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Recovery Mage RAW novel - Chapter (297)
돌아가기SSS급 리커버리 마도사
296화
크르르르르르.
신경을 옥죄는 낮고 굵은 짐승의 울음소리.
보석을 두른 것마냥 은은히 빛을 뿜는 칠흑의 비늘.
한 번 휘젓는 것만으로 강대한 풍운을 몰고 오는 피막의 날개.
외형은 틀림없이 드래곤이지만, 팔은 길게 뻗을 수 있으며 신체 비율은 인간에 가까웠다.
쿠구구구구 콰아아앙!
녀석이 은은히 발산하는 드래곤 피어에 바다가 출렁이며 정신없이 격류를 일으켰다.
띠링, 띠링, 띠링.
각 신들은 시스템창을 통해 녀석의 정보를 파악하고는 곧 경악을 금치 못했다.
헤르메스는 괴로운 듯 인상을 찌푸리며 중얼거렸다.
“……저건 대체 뭐야?”
-등급: ★★★★★★★
-설명: 포식의 권능을 지니고 있으며 7성급 몬스터의 우두머리격으로 선택받은 대재앙의 마물, 여타 7성급 몬스터와 달리 성장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며, 별칭이 뜻하는 바와 같이 니하트의 활동은 모든 것이 종말이 날 때까지 지속된다.
-능력치
체력: OVER(시스템 측정불가) 공격력: OVER(시스템 측정불가) 방어력: OVER(시스템 측정불가) 마력: OVER(시스템 측정불가)
*체력이 0으로 고갈돼도 라이프 베슬과 유사한 한정불사의 체질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죽지 않는다.
*포식한 신의 개체: 28명
*포식한 무구의 개체: 5구
콰아아아앙!
상대의 스펙을 확인한 신들에게 방심이란 단어는 결코 허용되지 않았다.
죽이지 않으면 죽는다.
그 사실을 체감했기 때문에 먼저 나서서 공격을 실행한 이는 제우스와 오딘이었다.
제우스가 손에 쥐고 있는 애장무구, 아스트라페가 찌릿 전력을 발한 순간.
콰르르르릉! 콰아아아앙!
반경 500미터 지대에 벼락이 몰아치며 거센 폭풍이 일어났다.
시간으로 치면, 약 0.1초.
수많은 벼락이 니하트를 향해 집중됐고, 그 정면에는 오딘이 내찌른 궁그닐이 족히 20미터 크기로 구현돼 니하트의 앞에 튀어나왔다.
각 층을 대표하는 최고주신의 일격.
그 앞에서 사실상 모든 것이 재로 섬멸되며 증발되었어야 할 터지만.
……크르르.
아이러니하게도 니하트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울음소리는 비웃음처럼 들렸다.
그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치지지직.
왜냐하면, 니하트의 앞에는 모든 것이 느리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쇄액!
그리고 니하트는 단 한 번의 날갯짓으로 신형을 감춰 신들에게 혼란을 주었다.
“사라졌어?!”
“말도 안 돼?!”
제우스와 오딘은 믿기지 않는 듯 눈을 부릅떠 서둘러 니하트의 행방을 찾았다.
하지만, 니하트의 다음 행보를 눈치 챘을 때는……
쏴아아아아아! 콰아아아앙!
대양이 갈라지며 신들의 진형이 크게 무너졌다.
포세이돈은 재빨리 삼지창, 트라이던트를 들어 바다를 진정시켰다.
푸욱!
이중에 누구도 니하트의 의도를 간파한 이는 존재하지 않았다.
거세게 혼란을 일으키고 난 뒤, 니하트가 습격한 이는 저승의 신, 하데스였다.
니하트의 손은 어느새 거대한 창의 형체로 변형돼 하데스의 복부를 찢어발긴 참이었다.
“이, 이 자식!!! 언제 브류나크까지!”
자신을 찌른 창이 브류나크임을 깨달은 하데스는 고통스러운 듯 표정이 일그러졌다.
그러나 막강하면서도 냉철한 12주신답게 니하트의 포식이 시작되기 전에 재빨리 자신의 권능을 언약으로 파기하려 했다.
여기서 한 가지 애석한 점이 있다면……
사실 니하트의 목적은 하데스의 권능이 아니라는 것이다.
스스스스스
니하트의 전신에서 꿈틀거리는 어두운 기운이 단숨에 하데스가 머리에 두른 투구, 퀴네에를 감쌌다.
스스스스스.
하데스의 투구, 퀴네에는 그렇게 검은 기운에 스며들 듯 사라졌고.
크르르르르.
니하트는 맹렬하게 그들을 비웃으며 즉각 퀴네에의 능력을 발휘했다.
그 능력은 물론…….
스스.
홀연히 세상에서 자취를 감추는 능력이었다.
이후에 펼쳐질 불행한 징조를 짐작한 제우스, 오딘, 그리고 칠대 마왕의 우두머리, 루시퍼는 이 순간 한목소리로 외쳤다.
“즉각 섬멸하라!!!”
콰아아아아아아앙!
하지만 그것은 부질없는 외침이었다.
모습을 감춘 니하트는 올림포스의 진영을 단숨에 무너뜨리며 브류나크로 신들을 참살하기 시작했다.
그 속도가 워낙 기민하고 빠른데, 더군다나 보이지도 않으니 신들로서는 유린당할 수밖에 없었다.
퀴네에.
그것은 올림포스의 전 지배자 크로노스에 대항하기 위해 탄생한 무구로, 제우스의 번개 아스트라페, 포세이돈의 삼지창 트라이던트와는 달리 활약이 돋보이지 않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무지한 인지에서 비롯된 착각이었다.
왜냐하면, 크로노스를 향한 첫 일격은 퀴네에로 모습을 감춘 하데스가 펼친 것이기 때문이다.
퀴네에 앞에서는 최고신조차 그 존재를 인식하지 못한다.
오죽하면 제우스가 공치사를 논하며 하데스를 지하세계에 가둬두고 간섭하지 않는단 말인가.
이것은 누가 봐도 하데스를 향한 견제의 목적이 은은히 담겨 있었다.
콰아아아앙!
그런 이유로 니하트는 그 능력을 120% 활용해 신들을 꼬치 신세로 전락시켜버렸다.
하지만 계속 유린을 당하고 있다면, 그것은 결코 신이라고 할 수 없다.
“저기 있어?!”
공기 중의 미미한 대기의 변화, 그리고 니하트의 숨소리.
그것들을 단숨에 감지해낸 이는 아스가르드의 수문장 헤임달이었다.
그는 은은히 빛나는 마안으로 난동을 부리는 니하트를 놓치지 않고 찾아내 한 신에게 끊임없이 녀석의 위치를 알려주었다.
그 신은……
콰르르르 콰아아앙!
거대한 망치, 뮬니르를 들고 있는 토르였다.
숙적인 거인들을 학살하여 같은 신들에게조차 경외를 일으키게 만든 최고의 전사이자 무신.
그의 손을 벗어난 뮬니르는 신속으로 니하트에게 치달았다.
콰아아아앙!
순식간에 기습을 받은 니하트의 몸이 다시금 검은 색깔을 드러냈다.
우지지지직! 콰아아앙!
뮬니르의 타격이 어찌나 강하던지, 타격을 당한 다리의 비늘이 쩌걱 소리가 나며 갈라져 있었다.
“어떠냐? 이 도마뱀 자식아.”
토르는 자신에게 날아오는 푸른 불빛, 뮬니르를 손으로 잡아채며 의기양양하게 웃어 보였다.
그리고 이 순간이 반격의 기회라고 봤는지, 수많은 신과 악마들이 일제히 달려들었다.
꿈틀.
바로 그 순간, 니하트의 전신에 자리 잡은 수많은 눈이 동시에 열렸다.
불시에 니하트의 눈과 마주친 대부분의 신들의 몸이 석화돼 몸이 경직됐다.
“크윽! 이것은?!”
“아르고스와 메두사의 권능?!”
당황한 신들은 재빨리 어떻게든 그 속박에 벗어나려고 애썼지만.
스스스스스.
그 사이 니하트의 입에 광대한 기운이 집속되고 말았다.
“어?”
불길한 조짐을 눈치챈 헤임달은 눈을 부릅뜨며 모든 신들에게 경고의 외침을 날렸다.
“파주주의 권능이 깃든 브레스다! 피해!!!!”
콰아아아아앙!
하지만 모든 것이 한발 늦었다.
니하트의 브레스가 무수한 갈래로 퍼져 모든 신들의 몸을 꿰뚫었다.
스스스.
브레스에 닿은 이들의 상처는 제각각.
누군가는 몸이 재가 되어 사라지기 일보 직전이었고, 어떤 이는 몸에 이루 말할 수 없는 수포들이 올라오며 끔찍한 절규를 토해냈다.
“이 미친 새끼가!!!”
바로 정면에서 브레스를 허용한 토르의 몸 절반은 썩어 문드러지고 있었다.
크르르르르.
그 모습이 만족스러운지, 상대를 낮게 깔보는 니하트의 울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평소라면, 그 반응에 건방지다며 노기를 드러냈을 신들일 테지만……
그들의 표정은 맥없이 무너져 이 사태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고 있었다.
콰앙! 콰앙! 콰앙! 콰앙!
허공에는 니하트와 신들이 요란하게도 격전을 일으키고 있었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그 구도는 니하트가 신들을 농락하는 것에 불과했다.
녀석의 몸집은 더욱더 커져만 갔고.
내뿜고 있는 신위도 더욱더 강하게 발산되기 시작했다.
스윽.
상처를 입으면 이제는 어떤 신의 권능을 발휘하는 건지, 그 상처가 상처를 입힌 당사자에게 되돌아가는 저주로 받아치기까지 했다.
역사상 이렇게까지 신들을 농락할 수 있는 악신들은 펜리르와 티폰 정도였다.
그리고 지금.
니하트는 이미 그들의 경지까지도 초월하고 있었다.
……절망이다.
신들은 끝도 없이 강해지는 니하트의 앞에 사실상 좌절했다.
그들은 당사자들이 만들어낸 피조물조차 못 지켜내고 그저 재처럼 사라지는 파국에 치닫게 된 것이다.
하지만 더욱 절망적인 것은 바로 이 순간이었다.
콰직!
한창 교전을 벌이고 있는 시점.
니하트가 이번에 노린 타깃은 다름 아닌 제우스였다.
올림포스의 모든 주신들이 힘을 합쳐도 제압하지 못한 최강의 강자.
그런 제우스에게 반기를 들어 용호상박의 싸움을 이어가던 니하트는 주변의 신들을 흡수하더니, 어느덧 방패를 들고 있는 제우스의 왼팔을 물어뜯었다.
“크윽!”
제우스는 권능을 강탈당하기 전에 자신의 왼팔을 또 다른 번개, 케라우누스로 잘라냈다.
씨익.
제우스의 왼팔을 입에 머금은 니하트는 만족스러운 듯 웃으며 우적우적 삼켜 넘겼다.
스스스스.
새로운 힘을 취하자, 니하트의 전신에는 빛이 뿜어져 나왔다.
“닥치는 대로 공격을 쏟아내!”
위화감을 느낀 루시퍼의 명령에 다수의 악마들이 마력을 결집시켜 일제히 니하트에게 쏟아냈다.
이번 포격은 삼엄한 경계 안에서 펼쳐지는 것이기 때문에 제아무리 니하트라도 피하는 것은 무리였다.
하지만 문제는 없다.
그것을 증명하려는 건지, 니하트는 양 날개를 둥글게 말아 자신을 감쌌다.
그러자 그의 전신에서 반투명한 막이 생성되더니…….
콰콰콰콰콰콰콰!
쏟아지는 악마의 일격들을 모조리 가로막아 흩어 버렸다.
꽈악!
멀리서 전장을 예리하게 관찰하고 있던 헤르메스는 아랫입술을 깨물며 부정하고 싶은 현상에 대해 신들에게 알렸다.
“이지스까지 강탈당했습니다. 이제 저 녀석을 퇴치하는 것은 사실상 무리입니다.”
이지스.
그것은 제우스가 최고 주신의 자리까지 오를 수 있게끔 만들어 준 최강의 무장 중 하나로, 어떤 공격도 막아낼 수 있는 절대 방패 중 하나였다.
제우스 역시 이지스의 스펙만 믿다가 이렇게 어처구니없는 사태를 겪게 된 것이다.
속수무책.
그야말로 싸우면 싸울수록 손해를 보고 적을 키워주는 꼴이 돼버렸다.
더이상 싸움이 길어져봤자, 좋을 것이 없다고 판단한 오딘은 골치 아프다는 듯 이맛살을 좁히며 현실적인 답안을 내놓았다.
“……폴세이어를 이곳, 65층, 바스데타스에 가둬두고 영구히 봉쇄하는 것 외에는 없겠어.”
요염한 여인의 형체로 곁에서 이 이야기를 듣고 있던 아스모데우스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31층에 이럽션 웨일을 방치한 것과 똑같은 짓을 하자는 건가?”
오딘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거랑은 차원이 다른 문제야. 이럽션 웨일과 달리 폴세이어는 높은 지능을 갖춘 몬스터야. 어떤 짓을 해서라도 봉쇄를 뚫고 튀어나올 테니, 아예 고립시키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어.”
사실상 봉인을 하자는 것과 마찬가지지지만.
“……불가능해.”
아스모데우스는 거듭 신들을 포식하며 커지는 니하트를 보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스가르드는 분명 이런 비슷한 경우를 겪은 적이 있다.
그것은 바로 최강의 마신 펜리르를 글레이프니르로 봉인할 때였다.
그때 당시에도 신들은 펜리르를 제압할 방법이 없어 글레이프니르를 둘러 묶었는데. 이 경우는 펜리르에게 사슬 끊기라는 내기를 유도해 펜리르가 자처해서 글레이프니르에 묶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펜리르를 속인 대가로 전쟁의 신, 티르는 한쪽 팔을 잃어야만 했다.
바보가 아닌 이상 니하트가 봉인에 순순히 협조해줄 리는 결단코 없었다.
“이대로 멸망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건가.”
오딘을 비롯해 헤르메스, 각 신들이 전의가 차츰 깎여나갈 때쯤.
[그래비티 코어를 시전했습니다.]콰아아앙!
느닷없이 섬 전체에 펼쳐진 거대한 그래비티 코어에 니하트의 몸이 짓눌려 그대로 섬에 추락했다.
“무슨?!”
깜짝 놀란 신들이 눈을 부릅뜰 때.
스스스스.
게이트를 통과한 거대한 비마나, 스키드블라드니르의 위로 슬그머니 건우가 모습을 드러냈다.
건우는 절망적인 전장의 풍경을 바라보며 신들을 깔보는 눈으로 입을 열었다.
“그만 빠져. 이 트롤러 자식들아.”
2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