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st, Might, Mayhem RAW novel - Chapter (168)
고탑 지붕 위에 서서 한 손으로 수인을 맺고서 집중하고 있는 자가 있었다.
그는 바로 방일 조태청이었다.
또 다시 느껴졌던 강한 영력에 그는 사방으로 결계를 펼치며 위치를 파악하려하고 있었다.
‘영악한 놈이군.’
조태청이 혀를 찼다.
청령 급 이상으로 격이 높으면 오히려 자신을 숨기지 않는다.
무림의 고수들이나 이매망량조차 함부로 제압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 원혼은 스스로를 숨길 줄 안다.
심지어 그 짧은 찰나에 자신이 존재를 알아차리자 위치를 옮겼다.
‘토루가 잡아내지 못할 만큼 빠르군.’
토루(土螻).
조태청이 식신으로 부리는 요수(妖獸)급의 이매망량이었다.
곤륜산의 붉은 낙성이라 불리는 이 토루는 한혈마(汗血馬)가 최고 속도로 달리는 것 이상으로 빠른데, 이 원혼을 잡지 못하고 있다.
그렇게 집중하고 있는 조태청의 얼굴 근육이 실룩거리며 다른 표정으로 바뀌었다.
“경로가 다분히 의도적이다.”
쉰 목소리로 말을 한 조태청의 표정이 다시 원상태로 돌아왔다.
원상태의 조태청이 마치 대화를 하듯 말했다.
“알고 있다.”
이 영악한 것이 자신의 추적을 유인하고 있음을 말이다.
그렇지 않고는 일부러 이렇게 주기적으로 기운을 드러낼 리가 없었다.
이로 인해 조태청은 확신할 수 있었다.
“뭔가를 숨기려 하는군.”
일부러 유인을 한다면 명백히 무언가를 감추기 위함이다.
그게 동료가 되었든 무엇이 되었든 간에 말이다.
한데 이 원혼이 모르는 것이 있었다.
“머리를 굴리는 것은 좋다만 과연 하나일까?”
* * *
곰방대를 물고 있는 청령이 빠르게 움직이며 계속해서 위치를 바꾸고 있었다.
의도적으로 기운을 드러내 방사 놈이 자신을 감지할 수 있도록 해놨다.
물론 그것은 목경운에게서 멀어지게 하기 위함이었다.
-솨아아아아아!
영체인 그녀는 하늘을 날 수 있기에 초절정의 극에 이르거나 혹은 화경의 고수가 아니고는 그 움직임을 완벽히 따라잡기 힘들다.
한데 무언가가 계속해서 그녀를 따라오고 있었다.
‘성가시군.’
청령이 혀를 찼다.
아마도 자신을 감지한 방사 놈의 식신인 듯했다.
식신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요기(妖氣)가 보통이 아니었다.
만약 자신의 격이 남령으로 높아지지 않았다면 따라잡혔을 만큼 강한 존재였다.
아마도 추측하기로,
‘요수.’
그 격이 요수(妖獸)에 이르는 이매망량인 듯했다.
얼핏 한 번 따라잡힐 뻔했는데, 기괴한 뿔과 양과 같은 생김새를 보면 아마도 곤륜산의 붉은 낙성 토루인 것 같다.
이 정도로 격이 높은 이매망량을 식신으로 부리다니 보통 녀석이 아니다.
하나 지금 자신의 격은 남령(藍靈)에 이르렀다.
충분히 뿌리칠 수 있···.
-흠칫!
순간 청령의 눈매가 날카로워졌다.
자신의 위로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것을 감지했기 때문이었다.
그 그림자는 거대한 날개 짓을 하고 있었다.
-하!
청령이 뒤를 쳐다보며 어처구니가 없어했다.
이것은 요수 토루가 아니었다.
거대한 새의 상반신과 말벌의 하체를 가진 이것을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흠원···.’
흠원(欽原).
이 역시도 토루처럼 곤륜산에 기거하는 요수였다.
‘두 마리라고?’
이건 전혀 예상 밖이었다.
격이 요수에 이르는 이매망량을 다루는 것만으로도 성가시다 여겼는데, 한 마리도 아닌 두 마리의 요수를 다루고 있다.
이건 이미 방사들 중에서도 상위 급에 해당하는 괴물이었다.
‘성가신 걸 넘어서는데······.’
하고 여기던 찰나에 말벌의 하체를 가진 거대한 새가 청령을 향해 날카로운 가시를 발사했다.
-푸슈슈슈슈슈슈!
‘칫.’
-스륵!
청령이 빠르게 그것을 피하고서 방향을 틀었다.
그런데 그 순간 앞에서 무언가가 저돌적으로 돌진해오고 있었다.
그것은 또 다른 요수인 토루였다.
앞에는 토루, 뒤에는 흠원.
‘이거 정말 난감한데.’
요수 급의 이매망량이 앞뒤를 막은 지금은 그야 말로 진퇴양난의 상황이었다,
* * *
“흐으응.”
교성을 내뱉는 위소연은 헐떡이며 목경운의 허리를 두 다리로 감쌌다.
애초에 이런 관계에 욕구 자체가 없는 목경운이었다.
하나 목적을 가지고 그녀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시작한 이 관계는 나름의 흥미를 가져오고 있었다.
‘이게 쾌락이라는 건가?’
처음 느껴보는 기묘한 감각이었지만 나쁘지 않았다.
그저 어떠한 종이든 간에 번식을 위해 하는 행위라고만 여겼는데, 땀에 흠뻑 젖어 자신을 끌어안고서 교성을 지르는 위소연에게 흥미가 갔다.
막 이 행위를 했을 때만 하더라도 부끄러워서 어쩔 줄 몰라하던 그녀였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녀도 흥분을 감추지 않고서 자신을 갈구하고 있었다.
-팍!
“하악!”
목경운이 허리를 움직일 때마다 위소연은 소리를 질러댔다.
이 소리는 묘하게 자극적이었다.
적당히 그녀를 굴복시키고 나서 끝내려고 했는데, 이 자극에 벌써 다섯 번이나 쉬지 않고 또 위소연을 품고 있었다.
-쿵!
벽으로 위소연을 밀어붙인 목경운이 그녀의 허벅지를 붙잡고 들어 올리며 위로 올려붙였다.
“하아··· 하아···.”
완전히 여자가 된 위소연의 거친 호흡과 목경운을 바라보는 시선은 야릇하기 그지없었다.
이런 그녀의 얼굴을 보며 목경운은 묘한 기분이 들었다.
‘······.’
위소연이 청령과 겹쳐 보였기 때문이었다.
둘이 전혀 다른 존재라고 인식했고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는데, 이 행위에서 쾌락이라는 감각을 알게 되고 자극을 받게 되자 청령이 한 번씩 겹쳐 보였다.
‘이상하네.’
왜 이런 건지 모르겠다.
하나 위소연을 통해 청령을 떠올리자 더 자극되는 건 무엇일까?
이에 목경운이 그녀를 더욱 거칠게 몰아붙였다.
“하악!”
위소연의 가녀린 허리가 세차게 흔들렸다.
교성과 함께 숨을 헐떡이던 위소연이 목경운을 끌어안고서 야릇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더··· 더!”
계속 목경운과 하나가 되고 싶은 그녀였다.
이 쾌락은 자극적이면서도 너무도 중독적이었다.
* * *
“하아··· 하아···.”
땀으로 젖은 위소연이 목경운의 품 안에 누워서 거친 호흡을 내뱉었다.
처음으로 남자를 알게 되었는데, 왜 기옥련을 비롯해 주변인들이 그렇게 호들갑을 떨었는지 알 것 같다.
정말 헤어 나오기 힘든 쾌락이었다.
위소연이 누워있는 목경운의 얼굴을 힐끔 쳐다보았다.
얼굴이 상기되어 있으나 자신과 다르게 조금도 지친 기색이 없었다.
‘짐승······.’
정말 짐승 같았다.
너무 저돌적이라 처음에는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아무리 무공을 익히고 단련을 한 무인이라도 몇 번이면 지쳐서 회복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이놈은 그런 게 전혀 없다.
[더 할 수 있죠?]그 말만 몇 번을 한 건지 헷갈릴 정도였다.
목경운을 빤히 쳐다보던 위소연이 쑥스러워하며 물었다.
“너······ 정말 처음 맞아?”
“그렇다고 했을 텐데요.”
“그런데 왜 이렇게······.”
그녀는 차마 뒷말이 입에서 떨어지지 않는지 입술을 파르르 떨다 목경운의 품에 더욱 머리를 파묻었다.
이런 질문을 하는 게 사실 무의미했다.
처음에는 거칠기만 하던 녀석이 갈수록 섬세해져 가는 것을 느꼈기에 자신이 첫 여자라는 것을 확신했기 때문이었다.
‘······여자.’
정말 묘한 기분이었다.
이 녀석과 하나가 되고 나서 이상하리만큼 더 마음이 갔다.
의지하고 싶은 마음이 강해졌다고 해야 할까?
이게 여자로서의 자신인 건가?
‘묘해. 정말······.’
천음절맥의 저주로 언제 죽을지 모른다고 여겼을 때만 하더라도 이런 감정도 기분도 느껴본 적이 없었다.
죽음 앞에서 누군가에게 의지할 사람도 없었고 말이다.
한데 지금은 이 남자와 함께라면 삶이든 죽음이든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정이라는 게 이성마저 이렇게 흔드는 걸까?
하는데 목경운이 갑자기 상반신을 일으켜 세우며 말했다.
“일단 가봐야겠군요.”
“간다고?”
“네.”
“좀 더 있···.”
“네?”
“아니야.”
목경운을 붙잡으려고 했던 위소연이 이내 그것을 멈췄다.
이 남자가 점점 좋아지고 있으나, 여기서 그런 감정을 드러내면 자신이 가벼워 보일 것만 같았다.
[남자들은 자신의 그물망에 들어왔다고 확신하면 태도가 확 달라진다고요. 그러니까 아가씨도 마음에 드는 남자가 생긴다면 꼭 이것만은 명심하세요.] [이거?] [밀고 당기기.] [밀고 당기기?] [남자에게 너무 가벼워 보이면 안 돼요.]기옥련이 자신에게 늘 했던 말이다.
적당히 밀고 당기는 게 있어야 그 남자가 안달할 수밖에 없을 거라고.
그런데 정작 기옥련 본인은 거궐 대단주 우호랑의 앞에만 있으면 본인이 했던 그 조언대로 하지 못했다.
“입을 만한 옷이 있나요?”
그때 목경운이 그녀에게 물었다.
이에 그녀가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
“여긴 없어. 여자들이 입는 옷이라도 원한다면 내 걸 빌려줄게.”
“······혹시 농인가요?”
“······.”
목경운의 물음에 위소연이 고개를 훽 하고 돌렸다.
밀고 당기기에 충실해야 하는데, 이 남자에게 점점 그러기가 힘들어진다.
오히려 장난을 치고 싶다.
몸을 주고 나면 마음도 원래 가는 걸까?
“흠흠. 네가 입을 만한 남자 옷이라면 옆 건물 객당에 있어.”
“감사합니다.”
“말투······ 둘만 있을 때는 편하게 해도 돼.”
위소연이 괜히 쑥스러운지 자신의 머리카락을 베베 꼬으며 말했다.
이 남자라면 자신의 이름을 불러도 좋을 것 같았다.
이에 목경운이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그건 힘들 것 같군요.”
“뭐?”
“아직은 이 말투가 편해서요.”
“그게 편하다고?”
“네. 나중에 편하게 해도 되는 시기가 온다면 그렇게 하도록 하죠.”
이런 목경운의 말에 위소연이 의아함을 감추지 않았다.
둘만 있을 때는 편하게 해도 되는데 왜 저러는 걸까?
설마 선을 긋는 것일까?
약간 섭섭해지려고 하는데, 목경운이 그녀를 감싸며 자신에게 끌어당겨 어깨에 기대게 하며 말했다.
“제 여자가 되었으니 앞으로 많은 도움은 기대해도 되겠죠?”
속삭이는 목경운의 말에 위소연의 얼굴이 붉게 상기되었다.
이 남자 자신의 마음을 가지고 놀고 있다.
그걸 알면서도 기분이 들뜨는 건 대체 무엇일까?
‘아냐. 밀고 당기기를 해야 해.’
위소연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더니 목경운을 살짝 밀쳐내며 새침하게 말했다.
“덕분에 목숨을 구제했으니 당연히 도울 거야. 하지만 네가 하는 걸 봐서 적극적으로 도울지 아닐지가 결정되겠지.”
이런 그녀의 말에 목경운이 피식하고 웃었다.
그리고는 그녀에게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바를 조곤조곤 말했다.
이를 들은 위소연의 한쪽 눈썹이 위로 치켜 올라갔다.
“너······ 정말 나더러 그렇게 하라는 거야?”
“네. 그래줬으면 하는군요.”
“······.”
목경운의 말에 위소연은 탐탁지 않다는 표정이 되었다.
들어주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과연 이게 옳은 건지 판단이 가지 않는다.
이에 위소연이 물었다.
“······내 수하들은 그렇다 쳐도 둘째 사형이 과연 받아들이려 할까?”
“그건 걱정하지 마세요.”
“걱정하지 말라고?”
“네. 그건 제가 지금 가서 해결할 문제이니까요.”
‘!?’
위소연이 이런 목경운의 말에 인상을 찡그렸다.
추진력이 정말 빠르긴 한데 이게 가능할까?
* * *
날이 저물어 밖이 어두워졌다.
위소연의 거처 장원에서 나온 목경운은 허리춤의 주머니를 열어 살폈다.
안에 있던 대공자 나율량의 눈알은 무사했다.
도중에 천음절맥의 진신음기가 폭주해 옷자락 말고도 이것과 여분의 목각인형이 얼어붙을까봐 멀찌감치 던져놨는데, 생각보다 멀쩡했다.
‘그럼 가볼까?’
목경운이 경공을 펼치며 신형을 날렸다.
오십 여장 정도 대로를 따라 이동하던 목경운이 내성의 동쪽 구석에 자리한 으슥해 보이는 사당 건물을 발견했다.
상당히 커다란 건물이었는데 그곳에서 사라졌던 청령의 기운이 느껴지고 있었다.
안으로 들어서자 제단이 들어서 있었고 벽면에 갈기갈기 찢겨 있는 족자 하나와 그 옆에 멀쩡해 보이는 초상화 하나가 보였다.
‘이건?’
놀랍게도 그 초상화에 그려진 모습은,
‘청령?’
그것은 청령의 초상화였다.
한데 이 초상화에 청령의 복장은 평소와 달랐다.
마치 신부(新婦)가 입고 있을 법한 붉은 예복을 입고 있었고 화장 또한 하고 있었다.
이에 목경운은 의아해했다.
왜 이런 초상화가 이런 사당의 제단에 걸려있는 것일까?
그리고 옆에 또 다른 초상화로 보이는 족자는 왜 저렇게 갈기갈기 찢겨서 형태를 알아보지 못하게 만든 것일까?
그러는데 목소리가 들려왔다.
-뭘 그리 뚫어지게 쳐다보느냐? 중생.
“청령?”
제단의 한쪽 편에 기대고 앉아 있는 청령이 보였다.
곰방대를 물고서 연기를 내뿜고 있는 그녀의 얼굴이 왜인지 모르게 수척해 보였다.
영력을 갈무리해서 기운이 드러나지 않는다고는 하나 상당히 지쳐 보인다.
이에 목경운이 물었다.
“무슨 일이 있던 거죠?”
-생각보다 성가신 일이 생겼다.
“성가신 일요?”
-그래.
“······도중에 빙의를 하지 않고 사라졌던 것과 관계가 있나요?”
이런 목경운의 물음에 청령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뭐 그것 때문에 벌어진 일이니 관련이 없진 않지. 한데 내성 안에 아무래도 각주 급 이상의 방사가 있는 것 같다.
“방사야 당연히···.”
-있겠지. 한데 보통 놈이 아니다.
이런 그녀의 경고에 목경운이 자신의 턱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청령이 이 정도까지 이야기하는 걸 보니 정말 강한 자인가 보네요.”
-요수 급의 식신을 둘이나 다룬다.
“네?”
이 말에 목경운이 의아함을 감추지 않았다.
요수 급이라고 한다면 삼등급에 해당할 만큼 상당히 격이 높은 이매망량이었다.
한데 괴수 이상의 이매망량은 방사들조차 다루기 힘들다고 들었는데, 그걸 둘이나 식신으로 다룰 정도면 정말 주력이 보통이 아닌 방사였다.
“싸우셨나요?”
-싸웠으면 그냥 끝났을 것 같으냐?
“하긴 그렇겠군요.”
요수 두 마리라면 청령도 영력을 제대로 개방하지 않고는 상대하기 힘들었다.
그녀는 최소한의 힘만을 이용해 필사적으로 도망쳤다.
거의 한 시진하고도 반 시진 가까이 숨바꼭질을 한 끝에 놈들을 피할 수 있었다.
청령이 혀를 차며 말했다.
-그나저나 중생 넌 왜 이렇게 늦은 거냐? 사기(死氣)도 체화하는데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은 녀석이 뭐가 힘들다고···.
“빙의가 되지 않아서 다른 방도를 찾아야 했거든요.”
-뭐? 아······. 그래. 그랬지.
방사와 두 마리의 이매망량을 따돌리는 것에 정신이 팔려있던 그녀는 문득 빙의에 실패하게 된 원인을 떠올렸다.
그 기묘한 현상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자신을 빨아들이려고 했던 그 중생 계집의 육체는 너무도 기이했다.
“빙의를 왜 안 하신 거죠? 아니 안되던 건가요?”
이런 목경운의 물음에 청령이 난처하다는 듯이 답했다.
-모르겠다. 본좌도.
“모르겠다뇨?”
-본좌와 빼닮았던 그 중생 계집의 육체에 빙의하면 뭔가 일이 벌어질 것 같았다.
“일이 벌어지다뇨?”
-뭐라고 네게 설명하기 힘들다. 그 계집의 육체가 본좌의 영체를 강하게 끌어당기던데 그런 현상은 본좌도 여태껏 처음 있는 일이었다.
“······육신이 영체를 끌어당겼다고요?”
-그래.
“흐음.”
이런 그녀의 말에 목경운이 미간을 찡그렸다.
방사로서도 어느 정도 지식을 가지게 된 그였지만 청령이 말한 현상은 자신도 들어본 적이 없었다.
아무래도 방사 조의공이나 그가 가지고 있는 여러 방술 관련 서적들을 살펴봐야 할 것 같았다.
그때 청령이 말했다.
-난처하게 됐구나. 빙의에 실패해서.
“아뇨. 그건 아니에요.”
-아니라고? 하나 그 중생 계집을 통제해야 계획대로···.
“통제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응? 어떻게 말이느냐?
천음절맥의 폭주로부터 목숨을 구제한 대가라고 해도 회주의 제자이자 후계자 후보의 신분이라 통제가 힘들 수도 있었다.
의아해하는 그녀에게 목경운이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수하로는 만들 수가 없어서 제 여자로 만들었어요.”
-뭐? 네 여자?
이건 대체 무슨 소리지?
뭘 어떻게 자신의 여자로 만들었다는 건지 도통··· 잠깐······.
-너 설마?
“네. 관계를 가졌어요.”
‘!!!!!!!!!’
이런 목경운의 직설적인 표현에 청령의 표정이 이내 딱딱하게 굳어졌다.
이 자식 그런 남녀 관계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도 없는 목석같은 놈인 줄 알았는데, 이런 말이 튀어나올 줄은 몰랐다.
비록 죽어서 원혼이 되었다고 하지만 뭔가 모르게 민망했다.
그런데 순간 자신도 모르게 그것을 상상해버린 청령의 얼굴이 빨개지더니 표정이 일그러졌다.
‘······잠깐만 그 중생 계집 본좌와 닮았잖아.’
끝
ⓒ 한중월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