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Recovery Mage RAW novel - Chapter (243)
돌아가기SSS급 리커버리 마도사
242화
갑작스런 차이트와의 대화.
그리고 수천 년에 이르러서 닿은 인연, 사멸의 링.
쿠직!
그러나 스킬 습득에 기뻐할 새도 없이 손톱의 일부가 잿더미로 되어 날아갔다.
“뭐?!”
[복원을 발동했습니다.]깜짝 놀란 건우는 즉각 복원을 발동해 사멸의 링을 제어하기 시작했다.
-진정해라. 마나기관을 다루는 것처럼 사용해야 돼.
그때서야 들려오는 세이비어의 충고로 건우는 가까스로 사멸의 링을 통제할 수 있었다.
‘……위험해.’
가까스로 사멸의 링을 다스렸지만, 위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끼에에에에엑!
느닷없이 어디선가 울려 퍼지는 브렌넨의 포효와 함께 마그마가 격동을 일으키기 시작한 것이다.
쿠구구구구구.
그로 인해 다시금 필드 전체에 진도 7의 지진이 일어났고, 건우는 안전지대를 향해 이동을 시작했다.
***
31층의 안전지대.
푸욱!
스키드블라드니르를 타고 이곳에 도착한 린크스는 삽으로 땅을 파고 있었다.
꿀꺽꿀꺽.
한창 노동 중 그는 갈증이 일어난 목을 축이기 위해 건우가 건네줬던 럼주를 들이켰다.
“푸하! 흐윽, 흐윽.”
코가 벌게진 그는 갈증을 해소하자마자 다시 흐느꼈다.
“못난 양반. 그러기에 왜 그렇게 재수 없게 잘난 척을 하고 자빠졌어. 무덤 팔 날은 이제 안 올 줄 알았구먼.”
그가 파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건우의 무덤이었다.
“시체는 이미 저 마그마에 묻혀 사라졌겠지만, 내 당신의 옷가지를 묻어 넋을 달래…….”
빠악!
“크아아아아아악!”
그 순간, 린크스는 뒤통수에 날아온 따끔한 일격에 괴성을 질렀다.
“이, 이게 뭔 짓입니까?!”
린크스는 눈물을 흘기며 뒤를 쳐다봤다.
그곳에는 건우가 꽤 지친 표정으로 상의를 벗은 채, 버젓이 서 있었다.
“어, 어떻게?!”
린크스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건우를 쳐다봤다.
“재수 없게 남의 묏자리를 왜 파? 나 아직 멀쩡하거든.”
“괘, 괜찮습니까?”
“응. 괜찮아. 조금 피곤할 뿐이야.”
무덤덤하게 답을 했지만, 린크스는 건우의 몸에서 벌어지는 현상을 뒤늦게 인지했다.
치이이이익!
건우의 전신에는 김이 피어오르며 전신에 화상을 입고 있었다.
스스스스스.
화상은 전신을 덮을 기세였지만, 몸에 두르고 있는 금빛의 링이 이를 모두 차단하며 원상복구하고 있었다.
꿀꺽!
린크스는 고인 침을 삼키며 말했다.
“아, 안 괜찮은 것 같은데요. 언뜻 봐도 지금 브렌넨의 저주인 ‘작렬고통’을 겪고 계신 것 같은데요.”
건우는 의외라는 듯 반문했다.
“알고 있었구나. 어떻게 알고 있는 거야?”
“그야 여기를 빠져나가기 위한 사람들이 브렌넨의 저주에 걸렸으니까요. 증상이 심한 사람들은 몸 자체가 증발돼 사라지고 누구는 팔, 다리를 도려내 살아남았지만, 후유증이 너무 커서 자살을 하기도 했죠.”
안 좋은 기억이 떠올랐는지 린크스는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
건우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내건 그보다 수백배는 강한 저주야.”
“네? 수백 배요?”
“실제로 복원을 시전하고 있는데도 너무 강해서 지워지지 않아.”
화륵!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건우의 등에 불꽃이 피어올랐다.
린크스는 경악했고 건우는 차분한 표정으로 권능을 발했다.
[복원을 발동했습니다.]스스스스.
불길은 금방 사라지고 건우의 피부는 다시 원래대로 돌아갔다.
-지금까지 봤던 모습 중에서 제일 처참하게 깨진 꼴이구나.
건우는 어깨를 돌리며 대수롭지 않다는 표정으로 세이비어에게 대꾸했다.
‘7성급이잖아요. 적어도 저 녀석을 잡기 위해서는 십존이 다 같이 레이드를 치러야 될 판국이라고요.’
의미 없는 상상이지만, 건우가 살았던 현대에 브렌넨이 출몰했다면?
장담컨대 전 세계 헌터들이 연합해도 숨통을 끊을 수 없으리라.
애초에 인간이 조금도 발을 디딜 수 없는 마그마에 살고 있는 몬스터를 무슨 수로 때려잡을까?
그저 부질없이 브렌넨이 날뛰는 대로 세계가 멸망하는 걸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골똘히 생각에 잠긴 건우를 보며 린크스가 다급하게 말을 걸어왔다.
“우, 우선은 좀 쉬는 게 어떻습니까? 아무래도 몸 상태가 많이 좋지 않은 것 같은데.”
“그것도 좋은 방법이네.”
실제로 심신의 피로가 상당한 터라 건우는 나무 사이에 설치된 그물침대에 몸을 눕혔다.
안락한 감각이 전신을 덮치며 졸음이 찾아왔다.
슬그머니 눈을 반쯤 감으려는 찰나.
바로 옆에 있는 그물침대에서 몸을 눕히고 있던 린크스가 말했다.
“제가 수백 번 말한들. 당신은 포기하지 않을 게 뻔히 보입니다만. 어째서 답이 없는 이 환경 속에서 포기를 안 하시는 거죠?”
피식.
질문을 들은 건우는 자신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렸다.
몇 번이나 들어온 질문이지만.
명확하게 답을 해 준 적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재밌잖아. 남 안 되라고 찍어 누르려고 했던 놈들이 인상 찌푸려지는 게…….”
“…….”
예상외의 답변에 린크스는 잠깐 말문을 잃었고, 건우는 반쯤 눈을 감으며 이야기를 마저 했다.
“그러니까 이기자고. 내일은 고래를 사냥하러 갈 생각이라 컨디션 조절해야 하니 잘 자고.”
“……네.”
‘어쩔 수 없지.’라고 중얼거리며 리크스는 고개를 끄덕이다…….
“네? 고래 사냥요?”
다급하게 몸을 일으키며 건우를 돌아봤다.
“서, 설마 그 고래가 이, 이럽션 웨일을 말하는 건 아니겠죠?”
“…….”
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어느새 꿈나라로 갔는지 건우는 너무나 행복한 표정으로 새근새근 자고 있었다.
린크스는 실성한 눈빛으로 건우의 그물침대를 세차게 흔들며 말했다.
“묻잖아! 이 미친 인간아!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린크스의 울분 섞인 절규에도 건우는 깨지 않고 깊은 잠에 빠졌다.
그 풍경을 지켜보던 세이비어는 어이가 없어 피식 웃음을 터뜨리며 한마디를 남겼다.
-너를 긴장시키는 건, 여동생이나 라페아 외에는 존재하지 않는구나.
다시 아침이 밝아 왔다.
타닥.
브레넨의 저주를 완전히 해주한 건우는 무척이나 상쾌한 표정으로 아침밥을 하고 있었다.
솥에는 라면이 보글보글 끓고 있었고.
후르르륵.
먹을 것이라면, 사족을 못 쓰던 린크스는 다크 써클이 가득 낀 상태로 힘없이 면을 씹고 있었다.
“먹기 싫으면, 먹지 마라.”
그 표정이 마음에 들지 않던 건우는 즉각 그의 그릇을 집으려고 했지만.
홱!
린크스는 거의 조건반사적으로 건우의 손을 피했다.
린크스는 도중에 면을 끊으며 입을 열었다.
“어제 말씀하셨던 고래 사냥, 정말 브렌넨을 잡을 생각입니까?”
“지켜봐. 제법 재밌을 거야.”
이미 브렌넨을 잡을 계획을 다 세워둔 건지, 건우는 어깨를 으쓱거리며 자신감을 표출했다.
***
시간은 오후.
해가 중천에 뜰 때.
체력과 마력을 완전히 충전한 건우는 만반의 전투태세를 갖추고 안전지대 끝에 다다랐다.
눈을 감고 마음을 다잡은 뒤 건우는 머리 위에 떠오른 모래시계를 살폈다.
일전에 브렌넨에게 사용한 명운역전 스킬.
츠츠츠츠.
이제 모래시계가 그 끝에 다다라 발동 직전에 놓여 있었다.
[게이트가 생성됐습니다.]그와 동시에 게이트 건너편으로 네메시스와 세피아가 소환됐다.
“네메시스. 녀석을 불러들여.”
건우의 명에 네메시스는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아아아아아.
그것은 말 그대로 적을 현혹시켜 매료시키는 노래.
네메시스는 레벨과 상관없이 인지하고 있는 모든 대상에게 동일한 효과를 적용시킬 수 있다.
효과는 금세 찾아왔다.
치이이이이익!
갑작스럽게 붉게 달구어진 대지.
쩌저저적! 콰앙!
사정없이 갈라지는 균열은 금세 마그마가 차오르며 거대한 용암기둥이 치솟았다.
-끼에에에에에엑!
모습을 드러낸 브렌넨은 우렁차게 포효하며 네메시스를 집어삼키려고 했으나.
츠즈즈즈.
그 순간, 건우의 머리 위에 있던 모래시계 모래가 완전히 떨어졌다.
[명운 역전이 발동했습니다.]데엥!
브렌넨과 건우의 머릿속에 일순간 종소리가 울려 퍼졌고.
[명운역전의 효과로 브렌넨의 체력이 절반으로 감퇴됩니다.] [명운역전의 효과로 브레넨의 마나가 절반으로 감퇴됩니다.] [명운역전의 효과로 브레넨의 작렬고통의 저주가 강제로 봉인됩니다.]키에에에에엑!
갑작스런 상황에 표정을 읽을 수 없지만 브레넨은 포효하며 적잖은 당혹감을 표출했다.
콰콰콰콰쾅!
이윽고 녀석의 분노는 필드 전체에 파급을 미쳐 주변은 완전히 용암바다로 변모했다.
촤아아아악!
녀석은 그 분노를 네메시스에게 풀기 위해 그녀를 쫓았고.
쇄액!
네메시스는 꼬리를 휘저으며 단숨에 안전지대로 대피하기 시작했다.
“으아아아악! 아무리 안전지대라도 녀석을 이곳에 끌어들이면 어떡해요!”
린크스는 머리를 매만지며 불안감에 시달릴 때.
촤악!
건우는 곧장 스키드블라드니르를 용암바다에 띄우고선 세피아와 함께 탑승했다.
“주, 주인님 저, 정면에 브레넨이 질주하고 있는데, 무슨…….”
경악한 린크스에게 건우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말했잖아. 고래 사냥하러 간다고.”
촤악!
그렇게 쿨하게 한 마디를 남기며 스키드블라드니르는 정면에서 헤엄쳐오고 있는 브렌넨을 향해 겁 없이 돌진하기 시작했다.
***
브렌넨을 향한 도전은 건우의 오기이자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한 시련이었다.
전생에는 7성급들의 만행으로 세상이 멸망했다.
그때의 통곡을 기억하고 있기에 건우는 더 망설임 없이 확신할 수 있었다.
“너희들이 기고만장한 꼴은 절대 못 봐.”
마음의 의사를 입으로 내비친 순간.
딸칵!
심장의 마나기관이 회전하며 건우의 전신이 금빛으로 뒤덮였다.
건우는 그 상태로 전면에 브레넨을 응시하고 있는 세피아를 향해 손을 뻗었다.
[찰나의 복원을 발동했습니다.]그것은 과거, 라페아와 겨룰 때 썼던 방법.
극히 무모하고 위험한 방법이기에 사용을 자제하려고 했지만.
다시금 사용할 수밖에 없는 금단의 소환법.
콰콰콰콰콰쾅!
필드에는 곧 혹독한 눈보라가 펼쳐지며 7성급의 세피아가 글라체스를 든 채, 모습을 드러냈다.
두근.
그녀를 소환하자 그 반동으로 인해 심장이 찌그러질 것 같았다.
쿠구구구구.
하지만 효과는 확실했다.
세피아의 혹한의 기운과 브렌넨의 작렬의 기운이 서로 부딪치며 맹렬한 폭풍이 일어났다.
어느 한쪽도 기세를 양보할 생각이 없는지 둘은 오히려 충돌을 바라고 있었다.
‘예상대로라면, 이 둘이 충돌하면 누구 한 명의 우위는 없어.’
기대감을 가지고 둘의 대치를 지켜본 순간.
스윽.
세피아가 글라체스를 든 채, 브레넨을 향해 찌르기를 준비했다.
마찬가지로 브렌넨도 곧장 세피아를 집어삼키기 위해 입을 벌렸다.
그리고 둘은 정면으로 충돌했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앙!
필드 전체가 붕괴될 듯 뒤흔들렸다.
서로 상반된 기운을 주고받은 7성급의 몬스터들의 격돌은 예상대로 무승부였다.
세피아의 몸은 완전히 유리처럼 깨져 나갔고.
브레넨의 육신 역시 돌처럼 부스러지며 90% 이상 날아갔다.
스스스스.
하지만 둘 다 한정 불사의 특성을 지녔는지 곧장 스스로 자신의 몸을 수복하려고 했다.
세피아는 다시 5성급의 원래 형체로 복원되었다.
그리고 수복을 준비하고 있는 브레넨을 향해 건우가 손길을 뻗었다.
[사멸의 링을 시전했습니다.]무척이나 불길하고 흉흉한 검은 링은 그대로 브레넨을 감쌌다.
링에 휘감긴 브레넨은 하반신만 회복한 상태로 수복이 멈췄다.
상반신은 뼈로 이루어진 골격만 이룬 상태.
키에에에에에에엑!
분개한 브레넨은 크게 울부짖으며 건우를 쏘아봤다.
건우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연달아서 권능을 시전했다.
[사멸의 링을 시전했습니다.] [사멸의 링을 시전했습니다.]기준의 것을 제하고 두 개의 링이 더 겹치며 위력이 대폭 증폭됐다.
브렌넨은 어쩔 수 없이 소멸을 피하기 위해 수복에 주력을 기울였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건우는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미 타서 맛볼 것도 없겠지만, 정성껏 조리해 줄게. 브레넨.”
2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