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Recovery Mage RAW novel - Chapter (260)
돌아가기SSS급 리커버리 마도사
259화
시련 자체의 룰을 부숴 버리고 콜로세움의 관계자를 처치하고 상품을 독식한다.
교란자의 선포에 아이작은 이마에 핏대를 세우며 소리쳤다.
“네놈!! 누구 마음대로 이 신성한 터전에서 횡포를 부리는 것이냐!!”
“내가 말하는데, 끼어들지 마.”
건우는 서늘한 눈빛으로 아이작을 쏘아보며 손을 들어 올렸다.
[역중력 마법을 시전했습니다.]아이작은 나선의 경계에 갇힌 상태로 그대로 콜로세움의 경기장으로 강제로 끌려져왔다.
“네, 네놈! 대체 무슨 수작을!!”
아이작은 사색이 된 상태로 뒷걸음질 쳤다.
바로 그 순간.
스스.
그를 휘감았던 나선의 경계가 코팅이 벗겨진 것처럼 사라졌다.
두둑! 두둑!
건우는 주먹의 관절을 풀며 아이작에게 다가선 다음 말했다.
“신성한 전사들의 결투장이다. 플로어 마스터가 베팅만 하고 뒹굴 거리기만 하는 건, 이치에 맞지 않잖아. 모범을 보이라고.”
“그, 그만둬. 상대가 될 리가 없잖…….”
콰앙!
말이 끝나기 무섭게 건우의 주먹이 아이작의 얼굴에 박혔다.
쩌걱!
마치 대포가 작렬한 것처럼 엄청난 소리가 발산됨과 동시에 아이작은 동공을 잃은 상태로 쓰러졌다.
코뼈는 형편없이 으스러지고 즉사에 가까운 데미지를 입었지만.
[복원을 발동했습니다.]스스스스.
건우의 권능은 그의 몸에 있는 상처를 말끔히 지워 버렸다.
“이, 이게 무슨?!”
그로 인해 아이작은 의식을 되찾았고.
콰앙!
건우는 다시 한번 그의 얼굴에 주먹을 꽂아 넣었다.
이 뒤에도 복원과 압도적인 주먹세례가 되풀이 됐다.
콰앙! 콰앙! 콰앙! 콰앙!
잔학한 그 광경을 솔로몬과 레브리카는 식은땀을 흘리며 지켜봤다.
어차피 나선의 경계에 갇혀 꼼짝도 하지 못할뿐더러, 건우의 기세가 흉흉했기 때문에 함부로 끼어들 수가 없었다.
“커, 커헉. 이, 이제 그만.”
아이작은 파르르 떨며 자신의 멱살을 쥐고 있는 건우에게 하소연했다.
“뭐 마무리는 직접 지을 생각은 없으니까.”
건우는 아이작을 집어던지며 슬그머니 레브리카와 솔로몬에게 다가왔다.
그 모습이 마치 길가에서 쓰레기를 집어던지는 것 같은 모습이어서 솔로몬은 저도 모르게 긴장했다.
“어째서 네놈이…….”
솔로몬은 그제야 건우가 자신과 튜토리얼에서 인연을 가졌던 인물임을 상기하고는 긴장했다.
그때, 당시 그저 호적수로서 여겼지만.
돌이켜보면 그것은 그 자신의 오만이자, 무모한 비교라는 것을 깨달았다.
쿠구구구구.
상대는 무려 이럽션 웨일을 굴복시킨 교란자.
클랜, ‘똬리를 튼 뱀’에서 이미 그는 고가치의 표적이자 견제 대상 1위로 급부상한 상태였다.
슬쩍.
건우는 솔로몬에게 눈길도 건네지 않았다.
“크윽!”
굴욕이라고 생각했는지 솔로몬은 주먹을 쥐며 파르르 떨었다.
하지만 감히 말을 걸 용기가 나지 않았다.
어차피 건우의 눈에는 아이작이나 솔로몬이나 똑같은 약자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반항하면 아이작처럼 헌신짝같이 두들겨 맞고 생사의 고비를 오락가락할 뿐이었다.
피식.
솔로몬의 생각을 간파했는지 건우는 입꼬리를 올리며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어차피 네 그릇이 거기까지인 것뿐이야. 대단한 거라고 착각하지 마.”
빠득!
수치와 굴욕에 솔로몬은 아랫입술을 말아 깨물며 가까스로 참았다.
그러가나 말거나.
건우는 레브리카의 앞으로 다가가 입을 뗐다.
“랭킹 6위가 심심한 것도 아니고 이곳 30층까지 온 이유는 뭐지?”
“네놈한테 말해 줄 건 아무것도 없다.”
“딱딱해서 재미없네.”
산전수전을 다 겪은 십존답게 레브리카는 차분한 표정으로 건우의 도발에 대응했다.
“네놈이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결국 모든 것은 뱀의 뜻대로 이루어진다. 또한 이 권능의 강함은 인정하지만, 네놈이 나보다 딱히 강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진짜 그렇게 생각해?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면, 통찰력이 부족한 건데.”
스스스.
발설 직후.
레브리카를 감싸던 나선의 경계가 해제됐다.
“무슨 꿍꿍이지?”
피식.
건우는 얄궂게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딱히 권능의 힘을 빌리지 않아도 너는 내 상대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일깨워 줄 생각이거든. 아까 못 다한 승부를 결착내자고. 그냥은 재미없으니까 필드를 좀 바꾸고 나서.”
“무슨 꿍꿍이냐?”
“이렇게 할 생각이지?”
건우는 은연중 브렌넨에게 눈길을 건넸다.
의도를 알아챈 건지 브렌넨은…….
콰아아아앙!
대지를 시뻘겋게 달구며 단숨에 땅 속 깊은 곳까지 진입했다.
쿠구구구구구.
그 여파로 콜로세움이 붕괴될 듯 크게 뒤흔들리더니 이내 경기장 곳곳에는…….
콰콰콰콰콰쾅!
크고 작은 용암기둥이 무작위로 솟구쳤다.
건우는 어깨를 으쓱거리며 입을 뗐다.
“어디서 분화를 일으킬지는 나도 몰라.”
그러고는 경기장 중앙을 향해 서슴없이 발을 내디뎠다.
콰쾅!
바로 옆으로는 거대한 용암기둥이 솟구쳤지만, 건우는 종이 한 끗 차이로 그것을 피하며 중앙에 섰다.
건우의 의도를 알아챈 레브리카는 지그시 눈매를 좁히며 말했다.
“일기토를 바라는 건가?”
“도망치고 싶으면, 도망쳐도 돼.”
어깨를 으쓱이는 건우의 태도가 마음에 안 들었는지, 레브리카는 인상을 찌푸리다가 지면에 발을 뗐다.
콰쾅!
레브리카 역시 분화지점을 정확히 꿰뚫어 본 것 마냥 용암기둥을 가볍게 피하며 중앙에 섰다.
‘어떻게 저런 작렬지옥 속에서 태평하게 있을 수 있는 거지?’
솔로몬은 어처구니가 없다는 표정으로 건우와 레브리카를 쳐다봤다.
콰아아아앙!
어느새 콜로세움의 바닥 곳곳에는 용암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화아아아악!
경계 안에 갇혀 있어 필드의 영향은 받지 않지만.
언뜻 눈에 보이는 풍경만으로도 갈증을 유발하는 엄청난 고열이 필드를 뒤덮었음을 짐작케 해 주었다.
문제는 그뿐만이 아니었다.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은 경기장 곳곳에 무작위로 솟구치는 분화였다.
신체 어느 부위든 용암에 닿았다가는 제아무리 십존이라도 몸이 잿더미가 돼버릴 것이다.
그런 살벌한 곳에서 서로를 마주 보고 있는 둘을 쳐다보며 솔로몬은 생각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둘 다 제정신이 아니야.’
***
탑내에서 고강한 이들이라 일컬어지는 두 남자는 전신의 기도를 해방했다.
콰아아아앙!
건우는 심장에 자리 잡은 마나기관인 태엽을 한 개만 가동한 상태였다.
“날 봐주면서 싸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꿈틀.
레브리카는 손에 쥐고 있는 신비의 금속, 엘리시움은 찰흙처럼 빗어지더니 곧 2미터 길이의 장검으로 돌변했다.
레브리카는 검을 건우의 목에 겨누며 말했다.
“웨폰 마스터. 그것이 나를 칭하는 이명이다. 어떤 무기든 내 손에 쥐어지면, 최악의 흉기로 돌변하기 때문이지. 난 이 무기를 손에 쥐고 전쟁의 신, 아레스를 상대로 승리로 거둔 전과도 있다.”
“웨폰 마스터라…….”
건우는 감회가 새롭다는 듯 입을 뗐다.
“너에 비하면, 난 한참 애송이겠네. 난 아직 검술이 너무 어렵거든.”
“조잘대지 마라. 재수 없으니까.”
“넌 더 재수 없게 말했었어. 새꺄.”
“닥쳐라.”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콰앙!
필드 곳곳에 용암이 솟구쳤으나 두 남자는 아랑곳하지 않고 검을 나누었다.
콰앙!
첫 번째 충돌은 마치 천둥이 울려 퍼지는 것 같았다.
콰앙! 콰앙! 콰앙! 콰앙!
이내 두 남자는 필드에 솟구친 용암을 피해 본격적인 격전을 치렀다.
쿠직!
딛고 있는 지면은 용암에 의해 흐물흐물해지더니, 단숨에 용암에 꺼지기까지 했지만.
콰앙!
격전은 아랑곳하지 않고 줄기차게 이어졌다.
콰콰콰콰콰콰콰쾅!
용암 사이를 종횡무진 배회하며 검격을 나누는 그 모습은 그야말로 사선 위에서 치러지는 결투라는 것을 실감하게 만들었다.
레브리카는 수시로 엘리시움의 변화시켜 검의 길이를 조절하며 건우를 위협했다.
지금까지는 무난하게 맞대응한 건우였지만.
콰아앙!
바로 옆 지면에서 솟구치는 용암기둥을 회피하기 위해 건우가 몸을 빙그르 선회시키는 순간.
촤르르르르륵.
레브리카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검을 사슬로 변모시켜 검을 붙들고 있는 건우의 손을 옭아맸다.
“뭐?!”
깜짝 놀란 건우는 그 즉시 손을 빼려고 했지만.
“어림없어!”
레브리카는 주저하지 않고 사슬을 끌어당겨 건우를 용암기둥으로 날려 버렸다.
꿈틀.
자존심이 상했는지 건우는 눈썹을 꿈틀거리며 곧 왼손에 사인참사검, 청을 쥐어 그대로 휘둘렀다.
콰아아아아앙!
암섬은 단숨에 용암기둥을 절삭시켜버렸고 건우는 아슬아슬하게 위기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촤르르륵.
그와 동시에 레브리카는 쇠사슬을 회수했다.
쇠사슬은 다시 기다란 장검으로 변했다.
이내.
콰앙!
두 플레이어는 검을 부딪쳐 힘겨루기에 들어갔다.
짧은 대치의 순간.
레브리카의 긴장이 역력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 검술 정체가 뭐지? 형과 식이 그렇게 파괴적이면서도 조화를 이루는 건, 가히 예술의 경지군. 어째서 네 녀석이 마스터란 칭호를 사용하지 못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아.”
그것은 무인으로서 순수하게 우러러 나온 진심이 담긴 질문이었다.
그 때문에 건우 역시 나름 진지하게 그의 의문에 답해 주었다.
“왜냐하면, 니제르의 검술은 마법의 영역을 뛰어넘었으니까. 난 아직 그 양반의 발끝도 못 따라가.”
발설 직후.
건우는 사인참사검, 청을 놓은 후 중지에 힘을 모아…….
타앙.
사인참사검, 적의 검신을 가격했다.
데엥.
묘하게 울려 퍼지는 검명과 함께 피어오른 검은 오러의 입자들이 기묘한 진동을 일으키며 잔상이 서리기 시작했다.
서걱!
그와 동시에 엘리시움의 무장과 함께 레브리카가 토막 났다.
“마, 말도 안 돼.”
입에 피를 머금은 채로 그는 믿을 수 없는 눈동자로 건우를 쳐다봤다.
검을 회수한 건우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니제르 9식, 소성단(Star Dust). 정말 재능 없지. 니제르는 아무렇지도 않게 오러 입자로 무엇이든 벨 수 있는 진동을 일으키는데, 난 이렇게 손을 쓰는 성가신 방법으로만 그 진동을 만들어 낼 수 있거든.”
“……그걸 재능 없다고 표현하는 건가.”
“이건, 나의 무궁무진한 노력이 있기에 가능한 것뿐이야.”
“기가 차는군.”
레브리카는 어이가 없단 표정으로 모든 걸 체념한 것처럼 입을 뗐다.
“기왕지사 패배했으니, 승자에게 보상은 안겨줘야지. 내가 이곳에 온 이유는…….”
레브리카는 자신이 이곳에 온 이유를 모두 밝혔다.
그리고 그 말의 끝은 건우를 향한 저주였다.
“네놈은 뱀에게 잔혹하게 패배할 것이다.”
건우는 초점이 사라진 그를 쳐다보다 곧 귓구멍을 쑤시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왜 이 녀석들은 자꾸 개소리를 지껄이는 거지?”
-또라이 적은 또라이 밖에 없다고 하잖냐?
그러다 문득 내뱉은 세이비어의 말에 지그시 눈매를 좁히며 말했다.
“설마 그 또라이가 저는 아니겠죠?”
-설마 아니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두 사람은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서로를 흘겨보다…….
“하아.”
-하아.
그대로 한숨을 쉬었다.
어차피 이 어이없는 논쟁은 말꼬리 잡기 놀이에 불과하기 때문에 세이비어는 곧 화제를 전환했다.
-그나저나 상품을 독식한 다음에 저 녀석들은 어떻게 할 거냐?
그의 시선 너머에는 아이작과 솔로몬이 있었다.
그 둘을 지켜보던 건우는……
“이만 피날레를 장식해야죠.”
라는 의미심장한 말과 함께 피식 입꼬리를 올렸다.
***
꽤 긴 잠을 잔 것일까?
의식을 되찾은 스파르타쿠스는 두통을 호소하다 화들짝 놀라 몸을 벌떡 일으켰다.
“여, 여긴.”
고개를 두리번거리니, 하늘에 구름이 넘실거렸다.
“하, 하늘나라인가?”
“뭘 순수한 소년 같은 소릴 하고 있는 거야. 이 양반아.”
건우는 어이가 없는 표정으로 그에게 말을 걸었다.
“너, 너는…… 조커? 여, 여기는 어디지?”
건우의 맨얼굴을 처음 본 스파르타쿠스는 상당히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여기는 내 비마나, 스키드블라드니르야.”
“날 살려 준 건, 당신인가.”
“굳이 은혜 갚으라는 소리 하지는 않을게. 그보다 마지막으로 피날레를 장식할 참인데, 너도 꼭 봐줬으면 좋겠어.”
“피날레?”
스파르타쿠스는 고개를 갸웃하며 건우가 바라보고 있는 풍경을 엿봤다.
“저, 저건?!”
밑을 살펴본 그는 식겁하며 눈을 부릅떴다.
하늘 아래에는 그가 줄곧 전사의 명예를 과시했던 콜로세움이 버젓이 서 있었다.
“사, 살려 줘!”
균열이 간 가운데 지면에는 솔로몬과 아이작 클라디우스가 어떻게든 콜로세움에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을 치려고 했으나.
-끼에에에에엑!
어디선가 들려오는 브렌넨의 포효가 울려 퍼지더니……
콰콰콰콰쾅!
그들이 서 있는 지면을 제하고 경기장 전부가 용암으로 들끓었다.
그들은 도망칠 수 있는 퇴로조차 가로막힌 것이다.
“이, 이건 대체?!”
플로어 마스터인 그가 어째서 궁지에 몰려 있는 거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건우를 쳐다볼 때, 건우는 착잡한 표정으로 말했다.
“너에게 모욕이 될 수 있는 말이라 미안하지만, 내가 생각했을 때는 저기에 네가 추구하는 전사의 신념 같은 건, 존재하지 않아. 그냥 돈에 미친 것들이 사람의 생명을 농락하는 광기의 놀이터일 뿐이지.”
“……”
어떤 생각을 하는지 모르지만, 스파르타쿠스는 멍하니 건우를 쳐다봤고.
건우는 결단 어린 표정으로 선포했다.
“그러니까 이참에 아예 이 땅에서 지워 버리겠어!”
발설 직후.
-끼에에에에엑!
브렌넨이 지면에 모습을 드러내며 콜로세움 자체를 완전히 날려 버렸다.
2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