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Embracing Swordmaster RAW novel - Chapter 165
가장 위대한 흔적 (1)
유스티아는 침대에 누워있는 블라드와 쟝을 보며 가만히 둘의 이마를 쓸어주었다.
손끝으로 느껴지는 축축한 식은땀의 느낌.
푹신한 침대였으나 둘의 표정은 잔뜩 찡그려져 있었고 그중에서도 블라드는 간헐적으로 몸을 뒤트는 중이었다.
마치 심한 악몽이라도 꾸는듯한 그런 모습이었다.
“······.”
유스티아는 뒤척이는 블라드의 금발을 쓸어주고는 마지막으로 그가 입고 있던 갑옷을 바라보았다.
북부정교회가 아직 산 로지노였을 시절, 어린 종자를 위해 직접 지어준 문구.
그때도 블라드는 마을의 아이들을 위해 교회에 가장 높은 첨탑을 향해 기어 올라갔었다.
그리고 유스티아는 그 모습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봤던 사람 중 한 명이었다.
“시작하죠.”
“하지만 유스티아 님······.”
괴로워하는 블라드를 보며 각오를 굳혔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는 유스티아.
그런 그녀를 보며 옆에 있던 사제가 걱정스럽다는 듯 입을 열었지만 이제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짙은 어둠 속에 빠져들어 갈지라도 그분이 나와 함께 임하심을 믿을 수밖에.
“들어가겠어요. 준비해주세요.”
“······알겠습니다.”
아까까지만 해도 사제들로 가득했던 방이었으나 지금은 유스티아를 따르는 몇몇만 남아있을 뿐.
그러나 마지막까지 남아있는 자들은 해야 할 일을 완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기도를 읊조리기 시작했다.
-그분께서는 내가 앉고 일어날 때를 아시니 저 멀리서도 나를 위한 생각을 밝히시리라.
귓가에 퍼지는 잔잔한 기도문을 들으며 유스티아는 가만히 눈을 감았다.
맞잡은 손을 통해 천천히 쟝의 꿈속으로 침잠하던 유스티아.
그녀는 비록 귄터처럼 빛나는 별은 되어주지 못했지만, 스스로가 더 가까이 내려가 밝게 빛나는 하나의 이정표가 되어주기로 했다.
“······.”
현실을 떠나 새까만 어둠 속으로 내려갈수록 점점 작고 약해지는 유스티아.
그러나 어두울수록 빛나는 그녀의 백금발만큼은 여전히 빛을 잃지 않고 있었으니.
마침내 어두운 구름을 뚫고 꿈의 세계로 내려왔을 때, 그녀는 이미 자유로운 한 마리의 새가 되어있었다.
※※※※
-여기로 나가시게.
꿈속의 안드레아는 흔들리는 방문을 온몸으로 틀어막으며 말했다.
거친 진동에 의해 쉼 없이 흔들리는 그의 손끝은 바로 앞에 있던 책장을 가리키고 있었다.
“이건 문이 아닌데요?”
[몇 번을 말하냐 이놈아······.]눈을 동그랗게 뜨는 블라드를 보며 키하노는 답답하다는 듯 가슴을 치고 말았다.
물리적으로 보이는 모습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그렇게 말했음에도 블라드는 아직 꿈의 세계에 대해 익숙해지지 않은 모양이었다.
-성경을 뽑아보게. 그 안에 길이 있을 테니.
꿈의 세계는 상징과 의미들로 구성되어 있다.
어린 쟝이 마지막으로 찾은 피난처가 안드레아의 방이었듯 무너져 가는 이곳을 벗어나는 방법은 눈으로 보이는 문과 길이 아닌 가슴속에 품은 하나의 뜻일 것이다.
촤르르륵-
“······힉!”
다급히 책장에 꽂혀 있던 성경을 뽑아 든 블라드는 그만 놀라고 말았다.
손에 쥔 낡은 성경이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알아서 페이지를 넘기기 시작했으니까.
쾅쾅쾅쾅쾅!
-읽어보게. 그 안에 길이 있을 테니.
점점 삐걱대기 시작하는 문을 보며 블라드는 서둘러 열려있는 페이지를 살펴보았다.
그 안에는 빽빽한 글씨로 수많은 구절이 적혀있었지만 마치 이것을 읽어보라는 듯 굵게 적힌 문장 하나가 블라드의 시야로 확연히 잡히고 있었다.
“맹······인의 길을 인도하는 것은 어둠 속에 있는 빛이요. 노래일지니?”
쿠구구궁-
블라드가 더듬거리며 성경 구절을 읽자마자 벽에 있던 책장이 마치 종이처럼 천천히 말려 올라가기 시작했다.
놀란 블라드가 한 걸음 뒤로 물러서 바라본 그곳은 마치 구름 위에 떠 있는 은하수와 같은 모습이었다.
“이건······.”
[그게 출구다. 어서 나가자!]꿈 밖으로 빠져나갈 수 있는 유일한 길.
검은 바다 위에 뿌려진 새하얀 모래처럼 희미한 길 하나가 블라드의 앞에 놓여 있었다.
보이는 것만큼이나 좁고 얕았기에 내쉬는 숨 한번에도 흩어질 것만 같은 그런 연약한 길이었다.
[어서!]“······!”
키하노의 재촉에 서둘러 쟝을 들쳐 엎은 블라드는 마지막으로 뒤를 돌아보았다.
점점 무너지는 쟝의 꿈속에서 어서 가라는 듯 고개를 끄덕이는 안드레아.
마지막까지 어린 부제의 세계를 지켜주고 있었던 것은 스승이 전한 한 줄기 가르침이었다.
“감사합니다!”
쟝을 바짝 끌어안은 블라드는 키하노를 따라 안드레아가 알려준 길을 향해 뛰쳐나갔다.
머리 위에 하늘은 어두웠으나 발끝에 닿은 별빛들만큼은 백사장의 모래처럼 부드러운 것이었다.
우르르르릉-!
일행이 빠져나가자마자 안드레아의 방은 억지로 버티고 있었다는 듯 와르르 무너지고 말았다.
안드레아의 방뿐만이 아니었다.
“교회가 무너져요!”
[그러니까 달려!]마치 유리병이 깨어지듯 산산조각 나는 바르나의 교회.
무너지는 잔해 뒤로 사납게 뿌리를 세운 역천의 나무가 울부짖기 시작했다.
크아아아아아-!
“어디야! 어디로 가요!”
[귄터인가 뭔가 하는 놈이 별빛을 따라오라 했지 않았냐!]맹인의 길을 인도하는 것은 빛이자 노래일지니.
그러나 밟고 있는 길은 밝았어도 올려다본 하늘에는 별빛 하나 없이 온통 새까말 뿐이었다.
[저기다!]“······어?”
뒤로는 울부짖는 나무.
걷는 길은 바람에 흩어지는 새하얀 모래길.
그곳에서 잠시 방향을 잃은 둘은 당황하고 있었으나 이윽고 짙은 구름을 뚫고 빛 하나가 내려오기 시작했다.
“새?”
귄터가 따라오라 한 것은 별빛이었으나 지금 블라드의 눈에 보이는 것은 자그마한 새 한 마리였다.
백금발의 깃발을 세운 채 어둠을 헤치고 오는 카나리아.
“······유스티아.”
보이는 모습은 새였으나 담고 있는 존재는 익숙한 이였다.
지금 자신에게로 날아오는 존재를 알아본 블라드는 그만 입술을 꽉 깨물고 말았다.
어둠을 헤치며 힘겹게 날아오는 작은 새의 모습은 마치 세계수의 신녀가 전해주었던 그림 속의 모습과 똑 닮아 있었으니까.
※※※※
“이런 빌어먹을······.”
귄터의 시선이 안개 위, 허공을 향하고 있었다.
지금도 자신의 발아래는 검은 눈물을 흘리며 바둥거리는 사내가 깔려 있었지만 지금 그에게 중요한 것은 기사들을 가로막은 정체 모를 여인일 뿐이었다.
푸욱-!
바둥거리던 몸짓을 끝내주자 추욱 늘어지고 마는 남자.
다만 그는 눈물을 멈추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애타게 누군가의 이름을 부르고 있었다.
-내 아들······. 내 아들 노아야.
애타게 부르던 그 이름은 남자가 잃고 만 아이의 이름이었다.
누구도 알아주지 못할 비극은 결국 남자의 몸짓과 함께 멈추고 말았다.
“너는 누구냐?”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 안타깝지도 않으셨나요?”
“어이가 없군. 이 모든 게 당신이 만든 비극 아니었나?”
귄터의 주위에 다다른 성기사들이 서둘러 방진을 형성하며 허공에 떠 있는 여인을 향해 검을 들이밀기 시작했다.
“······.”
지금까지 온갖 사특한 존재들을 베어왔던 기사들이었으나 정체 모를 여인을 앞에 둔 지금만큼은 긴장된 모습을 숨길 수가 없었다.
신의 세계로 살펴본 그녀의 모습은 감히 입으로 내뱉기도 어려울 만큼 온통 뒤틀려 있는 존재였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마지막에는 행복했을 거예요. 진정으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깨달았을 테니까.”
“두 번 묻지 않겠다.”
감지 않아도 볼 수 있는 신의 세계.
두 눈을 똑바로 뜬 성기사의 앞에는 신의 품조차 밟지 않는 사특한 존재가 서 있을 뿐이었다.
“북부정교회의 제2 기사단장인 나 귄터는 지금부터 이곳에 대한 모든 비극의 책임을 너에게 묻도록 하겠다.”
어느새 베어낸 귄터의 엄지손가락에는 그의 피가 가득했다.
그러나 맺혔을지언정 떨어지지 않는 그의 핏방울은 천천히 그어가는 대로 허공에 새겨지고 있었으니.
“천상 군대의 영광스러운 지휘관이시자 신의 옆에 계신 성(聖) 로지노시여······.”
사특한 존재를 앞에 두고도 어찌할 수 없는 우리는 죄인일지니 부디 저희에게 잔혹한 상처를 부과하소서.
“적을 부수기 전에는 영원히 끝낼 수 없을 상처(stigma)를 그어주소서,”
“끄으으으!”
“흐읍!”
귄터의 핏방울이 하나의 술식이 되어 완성되자, 주위에 있던 성기사들의 이마에 잔혹한 상처가 맺히기 시작했다.
마치 칼날로 그어놓은 듯한 상처는 위축되어 있던 기사들의 정신을 명료하게 했고 쥐고 있던 검에 흐르는 오러를 더욱 밝게 만들고 있었다.
“기사들은 두려워하지 마라. 신께서는 언제나 우리와 함께하시니.”
언제나 함께하는 축복을 성흔(聖痕) 삼아 이마에 새겨넣은 성기사들.
격렬히 느껴지는 아픔과 함께 신의 존재를 다시 한번 확인한 그들이 안개를 향해 천천히 발걸음을 떼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보는 술식이네요. 제 앞에 계신 분은 고귀한 기사셨군요.”
“오늘 너를 불태우고 이 저주를 끝내겠다.”
내가 함께하는 세계는 신의 세계.
내가 딛고 있는 이 세상은 이미 그분의 뜻으로 만들어졌으니 나는 왼쪽 눈을 감지 않아도 온전한 세계를 보리라.
“그런데 그거 아시나요?”
점점 다가오는 성기사들을 보며 목 없는 기사들이 마주 나오기 시작했다.
역천의 나무로 향하려는 성기사들과 그들을 제지하려는 목 없는 기사들.
“그 성흔의 술식.”
서로 반대편에 서 있는 두 무리.
그러나 그들이 가지고 있는 상처만큼은 너무나 비슷한 것이었다.
“그거 제가 만든 거랍니다.”
우렁찬 귄터의 돌격 명령에 여인의 마지막 말만큼은 전해지지 않았지만 상관없었다.
어차피 가까이 다가서게 되면 보이게 될 테니까.
당신들이 따르고 있는 신의 뜻이 얼마나 무정한 것인지를 말이다.
깡-! 까가강-!
요란히 맞부딪히는 검의 궤적 속에서 성기사들이 성흔이 빛나고 있었다.
그러나 그만큼 목 없는 기사들의 잘린 목에서도 빛나는 상처가 있었으니.
크으아악!
단장님! 성흔이 먹히고 있습니다!
신의 축복을 먹이 삼아 천천히 타오르고 있는 상처를 보며 여인이 웃고 있었다.
기사단장 귄터는 빛나는 별이었으나 허공에 떠 있는 여인은 그보다 더 빛나봤던 사람이었다.
비록 지금은 차갑게 식고 말았지만 말이다.
※※※※
“헉, 헉······.”
멀리도 뛰어왔다 생각했지만 새하얀 모래길은 여전히 끝나지 않았다.
‘젠장, 젠장!’
업고 있는 쟝의 무게도, 끝없는 길에 지친 발걸음도 모두 무거운 것이었지만 그보다 더한 조급함이 블라드를 애태우고 있었다.
‘빨리 가야 돼! 빨리!’
시간이 지날수록 눈에 띄게 지쳐가는 카나리아.
유스티아의 머리 색을 꼭 닮은 작은 새는 지금도 허덕이는 날개짓을 멈추지 않은 채 일행의 길을 밝혀주고 있었다.
점점 지쳐가는 유스티아와 그런 그녀를 보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는 블라드의 모습은 시간이 지날수록 세계수의 신녀가 그려준 모습과 똑 닮아가고 있었다.
[저기! 보인다!]“······!”
그런 블라드의 조급한 마음을 달래주듯 저 앞에 희미한 형체가 보이기 시작했다.
어둠의 끝을 알리듯 오로라처럼 빛나는 황금색의 물결들.
유스티아의 힘겨운 인도는 기어이 블라드를 세계의 경계까지 이끌고 왔고, 이제 저 앞에 보이는 곳까지만 가면 깊은 잠에서 깨어날 수 있을 터였다.
-······!
그러나 순간 휘청이기 시작하는 작은 새.
“유스티아!”
무언가 큰 충격이라도 받은 듯 터져나가는 깃털들과 함께 자그마한 카나리아가 천천히 어둠 속으로 녹아 들어가기 시작했다.
“안 돼!”
블라드는 점점 땅으로 떨어지는 그녀를 붙잡기 위해 손을 뻗었으나 움켜쥔 것은 자그마한 깃털 조각들 뿐.
그나마도 천천히 녹아 없어지는 모습을 보며 블라드는 큰 충격을 받고 말았다.
두근-!
“이게, 도대체 무슨······.”
[달려라! 블라드! 멈추면 안 돼!]불길한 사라짐을 따라 크게 울리기 시작하는 심장 박동 소리.
그러나 블라드는 허무하게 사라진 유스티아의 상징을 보고서도 멈출 수가 없었다.
[길이 끊겼다! 이제는 네가 스스로 찾아가야만 해!]“······!”
뒤돌아본 블라드는 저 멀리 어둠끝에서부터 어느새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는 역천의 나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 젠장!”
유스티아와 함께였을 때는 저 멀리서 보이지도 않았던 존재였건만 그녀가 사라지자마자 바로 뒤까지 쫓아오고 만 녀석이었다.
[바로 앞까지 왔다! 오른쪽 눈을 감아라!]감은 왼쪽 눈으로는 나의 세계를.
뜨고 있는 오른쪽 눈으로는 현실의 세계를.
그렇지만 이번만큼은 반대로.
“흐읍!”
더 이상 걷거나 뛰는 것은 의미가 없다.
이곳은 꿈의 세계이며 닿은 것은 상징일 뿐이었으니까.
‘유스티아!’
두근-!
점점 박동치는 심장 소리를 들으며 블라드를 오른쪽 눈을 감았다.
업고 있던 쟝을 앞으로 들쳐맨 블라드는 가만히 정신을 집중한 채 자신과 어린 부제를 세계의 경계면으로 이끌기 시작했다.
[······!]바로 뒤까지 다가온 섬찟한 기운.
그리고 그 앞에서 누군가가 휘두르고 있는 검의 울림.
기어이 기어 온 뿌리 끝이 블라드의 목덜미를 더듬고 있었으나 이미 블라드는 감은 오른쪽 눈으로 현실의 세계를 바라볼 수 있었다.
그녀가 바로 현실의 문턱까지 블라드를 인도해주었으니까.
“······크으.”
그리하여 마침내 닿은 나의 세계.
간신히 눈꺼풀을 들어 올린 블라드는 자신의 시야를 가득 메우고 있는 백금발을 확인할 수 있었다.
“유스티아······?”
현실로 돌아오자마자 느낀 것은 누군가의 환영이 아닌 그저 코끝을 찌르는 비릿한 냄새.
두근-! 두근-!
그리고 더는 걷잡을 수 없이 뛰기 시작하는 심장박동만이 느껴질 뿐.
“끄아아아······.”
블라드는 잔뜩 굳어버린 목을 억지로 쥐어짜며 신음같은 울음을 내뱉기 시작했다.
마치 블라드를 가리듯 쓰러져 있는 유스티아.
그녀의 등에는 지금도 새빨간 핏물들이 흐르고 있었으나 떨리는 블라드의 두 손은 점점 바닥으로 흘러내리는 유스티아를 붙잡지도 못하고 있었다.
“깨어났나. 어린 용.”
“흐으으······.”
이제야 맞춰진 초점 사이로 창가에 기대어 서 있는 백발의 남자가 있었다.
그의 검 끝에는 막 흐르기 시작한 선명한 핏방울이 맺혀 있었다.
“너 이 자식······.”
“그러나 바로 잠들겠군.”
들리는 목소리는 너무나 익숙했으나 검을 쥐고 있는 사내의 두 손에는 참을 수 없는 공포가 느껴진다.
그러나 지니고 있는 모든 것들이 서로를 밀어내고 있었음에도 마주 뛰고 있는 심장만큼은 같은 피처럼 똑 닮아 있었으니.
“으아아아아!”
기어이 침대 밑으로 흘러내리고 마는 유스티아.
블라드는 그런 그녀를 잡지도 못한 채 어찌할 수 없는 분노와 공포 속에서 그만 울부짖고 말았다.
“반드시 죽여버리겠다! 이 개자식아!”
“······역시 용이 맞구나.”
눈앞에서 파닥이는 어린 용을 보며 가장 위대한 용살자가 웃음 짓고 있었다.
블라드가 버둥거릴 때마다 뛰기 시작하는 심장이 그의 몸을 천천히 데우기 시작했다.
오직 용의 앞에서만 뛸 수 있는 아주 오래된 심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