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Recovery Mage RAW novel - Chapter (298)
돌아가기SSS급 리커버리 마도사
297화
계책을 고안해도 건우는 두 개의 선택지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폴세이어, 니하트를 퇴치하는가?
아니면, 신들에게 그 퇴치를 맡길 것인가?
지금 와서 신들과 연계해 니하트를 퇴치하는 건 이치에 맞지 않는다.
65층, 바스테타스에 모여 있는 신들 중 누구 한 명이라도 음모를 숨기고 뒤에서 비수를 찌를 수도 있다.
그렇기에, 65층에 당도해서는 우선은 니하트와 신들의 격전을 지켜봤다.
쿠구구구구 콰아앙!
대기가 요란히 흔들리며, 바다는 정신없이 출렁거렸다.
바스테타스 지형 중 하나인 섬은 격전이 빚어낸 지진으로 인해 지면이 갈라지거나, 거대한 크레이터가 형성되기까지 했다.
그야말로 종말을 결론지을 만큼 엄청난 전쟁이었다.
하지만 조금만 깊게 들여다봐도, 신들은 니하트에 의해 일방적으로 유린당하고 있었다.
니하트는 약골 신들을 포식하며 성장에 엄청난 도약을 이루고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탁월한 판단력으로 현장에서 가장 필요한 능력을 갖춘 신들의 무구를 탈취해 능력까지 활용하니 신들은 속수무책 당할 수밖에 없었다.
“퇴치는커녕 영양분만 돼주는 꼴이네.”
니하트의 엄청난 포식 능력에 유린당하는 신들을 보며 건우는 개탄을 금치 못했다.
이대로 전쟁이 지속된다면, 니하트는 정말로 퇴치가 불가능한 몬스터가 돼버린다.
‘앞으로 나선다.’
결의를 굳힌 건우는 스키드블라니르에 탑승한 채로 모두의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
갑작스런 건우의 출현에 신들의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대부분은 흥미롭다는 표정을 짓고 있는 반면, 헤르메스 같은 경우 눈살을 찌푸리며 가장 먼저 건우에게 다가갔다.
“동맹은 거절하지 않았나? 어째서 지금 모습을 드러낸 거지? 폴세이어를 퇴치하는 건 우리들 신의 영역이다. 간섭하지 않았으면 싶다만.”
그의 말에 팔짱을 끼고 듣고 있던 건우는 지그시 눈매를 좁히며 말했다.
“괜히 객기 부리지 마. 너희들이 자꾸 니하트를 키워주고 있는데, 어떻게 하라는 거야.”
“…….”
부인할 수 없는 사실에 헤르메스는 반박을 하지 못했다.
힐끔!
그리고는 아직까지 그래비티 코어로 니하트를 제압하고 있는 건우의 모습에 주르륵 식은땀을 흘렸다.
‘전에 봤을 때보다 기백이 훨씬 날카로워. 마치 다른 사람을 보는 것 같아. 최고신들에 비해서도 전혀 뒤지지 않아.’
그러나 그는 냉정하면서도 현실적으로 상황을 건우에게 일러주었다.
“방금 전 기습은 어디까지나 니하트가 방심해서 벌어진 거야. 녀석은 다시 기세를 끌어올릴 거다.”
콰아아아아앙!
그의 말은 곧 현실이 됐다.
힘을 폭주한 니하트는 전신의 어두컴컴한 기운을 극대화시켜 건우의 그래비티 코어를 깨뜨리고 다시금 허공으로 날아올랐다.
“성가시네.”
눈살을 찌푸린 건우는 슬그머니 몸을 풀었다.
태도부터 분위기까지 여유로 넘쳐나자 헤르메스는 어처구니가 없는 표정으로 말했다.
“홀로 니하트 사냥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가? 다시금 생각을 돌이켜 연합을 맺는 게 나을 거다. 교란자여.”
“진짜 그럴 거라고 생각해?”
“……무슨.”
조롱하는 건우의 목소리에 헤르메스는 잠시 말문을 잃었다.
건우는 전신에 금빛 마력을 끌어올리며 말했다.
“원래 이곳에 있는 신들은 다 쫓아내려고 했지만, 너만은 예외로 쳐줄게. 이 싸움을 지켜보고, 내가 객기를 부리고 있는지 아닌지 판단해보라고.”
신 이상으로 오만한 말투에 헤르메스는 마음에 안 든다는 듯 인상을 찌푸렸다.
“그게 가능할 거라고 생각하나?”
건우는 한쪽 어깨를 으쓱이며 그게 당연하다는 듯 답했다.
“가능해. 왜냐하면, 난 교란자니까.”
발설 직후.
타앙!
건우는 중지와 엄지를 모아 그대로 손가락을 퉁겼다.
그와 동시에 각 신들 앞에 시스템 창이 떠올랐다.
[규율 위반자(Rule braker)가 지정한 대상자로 선정됐습니다. 칭호 효과에 65층 외 다른 층으로 강제 전송됩니다.] [제약의 법칙으로 65층의 출입이 불가능합니다.]“……이게 무슨?!”
당황한 신들은 어떻게든 벗어나려고 했지만, 그들의 몸은 모조리 65층 밖으로 강제로 추방돼 사라졌다.
그것은 최고주신 오딘과 제우스, 그리고 칠대마왕의 루시퍼도 막을 수 없는지 그들은 잇따라 바스테타스에서 강제 추방당했다.
빛무리를 이루며 사라지는 그 광경은 마치 하늘에 유성우가 떨어지는 것 마냥 장관이었다.
“…….”
플레이어도 아닌 신들을 상대로 제약의 법칙을 적용시킨 건우의 배짱에 헤르메스의 표정에는 살짝 두려운 감정이 우러러 나왔다.
-설명: 유례없이 탑의 룰을 개정한 자에게 부여하는 칭호
*히든 칭호.
*플레이어가 상주한 층 외에 최대 2개까지 제약의 법칙을 부가할 수 있다.
*플레이어가 지정한 제약의 법칙 대상자들은 탑의 규율에 무조건적으로 복종한다.
-가만히 보면 칭호 효과는 엄청나게 잘 써먹는다니까.
이 방법은 세이비어 역시 생각 못했는지 기가 막힌 듯 감탄사를 날렸다.
스스스스스.
어느덧 주변 신들의 기척은 모조리 사라졌다.
이것이 건우가 행한 일임을 짐작한 니하트는 전신의 기운을 활성화시키며 경계하기 시작했다.
피식.
니하트와 거리를 좁혀나가던 건우는 슬그머니 입 꼬리를 올리며 입을 열었다.
“깽판 치는데 꽤 재주가 있나봐? 근데 말이지…….”
콰아아앙!
말에 매듭을 지으려는 순간.
니하트는 오른팔을 빛의 창 브류나크의 형상으로 빚어내 건우와 스키드블라드니르를 꿰뚫으려고 했다.
끼깃!
하지만 그 일격은 지금 건우의 손에 들린 검에 가로막혀 1센티도 움직이지 못했다.
“?!”
이를 지켜보고 있던 헤르메스와 격돌하는 틈을 타 건우를 기습하려고 했던 니하트의 백 개의 눈이 깜짝 놀랐다.
반면, 건우는 눈을 반쯤 치켜뜨며 가소롭다는 듯 말했다.
“이 구역의 미친개는 나야.”
니제르 7식. 무참(Vanishing Ripper)
서걱! 콰앙!
말을 마침과 동시에 건우의 검이 니하트의 몸을 절단내버렸다.
단단하기 이를 데 없는 이지스의 방패가 깨지며 니하트가 검은 피를 잔뜩 흘렸다.
크아아아아앙!
격분에 찬 니하트는 전신의 기운을 극대화시켰고 잠시 후.
콰아아아아앙!
건우와 니하트가 본격적으로 격돌하기 시작했다.
***
싸움에 철칙은 선방이라고.
나름 인상 깊게 남기기는 했지만.
이후의 격돌은 니하트의 일방적인 맹공에 건우가 회피하는 그림이 그려졌다.
콰르르르르 콰와아아아아앙!
뇌신의 권능까지 찬탈했는지, 니하트는 반경 100km 지대까지 뇌운을 형성시켜 수천 줄기의 벼락을 쏟아냈고.
쇄애애애액!
건우는 스키드블라드니를 제어해 그 모든 것들을 아슬아슬하게 회피했다.
카앙! 카앙! 카앙! 카앙!
그 와중에도 니하트는 브류나크로 저돌적으로 맹공을 가했다.
-마력의 크기부터 범주, 모두 상식을 초월한 존재다. 여유를 부릴 때가 아니다.
다급한 세이비어의 충고에 건우는 칫 이를 갈았다.
쇄애애애액! 콰아아아앙1
때마침 정면을 쳐다보니, 니하트가 신속의 속도로 바다를 가로질러 스키드블라드니르를 다시 한 번 꿰뚫으려 하고 있었다.
“나한테 똑같은 전투 패턴은 안 통해.”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이그너스의 반지에서 빛이 발출됐다.
[게이트가 생성됐습니다.]그리고 건우의 의지에 따라 생성된 게이트에서 완전한 7성급의 모습을 갖춘 세피아가 튀어나왔다.
쩌걱! 콰아아아아앙!
모습을 드러냄과 동시에 그녀는 아이스 에이지급의 능력을 발동했다.
니하트의 힘이 미치던 반경 100km 지대가 모조리 동결돼 얼어붙었다.
출렁거리던 바다물결도 그 상태 그대로 동결돼 움직임을 멈췄고.
맹공을 퍼붓던 니하트의 전신에도 새하얀 성에가 끼더니, 이내 공기와 함께 급격하게 냉각됐다.
시간으로 치자면, 약 0.1초.
건우는 그 찰나의 순간을 이용해 얼음동상이 돼버린 니하트에게 손을 뻗었다.
[명운역전을 발동했습니다.]스스스.
니하트의 머리 위로 천천히 떨어지는 모래시계가 생성됐다.
엄청난 너프 효과를 가져오는 스킬이지만, 효력이 발동할 때까지 시간이 너무 길어 그 전에 죽어버리면 아무 의미도 없다.
쩌걱! 콰아아앙!
그리고 니하트는 당연하다는 듯 세피아의 동결저주를 깨뜨리고는 온 몸을 새하얀 플레어로 뒤덮고 광속으로 치달렸다.
“……아폴론까지 포식했다고 들었는데, 아무래도 사실인 것 같네.”
반격할 타이밍조차 주지 않는 막강한 위력에 건우는 결국 수세를 굳히기로 했다.
[나선의 경계를 시전했습니다.]스키드블라니르를 나선의 경계가 둘러쌌다.
콰아아아아앙!
니하트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그대로 박살내겠다는 듯 스키드블라니르를 섬까지 밀어내며 광포한 성질을 드러냈다.
***
콰아아앙!
태양의 고온과 빛을 집결시킨 돌격을 경계로 보호하고 있다지만.
물리력 자체는 정지시킬 수 없었기에 어느덧 바다를 넘어서 섬까지 밀려가고 있었다.
화르르르륵! 치이이이익!
섬의 암반은 니하트가 발산하는 고온에 의해 새빨갛게 달궈져며 기다란 길을 그리고 있었다.
‘동력은 무한이나 다름없어. 뚫을 때까지 고집을 부리려는 걸까나.’
건우는 기세를 죽이지 않는 니하트에게 질색하며 다른 층의 보스들을 잇따라 소환했다.
[게이트가 생성됐습니다.] [게이트가 생성됐습니다.]스키드블라니르에 생성된 게이트 너머에서 은사의 둥지, 보스 코콘이 모습을 드러냈다.
“갸우.”
소환되기 무섭게 그녀는 금안을 반짝이며 실뜨기를 시작했고.
꽈아아아악!
니하트는 허공에 생성된 코콘의 거미줄에 걸려 돌격에 제동이 걸렸다.
?!
이것은 미처 예상 못했는지, 니하트는 몸에 부착된 거미줄을 떼어내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다.
건우는 그 상태로 니하트에게 조소를 그리며 말했다.
“이쪽도 화력싸움에는 그렇게 밀리지 않거든.”
이건 또 무슨 말인 걸까?
백 개의 눈은 건우의 말을 여러 번 곱씹다…….
쿠직!
곧 붕괴되고 있는 지면 쪽으로 한꺼번에 시선이 쏠렸다.
이것은 곧 위기라는 것을 짐작한 것 같았지만……
화르르르륵! 콰아아아앙!
곧 지면을 뚫고 튀어나온 거대한 용암기둥에 대처하지 못하고 몸 전체를 뒤덮여버렸다.
키에에에에에엑!
엄청난 열기에 니하트는 괴로운 듯 요지부동 날뛰었지만.
꽈아아아아악!
그럼에도 불구하고 허공에 생성된 코콘의 거미줄은 끊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콰아아앙!
하지만 녀석은 곧 냉정을 되찾았다.
전신에서 어두컴컴한 기운을 발산해 브렌넨의 마그마와 코콘의 거미줄을 통째로 파훼하려 시도했다.
하지만.
푸욱! 쩌저저적!
마치 이 순간만을 기다렸다는 듯 니하트의 등에 올라탄 세피아가 글라체스를 니하트의 심장 언저리에 꽂아 넣어 전신을 통째로 얼려버렸다.
건우는 딱하다는 시선으로 얼어붙은 니하트를 쳐다보며 말했다.
“다구리는 싫어하지만, 네가 워낙에 스펙 깡패라서 어쩔 수 없잖아. 네 선배들이랑 실컷 싸워보라고.”
2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