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Recovery Mage RAW novel - Chapter (242)
돌아가기SSS급 리커버리 마도사
241화
브렌넨의 포효에 지형 전체로 마그마가 들어차기 시작했다.
불길한 징조에 세이비어는 다급하게 건우에게 말했다.
-도망쳐라! 이번만큼은 까불지 말고 거리를 둬!
그 충고를 따라 다급하게 스키드블라드니르의 뱃머리를 돌렸지만.
콰아아아아아앙!
방금 전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속도로 솟구치는 용암기둥이 화산탄과 함께 쏟아졌다.
딸칵!
그와 동시에 심장에 자리 잡힌 태엽 모양의 마나기관이 맹렬하게 회전했고, 건우는 즉각 손을
뻗어 스킬을 시전했다.
[나선의 경계를 시전했습니다.]금빛의 원이 허공에 생성된 궤도를 따라 돌며 스키드블라드니를 감쌌다.
콰아아아앙!
직격은 즉각 이루어졌다.
모든 것을 산산이 불태우는 용암이 스키드블라드니를 덮쳤다.
콰콰콰콰콰콰콰콰콰!
EX등급의 절대방어의 스킬인 만큼은 데미지는 일절 받지 않았지만.
함체 자체가 흔들리는 여파만큼은 무시할 수 없었다.
‘죽을 뻔했어.’
그 어떤 마법으로도 방금 전, 브렌넨의 공격을 무마시킬 수 없었다.
차이트가 남긴 나선의 경계가 없었다면?
건우는 그 아찔함에 정신이 크게 뒤흔들렸다.
하지만 엎친 데, 덮친 격이라고 할까?
타격을 입은 것은 비단 정신뿐만이 아니었다.
[엘더리아의 발동시간에 한계로 세계수로부터 오는 마나유입이 차단됐습니다.] [체내 마력 고갈로 마나기관의 발동이 일시적 중단됩니다.]지나친 마나의 사용으로 가동시키고 있던 마나기관이 자기 멋대로 회전을 멈췄다.
가까스로 나선의 경계를 유지하고 있다지만.
스스스스.
그것도 곧 사라질 듯 말 듯 존재감이 흐릿해졌다.
“젠장! 마나가!”
건우는 극심한 두통 때문에, 일순간 동공의 초점이 흐릿해졌다.
털썩! 쿠쾅!
그러다가 그대로 한쪽 무릎을 꿇으며 갑판이 기울어지는 방향으로 몸이 미끄러졌다.
만약 그대로 떨어진다면, 건우는 자연 브렌넨이 살아 숨 쉬고 있는 용암바다로 직행할 수밖에 없었다.
-요단강 익스프레 타고 싶은 거냐! 눈 떠! 이놈아!
세이비어의 다급한 충고에 건우는 어떻게든 눈을 뜨려고 했지만.
극심한 피로는 이를 용인치 않았다.
“……젠, 장!”
이번에도 7성급의 마물에게 고초를 겪고 패배를 하는 것인가?
이번에도 전생시절처럼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는 건가?
후회와 회한을 느끼며 눈을 감으려는 순간.
덜그렁 콰앙!
무언가 건우보다 먼저 미끄러지며 용암바다로 떨어졌다.
밀짚모자를 쓰고 숯검정이 돼버린 누더긴 천 같은 옷을 입은 낯선 허수아비.
방긋 웃고 있는 그 표정은 분명 건우가 알고 있는 것이었다.
“……톰?!”
건우는 깜짝 놀라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위를 올려다봤다.
“끄으응!!”
그곳에는 눈물과 콧물을 한껏 쏟으며 린크스가 울타리 너머로 몸을 기댄 채, 건우의 손을 양손으로 붙들어 끄집어 올리고 있었다.
죽마고우 같았던 친구(?), 톰을 잃은 슬픔에 앞이 보이지 않는 듯 보였다.
건우는 씁쓸하면서도 미안한 표정으로 그에게 말했다.
“……뭐하는 거야? 바보야.”
“당신을 꼭 구해야 된다고 톰이 애걸복걸하니 어쩔 수 없지 않습니까?”
“…….”
마지막까지 이 인간은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원.
가까스로 정신을 되찾은 건우는 냉정하게 상황을 파악하는데 주력했다.
꿈틀.
허수아비, 톰은 그대로 용암바다에 묻혔고 브렌넨은 쉼 없이 울며 건우 쪽을 주시하고 있었다.
그것은 숙적을 경계하기 위해 표출한 적의와는 달랐다.
그저 이 땅에 살아 있는 생명은 용납지 않겠다는 사명감에 충실할 뿐이었다.
꽈악!
건우는 아랫입술을 말아 깨물며 분개했다.
분하기 그지없다.
어떻게 하면 저 대재앙의 마물에게 도전해 이길 수 있는지 어떤 기억을 더듬어도 방안이 생각나지 않는다.
“으흐흐흐흑, 톰!!”
린크스는 눈물을 흘리며 용암바다에 점점 파묻히는 톰을 바라보았다.
망망대해의 작렬지옥 속에서 허수아비, 톰은 웃으면서 조금씩 가라앉고 있었다.
안타까운 광경에 착잡한 표정을 짓던 건우는 문득 머릿속에서 어떤 구절이 생각났다.
-그것은 기로에 놓인 나침반, 수천 년의 세월이 흘러도 부서지는 흔적 없이 그것은 한없이 웃으며 연자를 맞이하기 위해 길에 우뚝 서 있으리라.
그것은 필모어의 기록서에 나왔던 문구로 건우가 차이트의 세 번째 흔적으로 추측한 부분이기도 했다.
정확한 층은 표기되지 않았지만, 문맥과 필모어의 서사시의 흐름을 보면 30층 계열에 있다는 것만큼은 틀림없었다.
꿈틀꿈틀.
그리고 놀랍게도 그 문구와 유난히 들어맞는 것이 하나 있었다.
그것은 바로 용암바다에 직행한 허수아비, 톰.
보통의 허수아비라면, 당연 녹아내리거나 불에 타 흔적도 없이 사라져야 하는데, 브렌넨의 용암바닷속에서 타거나 녹는 흔적 없이 그저 잠식되고 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생각해 봐도 말이 되지 않았다.
[소개하겠습니다. 이 친구는 7년 동안 저와 함께 한 톰입니다. 꽤 유쾌한 성격이라 이 지저분한 땅에서 이 녀석 때문에 웃고 산다니까요. 하하하하]그렇게 생각해보니 린크스가 지금까지 내뱉은 말들이 결코 허황된 것이 아니었다.
린크스가 언급한 톰의 성격은 차이트의 성격과 일맥상통했기 때문이다.
“……린크스. 저 허수아비 너가 만든 거 아니냐?”
“흑흑, 아닌데요. 원래는 그냥 모난 허수아비였는데, 제가 조금 튀게 꾸민 것뿐이에요.”
빠직!
위기일발 상황 속인데도 건우는 이마에 핏대를 세웠다.
어쩐지 기록서에 내용과 조금 다르다 했더니…….
“너 때문에 늦게 알아봤잖아!”
빠악!
그러고는 혼신의 힘을 다해 검지로 린크스의 이마를 타격했다.
“크허허허허헉! 이게 뭐하는 짓입니까! 아차!”
린크스는 고통을 호소하며 자신도 모르게 건우의 손을 놓아버렸다.
스스스스.
건우는 아랑곳하지 않고 갑판을 타고 몸을 미끄러뜨리며 용암바다에 몸을 던졌다.
“자, 자살은 안 됩니다!”
린크스는 절규하며 힘껏 소리쳤고.
건우는 그대로 등을 돌리며 피식 미소를 지었다.
“금방 나올 테니까. 쓸데없는 짓 하지 마라.”
말하는 것과 동시에 스키드블라드니르가 자신을 에워싼 용암벽보다 더 높이 부유하며 탈주에 성공했다.
“……어?”
순식간에 브렌넨의 마수에 빠져나오자, 린크스는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고.
치이이이익!
건우는 온몸이 부글부글 끓는 작렬의 고통 가운데, 다시 한번 스킬을 시전했다.
[나선의 경계를 시전했습니다.] [인비저블을 시전했습니다.]건우의 몸의 반경 5미터 가까이 생성된 결계는 용암 속에서도 결코 무너지지 않았다.
그와 동시에 브렌넨에게서 완전히 자취를 감추기 위해 인비저블 마법으로 투명하게 하자, 건우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것 같았다.
-끼에에에에엑!
건우의 존재를 찾기 위해 브렌넨은 다시 한번 크게 울부짖었다.
저런 덩치를 가졌음에도 생명 하나, 하나를 식별할 수 있는 고도의 지능을 가지고 있는 7성급 마수.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했다.
콰르르르르 콰아아아앙!
브렌넨이 일으킨 파도에 건우는 결계와 함께 휩쓸려 나갈 뻔했지만.
격류의 흐름을 계산하며 허수아비, 톰의 위치를 추적하기 시작했다.
“후우.”
건우는 눈앞에 있는 브렌넨의 힘에 다시 한번 전율을 느꼈다.
삐질.
어느새 등에는 식은땀으로 흥건했다.
자칫 실수 한 번에 목숨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
‘마나를 최대한 운용하면 나선의 경계을 반나절은 유지할 수 있어. 그 안에 차이트가 여기에 숨긴 무언가를 찾아내야 돼.’
-너 차이트 녀석을 믿기는 하는 거냐?
“네 믿어요.”
건우는 자신 있게 고개를 끄덕이며 그 이유까지 확실히 늘어놓았다.
“이렇게 뼈 빠지게 개고생시키면서 깔깔 댈 수 있는 놈이 바로 그놈이니까요.”
-…….
그저 개인적인 앙심이 가득한 발언이었지만 너무나 공감이 돼 세이비어는 말문을 잃었다.
‘쓰러뜨린다.’
건우는 다시 어디론가 유유히 마그마 저 건너편으로 사라지는 브렌넨을 향해 손을 뻗었다.
[명운역전을 발동했습니다.]우웅.
스킬 발동 후.
건우의 머리에는 모래시계가 떠올라 있었다.
권능으로 빗어진 형태.
일전에 제천대성에게 사용했을 때, 제천대성은 급작스럽게 노화되며 힘과 권위가 대다수를 잃어버렸다.
결과와 스킬 발동에 걸리는 시간은 랜덤.
또르르.
머리 위로 떠오른 모래시계는 한없이 느리게 떨어지고 있다.
“일단 할 수 있는 건, 다 했으니. 지금은 톰을 찾을까나.”
건우는 용암 속 격류를 타고 아래로 진입했다.
***
마그마 속에서 잠수한지 1시간째.
두근두근.
건우는 지금까지 치른 어떤 레이드보다 이 작렬 지옥에 있는 것이 더 초조하고 긴장되었다.
아직 나선의 경계 너머로 열기가 침투하지 않지만.
마그마 속을 배회하는 감각은 오싹하기 그지없었다.
나선의 경계 유지 시간은 반나절.
제법 긴 시간인 것 같지만 나오는 시간도 고려해야 되기 때문에 더 이상 나가야 될지 말아야 될지 고민이 되는 순간이었다.
우웅, 우웅.
그 와중에 다행인 것은 불의 정령, 셀라임들의 인도를 따라 허수아비의 위치를 찾는 것에는 큰 불편함이 없었다.
그로부터 약 1시간이 더 지났을 때.
“찾았다!”
건우는 반색하며 땅에 걸려 있는 허수아비, 톰을 바라보았다.
옷가지는 모조리 불탔지만, 예상대로 허수아비 톰은 어떤 영향도 받지 않는 멀쩡한 상태로 건우를 맞이하고 있었다.
그때 톰의 전신으로부터 음성이 튀어나왔다.
-아, 아쉽다. 좀 더 술래잡기 하고 싶었는데.
빠직!
건우와 세이비어는 이마에 핏대를 세우며 주먹을 쥐었다 피기를 반복했다.
이 얄미운 목소리는 분명 차이트가 틀림없었다.
이번에는 어떤 방식으로 의사를 전달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느낌상 대화가 될 것 같았다.
“술래잡기가 끝난 건 아니잖아. 대체 너의 본체는 어디 있는 거야? 차이트.”
건우의 물음에 차이트의 목소리가 허수아비, 톰을 통해 전달됐다.
-그건 비밀이지. 벌써 알면 재미없잖아.
-이 샹#@$@#%$
더 이상 인내하기 어려웠던 세이비어는 욕설을 내뱉었고 건우는 잠시 반지를 꼭 쥐다 차분한 표정으로 말했다.
“차이트. 너는 뭐가 하고 싶은 거지?”
-그것까지 알아줬으면 하는 게 나의 바람이야. 그리고 탑을 등반하면 점점 녀석의 실체가 보일 거야.
차이트의 답변에 건우는 한 가지 가설을 세울 수 있었다.
제아무리 장난꾸러기라고 해도 뱀과 대적하는 자신의 사도에게 이렇게까지 비밀을 감출 필요는 없다.
그 말은 즉슨, 차이트 역시 탑의 영향을 받는 것이다.
‘그렇다면, 차이트 역시 제약의 법칙으로 언어를 통제당하고 있거나. 아니면 눈치를 보고 있는 거겠지.’
그리고 중요한 것은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건우는 진지한 표정으로 입을 뗐다.
“브렌넨을 31층에 가둔 건 너지?”
-…….
예상치 못한 곳에서 의표를 찔리자, 차이트는 말을 잃었다.
피식.
건우 역시 장난꾸러기처럼 웃으며 입을 뗐다.
“브렌넨의 힘을 역이용해서 너는 여기에 뭘 감추고 있었던 거야? 혹시 나를 위해 준비해 둔 거라면, 감사히 받아가겠어.”
그 순간 차이트의 목소리가 한층 밝아졌다.
-역시 넌 내 사도라니까. 자꾸 기대하게 만드네.
말하는 것과 동시에 허수아비, 톰이 꽂힌 지면이 검은 기운이 피어올랐다.
음산한 검은 기운과 함께 차이트의 이야기는 계속 됐다.
-이것은 과거, 세이비어가 다스리며 적들에게 절망이라고 불렸던 힘. 아직 두 번째 흔적을 찾지 못한 너에게 이르지만. 그것 또한 운명이겠지.
허수아비 톰은 검은 기운에 묻혀 그대로 사라졌고.
우웅.
이윽고 지면에서 회귀의 링과 유사한 검은 링이 건우의 몸을 휘감았다.
띠링.
[사멸의 링을 습득하셨습니다.]액티브
-등급: EX
-설명: 생물이 재로 변하는 소멸까지의 시간을 강제로 압축해 앞당긴다. 시간의 신, 차이트가 남겨 둔 권능 연계 스킬, 발동 시, 시전자가 지정한 타깃 주변에 사멸의 링이 생성된다.
-스킬 획득 조건
1) 회귀의 링 외에 복원 권능을 갖춘 플레이어일 것.
2) 마나기관을 갖춘 플레이어일 것.
-숙련도: 하 10%
2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