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p bullying and become a genius RAW novel - Chapter (23)
왕따 그만두고 천재합니다-23화(23/221)
23. 증명 (4)
23. 증명 (4)
“알고리즘에 관한 말인가요?”
“네. 정확히는 제가 만든 알고리즘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사람들이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누가봐도 어려보이는 학생이 알고리즘을 만든 것도 모자라, 이 자리에서 공개하는 당돌함에 모두의 시선을 끌기엔 충분했다.
하지만 그 뒤의 말은 더욱 장내를 시끄럽게 하기 충분했다.
“저 역시도 33에 대한 해답을 구해냈던 참이었거든요. 물론 교수님이 학회지에 공개한 알고리즘 기반으로 만든거긴 합니다.”
33에 대한 해답을 구해냈다. 이 말은 수학자들의 표정을 순식간에 굳게 만들었다.
그도 그럴게, 학회지에 공개된 지는 불과 3일도 안 된 상황이으니까.
“하!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는군. 학회에 공개한 건 일부에 불과하지 않나? 게다가 고작 3일만에 알고리즘을 짰다고? 그것도 수 조, 수 경에 해당하는 숫자를 판별하게 만드는 걸?”
“동양인 학생인 것 같은데, 어디 나라지?”
“해답자에 대한 예의는 눈꼽만큼도 찾아볼 수 없군. 이런 자리에서 저런 무례한 말을 하다니!”
사람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일부 학자들은 나를 두고 손가락질을 하며 불쾌함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 가운데에서도 놀랍도록 차분한 태도로 나를 대하는 이가 있었으니,
“매우 흥미롭군요. 지금 볼 수 있습니까? 여기 있는 사람들 모두에게요.”
앤드류 부커였다. 그는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나 그 눈빛만큼은 경쟁자를 견제하는 눈빛이었다.
만약 휴식 시간때의 대화가 없었다면 부커도 이 사람들처럼 대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나를 ‘학생’ 으로도, ‘관심 종자’로도 보지 않았다.
순수하게 이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한명의 수학자로 바라봐주었다.
‘물론 수학은 내 길이 아니긴 하지만.’
나는 준비해 온 노트북을 들고 앞으로 나아갔다. 테이블 사이사이를 지나갈 때마다 눈총이 쏟아졌다. 나는 그 모든 시선들을 받아내며 부커 앞에 도착했다.
그는 젠틀하게 앞을 가리켰다. 그곳에는 스크린과 연결되어 있는 노트북 한대가 놓여있었고 나는 관계자에게 양해를 구한 후 내 노트북을 연결했다.
그리고 몇번의 딸칵 소리가 이어지고 곧이어 화면상에는 수많은 코드들이 화면을 장식했지만 어차피 알고리즘 전체를 보여주는 것이 목적이 아니었기에 중요한 부분에 초점을 맞췄다. 나는 부커를 바라보며 말했다.
“우선 학회지에 공개된 내용을 가지고 임의로 코드를 짠 부분에 대해서는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혹시라도 불쾌하셨을까봐요.”
“그럴리가! 애초에 학회지에 알고리즘 전부를 싣고 싶었습니다만, 지면관계상 줄였을 뿐입니다. 조만간 홈페이지에 공유할 생각이었기도 하고요.”
부커의 말에 나는 고개를 까딱였다. 작은 감사 형식이었다.
화면상에 부커가 개발한 알고리즘과 내가 개발한 알고리즘을 동시에 띄웠다. 첫 부분은 동일했지만 이 뒤에 약간의 차이가 있었다.
복잡해보이는 코드들이 줄지어 나타나자 몇 수학자들이 인상을 썼다.
“여기가 컴퓨터 학회인지 수학 학회인지 모르겠군.”
“쯧, 이런 걸 보려고 여기까지 온 게 아닌데 말일세.”
수학자들의 원성이 들려오긴 했지만, 부커는 냉철한 눈으로 내가 만든 알고리즘을 하나하나 분석했다.
“k의 세제곱근을 기준으로 x와 y의 검색 범위를 제한하여 반복 횟수를 크게 줄어들게 했습니다.”
“이 알고리즘을 짜게 된 아이디어는요?”
“세 변수에 대한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에서 착안했습니다. 제한된 범위에서 효율적으로 숫자를 선정할 수 있습니다. 또한 더 이상 유효한 솔루션이 없으므로 z3 값이 y3보다 작아지면 조기 중지가 되도록 설정했습니다. 이 최적화된 알고리즘은 특히 k값이 더 큰 경우 무차별 접근 방식보다 훨씬 빠릅니다.”
부커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복잡한 코딩이라고 생각하던 수학자들도 내 입에서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가 언급되자 아까보다는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그렇게 한차례 침묵이 흐르고, 부커가 입을 열었다.
“대단하군요. 정말 제 알고리즘을 보고 만든 게 맞습니까?”
“네.”
나는 거짓 한점 없이 말했다.
“3일만에 말이죠?”
“…네.”
거짓말했다.
아무리 내가 수학을 좋아하고 코딩하는데에도 관심이 있다고 한들 3일만에 만드는 건 무리였다. 보기에는 간단해보일지라도 수십 번을 테스팅해봐야 하는거니까. 열심히 슈퍼 컴퓨터로 돌린다고 한들 알고리즘이 잘못 되어있으면 아무 의미가 없었다.
이 알고리즘을 만드는 데는 꼬박 3년이 걸렸다. 물론 3년 내내 이 알고리즘만 붙들고 있던 건 아니지만… 그 당시에는 이것 말고도 해야할 일이 많았기 때문에 시간이 날 때마다 알고리즘을 수정하고 다시 작업하는 일을 반복했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3년이 걸렸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 그러면 애초에 부커의 알고리즘을 보고 만들었다는 전제가 깨져버리게 되니까.
“그렇군요.”
부커는 내 대답을 듣고 한동안 말이 없었다. 그는 깊은 고민에 빠져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는 나를 바라보며 물었다.
“정말로 제 알고리즘을 보고 만든 게 맞습니까?”
“네.”
“알겠습니다.”
짧막한 답변이 끝나고, 부커는 마이크를 들었다.
“지금 여기 학생이 보여준 알고리즘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습니다. 오히려 제가 만든 알고리즘보다 더 효율적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을 정도니까요. 솔직히 말하면 지금 좀 분한 느낌입니다. 한 평생 매달렸던 문제를 천재에게 뺏겨버린 것 같으니까요.”
‘천재? 지금 날 두고 말하는 건가?’
이런 반응을 할 지는 몰랐던 터라, 꽤나 당황한 모습으로 부커를 바라봤지만 그는 오히려 덤덤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굉장히 흥분한 상태입니다. 보다 효율적인 알고리즘의 등장. 이것이 의미하는 게 무엇인지는 다들 알고 계시겠죠?”
일부 수학자들이 수군대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이 디오판토스 방정식의 풀이 중 미해결 숫자는 2개였다.
33과, 42.
그 중 하나인 33은 오늘 이 자리에서 답을 밝혔고, 이제 42 숫자만 해를 구하면 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그리고 그 과정엔 높은 확률로…
“이 알고리즘이 있다면 제가 투자한 시간의 절반, 아니 그 반의 반의 시간으로도 답을 구할 수 있을거라 확신합니다. 지금 이곳에 이렇게 있을 시간이 없겠군요. 당장 연구실로 돌아가서 알고리즘을 입력해야할 것 같습니다.”
다소 격앙된 그의 모습이 낯설었다. 눈에 광채가 돌고 있었다.
“42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다고?”
“그러니까 저 알고리즘만 있으면 마지막 숫자를 밝혀낼 수 있다는 말 아닙니까!”
“지금 다들 여기서 이럴게 아니라 직접 검증을 해보는게 더 낫지 않겠습니까?”
수학자들의 눈이 형형하게 빛이 났다. 처음에는 얼음장처럼 차갑던 사람들이 너도나도 할 것 없이 흥분해있었다.
42에 대한 답을 구해낸 사람이 된다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스포트라이트를 받겠지만, 그것보다 그들이 더 목말라하는 건 따로 있었다.
“64년동안 풀리지 않던 문제가 풀리는 과정을 직접 볼 수 있다니! 이것만으로도 엄청난 기회요.”
“알고리즘에게 고마워해야겠군. 안그러면 42에 대한 해답을 죽을때까지 알 수 없었을테니 말이오.”
“다들 흥분하신 건 잘 알겠습니다. 그 전에 중요한 절차가 하나 남아있습니다.”
마이크를 다시 잡은 부커는 나를 바라봤다. 그 의미를 파악한 다른 수학자들이 아까와는 사뭇 다른 태도로 나를 대하기 시작했다.
“알고리즘만 공개해준다면 우리 대학교에서 장학생으로 받아주도록 하겠소. 물론 이게 정말 제대로 작동하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말이오.”
“미래가 아주 촉망되는 학생이군요. 어느 학교 소속이죠? 원한다면 우리 학교를 방문해봐도 좋습니다. 특히 수학과에 대한 지원이 타학교에 비해 엄청난 편이거든요.”
너도 나도 나를 데려가기 위해 각종 혜택들을 늘어놓았다.
“저는 한국과학고등학교에 재학중인 김만덕이라고 합니다. 고등학교 1학년이고요.”
“오호! 천재들은 나이에 제약을 받지 않는 법이죠. 우리 대학으로 조기 진학 할 수 있도록 추천서를 써두겠습니다.”
“무슨 소리! 그쪽 대학의 수학과는 방치된 상태인 걸 모르는 사람이 있나? 김만덕 학생, 우리 학교는 수학과에 대한 지원이 타학교와는 차원이 다른 수준입니다. 연구 실적도 가장 뛰어나지요.”
“하지만 전체 대학 등급은 우리보다 낮지요.”
“이사람이!”
옥신각신 싸우는 모습들을 보니 묘한 기분이 들었다. 그래도 각 대학의 수학자들인데 이렇게 다투다니.
“천재를 제자로 둔다는 것이야 말로 그들에겐 말할 수 없는 큰 기쁨일세.”
부커가 웃으며 말했다. 그는 나를 향해 손을 뻗었다. 나는 그 의미를 알고 있었다.
“우리 대학에 온다면 아쉬울 것 없이 지원해주겠네. 맘껏 수학을 연구해도 돼. 그 누구도 뭐라 할 사람이 없으니.”
나는 그의 손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고개를 저었다. 그는 머쓱한 듯 손을 내렸다.
“아쉽군. 자네의 선택을 받게 될 대학이 부럽구만.”
“저는 아무데도 안갑니다.”
나는 내 앞에 놓인 마이크를 들었다. 살짝 울리는 노이즈 소리에 모두가 내쪽을 바라봤다. 다들 긴장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나를 바라보는 시선들 중에는 이철규도 있었다.
‘더 나은 발전을 위해서니까.’
그가 했던 말을 비로소 온전히 이해할 수 있었다. 더 나은 발전을 위해 상대방의 의견에 내 의견을 덧붙이는 것. 그것이 미지의 세계를 향해 한 걸음 나아가게 했다.
“챗엔진 방식을 사용한다면 시간을 더욱 단축시킬 수 있습니다.”
챗 엔진 방식. 여러 컴퓨터가 동일한 알고리즘을 공유하여 돌아가는 시스템이었다. 보다 빠르게 연산을 처리할 수 있었다.
“한 대의 슈퍼 컴퓨터보다 여러대의 슈퍼 컴퓨터가 더 효율적이니까요.”
“그 말은…?”
모두의 흥분, 기대, 설렘. 그 모든 감정들이 오롯이 내게 느껴졌다. 나는 그 감정들에 부응하고 싶었다.
“알고리즘은 모두에게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
“혼자보다는 여럿이 더 나으니까요.”
내 대답에 부커가 환한 미소를 지었다. 가벼운 포옹이 이어지고 그는 진심으로 기뻐했다. 몇몇은 아쉬운 듯 입맛을 다시긴 했지만 대부분은 납득하는 표정이었다.
그렇게 한차례 환호성이 이어지고 비교적 훈훈한 분위기로 학회는 마무리 되었다. 아까 모였던 멤버 그대로 우리는 다시 모이게 되었다.
환한 미소로 악수를 건네는 부커. 그 옆에서 마치 아버지가 된 듯 자랑스럽게 내 어깨를 두드리는 이철규. 그 뒤에서 나와 말을 해보기 위해 조금 텀을 두고 있는 듯한 한학수 등.
모두의 관심이 부담스러우면서도 나쁘지만은 않았다. 전생때는 느껴보지 못했던 감정이었다.
“만덕 학생. 제안할 게 하나 있습니다. 알고리즘 공개 여부를 떠나 우리 대학에 와서 이 연구를 같이 진행해보는건 어떻겠습니까?”
부커가 꽤나 비장한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에게는 재능이 있습니다. 알고리즘을 단시간에 짠 것도 그렇지만 수학의 본질에 대해 당신이 보여준 통찰은, 분명 재능입니다.”
“과찬입니다. 저는 평범해요.”
부커의 칭찬을 듣고 있자니 낯이 간지러워질 지경이었다. 물론 기간에는 차이가 있긴 하지만 내가 이 알고리즘을 만든 건 확실했으니까.
그렇다고 내가 재능이 있는 건 아니었다.
“이 알고리즘으로는 33 숫자 하나만 돌려봤습니다. 42에서도 통할지는 아직 모르는 일이에요.”
“하나의 성공이 다른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게 만든게 알고리즘이니까요.”
“성공이 실패로 이어지는 순간 끝이지만요.”
“그것 역시 발전의 토대로 삼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
과하게 낙천적인 사람이었지만 나쁘지는 않았다. 하지만 나는 고개를 저었다.
“죄송합니다. 학교를 떠나서 프로젝트를 진행할 여유가 없어서요. 그리고 무엇보다,”
“무엇보다?”
“제 전공은 생물학이어서요. 저는 생물이 가장 좋고 앞으로도 연구는 생물쪽으로만 진행할 생각입니다. 그 외의 과목에는 시간을 투자할 계획이 없습니다.”
“생물이라…제가 생물학에 대해 아는 건 없지만 수학에 비해 재미가 없지 않습니까? 대장균이나 곰팡이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이쪽이 더 가치있을 겁니다.”
부커는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고, 이건 내 마음속 뭔가를 건드렸다.
“훨씬, 더 가치있을 겁니다.”
웃고있지만 한없이 냉랭한 말투. 부커가 움찔했다.
세상을 탐구하는 인간 자체도 생물 아닌가? 생물이야말로 아버지 학문. 나를 욕하는 건 참아도 생물학을 욕하는 건 참을 수 없지. 아니, 참으면 안 된다. 그건 아버지에 대한 예의가 아니니까.
“확실히 생물학에 대해 잘 모르신다는 게 느껴집니다만. 생물이 재미가 없다고요? 저런, 생물의 재미를 알지 못하다니…대장균과 곰팡이들의 세포 구조를 직접 보시는 순간 당신은 수학은 아무것도 아닌 걸 깨닫게 되실겁니다. 아니 오히려 그 세포 속에서 수학적 구조를 발견하시고 생물학에 빠져들수도, 아니지! 대장균의 개체수가 2배가 되는데 얼마나 걸리는 지 아십니까? 고작 20분입니다, 20분! 인간이 한끼 밥먹는 시간동안 그들은 부지런히 개체수를 늘리고 있다고요! 신기하지 않습니까? 도대체 왜 이렇게 빨리 늘어나는걸까요? 그뿐만 아니라 우리의 본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뇌에 대해 더 설명하자면…”
갑자기 생물학에 대한 절절한 사랑을 고백하자, 옆에 있던 한학수가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역시 한국과고 학생이구만. 한결같아, 한결같아!”
“그게 바로 우리 학교 학생들의 장점이지 않겠나. 대쪽같이 외길만 고수하는 모습!”
“자네 앞으로 융합교육에 앞장선다고 하지 않았나?”
“그건 다른 문제고. 어쨌든 만덕 학생은 정말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나? 이 프로젝트에 참여했다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스펙이 될 수 있을텐데?”
이철규가 물었지만 나는 그의 속내를 읽을 수 있었다. 애초에 스펙을 운운하는 모습이 부자연스러웠기도 하고.
“어차피 이 프로젝트는 제가 없어도 충분히 잘 굴러갈겁니다. 이미 33에 대한 해답을 알고리즘으로 해결한 사례가 생겼으니 42는 이제 시간 싸움이겠죠. 버그가 생기더라도 이분이라면 충분히 스스로 해결해내실거고요. 그리고 학기중에 미국에 있어도 출석 인정 해주시나요?”
“그건 힘들지.”
“그럼 더더욱 안하겠습니다.”
“하지만 방학때라도 참여하는 건 어떤가?”
“방학때는 연구원으로 일하기로 했습니다.”
연구원? 이철규와 한학수의 눈이 커졌다. 처음듣는 이야기에 그들 뿐만 아니라 부커도 흥미를 가졌다.
“네. 뇌 관련 연구인데…아직은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나름 비밀 보장 조항이 있어서요.”
박성민과 계약서를 쓰면서 몇가지 조항을 만들었다. 그 중 하나가 비밀 보장이었다. 아무래도 천재성을 테스트하는 문제다 보니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딱 좋은 주제였고,
박성민은 불필요하게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걸 꺼려하는 사람이었다.
내 말에 모두들 납득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 이후로 몇차례 이야기를 나누다가 나와 이철규는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에 탑승했다. 우리를 배웅해준 한학수는 내게 명함 한 장을 건넸다.
“앞으로 자주 연락할 일이 생길 것 같아서 말이지. 내가 또 촉이 좋거든.”
“과학 교육의 선두주자이신데 촉을 믿으시는 건 좀…”
“하하! 때로는 과학이 설명할 수 없는 것도 있는 법이니까!”
그는 호탕하게 내 어깨를 두드렸고 우리는 그렇게 헤어졌다.
그리고 한국에 도착한 뒤, 비행기 모드를 해제한 순간 진동음이 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