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Recovery Mage RAW novel - Chapter (241)
돌아가기SSS급 리커버리 마도사
240화
치이이익.
아지랑이가 일렁이는 작렬의 지대를 바라보던 린크스는 고인 침을 꿀꺽 삼켰다.
지금까지 이 지옥을 건너기 위해서 별의별 수를 다 써봤다.
적어도 지면을 디딜 수 있는 부츠를 구해서 파티를 꾸렸을 때는 희망이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곧 라바 골렘과 엄청난 고열에 제풀에 지쳐 쓰러졌다.
-난 여기까지구나.
-여긴 지옥이야.
힘겹게 돌아온 플레이어들은 지친 표정으로 곧 자살을 했다.
그때마다 린크스는 꾸역꾸역 울며 묘지를 만들고 그들의 유품으로 생활해야 했다. 심신이 지쳤을 때는 옆에 있는 톰이 위로해 주고는 했다.
그런 생활을 어언 7년째 반복 중이다.
‘이 사람이라고 뭐가 다를까?’
왜 이 사람은 부질없는 희망을 품는 걸까?
그런 시선으로 바라볼 때.
피식.
건우는 입꼬리를 올리며 당차게 말했다.
“그럼 가볼까?”
그러더니 인벤토리에서 슬그머니 무언가를 꺼내들었다.
종잇장처럼 접혀져 있는 그것은 서서히 자신의 형체를 되찾으며 점차 크기가 커졌다.
“이, 이건?!”
린크스는 눈앞에 펼쳐진 거대한 배를 휘둥그레 눈을 뜨며 바라봤다.
스키드블라드니르.
과거, 필리프 4세가 지니고 있던 갓등급의 아티팩트였다.
건우는 이죽거리며 린크스를 쳐다봤다.
“그냥 가는 건 미친 짓이니 하늘을 부양해서 간다. 이의는?”
“어, 없습니다.”
‘아, 아무래도 이번에는 좀 다른 것 같은데.’
린크스는 자신의 볼을 쭈욱 꼬집다가 건우와 함께 갑판에 올랐다.
***
후웅.
하늘을 가로지르는 스키드블라드니르는 생각 외로 속도가 잘 붙지 않았다.
원래라면 바람과 같은 속도로 목표에 도달해야 했지만.
31층의 척박한 환경이 이를 용인하지 않았다.
마나조차 증발시키는 구역, 생물의 자취를 아예 지워버리는 환경인만큼 스키드블라드니의 동력원인 마나는 건우 본인의 마력으로 한정돼 있었다.
물론 흐름이라는 개념만 있으면, 스키드 블라드니르는 쉬지 않고 목표지에 도달할 수 있을 터지만.
추진력을 위해서는 건우 개인의 마나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마력을 한껏 사용 중인 건우는 착잡한 표정으로 생각했다.
‘그나마 세계수의 백업을 받아서 마력고갈현상을 겪지는 않네.’
머리에 쓴 엘더리아와 엘프로드 타이틀 효과로 건우는 이런 환경 속에서도 세계수의 백업을 받아 어느 정도 마력을 운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형적 특색 때문인지 상공 50미터로 날 수 있는 높이가 한정되었다.
콸콸콸!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효과는 충분했다.
분명 라바골렘들은 스키드블라드니르의 존재를 인식하고 공격을 가하려고 했지만.
너무 높은 위치에 있으니 공격이 닿지 않았다.
“어, 엄청난데요?”
위에서 라바골렘들을 지켜본 린크스는 눈을 부비적 비볐다.
화산탄을 쏘아 올리는 라바골렘들이 마치 아기처럼 아장거리는 것 같았다.
“이대로만 가자, 이대로만 가자. 톰 분명 잘 될 거야.”
린크스는 허수아비, 톰을 끌어안으며 간절히 기도하고 있었다.
스릉.
그때, 뱃머리에서 분위기를 주시하고 있던 건우가 사인참사검, 적과 청을 꺼내들며 말했다.
“애석하게도 그 기대대로 될 것 같지는 않네.”
“그게 무슨?!”
린크스는 휘둥그레 눈을 떴고.
콰아아아아앙!
바로 그 순간, 지면에 깊이 잠들어있던 마그마가 들끓으며 스키드블라드니르가 다수의 용암기둥에 휘감겼다.
크아아아앙.
용암기둥은 조금씩 꿈틀거리며 용과 비슷한 형태를 취하고 있었다.
-등급: ★★★★★★
-설명: 31층에 머무는 브렌넨의 최상급 분신.
지상에 생명이 사라질 때까지 결단코 활동을 멈추지 않으며 생명의 반응이 보이지 않으면 다시금 땅으로 꺼져 들어간다.
-능력치
체력: 10,000 공격력: 10,000 방어력: 10,000 마력: 10,000
“와우.”
생각 외로 엄청난 스펙에 건우는 자기도 모르게 감탄사를 늘어놓았다.
6성급의 몬스터가 무려 네 마리.
크아아아앙!
녀석들은 게걸스럽게 스키드블라드니르를 덮치려고 했다.
“질주하라.”
그와 동시에 떨어지는 건우의 명에 스키드블라드니르는 라바 드래곤들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질주하며 공격을 회피하기 시작했다.
라바 드래곤들도 그 속도에 뒤지지 않고 바싹 추격을 해왔다.
마치 실타래처럼 엮이는 라바 드래곤의 질주.
스키드블라드니르는 지그재그로 움직이며 녀석들의 움직임을 분산시키려고 했지만.
의지를 갖추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건지.
크아앙!
녀석들 중 한 마리가 대뜸 스키드블라드니르의 앞을 가로막으며 입을 벌려 통째로 삼키려고 했다.
쇄액! 서걱!
검붉은 오러와 검푸른 오러가 과감하게 라바 드래곤의 머리를 통째로 부스러뜨렸다.
치이이이익!
[체력: 4200/10,000]머리가 없어지기는 했지만 녀석은 금세 자신의 머리를 재생시키며 건우를 추격해왔다.
건우는 어김없이 스키드블라드니를 운용하며 회피하려고 들었지만.
콰앙! 콰앙! 콰앙!
마치 필드 전체가 의지를 가지고 건우와 린크스를 집중타깃으로 삼는 것 같았다.
콰아아아앙!
결국 거듭된 추격 끝에 라바 드래곤 한 체가 스키드블라드니르와 충돌했다.
갓 등급의 아티팩트답게 손상은 없었지만.
치이이이익!
새빨갛게 달구어진 흔적을 보니 기분이 불길했다.
콰아아아앙!
뒤이어 또 한 체의 라바드래곤이 스스로 몸을 들이받아 스키드블라드니르를 방해했다.
“크아아아악! 살려줘! 톰!”
린크스는 톰을 끌어안고서 어떻게든 안전대를 붙잡고 있었다.
꿈틀! 꿈틀!
이후에도 분출된 수십 개의 용암기둥이 그대로 라바 드래곤이 되어 사방팔방으로 습격을 가했다.
콰아아앙!
하지만 이번에는 한 체도 예외 없이 건우의 검격에 휩쓸려 나가떨어졌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후우, 역시.”
위기 속에서 아슬아슬하게 살아남은 와중에도 레벨은 어마어마하게 오르고 있었다.
“이걸로 탑에 들어오기 전, 레벨은 되찾은 건가.”
-이 필드에서 노린 건, 레벨 업이구나.
세이비어의 지적에 건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단지 발을 디딘 것만으로 말도 안 되는 스펙을 가진 몬스터들이 튀어나올 정도로 몬스터가 많다는 것은, 레벨을 올릴 수 있는 절호의 찬스기도 했다.
하지만 상황은 마냥 건우의 뜻대로만 흘러가지 않았다.
쿠구구구구. 콰아아앙!
마그마로 들끓는 지대에서 다시 엄청난 폭발이 일어났다.
이번에 형성된 용암은 거대한 골렘의 형상을 띠고 있었는데, 마치 대지의 정령왕 티에라와 흡사한 모습이었다.
-등급: ★★★★★★
-설명: 31층에 머무는 브렌넨의 최상급 분신.
지상에 생명이 사라질 때까지 결단코 활동을 멈추지 않으며 생명의 반응이 보이지 않으면 다시금 땅으로 꺼져 들어간다.
-능력치
체력: 20,000 공격력: 20,000 방어력: 20,000 마력: 20,000
쿠구구구구.
그것들이 무려 다섯 기나 됐다.
“…….”
아비규환의 상황에 린크스는 흰 자위만 남긴 채, 그대로 고꾸라졌다.
“아직 검으로는 무리겠네.”
건우는 손에 쥐고 있는 검을 보며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스키드블라드니를 향해 손아귀를 내밀고 있는 거대 라바골렘에게 활짝 웃으며 말했다.
“너희 잊고 있는 것 같은데 말이야. 교란자는 강대한 화력의 마법을 난사하는 인물인 걸…….”
발설직후.
후웅
건우의 주변에 무수한 펜타그램이 형성됐다.
[블리자드 캐논을 시전했습니다.] [블리자드 캐논을 시전했습니다.] [블리자드 캐논을 시전했습니다.] [블리자드 캐논을 시전했습니다.] [블리자드 캐논을 시전했습니다.] [블리자드 캐논을 시전했습니다.]콰콰콰콰콰콰콰콰쾅!
무수하게 쏟아지는 블리자드 캐논 세례에 라바 골렘들은 그대로 몸이 수증기가 피어오르고, 쩌걱 소리를 내며 경직되며 부스러졌다.
후웅.
뒤이어 건우는 손아귀에 밀집시킨 소용돌이를 풀어 헤쳤다.
[디스트럭션 윈드를 신전했습니다.]콰아아아아앙!
싸이클론을 넘어서 지반에 강대한 크레이터를 형성시키는 위력.
열을 잃고 경직된 라바 골렘들이 산산조각이 나버려 가루로 흩어졌다.
“세, 세상에!”
뒤늦게 정신을 차린 린크스는 건우가 일으킨 풍파의 위력에 말문을 잃었다.
‘어, 어떻게 이렇게 강한 사람이 있을 수 있지.’
자신 역시 소싯적 꽤 날뛰었다고 생각했건만, 건우의 수준은 차원 자체가 달랐다.
“허억, 허억.”
꽤나 많은 마력을 소진한 탓인지 건우는 호흡을 연신 고르고 있었다.
다른 필드에서는 이 정도의 고서클의 마법을 남발해도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지만.
이곳은 마나조차 증발시키는 죽음의 31층.
세계수의 백업을 받고 있다고 해도 이 이상 마력을 소진하는 것은 마땅치 않는 노릇이었다.
건우의 상태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깨달은 린크스가 급히 입을 열었다.
“끄, 끝난 겁니까?”
그의 질문에 건우는 눈매를 지그시 좁히며 말했다.
“그 대사, 정말 좋지 않은 대사인데.”
“네, 네?”
콰아아아아아앙!
반문하기 무섭게 용암들이 콜로세움 같은 형체로 스키드블라드니르를 가둬버렸다.
건우는 삐질 식은땀을 흘리며 세이비어에게 육성으로 말했다.
“……할아버지. 저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는데, 들어주실래요?”
-뭔지 짐작은 가지만. 들어주마.
“녀석의 힘의 파장이 닿는 범위가 안전지대를 제외한 필드 전체라는 거요.”
콸콸콸콸.
말하기 무섭게 지상은 용암바다 사이로 500미터는 넘어 보이는 유선형의 고래의 그림자가 엿보였다.
아니, 정확히는 빼곡히 가시로 들어찬 거대한 상어처럼 보이기도 했다.
녀석은 자신의 의지로 용암 사이에서 자신의 모습을 드러냈다.
오싹!
그 실체와 마주친 건우는 처음으로 오금이 저렸다.
그 감각은 과거, 7성급의 아라크네와 만났을 때보다 훨씬 중후하고 무거웠다.
-등급: ★★★★★★★
-설명: 한때, 세계를 좌지우지하는 영웅들을 학살하고 동방의 대륙을 불바다로 만든 대재앙의 마물. 지하 깊은 곳에서 용암을 통해 헤엄쳐 다니며 긴 시간의 활동을 끝내면 휴면에 취하는 습성을 취하고 있다.
-능력치
체력: 82,000,000 공격력: 95,000,000 방어력: 12,000,000 마력 99,000,000
*체력이 0으로 고갈이 돼도 라이프 베슬과 유사한 한정불사의 체질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죽지 않는다.
아찔한 감각이 대뇌 끝까지 이르렀다.
건우의 머릿속은 혼란으로 가득 찼다.
뭐야? 저 말도 안 되는 숫자는?
자릿수부터 말도 안 되잖아.
전생에서는 상태창을 볼 수 없어 느끼지 못했던 강함.
그것이 수치화되어 눈앞에 드러낸 순간, 어떤 강적에도 굴하지 않았던 정신이 크게 흔들렸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꿈틀.
브렌넨은 타오르는 듯한 주홍빛의 눈동자로 정확히 건우를 직시하며……
끼에에에에엑!
마치 돌고래가 초음파를 쏘는 것처럼 귀를 자극하는 소리를 자아냈다.
콰아아아아아아앙!
단지 그 울음소리 한 번에 멀쩡했던 수만 평의 대지에 균열이 일구어지고 그 틈새로 마그마가 차올랐다.
2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