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Recovery Mage RAW novel - Chapter (35)
돌아가기SSS급 리커버리 마도사
34화
갑작스런 강적의 등장.
예티들은 포효를 내지르며 그 적을 에워쌌다.
일 대 다수의 불리한 형국.
그러나 대적하는 바포메트의 눈에서 공포는 찾을 수 없었다.
서걱!
오히려 날뛰던 예티 두 마리가 낫에 목이 걸려 그대로 동강났다.
그아앙!
그 와중에 다른 예티가 바포메트의 뒤를 급습했다.
덥석!
등을 돌린 바포메트는 단숨에 예티의 머리를 손에 쥐었다.
그으으으!
예티는 바포메트의 뿔을 붙들고 어떻게든 몸부림쳤지만…….
콰드드드득!
얼굴이 순식간에 짓이겨져 뇌수와 피가 흥건히 흘러나왔다.
마치 압력 프레스로 짓누른 것 같은 느낌이었다.
예티들은 방법을 바꿔 이번에는 일제히 얼음을 형성하더니 내던졌다.
후우우우웅!
바포메트는 낫을 헬리콥터 프로펠러처럼 회전시켜 얼음덩어리를 모두 내쳤다.
효과는 그뿐만이 아니었다.
서걱! 서걱! 서걱!
막강한 힘으로 빗어진 칼날 같은 풍압은 예외 없이 주위의 예티를 썰어 버렸다.
고오오오오오오!
투기가 끓어올랐는지 바포메트는 포효를 내질렀다.
……그르.
그 압도적인 모습에 예티들 사이로 혼란이 번졌다.
사냥꾼에서 사냥감으로 전락했다.
갑작스레 바뀐 먹이사슬의 위치를 이제야 자각한 듯 보였다.
타탓!
예티들은 질풍 같은 속도로 눈밭을 내달리며 도주를 택했다.
콰앙! 후웅!
바포메트는 검은 발굽을 박차 단숨에 몸을 튕겼다.
각력이 얼마나 셌던지 그 뒤로 쌓여있던 눈이 후두둑 날아갔다.
콰직!
바포메트는 종횡무진 주변을 맴돌며 예티를 휩쓸었다.
건우는 뒤에서 이 풍경을 관망하기만 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건우는 씨익 입꼬리를 올렸다.
“일석이조네. 몸도 편하고 레벨업도 하고.”
아무래도 바포메트가 사냥을 하면, 경험치가 건우에게도 분산되는 듯했다.
그렇다고 해서 경계를 늦춘 것은 아니다.
[바포메트의 충성도 62퍼센트]*충성도가 50퍼센트 이하로 떨어지면 지배권에 강하게 반발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자칫하다가는 사냥개로 써먹으려다가 물릴 수도 있다.
건우는 즉각 상태창을 확인했다.
[최건우]▶직업: 시간의 어릿광대
▶레벨: 42
▶칭호: 용인의 혈족(외 1종)
▶전용스킬
-복원 외 7종(치유의 요람, 회귀의 링……)
▶일반스킬
-15종의 마법(파이어 볼……)
▶스테이터스
[근력 80] [민첩 97] [체력 450] [마력 380][맷집 190][카리스마 50]바포메트를 쓰러뜨렸을 때보다 레벨이 더 올라 있었다.
“카리스마랑 관련 있겠네.”
직업으로 표기되어 있지는 않지만 건우는 2계층 던전의 보스이기도 했다.
자고로 군주라면 아랫사람들에게 괄시를 당하면 안 되는 법이다.
‘당분간은 카리스마에 스텟을 분배해야겠어.’
고오오오!
고심을 하는 동안, 상황은 끝나 있었다.
주변에서는 예티들의 시체가 널브러져 있었다.
명을 수행한 바포메트는 건우에게 한쪽 무릎을 꿇었다.
“수고했어. 들어가.”
바포메트는 고개를 더욱 숙였다.
[바포메트의 충성도가 상승했습니다.]그러고는 반지에 서서히 빨려 들어갔고, 건우는 다시 이동을 재개했다.
“……찾았다.”
예티 떼를 격파한 건우의 눈으로 한 빌딩이 들어왔다.
주변의 건물들은 냉기로 꽝꽝 뒤덮여 얼어 있었다.
하지만 어찌 된 영문인지 이곳만은 간신히 제 원형을 지키고 있었다.
호기심이 동했는지 세이비어가 말을 걸어왔다.
-여기가 어디냐?
“어라? 화 풀리셨어요.”
-내가 언제 삐졌다고 그래?
“…….”
따졌다가는 또 다시 삐질 것 같아 건우는 즉각 답해 주었다.
“백석 길드의 주둔지예요.”
-그 덩치 큰 한심한 놈이 머무는 곳이냐?
“뭐 그렇죠.”
건우는 쓴웃음을 지었다.
덩치 큰 한심한 놈이란 바로 S급 헌터인 마동혁을 의미했다.
‘한심하다고 보기는 어렵지.’
만약 그가 나서지 않았다면, 화성시는 진작 유령도시로 전락했을 것이다.
건우는 빌딩 입구로 발걸음을 옮겼다.
입구를 지키고 있던 길드 직원이 화들짝 놀라 몸을 떨었다.
설마 이런 혹한의 지대에서 사람이 버젓이 모습을 드러낼 거라고 상상이라도 했을까?
“누, 누구십니까?”
“협회에서 의뢰를 받고 왔습니다. 길드 대표인 마동혁 헌터님을 뵙고 싶은데요.”
“S, S급 헌터, 최건우 헌터님!”
뒤늦게 건우의 얼굴을 알아본 백석 길드의 직원이 경악했다.
‘진짜 연예인 된 기분이네.’
건우는 아직까지 익숙지 않은 반응에 관자놀이를 긁적였다.
“바, 바로 안내드리겠습니다. 근데, 대표님 몸 상태가…….”
건우는 눈매를 지그시 좁혔다.
“마동혁 헌터님이 왜요?”
“상태가 많이 안 좋습니다. 그러니 지금 바로 만나는 건…….”
“안내해 주세요.”
“네?”
“체내까지 얼어붙기 일보 직전일 거예요. 빨리 조치하지 않으면 큰일 나니까 제가 봐드릴게요.”
“……?!”
그는 진심으로 당황했다.
‘외, 외부인이 어떻게 알고 있는 거지?’
사실 마동혁의 몸 상태는 이곳에 대기하고 있는 길드원조차 모르는 사실이었다.
그가 그 사실을 접한 것도, 우연치 않게 길드 간부들의 대화를 엿들었기 때문이다.
그는 불안한 표정으로 건우에게 물었다.
“어, 어떻게 그렇게 잘 아시는 겁니까?”
“뭐, 비슷한 일을 겪어 봐서요.”
건우는 허리에 손을 얹으며 뒤편에 몰아치는 눈보라를 슬쩍 쳐다봤다.
후우웅!
그것은 세상을 하얗게 탈색시키는 악마 같았다.
필드 전체에 영향력을 끼치는 힘.
그것은 필시 세피아의 마력으로 빚어진 힘이었다.
***
빌딩 3층의 긴급치료실.
임시로 형성하기는 했지만 값비싼 의료기기부터 시작해 실제 의료 전력까지 갖추어 훌륭한 환경을 조성하고 있었다.
“으아악!”
그런 이곳에서 한 남자의 비명이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소리가 얼마나 우렁차던지 북도까지 울려 퍼졌다.
침상에서는 S급 헌터, 마동혁이 누워 있었다.
웃통을 벗고 있는 그의 상체 곳곳에는 급격한 체온 저하로 인한 냉동화상 증상이 엿보였다.
쩌저저저적!
가장 심각한 건, 그의 양팔이었다.
무슨 일을 겪은 건지, 그의 팔은 새하얗게 응결되고 있었다.
우웅!
바로 곁에는 두 명의 힐러가 동상을 막기 위해 전력으로 힐을 시전하고 있었다.
의료 전력으로 투입된 의사는 이마를 매만지며 고충을 토해 냈다.
“틀렸습니다. 이러다가는 계속 살이 썩어 들어갈 겁니다.”
“S급 힐러가 올 때까지만 버텨주시면 됩니다.”
길드 간부인 김용진이 의사의 어깨를 붙잡고 힘껏 흔들었다.
“저, 저 얼어붙는 증상을 멈추지 못하면 의미가 없습니다.”
분노로 이성을 잃은 김용진이 의사의 멱살을 쥐었다.
“너 이 새끼. 네가 얼마를 받고 여기 온 줄 알기나 해!”
“이, 이거 놓으시고 이야기하시죠.”
당황한 의사가 켁켁 숨을 내뱉은 순간, 김용진의 어깨 위로 누군가 손을 올렸다.
“각성자가 일반인 함부로 건드리지 마십시오. 각성자법 위반입니다.”
“어떤 새끼야!”
휘익! 탁!
김용진은 몸을 돌리기가 무섭게 빙그르 회전해 땅바닥에 엎어졌다.
“……?!”
순식간에 제압당한 그는 휘둥그레 눈을 떴다.
김용진을 제압한 남자, 건우는 바로 마동혁에게 다가가며 말했다.
“생각보다 상황이 심각하네요.”
김용진이 당황해 건우에게 소리쳤다.
“대표님한테 떨어져! 너 뭐 하는 새끼야!”
우웅!
그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는지 건우는 손아귀에 금빛 마력을 밀집시켰다.
[복원을 발동했습니다.]“이 개자식이! 지금 내 말 안 들려!”
그때 뒤에서 이를 지켜보고 있던 직원이 김용진을 말렸다.
“아이고, 이사님. 지금 건드렸다가는 뼈도 못 추립니다. 믿고 지켜보죠.”
그는 씩씩거리며 직원에게 물었다.
“뼈도 못 추리다니, 무슨 말이야? 내가 누군지 몰라?”
“그래도 저 남자한테는 안 됩니다.”
“이익! 저 남자가 누군데?”
“이번에 새로 출현한 S급 헌터, 최건우 헌터예요.”
“뭐?!”
김용진은 눈을 부릅뜨고서 다시 성질을 부렸다.
“S급이 뭔 상관이야! 지금 대표님한테 뭔 수작을 부리는 건데?”
“그, 그건…….”
“궁금하면 직접 지켜보시죠.”
대답을 한 건, 직원이 아닌 건우 본인이었다.
꿀꺽.
그 기세에 움츠러든 김용진이 마동혁의 모습을 살폈다.
사르르륵!
팔 전체를 뒤덮었던 새하얀 얼음이 점차 녹으며 사라지고 있었다.
또한 성에가 끼던 몸도 점차 혈색을 되찾았다.
“세, 세상에?!”
“말도 안 돼!”
주변에서는 그 광경을 보고 일제히 경악했다.
특히, 마동혁에게 계속 회복 스킬을 쓰고 있던 두 명의 힐러는 경악했다.
A급 힐러 1명에 B급 힐러 1명.
그들은 일반 헌터보다 두 배는 비싼 몸값을 지닌 베테랑 헌터였다.
그런 그들이 최선을 다해도 증상의 악화를 막는 것이 고작이었다.
하지만 건우의 스킬은 스케일이 달랐다.
두근!
일순간 마동혁 주변에 모여 있는 사람들이 심장의 박동을 느꼈다.
건우의 주변에서 마력이 요동쳤기 때문이다.
‘이, 이게 S급의 힘인가?’
전율을 느낀 사람들은 일제히 침묵을 지켰다.
……우웅.
어느새 치료는 끝나 있었다.
마동혁은 편안한 안색을 되찾았다.
꿈틀.
그는 눈썹을 파르르 떨며 눈꺼풀을 열었다.
“대, 대표님 몸은 괜찮으십니까?”
길드 간부가 허겁지겁 달려와 안부를 물었다.
마동혁은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
임시 사무실.
치료를 마친 마동혁은 곧바로 건우에게 면담을 요청했다.
‘부지런하네.’
그와 마주 보고 앉은 건우는 은연중 감탄했다.
꾸벅.
그는 우선 건우에게 허리부터 숙이며 말했다.
“덕분에 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천만에요. 근데, 상처는 어쩌다 그렇게 된 겁니까?”
마동혁은 가물가물한 기억을 떠올렸다.
“잘 모르겠지만 게이트의 진입하기 전에 무시무시한 녀석을 만난 듯했습니다. 저항하기는 했지만 이미 상처를 입은 뒤였지요.”
‘세피아의 동결저주가 맞네.’
건우는 무심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아마 세피아가 전생시절의 힘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면, 마동혁은 이미 죽지도 못하고 온몸이 얼어붙었으리라.
그걸 고려하면 추정되는 등급은 4성에서 5성 정도였다.
이 점만 보면 아직 희망이 있었다.
마동혁은 침묵을 지키다 건우에게 말했다.
“혹시 도와주실 수 있겠습니까? 거기에 제 동료들도 구출해야 합니다.”
“동료요?”
마동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던전에 진입하려다 모두 동상이 돼버렸습니다. 늦지 않았다면, 최건우 헌터님의 능력으로 살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털썩.
마동혁은 그대로 무릎을 꿇었다.
“이렇게 부탁드리겠습니다. 보상이라면 얼마든지 하겠습니다.”
그의 표정은 간절해 보였다.
‘그 쓰레기들이랑은 확실히 다르네.’
건우는 아크 길드에서 겪었던 일을 떠올리며 입꼬리를 올렸다.
“애초에 협회 의뢰로 온 거니, 걱정하지 마세요.”
마동혁이 반색했다.
“가, 감사합니다.”
“단 조건이 있습니다.”
“뭐, 뭡니까?”
“레이드는 저와 마동혁 헌터님만 참여합니다. 나머지 길드 병력은 이곳에 주둔시켜 주십시오.”
‘거치적거리면 곤란하니까.’
이런 건우의 속내를 알 리 없던 마동혁은 당황했다.
“지, 진심입니까? 힐러와 탱커만으로는 깰 수 있는 난이도가 아닙니다.”
건우가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반문했다.
“제 포지션은 힐러가 아닙니다만?”
“그게 무슨…….”
와장창!
그때 경계가 늦춰진 틈을 타 창문을 깨부수며 예티가 급습을 가해 왔다.
“이놈들!”
당황한 마동혁이 벌떡 몸을 일으켰다.
그 순간 건우가 예티의 턱을 손바닥으로 찍어 올렸다.
“뭐?!”
건우의 민첩한 몸놀림에 마동혁이 경악했다.
하지만 놀라운 것은 바로 지금부터였다
[아이스 미사일을 시전했습니다.]콰직!
건우의 뒤에 생성된 얼음송곳이 예티의 머리를 꿰뚫고 터뜨린 것이다.
후두둑!
깨진 살점과 이빨 등이 코트에 튀자, 건우는 인상을 찡그렸다.
“나중에 클린 마법도 걸어놔야겠네.”
그 광경을 넋을 놓고 바라보던 마동혁이 건우에게 물었다.
“최건우 헌터님. 대체 포지션이 어떻게 됩니까?”
건우는 진지하게 고심하다 대답을 내뱉었다.
“그냥 잡캐?”
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