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nding in the Spotlight since Birth RAW novel - Chapter (271)
271. 가족
[대즐링 비하인드 영상 통해 윤시우 인성 재조명> [무명 배우에게 스스럼없이 먼저 다가가 연기에 대해 함께 고민해 준 윤시우> [우울해하는 수호 앞에서 참지 못하고 방귀 ‘빵!!’ 뀐 그레이엄 교수, 애드립이냐 대본이냐 실제 상황이냐 논란 종지부. 시우 윤과의 약속된 플레이였다.> [영화 후반, 위트 있게 내던지는 명대사들과 시우와의 밑도 끝도 없는 유치한 말다툼으로 진지한 분위기 환기시켜 준 배우 톰의 활약 뒤에 윤시우의 배려 있었다.> [그레이엄 교수 역의 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사랑해 줄 거라 예상 못해. 시우에게 들은 한국 속담대로 방귀 뀐 놈이 성내는 표정 짓기 위해 노력’> [한 무명 배우에게 인생 역전을 선물한 시우 윤. 함께 작업한 모든 이들이 시우 윤의 팬이 된다는 루시 라일리의 말이 또다시 증명되다.>“……들이 시우 윤의 팬이 된다는 루시 라일리의 말이~ 또다시. 증명. 되다.”
자신의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에게 기사를 읽어 주던 남자 니콜라스가 크게 웃음을 터트렸다.
“사실 제가 친구들이랑 밥 먹으면서 먼저 한 말인데, 그 말을 루시가 토크쇼에서 해 버리는 바람에…… 이 말이 루시가 한 말이 되어 버렸어요.”
화면에 시청자 댓글들이 주르륵 올라왔다.
니콜라스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저작권료요? 나중에 한번 말해 볼게요. 하하. 그보다 우리 시우가 또 작품 하나를 훌륭히 마쳤습니다. 혹시 다들 보셨나요? 대즐링~”
– 봤어요!! 이렇게 몰입해서 본 영화 오랜만이었어요!!
– 춤은 적당히 모션만 취하고 나머지는 다 대역 쓸 줄 알았는데, 시우 춤 보고 기절하는 줄.
– 아직…… 못 봤는데…….
“안 보신 분들은 빨리 보고 들어오세요. 영화와 음악을 사랑하신다면 무조건 보셔야 합니다~”
요즘 넷브레스 잡겠다고 눈에 불을 켜고 있는 무비박스 측의 요청으로, 무박에서 개인 방송을 진행 중인 니콜라스는 팬들과 농담을 주고받았다.
어릴 때부터 마튜와 인싸 등에서 종종 방송을 진행해왔기에 능숙했다.
“요즘 제 방송이 너무 인기를 끌고 있어서 너무 기뻐요. 이것도 다 시우 덕분이죠. 여러분께만 말씀드릴게요. 저는 아마…… 어디선가 한국인의 피가 섞인 혼혈일 수도 있어요.”
– !!!
– ?!
– 리얼리?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한국 음식을 매일 퍼먹을 수가 없어. 오케이, 저와 함께하는 ‘내가 너희에게 한식을 알려 주마.’ 오늘 컨텐츠는 바로…….”
니콜라스는 어쩌다 이 방송이 이렇게까지 인기를 끌게 된 걸까 신기해하면서, 비장하게 입술을 달싹였다.
금발의 미청년 니콜라스의 입에서 속삭이듯 비밀스러운, 사랑에 빠진 달콤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부…… 대…… 찌…… 개……!”
짜잔!
무비박스 스태프들은 옆에 있는 부대찌개 재료를 공개하는 니콜라스의 눈에서 하트가 뿅뿅 뿜어져 나오는 착각을 느꼈다.
“이 음식은 정말 최고의 맛을 여러분께 선물할 거예요. 궁금하신 분들은 바로 자신의 나라, 자신의 도시에 있는 한국 음식점을 찾아 주세요. 요즘 저 때문에 한식이 세계화되고 있다는 말이 나오는데, 노노노~ 너~ 무~ 맛있어서 그래~! 그냥 주거주거.”
공부를 썩 좋아하지 않는 니콜라스였으나, 세상 누구라도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대해서는 남이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파고든다.
부대찌개의 유래에 대해 설명하다, 한국의 가슴 아픈 역사 이야기까지 세계의 팬들에게 알려 준 니콜라스는 꼭 한국을 방문해 전쟁기념관을 둘러보고 한국 음식을 맛보겠다는 자신의 팬들에게…….
부대찌개 요리 과정과 먹방으로 응답했다.
“감자탕과 더불어 미국에서 진짜 인기 대박인 음식이죠. 아~ 너무 맛있다. 이 당면 사리 넣을 때는 주의하셔야 해요. 육수를 막 빨아들이는 녀석이거든요. 저는 개인적으로 라면 사리 추천드립니다. 크랙이죠.”
분명히 일을 하는 중인데, 너무 행복하게 팬들과 놀면서 쉼 없이 먹고 있는 니콜라스였다.
무비박스 스태프들은 해맑게 웃고 있는 니콜라스의 모습에 왜 이 방송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지 분명히 알 수 있었다.
투자를 더 많이 해서 직접 한국으로 날아가 진행하는 방식도 고려해 봐야겠다.
시우 윤을 게스트로 부를 수 있다면 더 굉장할 테고.
밥에 부대찌개를 말아 몇 그릇을 뚝딱 해치운 니콜라스는, 라면 하나를 더 끓여 라면을 상추에 올려 싸 먹는 방법까지 알려 준 뒤, 드디어 의자 등받이에 등을 기댔다.
좋은 식사였다.
하얗게 불태운 니콜라스의 눈에 한 시청자의 댓글이 보였다.
– 닉! 혹시 차기작은 결정됐나요?
“아…… 차기작요? 글쎄요. 음…… 이런 얘기 막 함부로 풀면 안 되는데…….”
후원금이 마구 입금되기 시작했다.
“감사합니다. 후원금은 전액 아픈 어린이들을 위해 쓰입니다. 무슨 얘기를 하고 있었죠? ……맞아요. 실은 제가 시우랑 같이 주연으로 출연할 만한 영화를 한 작품 찾았는데…… 시우가 군대에 가야 해서 어떻게 할까 고민 중이에요.”
– 장르???
– 시우 & 니콜라스 주연?! 두 남자 배우 사이에 여주인공으로 루시 캐스팅 가능??
– 에반과 빌의 케미 다시 보고 싶어요~~
“아, 케미…… 하하핫.”
니콜라스는 조용히 웃었다.
‘시우가 한다고 해야 말이죠. 친구라는 이유로 무작정 조를 수도 없고. 작품도…… 작품은 약간 애매한가. 하지만 시우 연기력이라면…….’
시우가 한다고 하면 나도 하고~
시우가 안 한다고 하면 나도 안 해야지~
니콜라스는 단순하게 생각을 정리하고 활짝 웃었다.
“이제 오늘의 앵콜 요리를 만들어 볼까요?”
후식으로 달고나 라떼를 만들 시간이었다.
* * *
“안 돼. 나 군대 가야 돼.”
[시놉시스라도 보여 줄까? 볼래? 보고 싶지? 막 호기심이 심장을 때리지?]“안 볼래. 만약 봤는데 마음에 들면 괜히 더 아쉽기만 하지. 나도 연기 못하고 군대 가는 게 좋겠어?”
[그럼 안 가면 되잖아. 넌 금메달 따서 안 가도 된다며?]“그전에 간다고 팬들과 약속을 했어. 한 입으로 두말하는 배우가 될 수는 없지.”
[너랑 같이 찍고 싶은데…… 휴우, 알았어. 군대 가면 루시랑 헨리 데리고 면회 갈게.]“응.”
[뭐…… 이번 기회 아니더라도 언제가 됐든, 우리 다 같이 영화 할 기회가 평생에 한 번 정도는 더 있었으면 좋겠다.]“나도 그렇게 생…….”
방에서 니콜라스와 통화를 하던 중, 갑자기 밖에서 시윤의 외침이 들려왔다.
“형!!! 형!!!”
다급한 목소리.
시우는 니콜라스에게 나중에 전화하겠다고 말한 뒤, 얼른 밖으로 나갔다.
거실 쪽에서 시윤의 애타는 외침이 다시 들려왔다.
“형!!! 네로가 이상해!!!”
시아의 울먹이는 목소리도 들려왔다.
“여, 여기서 나 만들기 숙제…… 숙제하는 거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네로야~ 왜 그래애~”
시우는 심장이 쿵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네로의 건강은 마법에 의해 완벽하게 관리되고 있을 텐데?’
그리고 플렉스도 데이터를 이용해 복실이와 네로의 건강을 계속 체크하고 있었다.
시우의 몸이 단숨에 거실로 쏘아져 나갔다.
근무 중인 아빠를 제외한 모든 가족이 거실에서 걱정스럽게 네로를 쳐다보고 있었다.
– 냐아앙!! 나앙!!
네로는 잔뜩 흥분한 채, 온몸을 비틀며 바닥에서 앞다리와 뒷다리를 발작적으로 흔들고 있었다.
– 냐아아아!! 하아악!! 하아악!!
이성이 날아간, 본능만이 남은 모습.
고통스러워하며 혼자 거실을 굴러다니는 네로를 가족들은 어찌할 바를 모른 채, 뒤쫓고 있었다.
얼굴이 파랗게 질린 시윤이 네로를 안아 주려고 시도하고 있었으나, 네로의 몸부림이 너무 심해 손으로 잡을 수가 없었다.
시우는 얼른 마법으로 네로의 상태를 스캔했다.
[이상 없음>이상…….
이상 없음?
멈칫.
침착함을 되찾은 시우가 마나를 이용해 안력을 끌어올리자, 엄청난 속도로 몸부림치고 있는 네로의 움직임이 초고속 카메라 영상처럼 세밀하게 시우의 눈 속으로 들어왔다.
“…….”
시우는 네로의 앞에서 주저앉아 있는 시윤의 어깨를 살짝 짚어 주고, 그대로 지나쳐 엄청난 스피드로 손을 뻗었다.
파앗.
네로의 등을 안정감 있게 딱 붙잡은 뒤.
시우는 다른 한 손으로 네로의 발바닥에 붙은 스카치테이프를 떼 주었다.
정말…….
이해하기 어렵지만…….
친구란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받아들이는 거니까…….
“하아…….”
시우가 스카치테이프를 떼 주자 네로는 곧바로 안정을 되찾았다.
옆으로 벌러덩 드러누운 네로는 자신의 앞발바닥을 까끌까끌한 혓바닥으로 싹싹 핥은 다음, 시우를 향해 고맙다며 눈을 깜빡깜빡 감았다 떴다.
고양이의 애정 표현인 눈 키스.
그리고 아무렇지 않게 벌떡 일어나, 시윤의 다리에 머리를 쓱 비비고는 다시 시아의 만들기 숙제 현장으로 복귀했다.
바닥에 늘어진 꼬리를 살랑살랑 움직이며, 시아의 물건을 앞발로 툭툭 치는 모습이…….
‘어처구니가 없네, 진짜. 어휴.’
시우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시우가 몸을 일으키려는데, 주저앉아 있던 시윤이 서럽게 울기 시작했다.
“네로…… 잘못되는 줄 알고…… 흐윽…….”
너무 놀랐는지 현주와 시아 모두 눈물을 글썽이고 있었으나, 특히 시윤의 충격이 큰 듯했다.
두 손으로 거실 매트를 짚고 어린아이처럼 울음이 터진 시윤의 앞에서, 시우는 천천히 천천히 다정한 손길로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괜찮아. 괜찮아. 시윤아. 진정해. 네로랑 복실이 다 아픈 데도 없고 건강해.”
“그래도…… 그래도 나이가 많으니까…… 난 네로랑 복실이…… 죽을까 봐 너무 무서워…….”
토닥토닥.
의학의 발전만으로도 수명은 놀랍도록 늘어나는 법이다.
그런데 의학보다 높은 수준의 마법이 작용하고 있으니, 복실이와 네로의 수명은 아직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었다.
다만 사람들이 너무 오래 사는 걸 이상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는 게 문제인데…….
상관없다.
남들의 시선 때문에 친구와 가족을 잃지 않을 것이다.
‘걱정하지 마, 시윤아. 복실이랑 네로는 오래오래 건강하게 살 테니까.’
착한 동생이다.
마음도 여리고, 감정 표현도 솔직하고, 잘 울고, 웃고-
네로가 엎드려 울고 있는 시윤의 품 안으로 머리를 들이밀고, 시윤의 얼굴에 머리를 비비자 시윤은 그제야 차츰차츰 마음을 가라앉히고 다시 웃음기를 되찾았다.
“놀랐잖아! 진짜…… 진짜 아프지 마. 네로야.”
시윤이 네로를 품에 안자, 네로는 분위기를 아는지 가만히 시윤에게 몸을 맡겼다.
네로의 몸을 쓰다듬던 시윤이 형을 향해 얼굴을 들었다.
“난 정말…… 와, 테이프? 테이프? 그런 줄도 모르고…… 하하…… 나, 나만 운 거 아냐. 엄마랑 시아도 울었어~”
얼굴을 붉히고 변명하듯 말하는 시윤의 얼굴-
그때.
멋쩍게 웃는 시윤의 얼굴 위로, 약간 악에 받친 듯이 싸늘하게 자신을 쳐다보던 시윤의 얼굴이 겹쳐졌다.
자신의 생일날 환각처럼 자신의 머릿속에 떠오른 그 표정.
[형이…… 태어난 게…… 잘못이야……!]“……형? 왜 그래?”
“응? 아니야. 아무것도.”
시우는 피식 웃었다.
너무 아픈 말 아닌가?
무시하려 해도 심장이 쿵하고 내려앉는다.
‘됐어. 무슨 상황인지는 모르겠지만…… 다 필요 없고. 내 가족들 건드리면 운명이든 뭐든 다 부숴 버릴 거야. 망가지게 두지 않아. 내 마지막 가족이야.’
시우는 자신의 앞에서 의아해하고 있는 시윤에게 말했다.
“시윤아. 오랜만에 형이랑 둘이서 어디 놀러 갈까?”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