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p bullying and become a genius RAW novel - Chapter (36)
왕따 그만두고 천재합니다-36화(36/221)
36. R&E (4)
36. R&E (4)
“허허, 우리 애들이 성격이 썩 좋은 편은 아니어서 학교 생활을 잘 할 수 있을지 걱정이었는데 이렇게 친구도 데리고 오는 날이 다 오네.”
어쩌다보니 우리는 뒷자리에 앉은채로 이동하게 되었다. 부잣집이니 운전 기사를 따로 고용할 줄 알았는데 쌍둥이의 부친이 직접 운전을 했다.
“그나저나 이번에 그래핀 관련해서 연구하고 싶다고 했다고? 특별한 이유라도 있니?”
“아. 평소에 관심 있어 하던 분야여서요.”
“그래? 이유는?”
커브길을 부드럽게 회전하면서 그는 넌지시 물었다. 그 탓에 내 옆에 앉아있던 최한별이 내쪽으로 몸이 기울었다. 이내 다시 몸을 세웠지만 뒷자리에 3명이 옹기종기 타는 건 조금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일단 2차원 평면 구조라는 게 흥미로웠고 그래핀이 가지고 있는 특성도 잘 활용하면 유용하게 쓰일 것 같았거든요.”
“활용한다라, 생각나는 예시가 있니?”
산업분야에서 일하는 사람이라 그런건지, 아니면 순수하게 궁금한 건지 알 수 없었지만 지금 생각나는 걸 그대로 말할 수는 없었다.
‘지금 당장 생각나는 것만 해도 수십개. 하지만 지금 사용하기엔 기술이 발전되지 않았다.’
지금 당장은 그래핀이 상용화되는데 한계가 있었다. 우선 대량 생산을 하기 위한 공정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이고 막상 상용이 된다고 한들 제품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새로운 문제를 맞닥뜨릴 가능성이 컸다.
그러나 미래, 그것도 먼 미래가 아닌 근미래에서 그래핀이 한차례 더 각광받게 되는 일이 발생한다.
바로 롤링폰과 폴더블 폰의 등장.
비록 초기의 폴더블 폰은 그래핀이 아닌 초박형 강화 유리를 이용했지만, 더 나은 제품을 만들고자 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그래핀에 더욱 주목하기 시작했다.
디스플레이를 마음대로 접거나 말 수 있는 스마트폰의 등장은 스테레오타입처럼 똑같던 스마트폰의 디자인 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으니까.
‘나중에는 그래핀을 이용해 디스플레이 전체를 말 수 있는 기술까지 나오게 돼. 비록 수율 문제로 상용화는 안되었지만…충분히 연구할 가치가 있어.‘
나는 전생때 경험한 미래를 찬찬히 생각했다. 지금 이 아이디어를 말하면 분명 좋은 인상을 받을 수 있겠지만 시기상으로 일러도 너무 일렀다.
지금은 스마트폰 조차도 상용화되지 않은 시기니까.
애플의 아이폰이 2007년 1월에 출시되었지만, 아직 한국에는 들어오지 않은 상황이었다. 적어도 2010년은 되어야 사람들 사이에서 스마트폰이 보급될 터였다.
나는 일부러 미간을 좁히며 대답했다.
“아직 생각나는 건 뚜렷하게 없지만… 굽힐 수 있다는 점을 활용하면 여러 군데에 사용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 다들 굽힐 수 있다는 점을 좋게 봐주곤 하더구나. 꿈의 신소재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지.”
굽히면 부러진다. 이게 일반적으로 알려진 상식이었다. 특히나 무겁고 단단한 전자기기들이 자유자재로 굽혀진다? 사람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자극하기엔 매우 좋은 소재였다. 하지만 그만큼 난관도 있었다.
“하지만 역으로 생각하면 굳이 굽혀야만 하나? 라는 결론에 도달하긴 한단다. 꼭 진보된 기술이 모두에게 환영되어질 거라 생각해서는 안 돼. 사람들은 새로운 변화보다는 익숙한 거를 더 찾기 마련이거든.”
“익숙한 것을 더 찾는다라…”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비단 신소재에서 뿐만 아니라 다른 부분에서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새로운 기술은 늘 도전받고, 배척되지만 결국엔 새로운 시대를 여니까요.”
“오호…”
부커와 이야기하러 간 그때에도 그랬다. 새로운 기술을 도입한 풀이 방식은 많은 수학자들에게 배척받았지만, 결국 그는 수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최근 부커로부터 조만간 42에 대한 해법이 나올 것 같다는 이메일을 받았다.
“어른스럽구만. 꼭 미래를 보고 온 사람 같아.”
“하하…”
“그나저나 학원을 다닌적이 없다던데. 사실인가? 인영이가 자네를 이겨보겠다고 밤을 새면서 공부하고 있어서 말이지.”
조수석에 앉아있던 이인영이 화들짝 놀라며 손사래를 쳤다. 하지만 굳이 이 대화가 아니어도 이인영이 나에게 라이벌 의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쯤은 쉽게 알아차릴 수 있었다.
“네. 학원 다녀본 적 없어요.”
“과외도?”
“네. 사교육은 받아본 적이 없어요.”
애초에 내가 살아온 곳이 곳인만큼, 주위에 있는 거라곤 산이나 논, 밭 뿐이었다. 학교 마치면 몇 안되는 친구들과 논에 몰래 들어가서 놀거나 밭에서 서리하는게 유일한 놀이였으니 뭐. 사교육을 받을 곳이 있었을리가.
“하하! 대단하구만! 부모님이 엄청 자랑스러워 하시겠어. 그래 부모님은 뭐하시는 분인가?”
“아빠! 이제 다 온 거 같아요!”
그때 이인영이 일부러 목소리를 높이며 밖을 가리켰다.
[LK머티리얼즈]차에서 내리니 으리으리한 건물이 우리를 반겼다. 연한 회색빛 건물에 파란색 통유리가 인상적인 건물이었다.
‘LK머티리얼즈? 처음 들어보는 기업인데. 이정도 규모면 한번쯤은 들어봤을만 한데. 게다가 신소재 개발을 주로 하고 있다면 더더욱.’
석박사를 지내고 박사후연구원 과정에 있으면 필연적으로 여러 기업이나 국가 기관의 연구소를 알아보게 되었다. 아무리 연구가 좋다고 한들 입에 풀칠하면서 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연구소 안으로 들어가자 LK머티리얼즈의 비전과 회사 연혁, 대표이사의 말이 적힌 벽면이 우리를 맞이했다.
‘이광용. LK머티리얼즈 대표이사.’
비로소 쌍둥이들의 아버지 이름을 알게되었지만 여전히 내 기억속에 없었다.
‘하긴 애초에 상품을 제작해서 판매하는 기업이 아니긴 하니까. 게다가 회사 연혁을 보니 설립된 지 오래 되지도 않았고 말이야.’
연구를 주로 하는 기업의 경우에는 기술을 개발해서 특허를 내거나, 대기업과 연구 협약을 맺어서 연구에만 집중하는 경우가 많았다.
[LK머티리얼즈, 신소재 및 그래핀 연구 선도 기업]짧지만 모든 것을 담고 있는 문장을 시작으로 LK머티리얼즈에 대한 세세한 소개가 적혀있었다. 나는 이광용의 설명을 들으며 벽면에 적혀져 있는 글을 꼼꼼하게 읽었다.
“미래에는 기술 개발이 어느때보다 더욱 중요해질 거다. 자원은 한정되어있고 결국은 파이 싸움이기 때문이지. 그런 상황을 타파해내는 것이야 말로 새로운 기술이란다.”
이광용은 회사 설립 시절부터 ‘신소재’ 개발에 모든 것을 걸었다. 이곳은 다른 어떤 연구소들보다 다양한 분야의 신소재들을 접하고 연구하는 곳이었다. 실제로 기술 분야에 있어서는 다수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경쟁력을 가지고 있었고, 이는 자연스럽게 이 기업을 세운 이광용의 자랑이자 자부심의 원천이 되었다.
“자. 그럼 내 역할은 여기까지고 나는 이만 빠지도록 하마. 이후에 미팅이 생겼거든. 저기 걸어오는 연구원한테 미리 말해두었으니 잘 구경하고 가렴.”
“네. 감사합니다.”
“아, 그리고. 한가지 더.”
이광용은 시계를 확인한 뒤, 나를 보며 말했다.
“저기 오는 저 연구원의 허락이 없으면 연구소 사용은 불가능 하단다. 그럼 응원하마.”
“예?”
“아빠?”
그 말을 끝으로 밖으로 나간 이광용이었다.
‘뭐야. 연구소 사용 이미 허락받은 게 아니었어?’
팀원들 모두 놀란 눈으로 이인영을 바라봤지만, 이인영 역시 처음 듣는 일인 모양인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또각또각.
“너희니? 주말 오전부터 연구소를 구경하고 싶다고 한 고삐리들이?”
하이톤의 목소리가 1층에 울려퍼졌다. 우리는 머리를 높게 바짝 묶은 여자를 바라보며 생각했다.
어째 만만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
[LK머티리얼즈 R&D 기업부설연구소] [주임 연구원 함수연]“있잖아. R&D가 뭐야?”
“Research and Development. 연구개발을 줄여서 하는 말이야.”
“그럼 저 사람 엄청 높은 위치인거?”
“엄…일단 이 회사에서는 그렇지. 여기는 신소재 개발이 주력인 기업이니까.”
김진수가 복잡하다는 듯이 표정을 구겼다. 보다 좋은 제품을 출시하기 위해서 많은 기업들은 R&D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는 상황이었고, 신소재 개발에 앞장서고 있는 LK머티리얼즈도 예외는 아니었다.
“뭔가 우리 시작도 하기전에 찍힌 것 같은 느낌이지 않아?”
“응. 엄청.”
우리는 그녀가 탕비실 위에 잠깐 올려놓고 간 사원증을 바라봤다. 목에 뭘 거는 게 영 답답하다던 그녀는 우리를 이곳에 두고 홀연히 사라졌다.
‘이해는 해. 여기는 어디까지나 일하는 곳. 대표가 갑자기 애들을 보내겠다고 하니 말릴수는 없었겠지.’
하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앉아만 있을 수는 없었다. 협조를 받을 수 없다면 적어도 협상은 시도해보고 포기해야했다.
그때, 탕비실 문이 열리고 철테 안경을 쓴 함수연이 들어왔다. 자세히보니 눈 밑에 다크서클이 짙은게 근 며칠간 잠을 못잔 것 같았다. 그녀는 자리에 앉지도 않고 본론부터 이야기했다.
“솔직히 말할게. 우리는 기업이고 이익 추구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어. 대표님 이야기는 들었지만 어디까지나 연구소 탐방까지가 내가 해줄 수 있는 최선의 범위야.”
“네? 하지만 저희가 연구를 해야-”
“여기는 놀이터가 아니란다.”
함수연은 딱 잘라 말했다. 그녀의 단호한 말에 이인영이 하던 말을 멈추고 입을 다물었다.
“저희도 놀려고 온 거 아닌데요.”
나도 딱 잘라 말했다. 내 말에 함수연이 고개를 까딱거렸다.
일부러 꽉 묶은 머리, 화장기라곤 찾아볼 수 없는 얼굴, 턱끝까지 내려온 다크써클…그녀와 비슷한 모습은 대학원생 시절 랩실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그렇기에 그녀가 현재 몹시 피곤한 상태이고, 갑자기 나타난 불청객들로 인해 몹시 예민해진 상태라는 걸 단번에 알아낼 수 있었다. 함수연은 살짝 신경질적으로 이야기했다.
“너희가 과학고 학생이라는 말도 들었어. 그러면 굳이 여기서까지 실험을 할 필요는 없지 않니? 과고에도 충분히 좋은 실험기기가 있을 거라고 생각되는데.”
“저희가 연구하려고 하는 건 그래핀이에요. 그래핀에 대해 연구를 하려면 일반적인 실험 기기로는 불가능하니까요.”
“그래핀을 연구한다고?”
함수연의 눈썹이 살짝 꿈틀거렸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네. 그래핀의 구조를 볼 수 있는 현미경이 필요해요. 그리고 구조적인 부분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장치도 필요하고요. 휘어질 때 어떤 식으로 변화가 일어나는지 관찰해야 하거든요.”
생각외로 구체적인 요구에 함수연의 표정이 미묘하게 변했다.
‘저기 오는 저 연구원의 허락이 없으면 연구소 사용은 불가능 하단다. 그럼 응원하마.’
이광용이 떠나기 직전 한 말을 떠올렸다.
‘만약 아예 씨알도 안먹힐 것 같았으면 이런 말도 던지지 않았을거야. 이곳에서 시간 낭비할 바에 공부라도 시켰겠지. 하지만 이광용은 우리를 이곳으로 보냈어.’
그 말인 즉슨 설득할 여지가 아예 없지는 않다는 말이었다.
“너희가 어떤 생각인지는 알겠어. 하지만 지금 진행되고 있는 프로젝트는 주변 투자기관에서 최대 규모로 투자를 받아 연구중이야. 좀 더 과장을 보태자면, 이 연구가 잘못되면 LK머티리얼즈자체가 휘청일정도지. 그런데 너희에게 기기를 빌려주려면 연구를 잠시 멈춰야 할 지도 모르는데다 그건 기업적으로도 큰 손실이야. 너희가 원하는게 그거니?”
기업에 손실을 입힐지도 모른다는 말에 이인영이 빠르게 고개를 저었다. 어디까지나 이곳은 아버지가 일군 장소. 그런 곳에 피해를 줄 순 없었다.
대충 투자받은 금액만 수천억을 가뿐하게 넘는다는 말에 이곳에 있는 모두가 놀랐다. 물론 단기가 아닌 적어도 10년을 지켜보는 프로젝트이기도 했지만 그래도 돈의 단위가 어마어마했으니까.
그러나 내가 놀란 포인트는 조금 달랐다.
‘왜 내 기억 속엔 처음 듣는 기업인 거지?’
수천억이나 투자를 받는 기업이면 분명 한번쯤은 들어봤어야 정상이다. 하다못해 연구원 시절 채용 공고란에서라도 보거나 사람들 사이에서 말이 오갈 법도 했을 텐데.
머릿속이 뿌옇게 안개 낀 것만 같았다.
LK머티리얼즈.
신소재 투자만 수천억.
R&E에서 그래핀 활용을 주제로 발표.
그리고 대상, 이후 응급실행.
이인영은 왜 그렇게 필사적으로 해야만 했을까?
뒤이어 풀리지 않는 의문들이 몇 가지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이인성은 왜 의대 진학으로 마음을 바꾼 걸까?
진짜 최한별이 좋아서?
이인영은 나중에 어떻게 되었지?
화학공학과로 진학은 했던가? 아니면 화학과?
하지만 이런 의문들보다 중요한 게 하나 있었다.
‘이러다간 이인영이 대상을 못 탈 수도 있다.’
과거로 회귀하면서 이미 상당수가 다르게 변한 상태였다. 특별반에 들어가고, 예정에 없던 수학 학회에서 인정도 받고.
하지만 항상 좋은 변화만 일어날 거라 장담할 순 없었다.
이렇게 된 거 그냥 내가 발표해버릴까 싶었지만 연구소를 사용하지 못하면 실험을 할 수 없었고 그러면 유의미한 결괏값을 보여줄 수 없었다.
‘가설로 시작해서 가설로 끝나는. 소설에 불과하겠지.’
“그럼 일단 이렇게 하는 건 어때요?”
“뭘 말하려는건진 몰라도 더이상은-”
“저희가 준비한 걸 보고 정해주세요.”
나는 김진수를 바라봤다. 내 말 뜻을 뒤늦게 이해한 김진수가 가방에서 허겁지겁 연구 노트를 꺼냈다. 연구 노트라고는 말했지만 아직 정리가 덜 된 아이디어 모음집에 가까웠다.
“이게 뭔데?”
“저희가 구체적으로 뭘 연구하고 싶은지 적어둔거에요. 단순히 그래핀의 특성이나 구조를 보고 싶은게 아니라 특성을 이용해 실제로 상용될 수 있을만한 제품을 만들려고 하는거니까요.”
실제로 그래핀을 이용해 여러가지 제품을 만들려는 시도는 지속되고 있었다. 특히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그래핀의 등장은 말 그대로 ‘꿈의 신소재’ 등장이었으니까.
‘강도가 높다는 건 좋지만 내구성은 그만큼 따라가주질 않는군요.‘
’이래서야 원. 디스플레이를 휠 수 있게 하려면 그 안의 부품들도 같이 고려해야하는데…‘
종이는 접을 수 있다. 하지만 자국이 남는다.
그래핀 역시 접을 수도, 돌돌 말 수도 있었지만 여러번 반복하면 미세하게나마 흔적이 남았다.
가시성이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겨지는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흔적이 남는다는 건 치명적인 단점이었다.
하지만 나는, 아니 우리팀은 그 문제를 해결할 아이디어를 열렬히 찾고 있는 중이었다. 정확하게 말하면 이인영이 ’그‘ 아이디어를 스스로 생각해 낼 수 있도록 옆에서 힌트를 던져주고 있었다.
이건 이인영의 아이디어였으니까.
차락, 차락. 종이 넘어가는 소리가 들리다가 이윽고 연구 노트의 마지막 장까지 왔다. 함수연이 종이를 넘길때마다 아이들은 숨을 꾹 참고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의 표정이 점점 굳어갔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박성민으로부터 이 표정을 익히 봐왔기에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있었다.
한동안의 침묵끝에, 함수연이 입을 열었다.
“나쁘지않네.”
그녀는 사원증을 챙겼다. 갑자기 일어난 행동에 다들 어안이 벙벙한 상태로 앉아있는데 그녀가 말했다.
“뭐해? 다들 연구실 안 따라오고?”
그녀는 한쪽 입꼬리를 씩 올리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