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p bullying and become a genius RAW novel - Chapter (70)
왕따 그만두고 천재합니다-70화(70/221)
70. 영입 (2)
70. 영입 (2)
“안녕하세요.”
“어? 어…안녕.”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그게 그렇게 말한다고 해도…”
김영훈과 최찬형은 떨떠름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김영훈은 손등 위에 붙여진 아기자기한 캐릭터 밴드를 만지작댔다.
어색한 기류가 흘렀다. 최찬형은 뒷통수를 긁적이더니 나를 보며 물었다.
“어디 가던 길이었어?”
“이제 막 김성진 교수님이랑 연구 이야기 마치고 기기 예약 잡으러 가던 길이었어요.”
“기기 예약…”
구체적인 일까지 언급되자 둘은 더이상 장난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챘다. 김영훈은 은 복잡한 표정으로 “으음…”거리며 인상을 썼다.
“그럼 배정 받은 랩실은?”
“김성진 교수님이 데려온 애라니까 당연히 우리 랩실이겠지.”
“에…저희 랩실에 빈자리가 있어요?”
“마침 저번달에 나간 애 있어서 자리 하나 남긴 하는데…”
타이밍이 딱 맞아 떨어지는 상황에 최찬형은 떨떠름해 했고, 나는 씩 웃으며 말했다.
“잘됐네요. 안그래도 짐을 좀 둬야 했는데 랩실로 갈까요?”
“어? 어…그래.”
어느덧 내 주도하에 랩실로 향하게 된 셋. 사실 어디에 랩실이 있는지 익히 알고있었지만 나는 굳이 앞장서지 않고 그들 뒤를 따라갔다.
[인지신경망 연구실]쿵쿵. 심장이 벅차올랐다. 다시 이곳에 발을 들이게 되다니. 두 눈으로 보면서도 믿기지가 않았다. 그렇게 설렘 반, 긴장 반 문을 열고 들어가니 연구에 매진중인 사람들이 몇몇 보였다.
그러나 외부인의 등장에 하던 일을 멈췄다.
“형 왔어요? 근데 그 애는 누구에요?”
“어. 그니까 엄… 만덕이 너가 말할래?”
“네.”
랩실에 들어가자 연구원들이 갸웃거리며 나를 바라봤다. 주말이니 다들 집에 가서 쉴 법도 한데 다들 연구실에서 젊음을 불태우고 있는 중이었다. 마치 과거의 나처럼.
“안녕하세요. 이번 학기동안 김성진 교수님 밑에서 개인 연구를 진행하게 된 한국과고 김만덕이라고 합니다.”
“개인 연구?”
“김성진 교수님 밑에서…?”
“심지어 고등학생이라고?”
짧은 소개였지만 그들의 궁금증을 해소해주기는커녕 오히려 더 증폭시키는 듯 했다. 연구실에 있던 사람들이 미간을 살짝 찌푸린 채 나를 바라봤다.
“저기, 지금 무슨 상황인지 이해가 안 가는데. 누가 추가 설명 좀 해주실 분?”
“아 그니까, 나도 방금 들어서 잘 모르는데, 하여튼 랩실 같이 쓴다는…데?”
“누구 맘대로?”
“누구 맘이긴, 교수님 맘이지.”
최찬형이 짧게 답변하자, 남자는 ‘엥?’ 하는 표정과 함께 되물었다.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진짜 교수님이 말하신 거 맞아요? 교수님 그럴 분 아니시잖아요.”
“아직 나도 교수님한테 직접적으로 들은 게 없긴 한데 그렇다고 얘가 거짓말을 했을 리도 없잖아.”
최찬형의 시선을 느낀 나는 별다른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아, 최찬형은 작게 한숨을 내쉬더니 저 멀리 빈 책상을 가리켰다.
“아까 말한 자리. 마침 이번에 연구원 중 한 명이 나가는 바람에 공석이 생겼어. 앞으로 저기 쓰면 될 것 같네.”
“진짜 고등학생이 쓴다고? 실화야?”
“고등학생이고 아니고가 뭐가 중요해. 그리고 애초에 우리 대학엔 나이가 별 의미가 없지 않나? 별별 괴수들이 다 튀어오는 마당에.”
“그건 그렇지만…쩝. 그냥 신기하다는 의미죠.”
최찬형의 말대로 카이스트에는 다양한 괴수들이 모이곤 했다. 단순히 공부를 잘하는 수준이 아니라 중고등학교를 다 자퇴하고 과학 특기자로 인정받아 오는 학생들도 있긴 했으니까. 한마디로 나이에 상관없이 천재들이 모여드는 곳이기도 했다.
“하지만 보통 학부생 시절까지만 있다가 해외로 유학가는 게 일반적이잖아요. 이렇게 랩실에 어린 사람이 들어온 게 신기하니까 그런 거죠,”
그때 말총머리로 머리를 묶은 여자가 말했다. 그러나 최찬형은 더이상 논쟁엔 신물이 났는지 고개를 세차게 저으며 말했다.
“됐고. 다들 시간 많나봐? 내일도 랩실 나올거야?”
“? 당연한 거 아니었어요?”
“으, 난 싫어. 일요일 하루쯤은 쉬게 해줘…”
몇명이 몸서리 치면서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최찬형은 그런 그들을 보며 작게 한숨을 내쉬더니 나를 아까 그 책상으로 안내했다.
“여기야. 너가 쓸 자리.”
“아…”
“햇빛이 안든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오히려 그게 더 좋을걸? 연구 오래하다보면 햇빛만 쬐도 눈이 시리거든.”
하지만 나는 단지 햇빛 때문에 그런게 아니었다. 익숙한 책상 배치, 익숙한 의자.
‘…또 이곳에 앉게 될 줄은 몰랐는데.’
전생에 내가 앉았던 곳과 똑같은 자리였다. 전생때도 붙어져 있던 책상 위쪽에 붙어있는 오래된 스티커마저 기억 속과 똑같았다.
그리고 바로 붙어있는 옆 책상에선 누가 세상 모르게 잠들고 있었다. 뺨을 책상에 대고, 입을 반쯤 벌린 채로.
“야, 야. 이규호. 일어나봐.”
“뭐에요. 교, 교수님 오셨어요?”
“교수님은 아니고, 너가 만덕이한테 이것저것 좀 알려줘.”
“예? 이것저것이 뭔데요? 그보다 만덕이가 누군데요?”
만덕이? 입가에 흘린 침을 닦으며 이규호가 주변을 두리번 거렸다. 그러다 최찬형 옆에 서있는 나를 보더니 위 아래로 훑었다.
“학부 연구생이에요?”
“학부는 아니고 고등학생.”
“예?”
오만상을 찌푸리며 되묻는 이규호. 하지만 최찬형은 어깨를 으쓱일 뿐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았다.
책상위에 올려진 전공 서적들과 각종 교양서가 있는 걸 미루어봤을 때, 눈 앞의 남자는 학부 연구생인 듯 했다.
학부 연구생. 일반적으로 학부생 중 석박사 과정을 거치려고 하는 학생들 중 지도 교수 밑에서 연구를 하는 과정이었다. 물론 석사나 박사 과정을 진행하는 대학원생들처럼 연구를 직접 주도하거나 설계하는 일은 드물었고, 대개 참고 문헌 정리하기, 데이터 수집 및 데이터 분석해두기. 혹은 연구실 잡다한 일 등을 하곤 했다.
한마디로 최찬형이 말한 ‘이것저것’에 해당하는 일을 하는 역할.
그제야 최찬형의 말을 이해한 이규호는 벌써부터 피로가 몰려드는지 어깨를 축 내렸다. 그 모습을 본 최찬형이 어깨를 두어번 두드리고는 내게 속삭였다.
“쟤가 저래보여도 착해. 물어보면 이것저것 잘 알려줄거야. 연구 설계나 참고 문헌 찾는 법 같은 것도.”
“…네. 감사합니다.”
“에효…내 팔자야.”
물어볼 때마다 한숨을 푹푹 내쉴 것 같은 것 같지만 말이다. 벌써부터 한숨을 내쉬고 있는 이규호를 바라보며 생각했다.
‘어차피 내가 먼저 물어보는 일은 없겠지.’
석사를 거쳐 박사 과정을 보내면서 이 랩실에 대해 빠삭하게 알고 있는 나다. 연구 설계같은 것도 적어도 학부 연구생보다는 잘 알고 있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의자에 앉는데, 연구실 문이 열렸다.
“어, 민석아. 왔어?”
“네, 형.”
오른손에는 도넛을, 왼손에는 커피들을 홀더에 담아 온 남자는 두 눈을 끔뻑이며 연구실을 살폈다. 그러다 뉴 페이스인 나를 보고 머리 위로 물음표를 띄우며 고개를 갸웃했다.
“누구에요?”
“신입.”
“신입이요? 이 시기에?”
복잡한 듯 머리를 긁적이는 김민석. 전생때 랩장 시절에 있던 버릇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그는 나를 빤히 바라보더니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혹시… 교수님 아들?”
“아닙니다.”
“하하하! 그치, 너도 그렇게 보이지? 근데 그건 아니고, 교수님이 데리고 온 신입이야. 고등학생.”
“예? 어…일단 다들 커피 좀 드시고 하세요.”
김민석은 여전히 조심스러운 태도를 유지하며 연구실 책상 위에 커피를 올려놓았다. 그러자 아까 자리에 갔던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땡큐. 안그래도 카페인 땡겼는데.”
“내꺼는 4샷. 맞지?”
“네. 근데 형 진짜 그렇게 마시다간 훅 가요.”
“안 마셔도 어차피 가.”
김민석은 커피를 사람들에게 건네줬다. 커피를 받은 사람들은 모두 웃으며 “땡큐”, “센스쟁이네.”와 같은 말을 던졌고, 이런 일상은 그들에게 익숙한 것처럼 보였다.
‘…옛날에도 그랬나 보네.’
전생 때도 김민석은 이렇게 주위 사람들을 챙기곤 했다. 밖에 나갔다가 들어오는 날이면 도넛 가게에 들러 도넛을 종류별로 사 올 정도로. 주변 사람들을 잘 챙기던 그는 자연히 연차가 쌓이면서 랩장을 맡았다.
물론 나는 그때마다 안 먹었지만.
전생 때 사회성 제로였던 나는 집단생활을 잘해낼 리 없었다. 그가 사 오는 커피나 도넛이 부담스럽게만 느껴졌고, 차라리 벽을 쌓고 혼자 연구하는 게 마음이 편했다.
‘먹고 해. 그러다 몸 상한다.’
그리고 내가 그런 모습을 보일 때마다 그는 간식거리를 찔러주며 말을 걸어오곤 했었다. 하지만 그것마저 부담스러웠던 나는 말없이 다시 간식을 제자리에 가져다 두곤 했다.
그런 일들이 반복되고, 연구 회의, 데이터 회의와 같이 함께 연구한 내용을 두고 토의하는 시간이 되면 나는 늘 하던대로 내 생각을 거침없이 말했다. 가끔가다 내 독설에 우는 사람도 나오긴 했지만… 그건 그 사람이 멘탈이 약한 거라 생각했다.
‘만덕아. 부탁이야. 제발 말 좀 부드럽게 해주면 안될까?’
‘제가 왜요?’
‘여기 애들이 다 너처럼 모든 걸 외우고 있고 연구에만 매달리고 있는게 아니잖아. 그래도 다들 나름 열심히 하고 있는데, 모르는 게 있으면 알려주고 그러면서 같이 나아가면 되는거잖아.’
‘여기가 학교도 아니고, 왜 제가 모르는 걸 알려줘야 해요? 애초에 연구원이 연구에 안 매달리면 뭘 하는데요?’
김민석은 내 대답을 듣고 포기한 것 같았다. 더이상 내게 말을 걸어오지 않았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넛은 꼭 내 것까지 같이 사 왔었다.
‘진짜 지긋지긋하다…’
하지만 그 말을 끝으로 그와 내가 같은 팀이 되는 일은 없었다. 결국 팀에서 쫓겨난 나는 그 길로 연구를 그만뒀으니까. 커피 배달이 끝난 김민석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안녕! 반가워. 고등학생이면 음, 고2이려나?”
“고1이요.”
내 나이를 듣고 흠칫 놀랐던 김민석은 나를 찬찬히 바라보더니 조심스레 물었다.
“…근데 첫만남에 다짜고짜 물어도 되나 싶긴 한데, 교수님이랑은 어떻게 알게 된 사이야? 아무리 생각해도 예측이 안되어서.”
그때 연구실 사람들이 모두 이쪽을 바라봤다. 사실 다들 궁금해하고 있었지만, 선뜻 물어보지 못하고 있던 내용이었다.
“신문에 난 기사를 보시고 흥미가 생기셨다고 하셨어요.”
“신문?”
“카이스트 신문에 실렸던 한국과고 내용이요.”
“아! 나 그거 알아! 안그래도 백가영이 한건 했다고 막 신이나서-”
옆에서 대화를 지켜보고 있던 학부 연구생 이규호가 아는체를 했다. 가만 보아하니 백가영과 아는 사이인 것 같았다.
“음…나도 그 기사 언뜻 본 것 같은데. 근데 기억이 잘 안나네. 하여튼 그거 보고 교수님이 연락을 주셨다는거지?”
“정확히는 학교에서 연구실 탐방차 이곳에 왔는데, 그때 제안해주셨어요.”
“우와, 김성진 교수님이? 직접?”
내 말에 연구원들 몇몇이 탄성을 내질렀다. 그 양반이? 진짜? 하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그리고 그 안에는 묘한 부러움이 깃들어 있었다.
그렇게 연구원들 사이에서 대화가 오가는 가운데, 나는 문득 나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을 느꼈다. 수군거리는 목소리와 귓가에 대고 오가는 목소리들.
‘얘가 그때 그…’
‘근데 굳이 부르셔서 연구를 하신다고?’
‘신기하네…’
순간 전생 때의 기억이 오버랩되는 듯했다. 심지어 장소도 그때와 똑같은 연구실.
‘김만덕 보나마나 꼬투리 잡고 늘어지겠지. 회의하기 싫다.’
‘저 선배는 언제 졸업해? 진짜 짜증나 죽겠어.’
‘연구실을 지 혼자 쓰나…’
귓가에 전생의 소리가 웅웅 울려댔다. 순간적으로 목 뒤가 뻣뻣해지는 걸 느꼈다.
나도 모르게 입술을 잘근 씹으려는데,
“도넛 먹을래?”
“예?”
“아니 배고플까봐.”
김민석이 웃으며 도넛을 건넸다. 초코 코팅이 되어있는 도넛을 얼떨결에 받아든 나는 그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최찬형이 내 상태를 살피더니 연구원들의 시선을 분산시켰다.
“자자, 다시 자기 하던 일에 집중하자. 교수님 오시면 또 뭐라하신다.”
“‘연구실은 떠드는 곳이 아니네.’ 라고 말하시겠죠.”
“오, 너 방금 진짜 교수님 같았다. 10점 만점에 8점.”
으, 그런거에 점수 매기지 마요! 대학원생들이 다시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서 연구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최찬형도 자리로 돌아갔고, 커피와 도넛을 다 나눠준 김민석도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모였던 관심이 다시 자신의 연구로 향했다. 단 한사람만 빼고.
“흐음…그럼 이제 주말마다 오는 거야?”
“아… 네. 주말마다 와서 연구할 것 같아요.”
“교수님이랑 무슨 연구하는지 물어봐도 돼?”
학부 연구생 이규호는 여전히 의심의 눈초리로 나를 바라보며 물었다.
“치매 관련 연구에요.”
“오… 엄청 어려울 것 같은데.”
“…선배는요?”
갑작스러운 질문에 이규호가 멋쩍게 웃었다.
“하하, 사실 나는 연구에 참여한다기보단 보조지, 보조.”
“그래도 생각하신 연구 주제가 있으신거 아니에요?”
“…그런 건 딱히 없는데. 원래 연구같은 건 박사부터 시작이잖아. 석사때 연구해봤자 뭘 한다고.”
이규호의 말로 미루어보건데 그는 아직 이렇다할 연구를 시작한 것처럼 보이진 않았다. 끽해야 다른 연구원들이 하는 걸 어깨너머 보고 배우거나 연구 방식을 알아보고 있는 중이겠지.
“어쨌든 이렇게 되었으니까 혹시라도 궁금한 거 있으면 물어봐. 시간 되면 알려줄게.”
“네. 감사합니다.”
나는 담백하게 대답하고 난 뒤, 손에 쥐어져있던 도넛을 한입 베어 물었다. 그 모습을 본 이규호도 더이상 말을 걸진 않았다.
그렇게 토요일 시간은 쏜살같이 흘러갔다. 연구실 자리 정리와 앞으로 할 일들, 그리고 연구실 내에 부착되어 있는 규칙들을 읽으면서 전생 때의 기억을 되살렸다. 잊어버렸다고 생각했지만 규칙표를 보니 고구마처럼 기억들이 줄줄이 딸려 올라왔다.
매일같이 출근 도장을 찍던 랩실. 그리 쉽게 잊혀질리가 없다.
첫날이라 비교적 가볍게 챙겨왔다. 이미 몇번이고 봐서 익숙한 기본적인 뇌 관련 서적부터 김영재가 연구중인 유전 공학과 관련된 서적과 논문들까지. 얼마 안 챙겼다고 생각했는데 책상 위가 꽉 찼다. 그 모습을 이규호가 힐끗 힐끗 쳐다보고 있던 건 안 비밀.
“내일 또 오겠습니다.”
“그래, 그래. 우리는 언제나 여기 있으니까!”
“뭐래. 난 내일은 쉴 거거든?”
어느덧 연구실 퇴근 시간. 나는 깍듯하게 인사를 했다. 전생이었다면 이런 인사 따위 하지도 않고 나갔을 테지만…
“내일 보자, 만덕아!”
“조심히 잘가!”
환하게 인사해 주는 연구원들을 보니 어쩐지 마음 한켠이 따뜻해졌다. 그렇게 짐을 챙겨서 기숙사로 향하는 길.
나는 상쾌한 가을 공기를 마시며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형. 혹시 지금 바빠요?”
전화기를 타고 김영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자습실이 아닌 학원인듯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어? 어. 이제 면접 대비 수업 시작할 때여서. 왜? 무슨 일 있어?]“아. 별일은 아니고요. 내일 혹시 연구실 같이 갈래요?”
[뭐? 연구실? 어딘데? 만덕아, 지금 쌤 들어오셔 가지고, 조금 있다가 내가-]“카이스트요.”
[…잠깐만. 나 밖에 나가서 바로 다시 걸게.]그렇게 집으로 가는 길, 김영재와의 통화가 계속 이어졌다. 덕분에 심심하지 않은 퇴근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