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Recovery Mage RAW novel - Chapter (259)
돌아가기SSS급 리커버리 마도사
258화
……이 녀석은 대체 뭐지?
알데바란은 자신을 향해 전혀 기를 죽지 않는 광대 가면의 사내를 보며 언짢은 기색을 드러냈다.
“그렇게 죽고 싶다면, 죽여주지.”
발설직후.
꿈틀꿈틀.
그가 손에 쥐고 있던 은빛의 창이 슬라임처럼 형체가 흐물거리더니 이내 거대한 도끼로 변했다.
알데바란은 경악할 만한 힘으로 건우의 머리를 향해 도끼를 휘둘렀다.
콰아아앙!
단 한 합에 경기장의 바닥은 쪼개지고 거대한 흙먼지가 자욱하게 피어올랐다.
“쿨럭, 쿨럭. 대체 무슨 일이야?”
“왜 갑자기 저 녀석이 난입한 거야?”
관중들은 갑작스럽게 펼쳐진 난투극에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지켜보았다.
쿠구구구.
흙먼지가 어느 정도 걷혔을 때는…….
스스스스.
스파르타쿠스의 모습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이게 무슨 일이야?”
일찌감치 스파르타쿠스를 예의주시하고 있던 솔로몬은 크게 놀란 듯 보였다
하지만 더 놀라운 것은 바로 눈앞에 펼쳐진 풍경이었다.
카앙!
허공에서 불똥이 튀기며 고막을 파고드는 소리에 관중들은 일제히 눈살을 찌푸렸다.
그러다……
카카카카카카카카캉!
경기장 전체에서 난무하는 소리에 일제히 눈을 부릅떴다.
타악.
그 한가운데 서 있던 솔로몬은 자신의 애장품이자, 소중한 무구인 비스트 666마저 놓치며 얼떨떨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설마 지금 알데바란님과 호각으로 싸우고 있는 거야?”
카카카카카카캉!
연이어 고막을 어지럽히는 소리.
소리를 자아내는 실체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신속의 속도로 무기를 부딪치고 있었다.
“뭐야?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일반 관중들의 시점으로는, 그저 건우와 알데바란의 잔상만 가까스로 인식하고 있을 뿐이었다.
여기서 두 사람의 혈투를 제대로 직시할 수 있는 것은 5명도 채 되지 않았다.
카앙! 카앙! 카앙!
알데바란은 엄청난 속도로 자신에게 거리를 좁히고 있는 건우를 향해 다시 금속을 재구성해 휘둘렀다.
콰아아아아앙!
그 위력에 휩쓸린 경기장의 바닥들은 일제히 와해되며 날아갔다.
그야말로 압도적인 발군의 위력이지만.
키기기기기깃!
건우는 아랑곳하지 않고 아슬아슬하게 검의 옆면으로 상대의 공격을 흘려 넘겨 기다란 불똥을 튀기면서 다가오고 있었다.
“제법 검에 소양이 있군.”
알데바란은 당황하지 않고 금속을 다시 기다란 랜스로 재구축해 자신을 향해 돌격하는 건우를 향해 찔러 넣었다.
카아앙!
건우는 아슬아슬하게 양손의 검을 교차해 알데바란의 찌르기 공격을 막아 냈다.
“기세는 좋다만, 아직 나에게 도달할 수는 없다.”
알데바란은 진심으로 감탄하는 어조로 말했지만.
피식.
건우는 입가를 싱긋 올리며 그에게 말했다.
“꼴값 떨지 말고 얼굴의 피나 닦고 말하시지. 추해 보이잖아.”
“뭐?”
뜬금없는 반박에 의아한 감정이 서릴 때.
카앙!
그의 투구에 격철소리가 울려 퍼지더니…….
쩌적!
마치 둔탁한 일격에 빗금이 간 수박처럼 갈라져 부서졌다.
두 쪽으로 쪼개진 가면 속에서 얼굴에 흉터가 가득한 갈색의 머리칼을 가진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
그는 아직까지 지금의 상황이 믿기지 않은 듯 휘둥그레 눈을 뜬 상태였는데.
주르르륵.
경직된 그의 얼굴로 꽤 많은 피가 흘러내렸다.
하나, 건우의 일격은 거기서 끝나지 않고.
휘리리리릭.
“뭐, 뭐야?!”
그대로 몸을 회전시키더니…….
콰앙!
솔로몬의 목을 힘껏 걷어찼다.
그의 얼굴은 지면과 정통으로 부딪쳐 안면이 심하게 박살이 났다.
“크아아아아악!”
이빨까지 깨져나간 솔로몬은 자신의 얼굴을 부여잡으며 고통을 호소했다.
반면, 순식간에 두 사람을 진압한 건우는…….
푸욱! 푸욱!
마치 쇼를 하는 것처럼 양손의 사인참사검을 장난스럽게 던져 지면에 꽂아 넣었다.
그것은 마치 무대의 피날레를 담당하는 광대의 마지막 인사 같았다.
“…….”
이에 관중들은 어떤 말도 할 수 없었다.
지금까지 우승 후보로 유력하다고 여겨 오기는 했지만.
설마 두 사람이 남은 우승 후보 둘을 상대로 이렇게 압도적으로 상대할 수 있을 거라 생각은 못했기 때문이다.
건우는 양손에 주머니를 꽂고 비아냥거리는 어조로 알데바란, 아니 알데바란이란 가명을 사용한 플레이어를 쳐다보며 말했다.
“이거 참 대단한 남자가 납셨네. 내 예상이 맞는다면, 아마 6위겠지.”
웅성웅성.
“레, 레브리카.”
“미친. 이러다가 다 죽는 거 아니야?”
예상치 못한 그의 정체에 관중들은 일제히 경악했다.
“레, 레브리카!!”
지금까지 오만방자한 자세로 누워 경기를 관람하고 있던 플로어 마스터, 아이작 클라디우스마저 몸을 벌떡 일으켰다.
웨폰 마스터, 레브리카.
그는 신과도 대적할 수 있다고 전해지는 전설적인 플레이어.
탑의 열 손가락 안에 드는 강자. 바로 랭킹 6위의 플레이어였다.
콰아아앙!
레브리카가 진심으로 힘을 개방한 순간.
스스스스.
이마에 흥건히 흘렀던 피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그의 기도에 심상치 않은 기운이 똬리를 틀며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흘렀다.
“죽여 버린다. 네놈!!”
마찬가지로 솔로몬 역시 노기를 드러내며 비스트 666의 마수를 일제히 해방.
블랙 바이콘, 듀라한, 와이번 등이 대거 건우를 에워쌌지만.
스스스스
그와 동시에 건우의 등 뒤로 게이트가 생성됐고 그는 나지막이 한마디를 읊조렸다.
“바포메트.”
호명된 1층계 보스는 게이트 너머로 발굽을 튕기며 모습을 드러냈다.
그것은 거대한 뿔을 가진 산양의 악마.
쿠구구구구.
그 기세에 크게 놀란 것일까?
-키에에에에엑!
-크아아아앙!
동요한 마수들은 앞뒤 가리지 않고 일제히 바포메트와 건우를 덮치기 시작했으나…….
서걱! 콰아아아아아아앙!
저항 한번 제대로 해보지 못하고 바포메트가 휘두른 낫의 궤적에 몸이 갈가리 찢겨 날아갔다.
“……?!”
“……?!”
순식간에 벌어진 풍경에 레브리카와 솔로몬은 눈을 부릅떴다.
이 녀석은 누구지?
그들은 아직까지도 건우의 정체에 대해서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피식.
이에 건우는 입꼬리를 싱긋 올리며 관리자, 한니발을 쳐다봤다.
“아까부터 룰 같은 건, 전혀 의미 없는 것 같은데 깽판 쳐도 상관없지?”
“…….”
한니발은 어처구니가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생각했다.
나한테 물어보는 게, 무슨 의미가 있어.
어차피 자기 마음대로 할 거면서…….
싱긋.
그러나 내심 투정부리는 것과 달리 한니발의 얼굴은 웃고 있었다.
그것은 어찌 보면 당연했다.
솔로몬과 레브리카.
이 둘은 동경했던 스파르타쿠스의 대결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버렸기 때문이다.
타락하기는 했어도 콜로세움은 아직까지 전사들의 성지.
결코 전사들의 긍지를 더럽히는 부정행위는 용납돼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그런 와중에 이런 더러운 판을 뒤집어 준다는데, 어찌 웃음이 안 나올 쏘랴.
한니발은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지금의 상황을 납득하기로 했다.
“이미 개판이라 뭐라 말할 수 없군요.”
사실상 관리자로서 운영을 포기한다는 말이었다.
“그럼 주어진 기회를 요긴하게 써볼까.”
타닥.
건우는 그대로 레브리카와 솔로몬, 그리고 아이작 클라디우스, 그리고 콜로세움에 들어선 도전자들을 쳐다보며 말했다.
“31층을 건너뛰기 위해서 30층에서 재화를 마련하고 32층으로 넘어간다. 이게 왠지 플레이어 사이에 당연하게 여기는 문화인 것 같은데, 이제 그럴 필요 없어.”
뜬금없이 저게 뭔 말이야?
다소 생뚱맞은 말에 레브리카나 솔로몬도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잠시 건우를 쳐다봤다.
싱긋.
“왜냐하면, 이럽션 웨일은 이제 31층에 존재하지 않거든.”
웅성웅성.
그 한마디는 관중과 플레이어들 사이에 큰 파급력을 일으켰다.
저 작자가 갑자기 웬 미친 소리를 지껄이는 거지?
레브리카와 교전으로 갑자기 실성이라도 한 건가?
31층은 아무도 공략을 성공하지 못한 미지의 땅.
심지어 탑에서 제일 강하기로 소문난 십존조차 공략에 실패한 곳이다.
그렇기에, 모두가 건우의 말을 거짓으로 여겼다.
타앙!
그 기세에 힘을 입어 아이작 클라디우스가 몸을 일으키며 건우에게 말했다.
“우매한 소리로 모두를 혼란시키지 마라. 네놈의 헛소리로 31층에 진입한 녀석들은 전부 불바다에 끔찍하게 죽게 될 뿐이다.”
“아 불바다에 죽는 건, 그 녀석들이 아니라 너야. 안심해. 이곳 콜로세움이랑 널 통째로 묻어 버릴 생각이거든.”
“네놈 어디까지 날 능멸하려 드는…….”
발끈한 아이작이 진심으로 격노를 표출하려는 순간.
[게이트가 생성됐습니다.]지면에서는 경기장의 절반을 뒤덮는 거대한 게이트가 생성됐다.
치이이이이익!
그리고 게이트 너머로 서서히 넘어온 존재는 주변의 공기를 들끓게 만들었다.
콰아아아앙!
이윽고 게이트 너머의 용암이 출렁거리며 브렌넨이 모습을 드러냈다.
압도적인 전율에 일순간 관중을 포함한 모두가 넋두리를 놓았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들의 시선은 지금의 사태를 야기한 브렌넨이 아닌 건우를 쳐다보고 있었다.
아이작. 그리고 그 옆에 있던 달기마저 얼굴이 사색이 됐다.
압도적인 절망과 공포가 모두의 등 뒤를 엄습했다.
그리고 우연의 일치인지, 레브리카와 아이작이 동시에 같은 질문을 건우에게 던졌다.
“……네놈은 누구지?”
피식.
건우는 얄궂게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교란자. 31층을 공략한 건 바로 나야. 이 녀석은 공략에 대한 보상이라고 할까? 다들 이럽션 웨일이라고 부르던데.”
“무슨 말 같지도 않은 소릴!!”
끝까지 인정할 수 없다는 듯 아이작은 현실을 외면하려고 했지만.
끼에에에에엑!
이윽고 브렌넨의 포효가 경기장 전체에 울려 퍼지자,
콰드드드득! 콰아아앙!
지면의 틈새가 갈라지며 균열 사이로 용암이 넘쳐흐르기 시작했다.
쿠구구구구구.
포효의 파장은 아니라 콜로세움 자체에 지진을 일으켰다.
콰콰콰콰쾅!
이윽고 지반뿐만 아니라 구조물 곳곳에 균열이 일어났다.
“꺄아아아아악!”
“도망가! 뭐”
이제야 사태파악을 한 관중들은 달음박질을 하며 도망치기 시작했다.
쿠구구구구.
“뭐하고 있는 거냐! 빨리 피난처를!!”
달기는 즉각 부하들에게 명령해 남몰래 만들어 둔 비밀 피난통로로 대피하려고 했지만.
“아아 너희는 도망 못 간다.”
이미 그들의 행보를 읽은 건우는 손을 들어 올렸다.
[나선의 경계를 시전했습니다.]외적을 향한 침입불가의 절대방패.
아이러니하게도 스킬의 뜻은 한창 왜곡돼 레브리카, 솔로몬, 아이작과 달기를 감싸고 있었다.
“쳇!”
콰아아아앙!
건우의 의도를 읽은 레브리카는 회심의 일격으로 나선의 경계를 돌파하려고 했지만.
공격은 그대로 무산됐고 그들은 그대로 경계 안에 갇혔다.
레브리카는 흉흉한 눈빛으로 건우를 노려보며 말했다.
“이건 뱀에 대한 선전포고로 받아들이면 되는 거겠지?”
주변에 라페아 외에는 다른 인기척이 없다는 것을 감지한 건우는 가면을 벗으며 답했다.
“서운한데. 그건 아직 시작도 안 했다고.”
“그럼 지금 네놈이 하는 짓은 뭐지?”
행위의 의도를 묻는 질문에 건우는 생뚱맞게 한 단어를 내뱉었다.
“교육.”
“교육? 무슨 의미지?”
“토너먼트는 귀찮으니까 그냥 깽판치고 상품은 모조리 독식할 거야. 관리자도 운영을 포기했으니, 상관없잖아.”
“무슨 말 같지도 않은 소릴!!”
터무니없는 건우의 선포에 아이작이 항의하려고 했으나.
피식.
건우는 교활하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더티 플레이는 이렇게 하는 거야. 하수들아.”
2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