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ing with 13 hidden characteristic RAW novel - Chapter (473)
히든 특성 13개 들고 시작한다 473화
종족 대전
《‘균열의 탑 3층’은 10개의 영역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모든 영역을 돌파하고, 마지막까지 가장 높은 점수를 획득한 종족이 승리합니다.》
《또한, 영역을 가장 높은 점수로 돌파하는 종족에게 ‘종족 버프’가 부여됩니다.》
《제 1영역에서 ‘심연족’이 83,100점을 달성해 ‘종족 버프(모든 능력치+10)’를 획득했습니다.》
《제 2영역에서 ‘마족’이 77,540점을 달성해 ‘종족 버프(모든 능력치+10)’를 획득했습니다.》
《현재 127개의 종족이 대결을 벌이고 있습니다.》
-와아아아아!
-죽여라! 죽여!
-전쟁이다!
대한민국 영웅연합의 연합장, 박태우가 떨리는 눈빛으로 전장을 바라봤다.
아비규환.
지옥이 있다면 이곳일 것이다.
“······괴물이 불쌍하다고 느껴진 건 처음이군요.”
“척박한 사막에서 살아남은 바바리안들이라 그런지······.”
“우웩!”
지켜보던 연합원들이 연신 토악질을 해댔다.
현재 그들은 ‘제 3영역’에서 여섯 종족과 전쟁을 치르는 중이었다.
고블린, 오크, 코볼트, 어인족, 슬라임과 트롤들까지.
여기에 인간까지 더해 도합 일곱 종족이 한데 얽혔다.
각 종족이 1만 명씩 참전하여 7만의 대인원 각축전을 벌이니 그 규모가 상상을 초월했다.
그리고 인간 연합 중 가장 먼저 달려나간 건 ‘바바리안’들이었다.
“사막여왕 이자벨라······.”
그 가운데에, 이자벨라가 있었다.
사막여왕 이자벨라.
판게니아와 지구에서 그녀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플레이어들 사이에선 ‘초네임드 NPC’로 이미 유명했다.
지난 1년 사이 그녀가 이룩한 업적은 말도 안 되는 수준이었으니까.
남쪽의 모든 사막부족을 통합하고 무릎꿇렸다.
거친 사막의 부족들을 정리하고 하나로 통일하여 막강한 전력으로 거듭났다. 절대적인 권좌를 손에 쥔 셈이다.
압도적인 카리스마와 무력을 지닌 여자.
사막여왕의 아래에 하나로 모인 부족들은, 인간의 단일 패권으로 5위 안에 들어간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자벨라가 태양이라면, 그녀의 그림자에 가려진 달과 같은 존재가 또 있었다.
“저 기사가 사막부족의 비밀병기인가?”
“소노라······ 소문으로만 들었는데 엄청나군.”
소노라라고 이름 불리는 기사.
기사라고 했으나, 얼굴을 가리는 ‘투구’와 얇은 옷만을 착용한 채 전장을 휘젓는 여인이 있었다.
하늘을 나는 것만 같은 기예를 선보이며 전장을 압도하고 있었다.
어지간한 초월자들은 명함조차 내미지 못할 쾌검이다.
이자벨라가 사막부족을 단기간에 통합할 수 있었던 이유였다.
그녀를 따르는 비장의 병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게 바로 ‘소노라’였다.
‘외신’을 품은 채 잠들어있던 그녀는, 깨어나자마자 초월적인 무력을 발휘했다.
“우, 우리도 같이 들어가야하는 거 아닙니까?”
“······.”
연합장 박태우는 고민했다.
남쪽의 부족연합이 전장을 휘젓고 있다고는 하나, 그 숫자는 고작 천에 불과하다.
나머지 구천의 사람들은 뒤에서 구경만 하고 있었다.
하나의 파티가 아니라, 각기 다른 파티로 구성되어 소환됐으니까.
“여기서 괜히 빨려들어갔다간 전멸한다.”
조금 더 관망한다.
아무리 바바리안들이 강해도 고작 천이다.
전장의 판도를 바꾸기엔 부족한 숫자였다.
구어어어!
키에에에엑!
괴물들의 비명이 난무하고 있었다.
그나마 운이 좋은건지, 지금 인류와 맞닥뜨린 괴물들은 ‘비주류’로 분류되는 약한 놈들뿐이었다.
“연합장님. 그런데 괴물들은 왜 이렇게 필사적일까요?”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겠지.”
고블린, 오크, 코볼트, 어인족, 슬라임, 트롤.
모두 제대로된 터전 없이 살아가는 종족이다.
숫자는 많지만 약하거나, 숫자는 적지만 강하거나.
지능이 부족하거나, 살아가는 환경이 척박하거나.
그리하여 ‘사냥감’으로 분류되는 괴물들.
그들도 ‘균열의 탑 3층’을 오르고 있었다.
그것도 필사적으로 말이다.
종족의 왕, 혹은 제왕으로 불리는 지도자격 존재들도 함께 들어와 이끌고 있었다.
왜일까?
왜 이토록 필사적으로 그들은 균열의 탑을 오르는가?
‘본능적으로 알고 있는 것이다. 신화의 종족으로 거듭나고, 신화의 땅을 거머쥐지 못하면 멸종하게 되리라는 사실을.’
박태우는 확신했다.
이전까지 그들은 어떻게든 삶을 영위하고 있었다.
간혹 뛰어난 지도자가 태어나 종족의 위명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심연의 괴물들이 땅 위로 슬금슬금 올라오며 모든 게 변했다.
땅이 오염되고, 생명은 사그러진다.
이대로 뭉치지 않으면 그들은 씨가 마를 것이다.
지능이 없다고 알려진 ‘슬라임’마저도 탑을 오를 정도면 말은 다하지 않았나.
물론, 슬라임들이 따르는 지도자가 나타나 가능한 일이었다.
슬라임 로드, 혹은 슬라임 갓이라고 불리는 괴이(怪異)가.
판게니아 깊숙한 곳에 숨어있던 정점의 존재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꽈아아아앙!
그 순간이었다.
마찬가지로 전장을 지켜보던 거대한 오크가 커다란 몽둥이를 휘두르자, 천이 넘는 생명체가 휩쓸려 사라졌다.
상상을 초월하는 위력에 넋이 나갈 정도였다.
“··· 저놈이로군. 오크들의 희망이.”
박태우가 중얼거리자 연합원들이 맞장구를쳤다.
“제 1영역과 2영역에서 적수가 없었다던데요.”
“‘심연 그 자체인 자’를 뭉개버렸다고 들었습니다.”
“오크들이 신성시하는 ‘탑의 주인’이라고······.”
탑의 주인이라면 최소한 반신(半神)이다.
어지간한 킹과 로드의 규격을 가뿐히 넘어선 괴물 중의 괴물이었다.
지난 1년 동안 스스로를 ‘신’이라 칭하는 존재들은 무수히 많았다. 그 정도의 힘을 지닌 괴물들이 갑자기 난립하기 시작했다.
외신과 잠든 탑의 주인들, 혹은 ‘잊힌 신’을 받아들인 괴물이 넘쳐났다.
무력의 기준이 아예 달라져버렸다.
왜 갑자기 이런 극적인 변화가 일어났는지는 모르겠으나.
‘팬텀의 실종 이후. 모든 게 변했다.’
박태우는 그저 짐작할 뿐이었다.
팬텀은 일종의 ‘억제기’가 아니었을까 하고.
그가 있었기에 이루어졌던 균형이, 그가 사라지자 순식간에 파괴된 것이다.
허나, 인간들도 눈부신 무력의 발전을 이뤘다.
한계레벨을 달성한 자들은 발에 치일 정도였다.
강한 자만 살아남은 탓이다.
무엇보다 ‘새로운 탑’들이 마구잡이로 솟아난 덕분에 가파르게 강해질 수 있었다.
그리고 ‘새로운 탑’이 생겨난 만큼, 그곳의 주인이라 불리는 ‘반신’들도 많아졌다.
‘대진운은 좋았지만 팀운이 별로군.’
오크 갓이 튀어나왔음에도 인간 진영은 움직이지 않는다.
하필이면 같은 팀으로 ‘프리드릭 왕’과 ‘제국’이 선정된 까닭이다.
아이언 왕국의 병사들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연합은 처음부터 바라지도 않았다.
프리드릭 왕은 독불장군이니까.
놈은 타협하지 않는다.
굴복시킬 뿐이다.
힘을 합치자고 하면, 자신의 수하로 들어오라고 할 것이다.
실로 오만한 놈이었다.
제국?
“격이 안맞는군.”
“여기서 병력소모를 하는 건 멍청한 짓이지.”
고위 귀족이 이끄는 기사들도 마찬가지였다.
헛소리를 해대며 구경만 하는 중이었다.
심지어 저들은 본대도 아니었다.
제국제일검 라이가가 이끄는 황제의 호위 기사들이 있었다면, 이런 전장 쯤이야 가볍게 정리하였을 터인데.
박태우는 오크 갓을 상대하는 이자벨라와 소노라를 바라봤다.
놀랍게도, 박빙이었다.
아니, 이자벨라와 소노라가 약간의 우위를 가져간 듯싶었다.
문제는 점점 둘이 고립되어 간다는 것.
바바리안들 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아린 부연합장만 있었다면······.’
하다못해 부연합장만 있었어도 이 전장에서 고민하지 않을 텐데.
1년 전, 부연합장 이아린도 팬텀과 함께 자취를 감췄다.
한참을 찾았지만 아무런 흔적을 찾지 못했다.
언제나 명쾌한 해답을 내려주던 부연합장이다.
박태우는 한숨을 내쉬며, 검을 들었다.
“······위대한 고룡(古龍) 젠킨스여.”
동시에 거대한 용이 그의 머리 위에 헌신했다.
박태우는 용의 영혼을 소환하여 빙의시키는 용령사다.
지난 1년간 절치부심한 끝에 평범한 용이 아닌, 위대한 고룡의 영혼까지 다룰 수 있게 되었다.
허나, 부족하다.
“···우리도 전장에 참전한다.”
저 둘을 지켜야, 이길 수 있다.
박태우가 영웅연합을 이끌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
쿠르르릉!
오크 갓.
오크들의 정신적 지주로 불리는 존재가 마침내 바닥에 쓰러졌다.
이자벨라와 소노라의 연합 공격에 의해.
“···역시, ‘룬’이로군.”
오크 갓이 쓰러지고 명을 달리하자, 그 시체에서 ‘룬’이 떠올랐다.
레메게톤 왕이 출현한 뒤 두 세계의 규칙이 함께 엉켜버린 탓이다.
물론, 모든 판게니아의 생명체가 룬을 토해내진 않는다.
신격을 지닌 존재들만 해당하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이 ‘룬’으로 말미암아, 생명체는 ‘초월’할 수 있다.
제한적이었던 초월의 방법이 추가된 것이다.
덕분에 수많은 초월자가 탄생할 수 있었다.
새로 떠오른 탑에는 ‘룬’을 지닌 괴이들이 많았으니까.
세계 전역에 나타난 ‘외신’들도 마찬가지였다.
스르르르!
이자벨라의 전신을 휘어감은 투명한 뱀, ‘요르문간드’가 룬을 삼켰다.
“이자벨라, 괜찮아?”
“···괜찮아.”
오크 갓의 룬을 흡수한 이자벨라가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이질적인 기운이 섞이는 기분이 썩 좋지만은 않았으니까.
하지만, 강해졌다.
이대로 승기를 잡으면 이 영역에서의 승자는 인류로 귀결될 터.
그때 소노라가 시선을 돌렸다.
이자벨라와 소노라가 오크들에게 둘러싸이지 않도록 도와준 사람들을 바라봤다.
“저 사람들이 그거지? 지구에서 왔다는······.”
“플레이어.”
“맞아. 플레이어.”
소노라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판게니아에서 ‘플레이어’의 존재는 더 이상 비밀이 아니었다.
한때 ‘죄인’으로 불렸으나, ‘사신교’가 소멸한 지금 그들을 죄인으로 부르는 사람은 소수였다.
다만 ‘빙의자’, 혹은 ‘플레이어’로 나누어 부르곤 하였다.
이자벨라는 그들을 이끄는 수장, 박태우를 눈여겨봤다.
이 영역의 전장에서 유일하게 사막부족을 돕는 건 그뿐이었으니까.
프리드릭 왕도, 제국의 귀족들도 방관만 했다.
“판게니아 원주민들보다 플레이어들이 낫네.”
“······.”
이자벨라도 무언의 긍정을 했다.
불과 2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그들은 ‘죄인’으로 취급될만큼 판게니아에 해악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어느 순간 바뀌었다.
자신들의 세계를 지키기 위해서인지는 몰라도, 아니면 훌륭한 지도자들이 많아서인지는 몰라도, 제법 잘 뭉쳤다.
반면 판게니아의 원주민들은 어떤가.
이토록 분열되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찰나, 소노라가 눈치를 보며 말했다.
“이자벨라. 아직··· 미궁 도시 쪽과는······.”
“···모두 제갈길을 가기로 했다고 말했잖아.”
미궁 도시의 인물들도 뿔뿔히 흩어졌다.
각자의 목표를 위해 제 갈길을 걸어갔다.
“그래도 미궁 도시에 남아있는 사람들이 있잖아. 허드슨도, 원탁의 기사들도, 팬텀이 생존시킨 사람들도··· 그들과 연대하면 이렇게 힘들게 전쟁을 치루지 않아도 되잖아.”
“그들은 미궁 도시를 지켜야 돼.”
이자벨라는 단호하게 거절했다.
미궁 도시와 연합했다면, 탑을 오르는 게 한결 편해졌을 것이다.
하지만 이자벨라는 그러지 않았다.
오직 사막의 부족들만으로 전쟁에 참전했다.
그들은 미궁 도시를 지켜야한다.
그들이 있기 때문에, 혼란의 상황에서도 아무도 미궁 도시를 건들지 못한 것이었다.
뿐만 아니라··· 팬텀이 돌아왔을 때, 그가 실망하지 않으려거든 미궁 도시는 존속해야만 하였다.
“······이자벨라. 외롭지 않아?”
“네가 있어서 괜찮아, 소노라.”
“세렝게티, 아이작, 발테, 세아······ 전부 너랑 각별했던 사람들이잖아. 안 본지 벌써 1년 가까이 되지 않았어?”
“괜찮아. 정말로. 걱정 안 해도 돼.”
이자벨라는 표정을 굳히며 고개를 저었다.
그리곤 태세를 바꾸며 이어서 말했다.
“지금은 그보다··· 이기자.”
아직 종족 대전은 끝나지 않았으므로.
한눈팔 시간은 없다.
그 찰나였다.
쿠쿵!
“······?!”
“뭐, 뭐야!”
슈웅!
슈우우웅!
갑자기 사방에서 빛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한 종족이 추가 참전합니다.》
《‘신족’이 모든 전장에 모습을 드러냅니다.》
빛무리의 끝에서.
신들이.
성좌라 불리었던 존재들이, 마침내 전장에 출현했다.
오피러브
늑대훈련소
TXT viewer contr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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