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Recovery Mage RAW novel - Chapter (77)
돌아가기SSS급 리커버리 마도사
76화
강원도 굴지의 강자.
그것은 바로 강원연합을 일컫는 말이었다.
하지만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
강원연합의 중심인 충무 길드의 안에 대기하고 있던 70여 명에 이르는 B급 이상 헌터가 전투불능 상태로 뻗어 버렸다.
그뿐만 아니라 건물 곳곳이 훼손됐다.
초전박살.
더 이상 회복할 기미도 보이지 않았다.
허망한 표정을 짓고 있을 때, 건우는 이 모든 것을 원상태로 복원했다.
건우의 말대로 지금의 광경은 악몽이 다름이 없었다.
성익제가 목소리를 떨며 말했다.
“네, 네가 무슨 짓을 하든 없던 일로 되돌릴 수 있단 뜻이냐?”
“그렇게 생각하셔도 상관없습니다.”
건우는 오만한 표정으로 그를 내려다봤다.
“그러니까 앞으로 상대를 잘 가려서 덤비세요. 뭐 다시 일어설 힘이 있을지 모르겠지만요.”
의자에 일어선 건우는 야경이 보이는 창문에 손바닥을 갖다 댔다.
손바닥에서 퍼져 나온 마력의 파장이 유리창을 와장창 깨뜨렸다.
휘잉!
깨진 창문 틈 사이로 차가운 산풍이 불어 닥쳤다.
건우는 주저하지 않고 깨진 창문을 향해 걸어갔다.
성익제는 아랫입술을 꽉 깨물며 입을 열었다.
“……후회할 거다. 네놈.”
건우는 딱하다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죄송하게 됐습니다. 복수할 기회는 드리지 못할 것 같네요.”
“네놈! 어디까지 나를 농락하려 드는 게냐!”
분이 치솟은 성익제가 결국 참지 못하고 윽박을 내질렀다.
“그럼 가보겠습니다.”
건우는 싱긋 웃더니 그대로 창문 밖으로 몸을 던졌다.
우웅!
그가 사라진 자리에서 금빛 마력이 출렁이더니 유리창이 원상태로 복원됐다.
쿵!
성익제는 다리에 힘이 빠졌는지 그대로 양쪽 무릎을 꿇고는,
“으아악!”
외마디 비명을 토해 냈다.
***
충무 길드는 간밤에 벌어진 일로 인해 정신이 없었다.
갑작스런 S급 헌터 최건우의 습격과 그런 건우가 부리는 흉포한 마수.
그러나 습격의 증거는 존재하지 않았다.
CCTV 회선은 의문의 강도가 잘라 내 기능이 전부 제거됐다.
마수에 의해 몸이 박살이 났던 길드원들은 온전히 몸이 회복됐다.
간밤의 격전으로 송두리째 무너진 길드 건물도 원상태로 돌아왔다.
하지만 그중에는 멀쩡하지 않은 것도 분명 존재했다.
바로 이곳 길드를 지탱하는 길드원들의 정신 상태였다.
그들은 공포에 휩싸였고, 다시 건우가 습격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 불안하고 초조했다.
충무 길드 회의실.
“……이상입니다.”
간밤에 있었던 일을 소상히 브리핑하던 성익제의 비서는 손을 미미하게 떨고 있었다.
성익제는 싸늘한 표정으로 임원들에게 말했다.
“그놈을 어떻게 처리하는 게 좋을까 고민해 봤습니다.”
“…….”
평소와 달리 주변에서 대답은 들리지 않았다.
성익제는 그들에게 성을 내지는 않았다.
‘충격적인 상황이긴 하지.’
그 자신도 아직 어젯밤의 공포에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강원 연합의 수장.
여기서 중심이 흔들리면, 다른 길드원한테 모범이 되지 못한다.
그는 필사적으로 모색한 방안을 털어놓았다.
“간밤에 긴히 생각해 봤는데, 아크 길드와 손을 잡으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겁니다. 여러분이 동의해 준다면, 내 긴히 밀어붙일 생각이오.”
말을 끝마치기 무섭게 임원 중 한 명이 손을 들었다.
“발언 중 죄송합니다만, 한 말씀 올려도 되겠습니다.”
성익제는 고개를 끄덕였다.
“얼마든지.”
자리에 일어선 그는 가슴팍에서 봉투를 꺼내 책상에 올려 두었다.
성익제는 미간을 좁히며 물었다.
“……시답지 않게 웬 봉투야?”
“사직서입니다. 그동안 신세 많이 졌습니다.”
콰앙!
성익제는 손바닥으로 책상을 힘껏 내려치며 몸을 벌떡 일으켰다.
“지금 무슨 짓이야!”
“믿기 어렵겠지만 저는 어제 내장이 흘러나올 정도로 치명적인 중상을 입었습니다.”
그는 파르르 떨리는 팔을 억누르며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하지만 그럼에도 살아 있습니다. 이유는 다들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임원들은 모두 무거운 표정을 지었다.
그 고통은 자신들 역시 느껴 본 것이기 때문이다.
빠직!
그때 이마에 핏대를 세운 성익제가 경고를 가했다.
“이 부장. 입 다물어.”
그러나 성익제의 엄포에도 그는 꿋꿋이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상황이 그쯤 되니,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최건우 헌터가 어떻게 되든 상관없습니다. 하지만.”
그는 목에 고임 침을 꿀꺽 삼키며 모두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에게 이길 때까지 우리는 그런 고통을 얼마나 겪어야 되는 겁니까?”
“입 닥쳐! 이 근성 없는 놈들!”
흥분을 주체하지 못한 성익제는 즉각 그의 멱살을 쥐었다.
그 순간.
드륵!
다수의 임원이 자리에 일어서서 똑같이 봉투를 올려놓았다.
그러고는 성익제를 향해 허리를 꾸벅 숙였다.
“그동안 신세 많이 졌습니다.”
“……너희들.”
성익제는 머릿속에 무언가 붕괴되는 느낌이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그는 믿기지 않는 사실에 임원, 아니 전 임원들에게 명했다.
“이런 경우 없는 상황은 인정할 수 없어. 앉아.”
그러나 그들은 성익제의 말을 무시하고 회의장 밖으로 나갔다.
“……앉아. 앉으라고! 이것들아!”
뚜벅.
가는 발걸음에는 정은 결여돼 있고, 냉혹하기 짝이 없었다.
성익제는 최후의 한 명이 나갈 때까지 멍하니 지켜보았다.
삐리리.
잠시 후 그의 휴대폰으로 전화가 걸려왔다.
「구자혁 협회장」
통화 상대를 확인한 성익제가 다급하게 통화에 응했다.
“협회장님. 마침 잘 됐습니다. 최건우 그 자식 때문에 강원도가 개판으로…….”
구자혁은 그의 말을 끊으며 말했다.
[자네. 이번에는 상대를 잘못 건드렸어.]“그게 무슨?!”
[이해해. 그저 어린 친구라고 여겼겠지. 단순히 힘만 강한 S급 헌터라고 생각했겠지.]두근.
어째서일까?
심장이 제멋대로 미처 날뛰었다.
그다음에 그가 내뱉을 말이 무시무시할 것이라는 것을 직감했기 때문이다.
[아직 랭킹 시험을 보지 못했지만 안 봐도 뻔해. 그는 이미 한국 서열, 1위야. 자네는 최강을 건드린 거라고.]“1, 1위?!”
머리를 마치 둔기에 얻어맞은 것만 같았다.
[안 됐어. 그 친구 칼을 뽑으면 상대 숨통이 끊어질 때까지 놓아주지 않는 스타일이야.]“으아아아악!”
성익제는 순간 휴대폰을 집어던졌다.
충분히 몰락했다고 생각했거늘 더욱 더 절망의 구렁텅이로 빠지는 느낌이었다.
그는 동공을 파르르 떨며 중얼거렸다.
“다, 다 잃었어.”
그중 가장 큰 타격은 강원연합의 해체다.
그 사실을 직감한 성익제는 주저앉고 싶었다.
이제 그는 더 이상 등을 꼿꼿이 편 호랑이가 아니었다.
그저 비루먹은 노새에 지나지 않았다.
어쩌면 그게 본모습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성익제는 그 사실을 인정하려고 들지 않았다.
그저 자신을 이런 우스운 꼴로 만든 존재에 대한 앙금만이 남아 있었다.
“최…… 건…… 우. 최건우!! 으아아아악!”
그는 분을 참지 못하고 회의실에 걸려 있는 장검을 빼 들었다.
그러고는 계단을 박차 길드의 출구로 달려갔다.
“꺄아아악!”
“뭐, 뭐야?!”
사람들은 실성한 그의 모습을 보고 경악했다.
“…….”
그러나 성익제에게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는 오직 눈앞에 있는 상대를 바라볼 뿐이었다.
그곳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이 상황을 예측이라도 한 듯 건우가 서 있었다.
거리로는 약 5미터정도.
건우는 슈크림빵이 든 봉지를 한 아름 들고 서 있었다.
“꽤 늦게 나오셨네요. 이거 하나 드실래요? 생각보다 많이 얻어서요.”
건우는 싱긋 웃으며 그에게 슈크림 빵 하나를 내밀었다.
뚜둑.
그 순간 성익제의 이성줄이 끊어졌다.
“이 개자식!!”
성익제는 일갈을 토해 내며 건우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쇄액! 쇄액!
바로 그때 검은 정장을 갖춰 입은 협회 직원들이 성익제를 붙들었다.
“감시과에서 나왔습니다. 성익제 씨. 지금부터 당신을 횡령 및 협박, 밀수, 살인미수 등의 혐의로 체포하겠습니다.”
“얌전히 협조해 주시죠.”
“이, 이게 무슨…….”
그는 혼란스런 눈빛으로 주변을 둘러봤다.
문득 주변을 살피니 충무 길드의 길드원들이 손목에 각성자 전용 수갑을 착용하고 있었다.
건우는 쓴웃음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전 굳이 자수하란 말은 안 했는데, 양심에 많이 찔렸나 봐요. 참 안 됐네요. 회장님은 징역 30년이 거의 확정이라고 하던데.”
“으아아아아악! 죽여 버리겠어!”
성익제는 협회 직원의 구속에 발버둥 치며 건우에게 다가가려고 했다.
하나 협회 직원들 때문에 옴짝달싹도 할 수 없었다.
건우는 그런 그를 보며 빙그레 웃어 보였다.
“그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면회는 물론 안 갈 겁니다.”
“으아아아악!”
성익제는 절규를 쏟아 내며 이마를 지면에 쿵쿵 내려찍었다.
이 날을 기점으로 강원연합의 총체인 충무 길드가 강원도 바닥에서 사라졌다.
***
충무 길드에서 빠져나온 건우에게 세이비어가 말을 걸어왔다.
-가만 보면 너는 사람 약 올리는 재주가 있어.
“점점 할아버지를 닮아가는 것 같아서 걱정이에요.”
-웃기고 있네. 넌 원래 그런 놈이거든.
“설마요?”
건우는 진심으로 부정했다.
하지만 머지않아 그와 비슷한 말을 또다시 들어야 했다.
“대체 어떤 심술 맞은 짓을 했기에 저 점잖은 척하는 양반이 미쳐 날뛰는 겁니까?”
건우에게 말을 걸어온 것은 바로 김민이었다.
그는 소형 트럭을 세워두고 건우를 기다리던 참이었다.
“글쎄요. 화장실이 급하셨나 보죠.”
건우는 씨익 웃으며 모른 척했다.
그러고는 양손에 한 아름 안고 있는 슈크림 빵을 가리키며 물었다.
“그나저나 뉴튼 베이커리 슈크림 빵을 어떻게 이렇게 많이 구한 거예요?”
그 말에 김민이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대답했다.
“사실 제 아내가 그 베이커리 점장입니다.”
“네?”
예상치 못한 진실을 맞닥뜨리자, 건우는 적잖이 놀란 듯 보였다.
“그리고 아내는 슈크림 빵 외에도 재주가 많습니다.”
“그런데요?”
김민은 피식 웃다가 트럭 위에 올라온 천을 거두었다.
화물칸에는 구수한 냄새가 가득 풍겨 올라왔다.
그것은 모두 뉴튼 베이커리에서 비싸게 거래되고 있는 제과, 제빵들이었다.
“약소하지만 선물입니다. 집까지는 제가 따끈따끈하게 배송해 드리겠습니다.”
건우는 넋을 놓고 바라보다가 한마디를 남겼다.
“……이거 다 못 먹는데요.”
***
“아, 피곤해.”
타닥타닥
정신없이 키보드를 두들기던 춘삼이 콧잔등을 꼭 눌렀다.
사업이 돼도 너무 잘 돼서 탈이었다.
이제는 사업 규모가 커지는 게 두려워 자제를 한다는 게 더 어처구니가 없었다.
“형님도 참 야망도 없으시지.”
혀를 차며 거실로 나오니, 코끝에 달콤한 향기가 닿았다.
식탁에는 슈크림 빵이 수복이 쌓여 있었다.
“이, 이건 설마!”
춘삼은 군침을 삼키며 슈크림 빵을 덥석 집어 입으로 가져갔다.
“오오오오!! 엄청 맛있어!”
머릿속에는 미미(美味)라는 글자가 빼곡히 들어찼다.
우연히 거실에 들른 지혜가 그런 춘삼에게 말했다.
“아, 그거 오빠가 사 왔어요. 엄청 맛있던데요.”
“혀, 형님 오셨습니까?”
“네. 근데 오빠한테 이게 뭐냐고 물으니까 엄청 시무룩한 표정을 짓더라고요.”
“…….”
꿀꺽!
춘삼은 먹던 빵을 제대로 씹지도 못하고 목구멍으로 삼켜 넘겼다.
그리고 급히 이실직고했다.
“TV에서 보다가 제가 너무 먹고 싶어서 살짝 지혜 씨 핑계를 댔습니다. 제발! 형님한테는 지혜 씨가 먹고 싶었던 거라고 이야기해 주면 안 될까요?”
“그, 그래요?”
지혜는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손가락으로 뒤를 가리켰다.
“……근데, 뒤에 이미 오빠가 있는 데요.”
“……?!”
화들짝 놀라 고개를 돌리니 건우의 손이 춘삼의 얼굴을 덮쳤다.
덥석!
춘삼은 급히 변명을 했다.
“혀, 형님. 어쨌든 결과는 좋지 않았습니까?”
“좋긴 개뿔이! 내가 그거 구하려고 얼마나 개고생한 줄 알아!”
빠드득!
“으아아아악!”
건우의 우악스런 손길에 춘삼은 비명을 내질렀다.
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