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Recovery Mage RAW novel - Chapter (270)
돌아가기SSS급 리커버리 마도사
269화
전생부터 현대까지.
마도 문명에 가장 큰 공헌을 이룬 마도사가 있다.
지금까지 수많은 명성을 떨친 마도사들은 존재했지만.
마법을 실생활에 적용하고 죽이는 것이 아닌 유용한 것임을 대중에 전파한 자.
사람들은 그를 대현자, 율라라고 칭송했다.
실제로 마도사들이 머물고 있는 37층, 매그놀리아는 율라의 마법을 이용해 지어졌다는 속설이 있다고 일컬어진다.
후손들은 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그의 정신을 담은 학파를 내세워 끊임없이 마도를 집대성해 왔으며…….
전생 시절.
반푼이 마도사였던 건우 역시 한때는 순수하게 마도사로서 그를 동경했을 정도였다.
율라 학파의 아지트.
라페아와 니파는 숙소에 남겨 두고 건우는 렌과 동행해 이곳까지 도달했다.
휘잉.
그러나 기대와 달리 이곳에는 먼지 한 톨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
“봐봐. 내가 뭐라고 했어.”
정보 상인, 게일은 계란으로 푸르게 멍든 눈을 비비며 쯧쯧 혀를 찼다.
조용히 눈치를 보던 렌은 게일을 쳐다보며 물었다.
“저 율라 학파는 어디로 갔나요?”
“나야 모르지. 탄압이 너무 심해서 마법을 포기했거나 아니면 정말로 전멸했을지도 모르지.”
“누구한테 탄압을 당했나요?”
주륵.
그 질문에 게일의 이마에 송골송골 땀이 맺혔다.
“……발할라. 탑에서 가장 강력한 마도사 중 한 명이자 십존 중 10위에 자리매김을 한 자야.”
이름을 듣는 순간, 건우의 눈빛은 절로 매서워졌다.
-언젠가 마주칠 수밖에 없는 적이었구나.
스윽.
건우는 이지적인 눈빛으로 게일을 쳐다보며 물었다.
“발할라의 정체에 대해서 아는 건 있나요?”
“이명은 거대거인. 하지만 그 본체를 본 사람은 아무도 없지. 환술마법의 대가로 녀석의 환술에 시달린 매그놀리아의 마도사들은 그에게 복종을 하고 있지. 그가 겨우 랭킹 10위에 머물고 있는 것은 그동안 초마도학에 집대성 중이라 그래.”
“초마도학은 뭐죠?”
“거기까지는 나도 몰라. 다만, 녀석은 궁극적인 존재에 다가가려 하고 있다는 것만큼은 확실한 것 같아.”
궁극적인 존재.
물어볼 것도 없이 그것이 신을 지칭하는 것임을 건우는 어렵지 않게 깨달았다.
“수고했어요.”
“뭐야? 너희 아직도 여기에 미련 남았냐?”
“좀 더 살펴보다 가보려고요.”
건우는 쓴웃음을 지으며 그에게 정보료를 건네주었고, 게일은 미련 없이 발길을 돌렸다.
잠시 후.
건우는 렌과 함께 율라 학파의 서재를 거닐었다.
분서갱유라도 당한 건지…….
율라 학파가 남기고 간 서적이나 연구 자료는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고, 온통 잡학 서적들이 잔뜩 꽂혀 있었다.
“형. 아무것도 없는데?”
렌은 걱정된다는 안색으로 물을 때, 건우는 주변 곳곳에 배치된 책장을 살피다…….
달그락.
이곳저곳에 있는 책을 잔뜩 빼내들어 순서에 어긋나게 꽂아 넣기 시작했다.
“갑자기 왜 그래?”
이 사람이 너무 충격을 받아서 실성했나?
그런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는 순간.
우웅.
갑자기 책장 전체가 아공간으로 물들이기 시작했다.
“게, 게이트?!”
경악한 나머지 렌은 턱을 떨어뜨렸고, 건우는 ‘역시’라고 중얼거리며 피식 웃어 보였다.
“암호학이야. 펜타그램을 구성하는 문자 배치에 따라서 이런 트릭을 줄 수 있지. 문자 배치는 책 제목을 조합해 보면 나오게 돼 있어.”
“그, 그 말은 꽝인 경우도 있다는 거야?”
“그렇게 트릭을 발휘할 수도 있겠지만, 아마 틀리지는 않을 거야.”
-왜냐하면, 가장 먼저 간파한 건 이 세이비어거든.
가만히 있을 수 없는지 세이비어는 유령의 모습으로 튀어나와 자기 자랑을 했다.
순진무구한 표정으로 세이비어를 지켜보던 렌은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세이비어님도 율라 학파인가요?”
“……푸훗!”
정적을 부르는 한마디에 건우에게 웃음을 터뜨렸고.
빠직!
세이비어는 매서운 눈빛으로 렌을 쏘아붙이기 시작했다.
-아니야! 이 자식아! 태어나도 내가 그 자식보다 한참 먼저 태어났어.
“죄, 죄송합니다.”
대마도사의 영혼을 분노케 한 죄로 렌은 한 시간 이상 훈계를 들어야 했다.
***
게이트 안에는 율라 학파가 그동안 해 왔던 연구가 벽화와 문자로 새록새록 남겨져 있었다.
전송마법을 통해 타지의 교류를 꾀했다던가.
비마나의 원리를 이용해 섬 자체를 공중부양을 시킨다든가.
기본적인 이념은 외적으로부터 약자를 보호하고 마도문명을 한 단계 도약시키는 것.
하지만 그들은 얼마 안가 곧 재앙을 만나게 된다.
요툰하임을 넘어온 거대한 침략자, 발할라에 의해 그들은 존재가 지워지는 수모를 겪은 것이다.
‘왜 항상 다툼이 생길 수밖에 없을까요?’
-그릇된 욕망들의 충돌이다. 더 가지고 싶고 남의 것을 시기하고 못 가질 바에는 부숴 버리는 것이 대부분이지.
‘뱀도 그렇다는 말이네요.’
-생각은 모르지만,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거다.
‘그나저나 블루티어즈는 어디 있는 거야? 이런 장소에 보관도 할 법한데.’
반짝!
바로 그 순간, 어두운 복도 너머에서 푸른빛이 발출됐다.
청명하면서도 아름답게 띠는 푸른빛.
이 정도 광채라면 틀림없이 블루티어즈임이 틀림없었다.
그것을 목격한 렌은 반색하며 손으로 빛을 지목한 순간.
“……렌 멈춰.”
건우는 싸늘한 눈빛으로 렌에게 경고했다.
움찔!
심각한 건우의 분위기에 렌은 다시금 눈을 감았다 뜨며 빛을 주목했다.
어둡고 냄새도 뒤죽박죽 뒤섞여 눈치를 채는 게 한 발 느렸지만.
놀랍게도 푸른빛의 근원인 블루 티어즈는 한 남자의 손에 들려 있었다.
크기는 대략 190cm의 장신.
어두컴컴한 가운데서도 인영이 지니고 있는 눈빛은 야수를 연상케 하는 호박색을 띠고 있었다.
머리에 두건을 두르고 있던 그 역시 건우 일행을 보고 적잖이 놀란 듯 보였다.
“……너희들은 누구지?”
인영이 건넨 말에 건우는 손으로 블루 티어즈를 지목하며 답했다.
“그거에 용건이 있는 사람.”
“도굴꾼인가.”
“그렇게 말하면, 할 말은 없지만. 만약 그게 네 거라면, 얼마를 주든 살 용의가 있어.”
“……”
답변은 곧장 돌아오지 않았다.
미루어 짐작컨대, 그 역시 건우와 같은 방법으로 이곳에 발을 들인 이 중 한 명일 것이다.
“……이건 우리의 유일한 희망이다.”
“힘으로 뺏겠다면?”
스윽.
블루 티어즈를 자신의 가슴팍에 넣은 그는 곧 전의를 다잡으며 말했다.
“힘의 차이를 가르쳐 주면 될 뿐이다.”
콰앙!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남자는 엄청난 각력으로 지면을 분쇄시키며 건우에게 돌진했다.
‘빨라?!’
수인인 렌조차 식별하지 못한 속도.
화들짝 놀라 뒤를 돌아봤을 때, 그의 팔과 건우의 팔이 서로 부딪치고 있었다.
우드득!
생각보다 힘이 강렬했는지, 건우의 팔에 심상치 않은 골절소리가 들려왔다.
“……?!”
건우도 상당히 놀랐는지 눈을 휘둥그레 떴다.
하지만 놀라운 것은 바로 지금부터였다.
파앙! 파앙! 파앙! 파앙!
근접전에서 호쾌하게 지르는 타격에 건우는 초감각을 발휘해 아슬아슬하게 힘을 흘려 넘기며 그와 공수를 주고받고 있었다.
우득! 스팟!
그러나 상대의 힘이 어찌나 대단했는지 힘을 흘려 넘겼음에도 이번에는 반대쪽 팔이 골절상을 입었다.
[복원을 발동했습니다.]순식간에 몸을 원상복구 시킨 건우는 지지 않겠다는 듯…….
콰앙! 쩌걱!
진각을 내디디며 그의 턱을 쳐올렸다.
울컥!
이번에는 그 움직임을 미쳐 예상하기 어려웠는지 그는 혀를 깨물며 입에 피가 흥건히 흘렸다.
까드득! 쇄액!
그리고 투쟁을 한창 끌어올린 그는 뻐근한 손목의 관절을 푼 뒤, 손톱을 세워 그대로 건우의 가슴 부근에 내질렀다.
덥석!
하지만 이 역시 예상했는지 건우는 그의 손을 잡아챈 뒤, 꽈악 힘을 주었다.
피지컬 차이는 상대방 쪽이 압승.
하나, 부족한 부분은 다른 스킬로 충분히 메울 수 있기에 그렇게 현격한 차이는 아니었다.
피식.
건우는 얄궂게 웃으며 입을 뗐다.
“……인사가 제법 거치네. 레지스탕스 일원들은 이렇게 말도 안 되게 강하나?”
“어, 어떻게?!”
생각보다 쉽게 정체를 발각 당하자, 그의 호박색 눈빛은 동요로 가득 찼다.
“30층, 배틀 콜로세움에서 활동하다가 레브리카가 쫓고 있다는 것을 간파하고 도피했으니까. 대충 행선지는 겹칠 거라고 생각했거든.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이쪽에 있는 엠블럼을 보고 눈치챘지.”
건우는 그의 가슴 부근에 있는 엠블럼을 손으로 가리켰다.
엠블럼의 상징은 은빛으로 이루어진 날개.
바로 뱀에게 대항하는 레지스탕스였다.
“……네놈 정체가 뭐냐?”
하지만 모든 걸 알고 있는 건우와 달리 남자는 경계심을 극도로 높일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 않다가는 은빛 날개에 속한 클랜원이 전부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너무 경계할 필요 없어. 나는 스파르타쿠스의 주인이니까.”
“……그 남자가 주인을 섬긴다고? 무슨 어불성설을!”
꽈드드드드득!
건우의 말이 한낮 속이기 위한 파렴치한 거짓말이라고 생각했는지 그는 붙잡힌 손에 더욱 힘을 주었다.
반면, 건우는 차분한 표정으로 언제쯤 이게 끝날까? 하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으로 이를 지켜보고 있던 렌은…….
홱!
그대로 남자를 쳐다보며 말했다.
“……좀 믿어요. 어차피 상대도 안 될 텐데. 뭐 그렇게 고집을 부려요. 마음만 먹으면 새끼손가락으로도 아저씨 탈탈 털려요.”
발끈!
“어린 게 어디서…….”
화가 치밀어 올랐는지 렌을 노려보던 남자는 잠시 멍한 표정을 지었다.
왜 저러지?
렌이 고개를 갸웃한 순간.
퍼억!
건우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그의 관자놀이에 주먹을 꽂아 넣었다.
털썩!
남자는 흰자위만 남긴 채 그대로 정신을 잃었고, 건우는 그대로 그의 가슴 안쪽 주머니를 뒤져 블루티어즈를 획득하는 데 성공했다.
“아아 힘들었네.”
“……너무 비겁한 거 아니야?”
렌이 흘깃 바라보며 추궁하자, 건우는 어깨를 으쓱거렸다.
“진짜로 패기는 싫었거든.”
“그나저나 이 아저씨는 어떻게 들어온 걸까? 형처럼 책을 배치해서 게이트를 찾아낸 건가?”
렌의 질문에 건우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조력자가 있다는 거지. 슬슬 나오지?”
건우는 모퉁이 쪽으로 고개를 돌렸고.
저벅.
숨어 있던 이도 어쩔 수 없다는 듯 본모습을 드러냈다.
연보랏빛 머리를 날리며 마법사 복장을 갖춰 입은 여인.
느낌상, 율라 학파의 비밀 아지트를 찾아낸 것은 그녀가 아닐까 싶다.
안경을 고쳐 쓴 그녀는…….
“……졌어. 그러니까 그분한테 절대로 손대지 마. 하라는 건 다 할 테니까.”
라고 말한 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 자신의 옷깃을 꼭 부여잡으며 분하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빠직!
‘사람을 뭐로 보고.’
“흥미 없거든.”
노골적인 반응에 건우는 불쾌감을 표시하며 입을 뗐다.
자신이 괜한 오해를 했구나 싶어 민망했는지 그녀는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그, 그럼.”
“일단 서로 용건도 여러 가지로 겹치니까 이야기를 하자고.”
건우는 얌전히 그들을 보내는 것보다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선택했다.
2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