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Recovery Mage RAW novel - Chapter (23)
돌아가기SSS급 리커버리 마도사
22화
사람들의 치료가 끝난 후.
건우는 사람들을 이끌고 출구로 향했다.
출구에는 명성 길드의 사람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나오라고 할 때까지 나오지 마세요.”
건우의 말에 사람들은 입을 꼭 다물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춘삼이 성큼 나서며 말했다.
“저도 같이 가겠습니다.”
“됐어. 봐서 좋을 건 없으니까. 여기 있는 사람들 지키고 있어.”
건우는 그렇게 말하며 출구로 향했다.
출구에 대기 중인 건, 총 세 사람이었다.
“넌 뭐야?”
“여긴 어떻게 돌아왔어?”
건우를 발견한 그들은 상당히 당황한 듯 보였다.
이에 건우는 턱을 추켜세우며 그들에게 말했다.
“딱 한 놈만 살려줄 테니까 무슨 짓 벌였는지 이실직고 하는 게 좋을 거야.”
“돌아가!”
격분한 남자가 건우에게 욕을 퍼부으려는 순간,
[아이스 미사일을 시전했습니다.]푸욱!
그의 배에는 거대한 얼음이 꼬챙이처럼 박혔고, 남자는 그대로 즉사했다.
“……?!”
남은 둘은 흠칫 놀라 경황없는 눈초리로 건우를 살펴봤다.
오싹!
그중 한 명이 건우의 안광에서 살기를 느끼고는 무릎을 꿇었다.
“이, 있는 그대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푸욱!
그러자 남은 얼음송곳이 멍하니 있던 서 있는 사람의 뱃가죽을 찢어 버렸다.
후두둑!
“히익!”
그의 피가 자신의 볼에 튀자, 남자는 바들바들 몸을 떨었다.
건우는 손속이 과했나 싶었지만 이내 고개를 저었다.
‘쓰레기 새끼들이니까.’
이들이 했던 짓은 상상 이상의 악행이었다.
솔직히 살려줄 가치도 없다고 내심 단정 짓고 있었다.
그렇기에 건우는 자비 없는 눈동자로 그를 째려보며 말했다.
“빨리 말해. 정체가 뭐야?”
“저, 저는 ‘높은 거처의 주인’을 모시는 바알 교단의 신자입니다.”
‘높은 거처의 주인?!’
낯익은 단어에 건우는 그것이 일전에 시조룡, 에르모스를 다치게 했던 장본인임을 깨달았다.
바로 그 순간, 눈앞에 시스템 창이 형성됐다.
[히든 퀘스트의 실마리가 이어졌습니다.]-달성조건 : ‘높은 거처의 주인’을 모시고 있는 바알 교단을 섬멸하라.
-퀘스트 소지 자격 : 신의 저주를 극복한 자, 차이트의 권능 소지자.
-난이도 : 최상
-퀘스트 성공 시 보상 : 스킬, 명운 역전.
‘언젠가 만날 인연이었다는 거네. 그나저나 이 문구는?’
건우는 퀘스트 소지 자격 항목에서 나온 차이트의 권능 소지자를 보며 눈매를 좁혔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번 사건과 차이트는 연관이 없었다.
한참 고심한 끝에 건우는 한 가지 가능성을 추측했다.
‘이번 퀘스트는 차이트의 농간인 건가?’
시간의 신, 차이트.
정의감이 강하며 위엄을 갖췄으나 동시에 엄청난 장난꾸러기다.
그 익살맞은 성격 때문에 하마터면 신계에서 추방당할 뻔했다는 일화까지 돌 정도였다.
‘뭐 그런 건 나중에 생각해 봐도 될 일이지.’
건우는 추궁을 마저 했다.
“교단의 인물은 누가 있지?”
“구, 구마니 교주님입니다.”
“그 외에는?”
“구, 구덕 주교님이 있습니다.”
“구더기?”
“구덕입니다.”
“……똑같잖아. 인마.”
“바, 발음 차이입니다. 구.덕.”
“…….”
끊어서 발음하는 모습이 안타까워 건우는 그냥 넘어갔다.
그 뒤로 교단의 위치와 정보 등에 대해서 캐냈다.
만족할 만큼 정보를 얻은 건우가 주먹을 으스러질 듯 쥐었다.
“수고했다. 그럼.”
신도는 벌벌 떨며 말했다.
“사, 살려 주신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곱게 살려 준다는 말을 했던 건가? 이 광신도 자식들아.”
“과, 광신도라니 불경하다!”
그는 공포를 무릅쓰고 분노를 표출했다.
씨익!
건우는 그대로 입꼬리를 올렸다.
***
도봉구에 형성된 게이트.
우우우웅!
현재 게이트 주변은 아예 봉쇄됐다.
그리고 그 안으로는 헌터협회 사람들이 들이닥쳤다.
얼마나 긴급한 사안이었는지 협회간부 여운성이 게이트를 지키고 있었다.
그는 초조한 표정으로 주변의 직원들에게 물었다.
“강제로 열 수 있는 방법은 없나?”
“안 됩니다. 안쪽에 있는 사람만 강제로 열 수 있습니다.”
“젠장! 그런 터무니없는 실수를 저지르다니.”
여운성은 이마를 감싸며 통탄했다.
명성 길드.
생성된 지 얼마 안 된 이 길드가 설마 헌터들을 이단 심문하는 광신교 집단이었다니.
‘살아 있어야 될 텐데.’
그렇게 한참 마음을 졸이고 있을 때, 게이트가 개방됐다.
우웅!
여운성은 주먹을 불끈 쥐며 소리쳤다.
“이 자식!”
일갈을 외치기가 무섭게 게이트 너머로 한 남자가 넘어왔다.
“크, 크허허헉.”
한데, 남자의 상태가 심히 좋지 않았다.
이곳저곳 쥐어 터져 정신을 잃은 그 모습은 너무나 처참했다.
그리고 이어서 그런 그의 목덜미를 잡고 한 남자가 걸어 나왔다.
남자의 모습은 너무나 자신감 있게 보였다.
‘저 자는?!’
여운성은 눈을 부릅떴다.
‘최, 최건우 헌터!’
그 남자는 아직 세간에 밝혀지지 않는 S급 헌터였다.
한편.
‘뭐지?’
건우는 눈앞에 펼쳐진 풍경에 당황해했다.
그때, 여운성이 그에게 성큼성큼 다가왔다.
“최건우 헌터. 다치신 데는 없습니까? 협회에서 경비과장을 맡고 있는 여운성입니다.”
“괜찮습니다.”
“어수선한데 죄송하지만 사건 경위에 대해서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제가 바빠서 이 녀석이 대신할 겁니다.”
“예?”
때마침 게이트에 빠져나온 춘삼은 황당하단 표정으로 건우를 쳐다봤다.
“시, 실례지만 이 분은 누구신지…….”
“박춘삼이라고 하는 사기꾼…….”
“……이 아니라 로베르토 바토입니다! 최건우 헌터의 매니저지요.”
뭔가 돈 냄새를 맡은 건지, 춘삼은 눈을 반짝 빛내며 여운성 앞에 섰다.
“…….”
건우는 춘삼을 넌지시 쳐다보다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죽을 뻔했어도 여전히 정신을 못 차리다니, 어떤 의미에서 존경할 정도였다.
“그럼 먼저 가보겠습니다.”
“자, 잠깐.”
“춰랑 대화 나누시면 툅니다. 절로 가시지요. 켱비콰장님.”
춘삼은 여운성의 시선을 돌리며 건우에게 윙크를 했다.
그 모습에 건우는 피식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꼴에 은혜는 갚는다는 건가?”
건우는 피식 웃다 곧 진지한 표정으로 발을 박찼다.
목표는 당연 바알 교단이었다.
***
상공 약 20미터.
건우는 역중력 마법으로 하늘에 붕 떠서 아래에 드리워진 건물을 살폈다.
규모는 7층, 꽤 넓은 정원을 지니고 있었다.
타악!
건우는 가뿐하게 옥상에 발을 디뎠다.
그가 발을 디딘 곳은 바로 바알 교단의 본부였다.
착지 직후, 건우는 몸이 저릿저릿한 감각을 느꼈다.
근본을 추정하기 어려운 마기가 스멀스멀 지하에서부터 피어올랐기 때문이다.
“내려가야 확인할 수 있겠네.”
우지끈
콰앙!
건우는 곧바로 문을 부수고 7층에 진입했다.
“어떤 놈이야!”
7층에 기도를 하고 있던 신도들이 일제히 북도로 튀어나와 건우를 증오에 찬 눈으로 노려봤다.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죽어!”
그중 장정의 사내들이 일제히 검과 병기를 꺼내들고는 건우를 덮쳐왔다.
[초감각을 시전했습니다.]파앙!
하지만 무기가 건우에게 닿기도 전에, 그들은 일제히 얼굴을 가격당하고 날아갔다.
스윽!
로브가 흘러내리며 드러난 사내의 얼굴은 절반이 파리처럼 흉측했다.
“으윽! 저건 뭐야?”
-호오, 악마한테 홀려 이미 죽은 몸이었구나. 아무래도 전부 이 꼴로 있을 게다.
충격적인 사실에 건우는 인상을 찌푸렸다.
“어떤 악마가 이 짓거리를 할까요?”
-높은 거처의 주인이라……. 곰곰이 생각하니 그걸 지칭하는 마신의 이름이 하나 있었지. 탁하고 부정한 마신, 바알제붑.
건우는 안색을 굳혔다.
“달갑지 않은 이름이네요.”
그 이름의 정체는 전생 시절 세상을 멸망시킨 재앙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바알제붑.
그것은 기근과 질병을 몰고 한 나라를 완전히 초토화시킨 해악이었다.
“던전에서 그 더러운 똥파리들로 전생이랑 똑같은 짓을 하려고 했나보네.”
-네 생각이 맞을 게다.
“어이가 없네.”
건우는 딱한 시선으로 주변의 신도들을 쳐다봤다.
세뇌당한 의지, 파리에게 당해 구더기로 들끓는 몸.
이들은 이미 예전에 죽어 있었다.
그 때문에 복원을 사용해도 의미가 없다.
생명을 수복하는 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렇게 방치할 시 엄청난 기근과 질병을 몰고 올 것이다.
결단을 할 수밖에 없었다.
“깡그리 박멸해야겠네.”
[파이어 볼을 시전했습니다.] [파이어 볼을 시전했습니다.] [에어 웨이브를 시전했습니다.] [에어 웨이브를 시전했습니다.]다중 무영창 캐스팅.
화르르르륵!
중첩된 마법들이 그대로 불꽃의 파도가 되어 신도들을 휩쓸어버렸다.
“크아아아악!”
엄청난 화력에 신도들은 옴짝달싹 못하고 그대로 잿더미로 화했다.
잠시 후.
반지에서 세이비어의 음성이 흘러나왔다.
-보아하니 모손충이랑 같은 원리다. 여기 신도들을 통솔하는 숙주가 있을 게야. 바알제붑이 사람을 세뇌하는 원리는 모두 숙주로부터 시작되니까.
“그 녀석만 죽이면 여기 있는 놈들이 자멸할 거란 말씀이죠?”
-바로 그렇지.
“그렇다면, 어떻게든 아래로 내려가야 된다는 거네요.”
건우는 잠깐 고심했다.
이렇게 마법을 난사하며 아래로 내려가면 상당한 소모전이 되고 말 것이다.
‘아래로 단숨에 내려갈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건우는 근처에 있는 엘리베이터를 살피다가 빙그레 웃었다.
그리고 떠오른 묘안을 행동으로 실천했다.
끼긱!
건우는 그 즉시 엘리베이터에 접근해 강제로 문을 열어젖혔다.
열린 틈새로는 어두컴컴한 승강로와 엘리베이터를 잇는 와이어가 엿보였다.
서걱!
그는 곧장 인벤토리에서 크로엘의 마검을 빼 들어 엘리베이터 와이어를 단숨에 절단했다.
위이이이잉!
그와 동시에 경보음이 북도에 울려 퍼졌다.
“누구야!”
“어떤 놈이 감히 바알 교단에 쳐들어왔어!”
경보를 들은 신도들이 떼거리로 7층에 몰려왔고 건우는 승강로로 몸을 던졌다.
***
바알 교단 지하에는 거대한 석조 제단이 놓여 있었다.
그곳은 마치 고대의 유적을 연상케 할 정도로 잘 구현되어 있었다.
하지만 관리는 엉망진창이었다.
위이이이잉!
주변에는 오물 냄새와 함께 파리 떼가 우글거렸다.
또한 바닥에는 해골이 너저분하게 잔뜩 쌓여 있었다.
우적우적!
커튼 너머로는 3미터는 되어 보이는 거대한 그림자가 식사 중에 있었다.
댕그랑!
커튼 사이로 굴러온 것은 사람의 두개골이었다.
커튼 앞에서는 바알 교단의 주교 구덕이 바들바들 몸을 떨었다.
“교, 교주님. 갑자기 왜 그러십니까?”
“흐어어어엉!”
커튼 안에 있는 바알 교단의 교주, 구마니가 의외로 서글픈 음성으로 폭식을 하고 있었다.
“흐어어어어엉! 내 자식들이! 애써 길러둔 내 자식들이 다 죽었다고! 어떤 개자식이야!”
자식이라 언급한 것은 바로 더티 플라이.
그가 더티 플라이들이 죽었음을 알 수 있었던 이유는 감각을 공유되어 있기 때문이다.
구덕이 다급히 입을 열었다.
“고, 고현탁한테 아직도 연락이 없습니다. 신속히 교내 신도들을 통해 알아보고 있습니다.”
“크아아아아악! 지금 당장 잡아 오란 말이야!”
“히, 히익!”
커튼 밖으로 곪아터진 거대한 손이 튀어나오며 구덕의 목을 졸랐다.
“사, 살려 주십시오! 교주님.”
위잉!
바로 그때, 한 마리의 파리와 시각을 공유한 구마니가 엘리베이터 쪽을 노려봤다.
지금 그의 눈에 비춘 것은 그의 자식들을 죽인 범인이었다.
“호오, 거기 있었냐?”
위이이이이이이잉!
어떤 생각을 한 건지, 바글거리던 파리 떼들이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콰앙! 우지끈!
엘리베이터 문이 단숨에 작살나며 파리 떼들은 일제히 승강로를 타고 올라갔다.
바로 그때.
화르르르르르르륵!
콰앙!
승강로에서 거대한 불꽃이 뿜어져 나왔다.
화륵!
그리고 홍염을 가르며 건우가 천천히 빠져나왔다.
건우는 주변을 살피다가 씨익 웃으며 정면을 응시했다.
“맞게 찾아왔나 보네. 구더기 패밀리가 너희들이지?”
의기양양한 그 모습이 실로 얄밉기 그지없었다.
구마니는 결국 기염을 토해 냈다.
“네놈!!”
쫘악!
그가 커튼을 찢으며 자신의 모습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