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p bullying and become a genius RAW novel - Chapter (213)
왕따 그만두고 천재합니다-213화(213/221)
213. 평범한 일상 (7)
213. 평범한 일상 (7)
슈퍼진단키트를 개발한 데이브는 NerD라는 의료기술 스타트업을 창업했다.
[슈퍼진단키트를 개발한 NerD, 혁신의 아이콘으로 떠올라] [NerD, 새로운 인재 영입에 박차] [스타트업 Nerd, 추정 기업 가치만 40억 달러]‘스타트업이라···너무 위험하지 않겠어?’
‘위험이라니! 위험이 아니라 모험이라고!’
‘원래 바보들은 무식하다잖아. 그냥 넘어가.’
모처럼 미국에서 데이브와 미야를 만났다. 창업 기념 축하 파티에 초대되었기에.
데이브의 표정은 피곤에 절어있었지만, 한편으로는 밝았다. 두 눈에 생기가 넘치는게 살아있다는 게 느껴질 정도였다.
‘바보라니! 그렇게 치면 미야 너도 바보 무리에 속한 거라고? NerD에 들어왔으니 말이야!’
‘회사에 들어갔다고 해서 같은 무리로 묶지 말아줘. 난 그냥 평범한 일개 직원일 뿐이야.’
‘일개 직원이라고 하기엔 우리 회사의 머리를 맡고 있는 걸?’
미야는 졸업 후, 이곳 저곳 취업을 알아보다가 데이브의 회사에 취직했다. 당연히 수학쪽으로 진로를 알아볼 거라 생각했는데···. 다소 의아한 선택에 고개를 갸웃하자 데이브가 이어서 설명했다.
‘슈퍼진단키트가 어떤 원리로 만들어졌는지 기억하지?’
‘아···유전자간의 연관성을 분석하는 거였지.’
그리고 그때 사용되는 게 다름 아닌 수학.
데이브는 손가락을 딱! 소리를 내며 튕겼다. 그리고는 이내 진지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래서 부탁이 하나 있어.’
‘뭔데?’
‘그때 그 친구. 다시 소개해줄 수 있어?’
‘그 친구?’
고개를 갸웃거리자, 핸드폰에서 기사 하나를 검색해서 내게 내밀었다.
[최연소 필즈상 수상자 나타나나. 세계 수학자들 긴장] [수학계에 등장한 천재. 정보기하학 분야의 역사를 새로 쓰다] [21세기 주목받는 젊은 수학자, 이제 수학계의 거물로]화려한 헤드라인 속 나는 익숙한 얼굴을 발견했다. 마지막으로 봤을 때에 비해 좀 더 단정해진 머리와 옷이었지만···.
특유의 뚱한 표정을 한 곽진환이 기사 속에 등장했다.
‘재수없게 생긴 건 여전하네.’
‘사실 연락처랑 이메일을 알고 있긴한데, 내가 하는 연락들은 다 안 받아서 말이야.’
이미 슈퍼진단키트를 만들 때 곽진환과 연락을 했었던 데이브. 하지만 키트가 세상에 공개되고 난 이후로, 곽진환은 연락을 끊었다.
데이브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우리 NerD엔 이 사람이 꼭 필요해. 앞으로 개발하려는 것들은 슈퍼진단키트보다 훨씬 더 복잡할테니까.’
슈퍼진단키트에 이어 슈퍼슈퍼진단키트를 만들어내겠다는 데이브는 결의에 차있었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
곽진환이라···사실 오래전 노먼 교수와 함께 학술제를 준비하면서 투닥거렸던 게 마지막 기억이었다. 이후 녀석은 한국을 뜨고 부커 교수와 연구를 하고 있다고 간간히 들을 뿐이었으니까.
혼자 골방에 틀어박혀 연구 하는 걸 좋아하는 곽진환.
주위 사람들과 함께 연구 하는 걸 즐기는 데이브.
천재와 괴짜가 만나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전생을 겪어본 나 역시도 알 수 없다.
이번생에 새롭게 벌어지는 일이었으니까.
하지만 내게 미약하게나마 쌓인 곽진환 데이터에 의하면 아마 데이브의 입사 제안을 듣자마자 거절할 터.
대학에서의 연구와 다르게 회사에서의 연구는 비슷한 듯 보여도 확연히 다르다.
더군다나 수학이라는 학문의 특성상 혼자서 연구를 하고, 시간을 보내는 것과 다르게 회사에서는 기본적으로 팀으로 운영이 되니까.
곽진환이 그런 상황을 반길리가 없었다.
이미 곽진환이 회사에 들어온 것 마냥 들뜬 데이브를 보며 나는 쓰읍, 소리를 내며 숨을 들이켰다.
‘연락은 해볼게. 근데 기대는 안하는게 좋을거야.’
‘예쓰!!! 그거면 충분해!!’
‘너무 기대하지 말라니까.’
데이브의 연락을 무시했다는 건 내 연락도 무시할 가능성이 높았다. 그러나 기대하지 말라는 내 말에도 양 손을 꽉 쥐며 세레모니를 하는 데이브였고, 그 모습을 보며 미야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문득 그런 미야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 나는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런데 미야 너는 왜 데이브 회사에 들어간 거야?’
‘돈 많이 준다고 했거든.’
‘아.’
그녀는 레모네이드를 빨대로 쭉 들이키더니 어깨를 으쓱였다.
뭔가···지극히 현실적인 이유이긴 하지만 그래도 살짝 이해가 안 가긴 했다. 평소에 미야가 돈에 대해 이야기하는 모습이 많지 않았기에.
그녀 역시 내가 떨떠름해 하는 걸 느꼈는지, 빨대로 얼음을 휘적이며 말했다.
‘바보들 곁에 있으니까 나도 바보가 됐나봐.’
‘응?’
‘그냥···나도 뭔가 말도 안되는 일에 도전해보고 싶어졌거든.’
미야가 웃으며 나를 가리켰다. 갑작스러운 말에 내가 이리저리 눈알을 굴리자, 그녀가 웃으며 말을 이었다.
‘데이브 말로는 슈퍼진단키트 이후에 나오는 건 이 세상 모든 병들을 미리 진단하는 키트래. 치매 말고도 다른 병들도 말이야.’
‘오···.’
‘그리고 그 키트를 만들 때 수학이 꼭 필요하대.’
화학이나 생물학과 같이 연구와 산업이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학문도 있었지만 수학은 그 성격이 조금 달랐다.
나오지 않는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 그리고 설령 답을 얻었다고 해도 그 답이 삶에 어떻게 적용될지는 이후 사람들의 손에 달려있었다.
‘나는 수학이 좋아.’
‘응.’
‘내가 좋아하는 수학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면 더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을 뿐이야.’
담백하게 말을 마무리하는 미야였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던 데이브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좋아하는 게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라. 나는 그 말을 곱씹었다.
나는 생물이 좋았다. 과학 자체를 좋아했지만 그 중에서도 생물학이 단연 일등이었다.
치매 치료제를 만들겠다는 생각이 시작이었지만, 아마 그 생각이 없었다고 해도 생물은 여전히 좋아했을 것이다.
그만큼 이 학문은 내게 있어 전부였으니까. 마치 물고기의 터전이 물 속이듯 어떤 식으로든 생물학과 관련된 일을 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곽진환 역시 수학이 전부인 녀석일거다. 그녀석이랑 나는 비슷한 점이 많으니까.
‘흠···. 지금 전화 걸어볼게.’
‘지금? 그러면 너무 좋지!!’
내 말에 데이브가 양 손을 번쩍 들며 환호했다. 나는 다소 떨리는 마음으로 곽진환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런데 나 곽진환하고 전화를 해본 적이 있던가···?
이메일이나 문자를 주고 받은 적은 있어도 딱히 통화를 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그렇게 살짝 긴장되는 모습으로 신호음을 기다리는데···
‘…’
‘여, 여보세요?’
‘…’
‘곽진환 핸드폰 맞···나요?’
분명 전화를 받았는데 아무 말이 없다. 핸드폰을 들어 제대로 연결이 된 건가 확인해봤지만, 전화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그렇게 시간만 흐르고 있고, 데이브는 두 눈을 과할정도로 반짝이며 기다리고 있고, 미야 역시 신경 안쓰는 듯하면서 두 귀를 쫑긋하고 있는게 보이고 있는 가운데,
‘뭐.’
곽진환이 입을 열었다.
‘곽진환 맞지? 핸드폰 번호 바꾼 줄 알았잖아.’
‘왜 전화했냐고.’
여전히 싸가지 없는 말투로 이야기하는 곽진환을 보며 나는 마음을 진정시켰다. 그래도 뇌사 상태일 때 병문안도 왔었다고 하니 그렇게 개차반인 녀석은 아니다. 아마도 그럴 것이다.
‘혹시 너 어···그러니까.’
‘끊는다.’
‘취업했니?’
‘…?’
갑작스러운 취업 질문에 곽진환이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다짜고짜 무슨–’
‘아니, 음···그러니까, 혹시 취업 안 했으면 소개시켜줄려고.’
‘…소개?’
‘나, 나! 바꿔줘!’
앞에서 두 눈을 빛내며 손을 뻗는 데이브. 하지만 그런 손짓을 애써 못본 채 하며 나는 고개를 돌렸다.
최대한 차분한 목소리로 지금 상황을 설명했다. 슈퍼진단키트를 만든 NerD에서 너를 영입하고 싶어하며, 이후에 개발할 키트는 치매뿐만 아니라 다양한 병을 진단하는 키트라는 것도.
그리고 그 과정에서 수학이 꼭 필요하다는 것까지도.
곽진환은 일련의 설명을 들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도 말이 없어 대화를 하는 중간중간에 전화가 끊어진 건가? 하고 다시 핸드폰을 확인해볼 정도였다.
‘그래서 NerD에 들어올 생각 있어?’
‘없어.’
딱 잘라 거절하는 곽진환. 역시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내가 고개를 저으며 데이브를 바라보자, 그가 풀죽은 표정으로 어깨를 축 늘어뜨렸다.
하지만 이후에 의외의 말이 나왔다.
‘지금 부커 교수랑 연구 중인 거 끝나면 생각해볼게.’
‘…어?’
‘생각해보겠다고.’
에. 나도 모르게 두 눈이 커졌다. 사람이 갑자기 변하면 죽을 때가 된거라는데, 설마···? 나는 마른침을 삼키며 되물었다.
‘그 말은 그 연구가 끝나면 NerD에 들어오겠다는 거야?’
‘그럼 뭐 어쩌라는건데? 가지마?’
‘아, 아니 그러니까 내말은 왜 이렇게–’
‘순순히 들어간다고 하냐고?’
마치 내 말을 예상했다는 듯이 코웃음을 치는 곽진환.
‘이미 NerD로부터 이메일은 받았었어. 어떤 프로젝트를 할건지도 자세하게 적혀있었고.’
‘그런데 답장 안했다며?’
‘바빴으니까.’
‘아니 아무리 바빠도···그래 지금 그게 중요한게 아니니까. 그럼 지금 하고 있는 연구 끝나면 들어오겠다는거지?’
‘생각해본다는거지, 확정은 아니야.’
예전이라면 3마디 이상 대화가 이어지는 법이 없었는데, 지금은 나름 대화라는 게 진행되고 있었다.
곽진환과 통화를 하면서도 나는 ‘진짜 곽진환 맞나···?’ 하는 의문이 사라지지 않았다.
그도 그럴게 이녀석···사회성이 눈에 띄게 늘었잖아···!
감개무량한 마음을 애써 꾹 누르며 대화를 이어갔다.
‘그런데 부커 교수랑 무슨 연구하고 있는지 물어봐도 돼?’
‘세계 7대 난제.’
‘…에.’
나도 모르게 미간을 팍 구겼다. 얘 지금 진심인가? 하지만 곽진환은 덤덤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난제 중에서 뭐 연구하는 건데···?’
‘리만 가설.’
‘야. 그냥 회사 들어오기 싫으면 싫다고 해.’
‘어쨌든 연구 끝나면 들어갈게. 그럼 이만.’
‘아니 이 재수없는—’
뚝. 소리와 함께 전화가 끊어졌다. 나는 벙찐 표정으로 핸드폰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왜? 무슨 일이야?’
‘들어온데?’
데이브와 미야가 차례로 물었다.
리만 가설. 과거에도 풀리지 않았던 수학 난제였다. 애초에 이 문제를 풀려고 하다가 미쳐버린 수학자들만 해도 한 트럭일 터.
한마디로 NerD에 들어가지 않겠다는 걸 곽진환 식으로 돌려 말했을 뿐이다.
눈을 빛내며 나를 바라보고 있는 둘에게 차마 거짓말을 할 수는 없었기에, 나는 대화한 내용을 그대로 전달했다.
‘들어오긴 들어오는데···지금 연구 끝나면 들어오겠대.’
‘예쓰!!! 최고야! 그럼 그 연구 대충 언제쯤 끝나는데?’
‘…아마 안 끝날 걸.’
‘?’
고개를 갸웃하는 데이브. 하지만 미야는 내 말에 뭔가를 직감한 듯한 표정이었다.
‘리만 가설 연구 중이라고 했거든.’
‘안 돌아오겠네.’
내 말에 단칼에 답을 내리는 미야. 그녀 역시 리만 가설의 악명을 익히 알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 말을 들은 데이브도 이상함을 알아차린 듯 떨떠름한 목소리로 물었다.
‘잠깐만, 리만 가설이면 수학 난제 아니야?’
‘응. 100년 넘게 안 풀린 거.’
‘왓 더···’
환희에 찬 표정에서 단번에 우울한 표정으로 바뀌는 데이브.
하긴, 100년동안 안 풀린 문제를 풀고 오겠다고 하니···사실상 거절의 의미였다.
쩝. 재수없는 놈이 사회성이 생기니 오히려 안좋은 것 같다. 그렇게 침울해진 데이브를 보고 있는데, 녀석의 표정이 갑자기 밝아졌다.
‘잠깐만. 그러면 그 난제를 풀고 우리 회사에 오면 엄청난 이슈가 될 거 아니야!’
‘그 전에 풀린다는 전제부터 다시 살펴봐야 하지 않을까?’
‘100년이나 고민해왔으니, 이제는 슬슬 풀릴 때도 되지 않겠어? 좋았어!’
다시 낙천적인 모습으로 데이브를 보며 나는 어깨를 으쓱였지만, 미야와 나는 고개를 저었다. 그도 그럴게 리만 가설이 풀릴거라고 간단히 말할 수 없었으니까.
하지만 훗날 엄청난 기업으로 성장할 스타트업 NerD. 그 회사에 김진수도 스카우트 된 상황이었다.
나는 손에 들려있는 NerD 명함을 빤히 바라봤다. 그리고 쌍둥이들이 신기하다는 듯이 명함을 양 옆에서 바라봤다.
“그러니까 김진수가 미국계 회사에 취업을 한다고?”
“아직 확정은 아니고. 제안 받았대.”
“스카우트 된거네!!”
김진수와의 만남이 끝나고 쌍둥이들을 만났다. 명함을 건네는 게 좀 어색했는지 김진수는 별다른 말 없이 자리를 떴다. ‘나중에 기회되면 또 보자.’ 라는 말도 어색하게 흘리면서.
이인성은 김진수의 소식을 들으며 신기하다는 듯 반응했다. NerD 명함을 이리저리 살펴보면서 CEO라고 적혀져 있는 글자를 천천히 곱씹었다. 그 모습을 보며 나도 말을 덧붙였다.
“그리고 확실하진 않지만 곽진환도 거기 갈 것 같고.”
“헐. 걔가 회사에 취직한다고?”
“뭐···안 갈 수도 있는데, 일단은 보류이긴 해.”
곽진환 이야기도 나오자 이인성이 더 눈을 크게 뜬 채로 반응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이인영이 한심하다는 듯 혈육을 바라봤다.
“넌 취업도 못하고 쓸모가 없네?”
“왜 갑자기 자기소개를 하는거니? 취업은 커녕 아직 석사 과정을 밟고 있는 동생아?”
“나, 나는 나중에 아빠 회사 연구소에 들어갈 거거든?! 그리고 석사 과정이랑 취준생이랑 같냐?”
“그건 아빠가 결정할 일이지. 네가 가고 싶다고 갈 수 있는게 아니란다, 세상 물정 모르는 동생아. 그리고 박사는 따고 난 다음에 취준생이랑 비교해줄래?”
“자꾸 동생, 동생 거릴래?”
“그럼 뭐라고 부르니 우매한 동생아?”
이 시키가! 이인영이 결국 화를 참지 못하고 이인성의 옆구리를 가격했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며 마치 고등학생때로 돌아간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나이만 먹었지 여전하구나···하는 마음과 함께.
그렇게 한차례 쏘아붙이던 이인영이 결국 씩씩거리며 카페 밖으로 나갔고, 카페에는 이인성과 나만 덩그러니 남게 되었다.
양 손으로 가드를 올리고 있던 이인성이 슬며시 가드를 풀고, 앞에 놓여있던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쭉 들이켰다.
“하여간 성질 더러운 거 언제 고쳐지나 몰라.”
“그래서 진짜 어떻게 할 생각인데?”
“뭐가?”
“앞으로 말이야.”
“몰라. 딱히 하고 싶은 건 아직 없는데···”
진로 이야기가 나오자 어린애마냥 시선을 피하는 이인성. 아마 이런 질문을 그동안 숱하게 들어왔던 탓이겠지.
나는 잠시 고민했다. 원래라면 쌍둥이네 회사는 파산을 하고, 이인성은 의대로 진로를 바꾼다. 생계형 진로를 택했던 과거와 다르게 그는 자유로운 영혼이었다.
자유로웠기에 불안했다. 어느 것을 선택해야 할지 막막했다.
나와 전혀 다른 상황 속에서 살아왔던 그에게 섣불리 조언을 해줄 연륜도, 경험도 무엇하나 없는 상황.
원론적인 말들은 늘어놓을 수 있겠지만···그러고 싶지 않았다. 그만큼 쌍둥이들은 내게 뜻깊은 존재들이었으니까.
좀 더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나는 미간을 좁히며 고민했다.
이런 상황에서 좀 더 잘 이끌어줄 수 있을만한···아니면 적어도 조언이라도 해줄 수 있을만한 사람이···
아.
그 순간 한 사람이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