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Embracing Swordmaster RAW novel - Chapter 25
별들도 소년을 바라보고 있었다 (2)
뚜벅- 뚜벅-
애꾸눈의 기사가 생각에 잠긴 채 저택의 복도를 걸어가고 있었다.
자야르의 찌푸린 표정을 보며 시종들은 고개를 숙인 채 빠르게 지나치고 있었다.
평소에도 편안한 분위기를 만드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요즘은 특히나 더 그랬으니까.
‘누구 손이라도 좀 빌렸으면 좋겠군.’
자야르는 요즘 한창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본래 수행하고 있던 요제프의 호위 임무뿐만 아니라 중간중간 블라드의 검술 및 각종 훈련을 담당해야 했으며 가끔씩은 옥사나에게 불려가 요제프와 블라드의 상태도 보고해야만 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본래 요제프가 부리던 기사 다섯 명 중 로드릭은 저번 토벌전에서 사망했으며 다른 두 명의 기사들은 요제프를 지키다 부상을 입고 말았다.
남은 기사라고는 보르단 뿐인데 그에게 블라드의 훈련을 맡길 수는 없는 노릇이었으니 결국은 자야르가 움직여야만 했다.
‘사람 하나 키우는 게 여간 신경 쓰이는 일이 아니로군.’
자야르는 블라드를 생각하며 속으로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
새로이 맡게 된 금발 소년은 애초에 다루기 편한 녀석이 아니었던데다 최대한 신경 써서 키워야 하는 녀석이기도 했다.
바쁜 것을 떠나 어떻게든 관심을 쏟아야 하는 녀석이었다는 뜻이다.
‘뭐 종자를 키워봤어야 알지.’
복도를 걷는 자야르는 굳은 목을 풀며 생각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동안 종자를 한 명이라도 키워 볼 걸 그랬다고.
그러나 자야르는 딱히 불평을 내뱉지는 않았다.
애초에 성격이 그랬으며, 바쁘기로 치자면 자신의 주군인 요제프가 제일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으니까.
누구라도 수면 위로 떠 오르기 위해서는 발버둥을 쳐야 하는 법이었다.
그렇게 바쁜 만큼 빠르게 걷고 있는 자야르였지만 저 멀리서부터 그를 부르는 목소리가 있었다.
“자야르 경. 어딜 그리 바쁘게 가십니까?”
“······이런.”
자야르는 복도 저 끝에서부터 손을 흔들며 자신에게 말을 걸어오는 남자를 알아보고는 인상을 찌푸리고 말았다.
“너무 싫은 티를 표정에 드러내시는 게 아니신지?”
“솔직히 좀 바쁜 상태라.”
“하긴 요제프 님의 일들을 도맡아 하려면 이래저래 바쁘기도 하시겠지.”
바쁘다 말하며 빨리 대화를 끝내기를 종용하고 있었지만 자야르의 앞을 가로막은 기사 그레고리는 쉽게 그를 보내줄 생각이 없어 보였다.
“하고 싶은 말이라도?”
“그래도 얼굴은 좋아 보이시네.”
“바쁘다니까.”
한창 바쁜 와중에 길을 가로막은 그레고리를 보며 속이 부글부글 끓는 자야르였으나 그를 함부로 대하지는 않았다.
그는 중립에 서 있는 기사 중 하나였으니까.
바예지드 가문의 모든 기사들은 가주인 페테르의 명을 가장 우선시했지만, 정치적인 노선만큼은 두 갈래로 갈라져 있었다.
첫째 아들 루트거인가.
둘째 아들 요제프인가.
다음 대의 가주가 될 사람은 누구일지, 그리고 누구의 뒤에 서야 할지 결정하는 것은 중요한 문제였다.
기사로서 제대로 쓰임 받기 위해서는 실력뿐만 아니라 주군을 잘 선택하는 것도 필요한 부분이었으니까.
“자야르 경 정도 되는 기사라면 당연히 종자를 받아서 키웠어야지. 사실 지금도 조금 늦은 감이 있다. 나 그레고리는 그렇게 생각하오.”
“······.”
그러나 지금 눈앞에 있는 기사 그레고리는 둘 중 누군가를 선택하기 위해 가운데에 서 있는 자가 아니었다.
그저 기사들 사이에서도 괴짜라 불릴 만큼 자유분방했기에 누구도 선택하지 않았을 뿐이었다.
“자네 종자나 잘 키우지.”
“우리 포틀리는 이미 컸지, 너무 커졌지. 고놈 살 좀 빼야 하는데.”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요.”
점점 날카로워 지는 자야르의 눈빛을 보며 그레고리는 손을 살살 비비며 입을 열었다.
“블라드라고 했던가? 그 녀석 꽤 쓸만해 보이던데.”
“요제프 님이 직접 선택한 녀석이지.”
“성품도 남자답고 기세도 단단하고.”
“하고 싶은 말이 뭐냐니까.”
그레고리는 짜증을 내려 하는 자야르의 말을 재빨리 막아 세웠다.
“알다시피 종자들 사이의 일은 기사가 끼어들기가 좀 그렇잖소. 이래저래 서로 면이 안 서는 일이지.”
“그렇지.”
이제야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겠다는 듯 자야르는 턱을 쓰다듬으며 그레고리를 바라보았다.
“블라드 고 녀석이 요즘 우리 포틀리와 친하게 지낸다는······.”
“그 녀석은 친구 같은 거 안 키워. 제 잘난 맛에 사는 놈이거든.”
“그냥 같이 다녀만 달라고 좀······.”
아무리 당당한 기사라 할지라도 누군가에게 부탁해야 할 때가 있는 법이었다.
“그래도 그 녀석이 내 사촌 조카인데 여기서 얻어만 맞고 다니게 할 수는 없지 않소. 다른 녀석들에게 부탁을 해봐도 영 신통치도 않았고.”
“공짜로?”
자야르의 물음에 어느 정도 통했다 생각한 그레고리는 웃음과 함께 손을 건네며 말했다.
“일이 잘 풀리면 나중에 나 한번 가져다 쓰십시오. 너무 위험하거나 힘든 일에는 말고.”
“······흠.”
어차피 지금 그레고리가 부탁하는 것은 자신이 해야 하는 일도 아니었다.
그리고 이렇게 바쁜 이유 중 하나가 그 녀석 때문이기도 했으니.
“말은 해보지.”
한참 일손이 부족했던 자야르는 큰 고민 없이 그레고리의 손을 잡고는 가볍게 흔들었다.
“그런데 그놈이 내 말을 잘 안 듣는데.”
“오. 크게 될 놈이로군.”
자야르의 말에 과장된 표정으로 웃음 짓던 그레고리였다.
“정말로 안 듣는다니까.”
“어허. 진짜로 크게 될 놈이로군.”
종자 주제에 자야르 정도 되는 실력과 괴팍함을 가진 기사 밑에서도 기가 죽지 않았다는 말에 그레고리도 살짝 놀란 모양이었다.
“하긴, 크게 될 기사라면 확고한 자신만의 세계를 갖춰야 하는 법이니까.”
“그냥 고집 센 녀석일 뿐이야.”
방금 잡은 손으로 고민을 나눈 기사들은 가벼운 마음으로 서로를 지나쳤다.
‘그래도 듣는 척은 하겠지?’
그레고리와 헤어진 후 자야르는 생각했다.
‘안 들으면 듣게 하면 되겠지.’
듣지 않으면 후려치리라.
어쨌거나 녀석은 요제프에게 7년간은 충성을 바쳐야 하는 몸이었으니까.
※※※※
“크힉!”
이제 막 고삐를 붙잡고 올라타려던 블라드가 괴상한 비명을 내지르며 흙바닥으로 굴러떨어졌다.
푸히히히-
블라드를 바닥으로 떨어낸 말은 고개를 흔들며 마구 투레질을 해대기 시작했다.
워워-!
진정해! 진정해 이 녀석아!
이번 수업을 위해 동원된 마구간지기들이 진정시키려 노력했지만, 무엇에 놀라도 크게 놀랐는지 말은 마구 몸을 흔들며 날뛰기 시작했다.
“이런 씨!”
위협적으로 앞발을 치켜들며 날뛰는 말을 피해 블라드는 재빨리 구르듯 빠져나왔다.
엉망일 수밖에 없는 모습이었지만 말발굽에 치이는 것보다는 나을 테니까.
히이이잉-
블라드가 근처에서 떨어지자마자 말은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평온을 찾기 시작했다.
‘이 새끼가?’
평소에는 얌전하지만, 자신이 고삐만 잡으면 발광을 해대는 말을 보며 블라드는 약이 바짝 오르고 말았다.
“블라드! 넌 빠져라!”
“교관님. 한 번만 더 기회를······.”
“안돼. 말이 놀랐어. 게다가 너는 말은 타본 적도 없다고 하지 않았나. 지금은 너무 위험해.”
말 근처에도 다가가지 못하게 하는 교관을 보며 블라드는 분한 마음에 속으로 나지막한 욕설을 내뱉고 말았다.
‘젠장! 위에는 올라타 봐야 할 거 아냐!’
지금 자신의 모습이 한탄스럽다 못해 한심스러운 블라드였다.
여기 있는 녀석들은 잘 모르겠지만 지금 교육받고 있는 1분 1분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블라드는 잘 알고 있었다.
바예지드 가문에서 종자들을 위해 시행하는 수업들은 하나같이 고급 기술들뿐이었으니까.
어디서 배우려고 해도 쉽사리 알려주지 않는 것들 뿐이었다.
그런데 그런 귀중한 기회를 시도조차 못 해보고 나가떨어졌으니 속이 부글부글 끓어오를 수밖에.
그것도 몇 번이나, 며칠이나.
‘젠장!’
말이란 놈들은 아니, 웬만한 동물들은 도무지 블라드의 말을 들어주지 않는 녀석들이었다.
“말도 못 타는 녀석이 기사가 되겠다고 나선단 말이야?”
“진작에 기마술 정도는 배워놨어야지.”
그런 블라드에게 기름을 끼얹는 몇몇 녀석들이 있었다.
뒤에서 들리는 비웃음을 따라 고개를 돌리자 그곳에는 평소 소바닌에게 바짝 붙어 다니는 몇몇 종자들이 있었다.
워낙 뭉쳐 다녀서 아직 손봐주지 못한 녀석들이었다.
“······.”
성질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깔아뭉개고 싶었지만 일단은 참기로 했다.
저 녀석들의 말처럼 자신이 말을 제대로 다루지 못했던 것은 사실이었으니까.
게다가 무턱대고 달려들었다가는 요제프가 곤란해질 수도 있었다.
자신의 뒷배를 봐주는 유일한 사람인 요제프에게 이런 사소한 일로 부담을 줄 수는 없는 일이었다.
‘빨리 조져놓든가 해야지.’
대신 기회를 봐서 아무도 모르는 곳에 끌고 가 흠씬 두들겨 패 줄 생각이었다.
주먹이란 참으로 신비로운 것이어서 굳이 말하지 않아도 상대방에게 의도를 전할 수 있으며 부탁하지 않아도 알아서 깨닫게 만드는 것이었다.
지금 괜히 딴청을 하며 자신을 보지 않으려 하는 종자들처럼 말이다.
‘아 근데 왜 안 되지.’
블라드는 손으로 머리를 거칠게 흩뜨리며 종자들이 모여있는 곳에 가 철퍼덕 앉아버리고 말았다.
“소바닌!”
“역시!”
자신이 앉자마자 멋지게 말을 타며 장애물을 넘는 소바닌의 모습이 보였다.
딱히 보고 싶지는 않았지만, 자연스레 눈이 마주치고만 소바닌을 보며 블라드는 속이 부글부글 끓어오르고 말았다.
‘니미, 어릴 때부터 말을 탔으니 당연히 잘 타겠지······.’
블라드는 재능이 있는 녀석이었고 용병 중에서도 십인장을 맡을 정도로 기개 있는 사람이었지만 이곳에 있는 종자들은 블라드와는 다르게 다들 하나같이 준비되어 있던 녀석들 뿐이었다.
이 녀석들에게 부족한 것은 그저 실전에 대한 경험일 뿐, 그것만 갖춰진다면 어중간한 용병들쯤은 쉽게 상대할 수 있을 것이다.
포틀리 같은 몇몇을 제외한다면 말이다.
“괜찮아 블라드?”
“말 걸지 마. 혼자 있고 싶으니까.”
“으, 으응.”
블라드를 위로해주려 다가온 포틀리였으나 그의 날 선 반응에 쩔쩔매며 다시 있던 자리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꼭 타고 만다.’
블라드는 자신을 떨어뜨렸던 말을 보며 눈을 이글이글 불태우고 있었다.
히이이잉-
그런 모습이 오히려 말을 더 겁먹게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채.
※※※※
“문제는 대장이 아니야.”
“뭐?”
기마술 수업이 끝난 뒤 각자 할 일을 위해 흩어지는 종자들.
“대장 잘못이 아니라니까, 아예 올라타지도 못했잖아.”
“그랬지.”
블라드는 혹시 한 번이라도 더 얻어탈 수 있을까 하며 말을 몰고 가는 마구간지기들을 따라가는 중이었다.
“내가 뭐 전문적인 말 관리사는 아니지만 말이야, 애초에 말에 올라타지도 못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시비 거는 건 아니지?”
“아니지. 들어봐.”
고트는 들고 있던 양동이를 추슬러 올리며 말을 이어갔다.
“바예지드 가문의 말들은 다들 훈련이 잘되어 있단 말이야. 사람 피하는 녀석들이 아니라고.”
“그런데?”
“그런데 대장이 다가가기만 하면 아예 기겁하고 도망쳤단 말이야. 이건 능숙하다 아니다를 떠나서 이상한 일이라고. 다른 사람들도 이상하다 그랬다니까.”
“······젠장.”
고트의 말을 들은 블라드는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장면들이 있었다.
‘네 발로 다니는 것들은 죄다 나를 싫어하니까.’
예전부터 그랬었다.
강아지, 고양이, 새.
딱히 뭐라 할 것도 없이 웬만한 동물들은 다들 하나같이 블라드가 근처에 가기만 하면 기겁을 해댔다.
얼마나 싫어했냐 하면 제미나가 너는 전생에 뭔가 잘못을 해도 크게 잘못했을 인간이라며 비웃을 정도였다.
애초에 고양이 같은 것을 한번 만져볼라치면 함정을 설치해 붙잡은 뒤 다가가야 할 정도였으니 딱히 반박할 수도 없는 말이었다.
“······말도 마찬가지인가.”
말 또한 자기를 피하는가 싶어 갑갑해진 블라드였다.
이것은 좋고 싫고의 문제가 아니라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이었으니까.
“그런데 자야르 경의 말은 탔었는데?”
죽은 자들을 피해 도망치던 밤, 블라드는 분명 자야르의 말을 탔었다.
비록 고트가 모는 것이긴 했지만.
“자야르 경이 타는 말은 엄청 비싼 녀석이잖아.”
혈통이 워낙 좋은 녀석이라 쉽게 겁을 먹지 않았을 거라는 고트의 말에 블라드는 다시금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저는 비싼 말만 탈 수 있습니다 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되지도 않은 일을 한탄해 봤자 해결되지 않는다.
어쨌거나 오늘은 텄다.
“가라.”
“안 타보게?”
“마음이 꺾였어.”
되지도 않을 말을 타느니 차라리 자야르와의 대련을 준비하는 게 나을 거라 판단한 블라드는 다시 수련장으로 돌아가 볼 생각이었으나.
그렇게 생각하며 돌아가려는 블라드의 귀로 누군가의 낯익은 음성이 들려왔다.
“흠.”
무시하고 지나칠 수도 있었으나 블라드는 일단 소리가 들려오는 곳으로 가보기로 했다.
주위에 특이한 동향을 살펴보는 것은 예전에 호르헤가 강조한 일이기도 했다.
위험과 위협은 언제나 근처에서 다가오는 법이었으니까.
소리가 이끄는 곳을 향해 블라드는 저택의 으슥한 곳을 따라 발걸음을 옮겼다.
퍽-!
퍼억-!
그리고 그곳에는 예전 뒷골목에서 살았을 때 수없이 많이 보아왔던 광경이 펼쳐지는 중이었다.
“이 돼지 새끼가 요즘 가만히 내버려 뒀더니만!”
“오랜만에 친구가 생기니까 좋냐?”
“하여튼 더러운 새끼들끼리 놀아요. 끼리끼리 모이게 돼 있다니까.”
그곳에는 소바닌과 그의 애송이들이 있었다.
서럽게 울고 있는 포틀리를 둘러싼 채로.
‘저렇게 얻어맞고 다녔구만.’
제대로 말도 하지 못한 채 눈물을 흘리며 얻어맞고 있는 포틀리를 보며 블라드는 쓴 입맛을 다셨다.
“······어디를 가나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네.”
잘 사는 놈들도 못사는 놈들도.
결국, 자신보다 약한 녀석들을 뜯어먹고 사는 놈들일 뿐이었다.
블라드는 가만히 저택의 벽에 기대어 눈을 감았다.
“······.”
나서야 하는가 말아야 하는가.
뒷골목에 있을 적에는 간단하게 판단할 수 있었다.
제미나나 하벤, 혹은 호르헤 패밀리에 속해있는 사람이 얻어맞고 있었다면 블라드는 생각도 않고 행동에 나섰을 것이다.
마음으로 묶여있든 혹은 조직으로 묶여있든 같은 형제로 묶여있는 사람들을 위해서라면 움직여야 하는 것이 뒷골목의 법칙이었으니까.
그러나 저기서 얻어맞고 있는 녀석은 같이 묶여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저 밥을 같이 먹는 사이일 뿐이었다.
“······그런데 기분이 엿 같네.”
평소라면 고민도 않은 채 떠났을 일이었지만 지금 블라드는 가만히 멈춰선 채 고민하고 있었다.
남을 위해 나서야 하는가 말아야 하는가.
어디까지가 남이고 나인가.
그리고 나는 남을 위해 나서도 되는 사람인가.
“······애매하네.”
소년은 자신의 세계가 넓어진 만큼 더 많은 것을 감싸 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아직 자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구슬프게 울려 퍼지는 포틀리의 울음소리와 함께 블라드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