악!”
갑작스런 난파.
병사들은 부서진 비마나의 파편을 붙들며 바다에 빠졌고.
콰앙!
비마나에서 멀리 튕겨나간 거체의 남자가 바로 근처에 있는 비마나에 불시착하며 떨어졌다.
“필리프?!”
그것이 필리프 4세임을 알아차린 라페아는 깜짝 놀라 그를 날린 실체를 바라보았다.
우우웅!
그곳에는 건우가 황금빛의 마나를 온몸에 두르며 피식 미소를 짓고 있었다.
오싹!
그 미소를 본 순간, 라페아는 난생처음 심장이 가라앉는 느낌이 들었다.
“……저건 뭐지?”
그 한 마디를 던지는 순간.
“!#$%”
건우의 입에서 느닷없이 시동어가 튀어나왔고.
스스스스스스.
박살이 난 비마나가 퍼즐이 맞춰지는 것처럼 모이며 다시 원상태로 복구됐다.
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