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p bullying and become a genius RAW novel - Chapter (125)
왕따 그만두고 천재합니다-125화(125/221)
125. 하버드 (2)
125. 하버드 (2)
“정식으로 하버드 학생이 된 걸 축하해!”
“이제 정식 동아리 활동에 네 이름을 넣을 수 있다고!”
평소와 다름없이 동아리실에 들어가니 미야가 케이크를 든 채로 나를 맞이했다. 데이브는 옆에서 폭죽을 터뜨리려다가 실패했는지 황급히 박수를 치며 무마하고 있었다.
그 둘의 뒤에서 로버트가 천막처럼 보이는 뭔가를 들고 오더니 내 앞에서 펼쳤다.
[King Of Nerd]“…이게 뭐야?”
“전통있는 우리 동아리의 캡틴이 된 걸 축하하는 의미로 만들어봤달까나. 오늘은 하버드 합격 을 축하하는 날이자, 동시에 동아리 캡틴 임명식이 있는 날이니까.”
로버트가 뿌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짙은 자주색 바탕에 금실과 초록색 실로 수놓여진 정체모를 천을 바라봤다.
···어디서부터 짚어줘야할지 감이 안온다. 결국 나는 작게 한숨을 내쉬며 천을 다시 로버트에게 건넸다.
“일단 첫번째로, 나는 캡틴이고 뭐고 그런 거 안할거야.”
“아쉽지만 만덕에겐 선택권이 없어! 캡틴 선발은 추천제니까!”
“아니, 추천이든 뭐든간에 본인 의사도 안 물어보고 선발하는게 어디있어?!”
“그게 우리 동아리의 규칙인걸?”
뻔뻔하게 대답하는 로버트를 보니 혈압이 올랐다. 그러자 케이크를 들고 있던 미야가 체력의 한계가 온 듯 팔이 파르르 떨렸다.
“봐봐! 지금 미야도 힘들어하잖아! 빨리 촛불 불어!”
“아, 아니 촛불 불면 캡틴인가 뭔가 해야하는-”
“팔···팔 아파···”
눈을 가늘게 뜬 채 실시간으로 체력이 깎이고 있는 미야. 차마 이대로 뒀다간 동아리실이 개판이 되버릴 것 같았기에···나는 황급히 케이크를 들고 촛불을 불었다.
펑! 그 순간, 옆에서 폭죽을 만지작 대고 있던 데이브의 손에서 폭죽이 터졌고 어쩌다 보니 머리위에 실처럼 길게 늘어뜨린 종이들이 줄줄이 머리위에 뿌려졌다.
“오! 폭죽! 폭죽! 터졌다!!”
“캡틴이 되자마자 머리에 폭죽이라니, 이건 반역이야! 어서 이녀석을-”
“근데 롭, 너가 만든 천에 오타 있어.”
“뭐?!”
“Nerd가 아니라 Nerds로 해야지.”
어차피 고유명사잖아! 상관없어! 라고 이야기하는 롭을 미야가 못마땅하게 바라봤다. 그녀는 조용한 목소리로 “규칙 무시···머저리···”이라고 읊조렸다.
그렇게 동아리원들의 과한 환영을 받으며 소파에 떨떠름하게 앉는데, 데이브가 턱을 매만지더니 고개를 까딱였다.
“그럼 오늘 신입생 환영회인가?”
“응. 정식 환영회는 입학 이후이긴 한데, 오늘은 간단한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한대.”
“이야, 청춘이네. 청춘!”
데이브가 재밌겠다는 듯이 웃었다. 셋은 ‘신입생 환영회’에 대한 추억을 꺼내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시작했다.
신입생 환영회라. 한국에 있을 때는 일부러 안갔다. 굳이 그런 곳에서 시간을 보낼 여유도 없었을 뿐더러 사람이라면 지긋지긋했으니까.
‘이번에 참석은 해도 조용히 지내자. 조용히.’
아무리 전생에 비해 사회성이 늘어났다고 해도 여전히 사람들과 지내는 건 어색했다. 특히나 미국의 그 개방적인 마인드는 가끔씩 적응이 안될 때가 있었다. 지금 로버트와 데이브가 금방이라도 케이크를 내 얼굴에 비빌 작정으로 기회를 노리고 있는, 저런 것들 말이다.
‘그나저나 크리스 교수 대신에 새로 오게되는 교수가 누군지 궁금한데.’
나는 케이크를 피하며 크리스 교수를 떠올렸다.
크리스 교수는 포럼을 마지막으로 교수직을 완전히 사퇴했다. 생각보다 아무런 지체없이 속전속결로 진행되는 것을 보고나서야 그가 이 시간을 기다려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바로 정리해서 나갈 수 있다는 건 그만큼 준비를 해뒀다는 뜻이니까. 어쩌면 내가 논문 조작을 수면위로 꺼내기 전부터 그는 이미 교수직에서 내려올 생각을 해둔 것일 수도 있었다.
···그는 이 상황을 언제부터 준비했을까, 또 나를 원망하고 있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려는 찰나, 로버트가 핸드폰을 보더니 미간을 좁혔다.
“또 따셨네.”
“?”
“이번엔 라스베가스에 가시더니 카지노를 싹 쓸고 계셔.”
“…?”
로버트가 핸드폰을 내게 들이밀었다. 그곳에는 환하게 웃은 채 엄지손가락을 들고 있는 크리스 교수와 그의 부인이 나란히 서있었다.
[Jackpot! I’m a lucky man!(잭팟! 나는야 행운의 사나이!)]짧은 코멘트와 함께 행복해보이는 크리스 교수의 모습. 입이 귓가에 걸려있다. 로버트는 다시 핸드폰을 가져가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이번에 그만두시고 나서 국내 여행중이신데, 곧 해외로 가신다고 했거든. 해외 가시기 전에 두둑히 땡기고 가실 생각이신가봐.”
“어···행복해보이시니 다행이네.”
방금 전 까지도 살짝 크리스 교수를 걱정하고 있었는데, 역시 남 걱정은 할 게 아닌듯 하다.
그렇게 눈 앞에서 아른거리는 크리스 교수의 웃는 사진을 떨쳐내는데, 체력이 조금 회복된 미야가 내 옆구리를 쿡 찔렀다.
“? 왜?”
“신입생 환영회에 가면···크림슨을 조심해.”
“크림슨?”
“아 맞아. 만덕 여기 앉아봐! 우리가 피해야하는 녀석들 쫙 정리해줄게.”
피해야하는 녀석들? 로버트와 데이브가 나를 의자에 앉혔다. 그리고는 하버드 내에 있는 각종 클럽들에 대해 소개해주기 시작했다.
대충 요약하자면 학술 동아리 들어가지 마라, 스포츠 동아리 들어가지 마라, 사교 동아리 들어가지 마라··· 묵묵히 둘의 이야기를 듣던 내가 미간을 좁힌 채 되물었다.
“그럼 대체 뭐에 가입하라는건데?”
“우리 동아리 말고는 죄다 사기꾼이니까 들어가지 말란 소리지!”
“순 억지야.”
“근데 진짜야. 적어도 지금 너한테는 말이야.”
데이브는 종이 하나를 내밀었다. 굵은 글씨로 [The Harvard Crimson] 이라고 적힌 종이였다.
하버드 교내 대표 신문인 하버드 크림슨. 그 1면에 화려하게 장식된 사진은 다름아닌,
“이거···나잖아.”
[거짓으로 점철된 줄기세포 포럼, 이대로 괜찮은가?]데이브의 손에서 신문을 뺏어 읽기 시작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와 관련된 내용이 나오고 있었다.
게다가 자극적인 제목이었기에 절로 긴장되는 마음으로 신문을 읽었다. 하지만 다행히 제목과 다르게 내용은 무난했다. 크리스 교수를 비방하는 문장도 섞여있었지만 어느정도 납득되는 선에서 이뤄지고 있었고.
데이브는 그 신문을 보더니 큼큼, 거리며 헛기침을 했다. 그 의미를 알 수 없는 나는 눈을 가늘게 뜬 채로 녀석을 바라봤다.
“지금 이 신문이 교내에 다 뿌려졌다고. 그 말이 뭔지 알아? 애들이 밥 먹을때나, 과제 할 때나, 수업시간에 딴 짓 할 때나, 심지어 화장실에서도! 너에 대한 기사를 읽고 있다는 소리야!”
“…설마 그 정도겠어.”
“설마? 지금 데이브가 말한 건 그나마 생략한 거지. 사실상 전교생, 아니 교수들까지 포함해서 너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없을 걸.”
정식으로 입학도 안한 동양인 학생이 말이야. 로버트가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딱히 동양인이라는 것에 거부감은 없지만 이따금씩 이렇게 언급되곤 했었다.
게다가 이게 끝이 아닌지 미야도 핸드폰을 내 앞에 들이밀었다.
[Thanks you, Mandeok (고마워, 만덕.)]짧은 문구와 함께 베니를 끌어안고 있는 제인의 사진. 그녀의 페이스북 게시글에는 엄청나게 많은 댓글과 좋아요들이 찍히고 있었다.
“인기인에게 언급까지 되다니, 대체 왜 계정을 안 만들어둔거야? 태그 됐으면 그 순간 페이스북 스타가 될 수도 있었다고.”
아직까지 인플루언서라는 개념이 자리잡지는 않았지만, SNS의 등장으로 준연예인급의 파급력을 자랑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그리고 그 중 한명이 제인이었다.
데이브가 신기하다는 듯이 제인의 게시글을 살펴봤고, 로버트는 자랑스럽게 ‘너드의 왕’이라고 적힌 천을 흔들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유명인이 되었다.
‘…집에 가고 싶다.’
이미 모든 에너지를 다 써버렸다. 안그래도 주목 받는 걸 싫어하는데 이정도면 길거리 걸을 때마다 알아보는 사람이 생길 수도 있었다. 어쩐지 동아리실 오는 길에 유독 뭐 물어보는 사람이 많더라···!
그렇게 하얗게 불태운 채로 마른 미라처럼 앉아있자,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갔고 나는 시계를 바라보며 일어났다. 그래도 입학 후 진행되는 첫 행사인데 늦을 순 없으니까.
“잘 갔다와! 캡틴!”
“우리 버리고 딴 동아리 들면 안돼!”
“Mandeok King! King of Nerd!”
시끌벅적한 동아리 문을 조용히 닫으며 신입생 환영회가 진행되는 있는 하버드 야드(Harvard Yard)로 향했다.
*
“오늘은 비공식 신입생 환영회인만큼, 환영사는 짧게 하도록 하겠습니다.”
신입생 환영회가 열리는 곳은 야외였다. 넓따란 잔디밭 위에 여러 전공 부스들이 설치되어 있었다.
내가 찾아간 곳은 분자세포생물학이라고 적힌 부스였다. 한국처럼 따로 과대표의 개념은 없어보였지만 이 행사를 위해 준비된 사람은 있는 듯 했다.
“여러분에게는 아주 많은 선택지가 있었습니다, 그냥 생물학을 전공할 수도 있었고 혹은 통합 생물학, 신경과학 등 이쪽과 관련해 많은 전공들이 있지만···”
파마머리를 한 여자는 부스 위 ‘분자세포생물학’이라고 적힌 글자를 손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이 분자세포생물학을 선택한 걸 두고두고 자랑스럽게 여기게 될 것입니다!”
“와아아아!”
‘연설 하나는 끝내주게 하는 군.’
동아리에서 에너지를 다 빼고 온 터라 예정보다 조금 늦게 참석했고, 나는 살짝 눈치를 보며 맨 뒷자리에 앉았다.
옆자리에 앉은 남학생이 나를 보더니 조용한 목소리로 인사했다.
“안녕.”
“안녕.”
“아시아인이네. 일본? 중국?”
“한국이야.”
남학생이 흥미롭다는 듯이 나를 힐끗 쳐다봤다. 그러고는 손수건을 꺼내 기침을 두어번 했다. 심지어 그는 꽤나 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정장을 입은 상태였다.
‘좀 사는 집 자식이군.’
굳이 말하지 않았지만 풍겨오는 그런 게 있었다. 어떤 삶을 살아왔을지 대충 유추가 되는 그런것들이. 그렇게 간단한 인사를 끝내고 나는 다시 앞을 바라봤다.
앞에서 목이 터져라 연설을 하고 있는 여자를 바라보고 있는데, 남자가 기침을 다시 한번 한 후, 말을 걸어왔다.
“그럼 유학생인건가?”
“응. 그러는 넌?”
“아. 나는 미국인이고 음···엘리엇 록웰. 엘리엇이라 부르면 돼.”
엘리엇은 씩 웃으며 말했다. 딱히 녀석을 부를 일은 없을 것 같지만 그냥 고개를 끄덕였다. 그 뒤로 우리는 따로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평화로운 일상이다. 조금 덥지만 그래도 불쾌하지는 않은 날씨. 물론 햇살은 강해 눈이 좀 시리긴 했지만 평화로웠다.
“이상, 신입생 대표 바이올렛 에머슨이었습니다.”
여자의 연설이 끝나자 큰 박수소리가 이어졌다. 나와 같은 신입생이라니···졸업생 정도는 되는 줄 알았다.
그때, 여자가 내려가고 이어서 익숙한 얼굴의 남자가 강단 위로 올라왔다. 강단이라 해봤자 조잡하게 만들어놓은 1인 강단의 느낌이었지만 지금 그게 중요한게 아니었다.
“원래는 이런 자리에 참석하지 않는데 말이죠. 오늘은 조금 특별한 날이니 저도 한번 용기내어 이 자리에 서보고자 합니다.”
그 순간 나도 모르게 미간을 좁혔다. 순간 나는 내 눈이 잘못된 건가 싶었다. 그도 그럴게···
‘여기서 노먼 교수가 왜 나와···?’
노먼 코헨. 기초 생물학을 강의하는 교수.
데이브 카터 대신에 도강하다가 걸린 이후로 그와 지속적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는 RNA와 관련해서 여러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고, 유전자 편집 기술을 연구하던 내게 DNA와 RNA는 뗄레야 뗄수없는 관계였으니까.
희끗한 나이를 자랑하듯 햇빛에 그의 은발이 흩날렸다. 그와 눈이 마주쳤고 그가 흐뭇한 미소로 나를 바라봤다.
“이미 여러분 중에 알고 있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최근 분자세포생물학과 관련하여 교내를 비롯해 세간의 관심이 많이 모이고 있는 실정입니다.”
“줄기세포 때문인가요?”
“맞습니다. 최근에 온 미국 전역을 떠들썩하게 했던 실험때문이었죠.”
노먼 교수가 질문한 학생을 바라보며 말했다. 나는 그 모습을 묵묵히 들었다.
줄기 세포에 대한 관심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전생과 비교했을 때도 엄청날 정도다.
‘물론 전생에도 줄기세포를 두고 사람들의 관심이 많이 쏠리긴 했지만···이렇게 직접적인 결과를 보여준 건 꽤 시간이 흐른 뒤였으니까.’
신문에서는 기술의 특이점이 도래했다고 말하고 이제 ‘멋진 신세계’가 펼쳐질 날을 대비해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었다.
그러나 그 모습을 보며 나는 그저 떨떠름한 기분일 뿐이었다.
내가 있던 시절에도 줄기세포에 대한 연구는 늘 이뤄졌지만···치료제가 상용화되는 건 아니었다. 마치 기술의 등장과 기술의 상용화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강이 존재하는 것 같았다.
지금 이 세간의 기대와 관심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모르지만···
‘기회는 날마다 오는게 아니니까.’
이렇게 된 거 이 기회를 십분 이용해, 치매 치료에 사용해야겠다고 다짐할 뿐이었다. 게다가 존슨앤존슨에서도 치매 치료를 위한 줄기세포 연구에 돈을 지원하겠다고 말했으니까.
그렇게 모든 연설이 끝나고 우리는 또 다른 곳에 준비된 행사장으로 이동했다. 분자세포생물학을 전공으로 하는 신입생들을 위해서 준비된 곳이었다. 각종 다과와 음료가 준비된 것을 보며 나는 시계를 확인했다.
‘일단 아까 눈도장은 찍어놨으니까. 굳이 여기 남아 있을 필요는 없겠지.’
전생에도 뒷풀이나 회식에 참여한 적이 없었다. 그 시간에 랩실에서 논문 하나 더 뒤적이는 게 더 유익했으니까. 물론 내가 사회성이 떨어지고 사람들과 이야기 할 수 있는 주제가 ‘치매’, ‘연구’, ‘생물학’ 에 국한되어서 그런 건 아니다. 절대로.
게다가 아까 동아리원들의 열렬한 환영으로 이미 내 체력은 고갈된 상황. 나는 살짝 눈치를 보며 빠져나오려는데, 아까 옆에 앉아있던 엘리엇이 나를 보더니 아는체를 했다.
“헤이, 여기야.”
“안녕. 엘리엇.”
“벌써 가려고? 이제 파티는 시작인데?”
“좀 지쳐서. 어차피 아직 개강까지 시간이 좀 남았기도 하고.”
게다가 나는 다른 학생들과 다르게 조기 입학한 케이스. 괜히 이야기하다가 어떤 말이 나올지 몰랐다. 게다가 지금은 서로 인사하느라 정신이 없지만···
‘우리 학교에 널 모르는 사람은 없을 걸!’
미야의 말이 머릿속에 울리는 듯 했다.
···그 말은 이중에 날 아는 사람이 적어도 한명은 있다. 그러니 더 소란스러워지기 전에 자리를 뜨자. 나는 엘리엇의 시선을 피하며 나가려는데, 덜컥. 사람들의 시선이 내 뒤쪽으로 쏠렸다.
“오, 여기 있었군요!”
“아···노먼 교수님.”
“안그래도 최근에 방문이 뜸해서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닌가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그날 일이 있어서 줄기세포 포럼에 참석하지 못했어서 말이지요.”
무척이나 아쉬웠습니다. 노먼 교수가 환하게 웃으며 내 어깨를 두드렸다. 친근하게 날 대하는 모습에 사람들이 고개를 갸웃하며 내쪽을 바라봤다.
‘쟤가 뭔데?’ 라는 느낌으로 미간이 좁아졌다가,
흐음···? 하는 눈빛이었다가,
동시에 머리 위로 느낌표가 떴다.
“어, 어!”
“줄기세포 신문에 나왔던 동양인이잖아!”
“분명 그때 이름이···! 만···만···”
김만덕! 사람들이 놀란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수십명의 시선들 안에는 부러움, 감탄, 놀람 등 다양한 감정이 섞여있었고, 나는 그저 말없이 웃으며 대응했다.
···조용한 학교 생활은 이미 틀렸음을 직감한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