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p bullying and become a genius RAW novel - Chapter (147)
왕따 그만두고 천재합니다-147화(147/221)
147. 꿈 (1)
147. 꿈 (1)
이니시에이터.
좋게 말하면 먼저 싸움을 거는 사람.
나쁘게 말하면 먼저 시비 터는 사람.
아니, 아무리 좋게 말하려고 해도 포장할 수가 없다.
“유전자 APP가 베타-아밀로이드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단백질 분해 절단이 일어나잖아? 그런데 네가 하려는 건 APP 형성 자체를 막으려고 하는 거잖아? 근데 단백질 하나를 아예 막으려고 하는 건 너무 무리수 아닐까?”
“APP를 베타-아밀로이드로 절단하는 효소를 표적으로 삼겠다고? 그걸 어떻게 찾을 건데? 방법은? 할 수 있겠어?”
“사람한테 가능할까?”
“무리? 아닐까?”
물음표는 하고 있지만 내용만 뽑아놓고 보면 “너 하려는 거 말도 안됨.” 이라고 말하며 이리저리 찔러대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내가 아니었다.
“베타-세크레타제와 감마-세크레타제는 이미 알려진 효소인데요. 논문 안 읽어보셨어요? 잘 알지도 못하면서 무조건 무리라고 하는 걸 보니···좀 그렇네요?”
“허?”
“효소의 활성이나 발현을 줄임으로써 베타-아밀로이드 생산을 감소시킬 수 있는 거니까요. 그리고 단순히 베타-아밀로이드양을 줄이는 것만이 아니라 특유의 사슬 형태로 응집되는 걸 변화시키는—”
나 역시도 지지 않고 받아치고 있었기에, 김아진은 뭔가 심기 불편한 표정으로 “그래, 잘 알고 있는 것 같아서 다행이네. 실험 바로 들어가자.”라며 다음 단계로 진행하곤 했다.
···나 미움 받고 있는 건가? 아니면 이것도 관심의 일종?
전생에 김아진이 다른 사람을 어떻게 대했는지는 기억이 안 났기에 내게는 비교 대상이 없었다. 고로 나는 더 생각하는 걸 멈추기로 했다.
이후로도 그녀와의 연구는 이런 식으로 계속 진행이 되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생각보다 대화가 안 통하는 듯 잘 통했기에 실험까지 진행되는데 지체가 없었다는 점이었다.
‘전생이었다면 아예 들어볼 생각도 안했었겠지만 말이야.’
조금만 생각을 놓으니 일은 쉽게 풀려갔다. 시비로 느껴질 때도 있었지만, 맞는 말일때도 있었기에 나름 정성들여 답변해줬다. 전생때처럼 ‘무시하기’를 시전하는게 아니라.
학부 수업, 김아진과의 연구, 학부 수업. 그러다가 에단 교수에게 연구와 관련된 조언을 받으러가면 그는 버선발로 뛰어나와 이야기하곤 했다.
‘실제로 제가 했던 연구 중에서 유전자 편집 기술을 이용해서 면역 세포의 유전자를 변형하는 연구가 있었죠! 정말이지 그때 연구소에 있으면서 얼마나 신이 났는지,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저도 모르게 콧노래가 흘러나온답니다. 그때 당시엔 대식세포 표면의 수용체를 암호화하는 유전자를 변형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는데…’
에단 교수는 내가 방문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쉴 새 없이 많은 연구 관련 이야기를 쏟아냈다. 그럴 때마다 ‘괜히 왔나.’ 하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어쨌든 실험실을 사용할 수 있는데 에단 교수의 도움이 컸으니까.
그리고 적절히 해주는 조언도 꽤 도움이 되었던 것도 사실이고.
‘유전자 편집 기술의 핵심은 단순히 유전인자를 제거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겁니다. 오히려 반대로 필요한 유전인자를 삽입하거나 위치를 바꿈으로써 예상치 못했던 결과를 얻어낼 수도 있지요.’
‘천재 에단이 이런 것도 발견해 냈음!’이 주류가 되는 이야기가 9할을 차지하긴 했어도 간간이 얻어지는 정보를 생각하면 그렇게 힘든 일은 아니었다.
나는 짐을 챙겨 도서관으로 향했다. 수업과 연구실이 반복되는 일정의 연속이었지만, 이제 슬슬 중간고사도 챙겨야 했으니까.
마음같아서는 대학 공부보다 연구에 더 매달리고 싶었지만, 좀 더 멀리 내다 볼 필요가 있었다. 연구를 계속 이어나가기 위해서라도 지금의 내가 해야하는 건 대학 공부이기도 했으니까.
‘또 연구에만 하루 종일 매달리는 것보다 때로는 다른 공부를 하면서 환기해 줄 필요도 있고.’
그렇게 도착한 도서관. 나는 늘 앉던 자리에 앉아 곧바로 교재를 펼쳤다.
하버드의 수업은 확실히 고등학교의 수업이나 한국 대학에서의 수업과는 달랐다. 뭐가 좋고 나쁘다는 문제가 아니라 수업 방식에 차이가 있었다.
‘자, 그럼 본격적으로 토론에 들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최근 줄기세포에 대한 이슈가 떠오르고 있죠, 이와 관련해서 유전자 편집과 줄기세포와 같이 생명과 관련하여 인간은 어디까지 개입하는 것이 적정할까요? 이와 관련해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교수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학생들이 손을 번쩍 들었다. 다들 자기 생각을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았다. 반박이 들어오면 다시 또 반박했고, 마치 싸움을 하는 듯 감정이 고조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 감정이 계속 이어지지는 않았다.
‘의견은 의견일 뿐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지. 그렇기에 감정이 격해져도 상대방을 욕하거나 하는 일은 없었고 말이야.’
뭔가 내게는 아직 어색한 분위기였다. 물론 전생 때처럼 비난과 비판을 구분하지 못하는 수준은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견을 내는 건 어려운 일이었다.
게다가 의견을 낼 때는 자신의 의견만 제시하면 안 되고 꼭 근거를 들어야 했다. 교재에 나와 있는 학자의 의견이나, 관련 논문, 혹은 신문 기사 등 구체적인 근거가 없으면 오히려 감점당했다.
한마디로 ‘내 생각’으로만 이루어진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다른 사람을 단지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는 칸트의 정언 명령을 바탕으로 바라볼 때, 줄기세포는 생명 연장, 치료라는 목적을 위해 하나의 수단으로 취급되고 있습니다. 고로 줄기세포 연구는 제한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글쎄요, 그 의견에 반대입니다. 존 스튜어트 밀의 관점에서 최대 행복의 원칙에 중점을 두고 바라보면, 질병을 치료하고 많은 사람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훨씬 더 크기에 윤리적으로 허용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내가 왜 윤리 강의를 듣겠다고 했을까. 데이브가 웃으면서 “그거 나 유일하게 A받은 과목이야!”라고 말하길래 쉬운 줄 알았지···.
나는 전생에도 연이 없었던 철학자들의 이름과 주요 주장을 정리하며 공부하기 시작했다. 외워야 할 건 많고, 외워지는 건 없다.
‘…캘리포니아 대학에서 줄기세포 연구는 언제쯤 연락이 올까나.’
줄기세포에 대한 연구도 계속 진행되어야 했다. 크리스 교수와는 운동 세포로 분화시키는 것까지 성공했으니 이번엔 신경세포 차례. 즉 뇌세포로 분화시키는 걸 시도해 봐야 했다.
문득 ‘캘리포니아로 오시죠.’라고 이야기했던 맥의 말이 떠올랐다.
‘지금 하버드에서 수업하고 연구를 진행하는 과정은 좋아. 하지만 이 과정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알 수 없으니까.’
아무리 연구하기 좋은 환경이어도 법을 넘을 순 없다. 윤리 문제로 금지되어 있는 부분을 괜히 건드렸다간 아예 이쪽에서 쫓겨날 수도 있는 법이었다.
상대적으로 논란이 적은 유도만능줄기세포 쪽으로 진행해도 분위기 상 같이 묶여서 제재받을 가능성이 컸다. 분위기라는 건 모든 걸 하나로 묶을 수 있는 힘을 지녔기에.
그렇게 이런저런 고민을 하며 강의 내용을 정리하고 있는데, 주머니에서 진동이 느껴졌다.
‘어라, 교수님?’
김성진에게서 걸려온 국제 전화였다. 나는 문득 시간을 확인했다. 오후 9시. 한국은 현재 오전 7시경.
이른 아침부터 걸었을 전화에 나는 도서관 밖으로 나갔다.
“여보세요? 교수님?”
[그래, 잘 지내니.]김성진 교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버드에 입학한 뒤로 종종 연락을 해오긴 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연락이 뜸해진 상황이었는데.
그는 덤덤한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하지만 내용은 덤덤하지 않았다.
[아밀로잽과 관련해서 정식으로 임상 실험 제안이 들어왔다.]“임상 실험이라면···.”
[그래. 이 과정들이 다 끝나면 정식으로 약품 허가가 날 수 있을 것 같구나.]나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켰다. 물론 이 과정이 얼마나 복잡하고, 긴지 알고 있다. 그도 그럴 게 수많은 치료제가 이 과정에서 엎어지는지 알고 있었으니까.
그리고 그 과정에서 돈이 얼마나 들어가는지도 알고 있지만…
“하지만 아밀로잽이 치료제로 개발되려면 돈이 많이 들어갈 텐데요? 저희가 지금까지 한 건 어디까지나 동물 대상 실험이었잖아요.”
[그래서 대학 병원에서 정식으로 공동 연구 제안이 들어왔다.]“공동 연구요?”
[만약 이게 승인된다면 나라에서 지원이 들어올 거라고 하더구나.]국가 과제로 선정되어서 말이지, 김성진은 차분한 목소리로 말하기 시작했다. 연서 병원에서 치매 치료와 관련된 여러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고, 이번에 치매 치료제 개발과 관련해 임상 대상자를 모집하기 시작했다는 것과,
물론 아밀로잽이 바로 인간에게 투여되는 일은 없겠지만 일련의 과정을 거치고 나면 최종적으로 인간을 대상으로 적용할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혹시 그 병원 연구팀···최강석 교수의 연구팀인가요?”
[맞다만, 그걸 어떻게?]역시. 내 예상이 맞았다. 최한별과의 대화를 통해 어느 정도 알고는 있었지만 최강석은 다시 치매 치료 연구에 뛰어든 상태였다.
아밀로잽.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을 혈뇌장벽 수준으로 분해해 배출을 돕는 약물. 아직은 해결해 가야 할 과제들이 많았지만, 그건 차차 해결해나가면 될될 일이었다.
그렇게 김성진과의 통화가 끝나고 난 뒤, 나는 한동안 그 자리에 서있었다.
드디어 본격적인 치매 치료가 시작된다.
그것도 내가 만든 아밀로잽으로.
심장이 쿵쿵 뛰기 시작했다. 양손에 땀이 흥건하다.
물론 임상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사람까지 못 가고 끝나버릴 수도 있다. 하지만 멀게만 느껴졌던 치매 치료라는 꿈이 드디어 손에 잡히는 듯한 느낌.
꿈이 조금씩 다가오고 있었다.
*
“CEO로 취임하신 것,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이제 한 걸음을 뗐을 뿐이지만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 모두의 환영을 받고 있는 남자가 있었다.
제약 업계의 떠오르는 신흥 강자, 신텍시스의 대표 빅토르 리안이었다. 꽃다발을 받고 환하게 웃는 그를 보며 동종 업계 사람들이 한마디씩 말했다.
“이번 이사회에서 압도적인 표 차이로 의결되었다죠?”
“사실상 삼류 제약회사에 불과하던 신텍시스를 이 자리까지 올린 것 빅토르 대표의 자질이라고 봐야겠지요.”
“꽤 파격적인 행보를 해왔던데…”
빅토르 리안. 의약품보다는 의약외품을 생산해 팔던 신텍시스를 단숨에 제약 업계 탑 텐에 들어가게 한 남자.
그는 자신을 향한 경의와 부러움, 기대를 느꼈고, 취임식 단상 앞에 섰다. 그에 대해 이야기하던 사람들도 일제히 말을 멈추고 빅토르를 바라봤다.
낮지만 결코 부담스럽지는 않은 목소리. 동시에 이목을 집중시키는 목소리였다.
“우선, 신텍시스의 새로운 시작을 축하하기 위해 이곳에 모인 모든 이사회 분들, 그리고 주주님들께 감사 인사 올립니다.”
취임사를 시작하기 위한 형식적인 감사 인사. 그는 웃으며 지금까지의 신텍시스가 걸어온 길, 그 과정 속에서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 사실상 서열이 굳어버린 제약 업계의 현실까지. 능숙하게 이야기를 풀어갔다.
처음엔 그가 전문 경영인이 아니라는 점에 불편함을 내비치던 주주들도 이내 그의 연설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역시 영업직부터 올라온 사람이라 그런지 말을 잘하는군요.”
“또 묘하게 시선이 가지 않습니까? 목소리나 제스처나 힘이 있습니다.”
“전문 경영인을 사용하는 관례를 부술 정도이니…실력은 믿을만하겠지요.”
그가 말을 한마디씩 할 때마다, 그에 대한 사람들의 평가는 점점 올라갔다.
삼류 기업에 불과하던 신텍시스는 어느새 더 높은 곳을 바라보는 신흥 제약 회사로 변해있었다.
“저는 이곳에 입사하는 순간부터 지금까지, 단 한 가지의 목표만을 보고 달려왔습니다.”
빅토르 리안은 좌중을 바라봤다.
“돈이 목적이었다면, 굳이 이 자리에 서지 않아도 충분히 많이 벌 수 있었을 것입니다. 명예가 목적이었다면, 신텍시스가 아닌 존슨앤존슨으로 이직을 하는 게 더 인정받기 쉬웠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그는 말단 영업직에서 시작한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가 CEO가 되었다는 건 수많은 일을 거쳤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18살, 제가 이 바닥에 뛰어들고 제게 처음으로 주어졌던 일은 병원과 의약품 납품 계약을 체결하는 일이었습니다. 제가 만든 약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한 달이 넘도록 이 계약에 매달렸습니다. 그리고 실패했습니다.”
제약 업계와 의료계. 둘의 관계는 뗄래야 뗄 수 없다. 약이 없으면 환자를 치료할 수 없고, 환자가 없으면 약이 필요가 없다. 하지만 문제는 둘의 관계가 동등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시중에 풀린 약들만 해도 수백, 아니 수천 개. 그중에서 어떤 약들을 처방하고 사용할 것인지는 의사들의 결정이 필요하다.
“이유는 하나였습니다. ‘신텍시스를 믿을 수 없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이제 막 이곳에 뛰어든 신입 사원. 거기다 한번 계약을 체결하면 푼돈이 아닌 큰돈이 오가게 된다. 거기다 유명한 기업도 아닌 곳에서 판매하는 약을 굳이 병원의 입장에서도 고를 이유는 없었다. 괜한 리스크를 떠안을 필요는 없었으니까.
하지만 그 일은 빅토르에게 꽤, 깊게 다가왔다. 지금 그를 이 자리에 오게 만들 정도로.
“제 목표, 제 꿈은 ‘믿을 수 있는 신텍시스’를 만드는 것입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고, 아무도 찾지 않는 의약외품이나 만들어서 납품하는 삼류 제약회사가 아니라, 이름만으로도 모두가 믿고 구매하는, 그런 신텍시스를 만드는 것입니다!”
그가 손을 앞으로 뻗으며 외쳤다. 그의 목소리는 단단했다. 그 단단함은 사람들 사이에 서려 있는 불신을 깨트렸다.
“이제 신텍시스는 더 이상 빌빌대는 작은 기업이 아닙니다. 우리는 어느새 시총 10위 안에 들어오게 되었고, 충분한 자본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부족한 것이 있습니다.”
공격적으로 납품 계약의 수를 늘리고, 영업을 확장했다. 그 덕에 이름이 없던 신텍시스는 조금씩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그렇게 조금 조금씩 자본을 끌어모았다. 더 높이 도약하기 위해 탄환을 모았다.
이제 그들은 한 걸음 더 도약해야 할 시기에 놓여있었다.
“기술. 이 신텍시스를 저 위로 끌어올려 공고히 할 대체 불가능한 기술이 필요합니다. 그렇기에 신텍시스의 대표인 저는 지금 이 자리에서 앞으로 선언하는 바입니다.”
좌중은 이미 빅토르에게 압도된 상황이었다. 마치 숨 쉬는 법을 잊은 것처럼 그들은 조용히 그다음 말을 기다리고 있었다.
“신약 개발. 신약 개발에 총력을 쏟을 것입니다. 지금처럼 공격적으로 성장해 왔던 만큼, 이제는 견고한 벽을 뛰어넘어야 할 때입니다.”
그리고 신약 개발은 그 발판이 될 것입니다, 라고 끝내는 빅토르의 말에 맞춰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가 터져 나왔다.
그때, 주주로 보이는 한 사람이 손을 들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생각해 두신 분야가 있습니까?”
“뇌혈관 치료제를 첫 타자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빅토르는 예상한 질문이라는 듯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기존의 항암 치료제 연구의 경우엔 이미 존슨앤존슨과 같은 거대 기업들이 투자하는 중입니다. 적어도 10년 전부터 말이지요. 이런 판에서는 저희가 끼어든다 한들 이길 가능성이 없습니다.”
“하긴, 이미 연구하고 있으면 관련 데이터도 많을 테니 말이죠.”
“하지만 뇌의 경우에는 다른 제약회사들도 똑같은 상황입니다. 연구를 진행한 기업들도 있었지만 이내 포기하고 말았죠. 그만큼 뇌를 치료하는 건 어려운 일이니 말입니다.”
같은 투자금 대비 이익을 최대한으로 끌어내기 위해서라도 될 만한 판에 끼어들어야 했다. 연구원들조차 건드리기 힘들어하는 뇌가 아니라 비교적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항암제 개발 쪽이 기존 기업들이 접근하기 쉬웠다.
하지만 이제 판도가 바뀌었다. 한 소년의 등장으로 인해 뇌의 치료가 가능하다는 걸 확인했으니까.
“모두가 똑같은 출발선에서 시작할 수 있는 분야가 있다면…저희가 질 이유는 없지 않습니까?”
레드 오션이 되기 전에 미리 자리를 선점하는 것. 그것이 기존의 제약 회사들이 해오던 것이었고,
지금 이 기회는 두 번 다시 없을 기회였다.
“그렇기에 모든 뛰어난 인재를 적극 영입하도록 하겠습니다.”
세계 1위의 제약 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내디딘 신텍시스의 첫걸음은 한 학생을 향하고 있었다.
하버드에 다니고 있는 16살, 천재를 향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