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st, Might, Mayhem RAW novel - Chapter (179)
“뭐? 목경운이?”
장능악의 표정이 묘해졌다.
그렇지 않아도 대사형 나율량이 개입하여 그를 빼앗아 가려 한다고 여겨, 찾아가 항의를 하려던 참이었다.
그런데 제 발로 목경운이 왔다고?
이게 대체 어찌 된 영문이지?
‘······이걸 다행이라고 여겨야 하나?’
반면 주군인 회주의 둘째 제자 장능악을 말리려고 했던 오악회의 일악 패권단의 대단주 고연후는 내심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아직은 세력도 그렇고 모든 면에서 대공자와 부딪칠 때가 아니었다.
하나 이렇게 안심하는 한편으로 고연후 역시도 의아해졌다.
그렇기에,
“주군. 뭔가 이상합니다.”
“이상하다고?”
“네. 대공자께서 서 단주의 혈도를 점하기 전에 양보하기에는 아깝다는 말을 했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이런 그의 말에 장능악도 내심 동의하는지 고개를 끄덕거렸다.
차라리 그 말을 듣지 않았다면 흡족해하며 목경운을 곧바로 맞이하러 갔을 것이다.
이에 장능악이 곰곰이 생각하다 물었다.
“어찌 된 일인 것 같으냐?”
그 물음에 목경운이 온 것을 알렸던 오악 거암권의 저모팔이 답했다.
“본인 발로 이곳에 왔다는 것은 주군께 충성을 맹세하러 온 게 아니겠습니까? 왜들 그러시는지요?”
이런 그의 말에 고연후가 말했다.
“대공자께서 목경운과 접선한 듯하다.”
“네? 대공자께서요?”
“그래. 해서 우려하는 거다.”
“우려라하심은?”
“혹 목경운이 변심했을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그 말에 저모팔이 두 눈에 쌍심지를 켜고서 언성을 높였다.
“아니. 주군께서 제 놈을 어여삐 여겨주셨는데 변심이라뇨? 만약 그런 짓거리를 한다면 이 저모팔이 놈의 다리몽둥이를 부러뜨려 놓겠습니다.”
그 말에 장능악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손을 휘저었다.
“아서라. 네 녀석에겐 무리다.”
“네?”
“녀석은 고 단주나 호 단주가 나서야 상대가 가능하다.”
이런 장능악의 말에 저모팔이 눈살을 찌푸리며 섭섭하다는 투로 말했다.
“혹시 지난번에 녀석과의 대결 때문에 그러신 거라면 그때는 완전히 전력을 다하지 않았습니다. 애송이라 여겨서 방심한 것이기도 하고요. 이번에는 제대로······.”
그런 저모팔의 말을 일악 고연후가 잘랐다.
“놈이 우호랑을 꺾었다.”
“네?”
저모팔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지금 이게 무슨 소리지?
우호랑이라면 자신이 알고 있는 그 우호랑을 말하는 게 맞는 건가?
“설마 거궐단의 대단주 우호랑은 아니겠지요?”
“그럼 누굴 말하는 것 같으냐?”
‘!?’
저모팔은 순간 어안이 벙벙해졌다.
목경운의 무위가 예상보다 더 높을 거라는 이야기는 있었지만 오호(五虎)라면 천지회의 간부를 제외한다면 무력으로는 후기지수 중에 최고라 불리는 자들이 아닌가.
그런 오호의 일인인 우호랑이 목경운에게 패했다고?
“그, 그 말은······.”
“목경운이 새로운 오호(五虎)라고 봐도 무방하겠지.”
“헛!”
저모팔이 혀를 내둘렀다.
그런 그가 입을 닫자 침상에 상체만 일으키고 있던 사악 초연단의 단주 서혜인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공자, 일단 만나보시는 게 어떨까요?”
“만나보라고?”
“네. 목경운이 정말로 변심하여 대공자의 산하로 들어갔다면 굳이 이곳까지 다시 찾아올 이유가 있을까요?”
“흐음.”
그런 그녀의 말에 장능악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이 말도 일리가 있었다.
이에 장능악이 저모팔에게 물었다.
“놈이 혼자 온 것이냐?”
“네. 혼자 왔습니다. 따로 붙은 자들은 없는 듯했습니다.”
“혼자라······.”
그렇다면 일단 만나서 판단해봐야 할 듯했다.
만약 자신을 배신하고 대사형에게로 변심했다면 각오하는 게 좋을 거다.
물론 그게 아니라 자신에게 충성을 맹세하기 위해 온 거라면 그에 합당한 대우를 받게 될 거다.
“술상을 준비해라.”
“네?”
“녀석의 대답 여하에 따라 벌주(罰酒)가 될지 상주(賞酒)가 될지 결정될 거다.”
* * *
저모팔을 따라 장원을 걷고 있는 목경운.
목경운의 눈에 이채가 띠었다.
확실히 회주의 셋째 제자인 위소연 측보다 이쪽이 체계가 잡힌 느낌이었다.
위소연 측의 장원은 규모도 그리 크지 않았고 좀 더 친분에 가깝다면 이곳은 위계질서가 잘 잡혀 있다고 보면 됐다.
여기저기서 느껴지는 기운들도 그렇고 고수들도 상당했다.
이걸 보면 둘째 제자 장능악이 회주가 되기 위해 얼마만큼이나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지를 짐작할 수 있었다.
한참을 따라가던 차에 목경운이 입을 열었다.
“이제 장원 지리가 슬슬 눈에 익고 있는데 언제까지 빙빙 돌 참이죠?”
“······뭐야? 눈치채고 있었나?”
“장원이 크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일각 가까이 돌 정도는 아니지 않나요?”
이런 목경운의 말에 저모팔이 피식하고 웃었다.
그러더니 이내 멈춰서서 말했다.
“뭐 안 좋은 의도를 가지고 그런 건 아니니 의심할 필요는 없다.”
“그런가요?”
“그저 주군께서 너를 위해 연회를 준비한다고 하셔서 잠시 장원을 구경시켜준 것뿐이다.”
“연회?”
“그래.”
“참 부담스럽게 하시는군요.”
“가벼운 술자리 정도다.”
“아아. 그런가요?”
“이제 준비가 거의 다 됐을 터이니 객당으로 안내할 거다.”
“그래 주시면 감사하겠군요.”
그렇게 그들이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객당으로 향하며 저모팔이 목경운을 바라보지 않은 채 말했다.
“너 정말로 거궐단주를 꺾은 거냐?”
“거궐단주?”
“위소연 아가씨의 심복인 우호랑말이다.”
“아아, 그분 말이군요.”
“그래. 정말로 그를 꺾은 거냐?”
“그게 궁금하신가 보죠?”
“나야 듣기만 했으니 당연히 궁금할 수밖에. 더군다나 우리 중 유일하게 너와 제대로 겨뤄본 자는 나밖에 없지 않느냐?”
그때만 하더라도 저모팔은 목경운을 자신의 위로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자신이 잠시 방심했다고만 여겼을 뿐이었다.
한데 정말로 오호의 일인인 우호랑을 꺾었다면 상황이 완전히 달라진다.
“해서 확인해보고 싶어지셨나요?”
목경운의 그 말에 저모팔이 그 자리에서 멈춰 섰다.
그러더니 몸을 돌리며 말했다.
“확인? 물론 확인해보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지. 하나 네가 정말로 우호랑을 꺾었다면 나는 확실히 네 상대가 되지 못한다.”
“그런데 이런 질문을 하는 저의가 무엇일까요?”
목경운이 빙그레 웃으며 물었다.
웃음과 다르게 걸어오는 싸움은 마다하지 않는다는 분위기에 가까웠다.
그러자 저모팔의 눈에 이채가 띠었다.
‘······정말인가 보군.’
지난번의 대로와 달리 이곳은 장능악 공자의 근거지였다.
이런 곳에서는 어느 정도 위축될 수밖에 없을 텐데 이런 자신감을 보인다는 건 그만큼 실력이 받쳐주기 때문에 저런 것이리라.
이를 확인한 저모팔이 누런 이를 드러내며 말했다.
“궁금해졌거든.”
“궁금해졌다고요?”
“그래. 네가 과연 공석이 된 이악의 자리를 차지하게 될지. 아니면 고 대단주의 일악의 자리를 가지게 될지 말이야.”
“고 대단주? 그분은······.”
“패권단의 대단주 항패마권 고연후. 들어는 봤겠지?”
당연히 들어봤다.
암종주를 통해 둘째 장능악 공자의 심복들이 누가 있는지 숙지한 목경운이었다.
위소연의 오른팔이 우호랑이라면 장능악의 오른팔이 바로 고연후였다.
그리고 우호랑과 마찬가지로 고연후 또한 오호(五虎)의 일인이었다.
“오호에서 적수공권으로는 상대할 자가 없다고 알려지신 분이죠.”
“볼모······아니다. 암종 출신이니 이런 것조차 모른다는 게 더 이상한 일이지. 아무튼 간에 기대하마.”
그 말과 함께 저모팔이 다시 몸을 돌려 걸어갔다.
이런 그의 뒷모습을 보며 목경운이 피식하고 웃었다.
이윽고 그들은 객당의 정원에 도착했다.
‘호오?’
사방을 육각호롱등으로 밝혀놓은 정원은 밝았고, 일각 사이에 준비한 것치고는 상당한 진수성찬이 차려져 있었다.
심지어 언제 불렀는지 아리따운 시녀들이 술 시중을 들 준비까지 하고 있었다.
장능악 공자가 풍류를 즐긴다는 소문은 사실인 듯했다.
‘흥에 겨웠군.’
자신이 충성을 맹세한다고 확신해서 이런 자리를 마련한 건가?
한데 이 자리에는 장능악과 심복들만 있는 게 아니었다.
장능악 산하에서 절정 이상이 되는 수하들이 전부 모인 자리인지, 그들이 하석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그 수가 스무 명 정도는 됐다.
그런 그들이 술상 앞에 곧게 앉은 채 가만히 대기하고 있었다.
확실히 위소연보다도 세력도 그렇고 체계가 있다.
그때 목경운의 귓가로 청령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푸하하하핫. 중생 저길 보거라.
술자리의 상석에는 하채린에게 빙의해있는 호위 고찬도 있었다.
화려하게 차려입은 고찬은 오악회의 삼악인 부멸단의 대단주 호종혁의 옆에 무슨 부인이라도 된 것처럼 자리하고 있었다.
그런 그가 목경운과 눈이 마주치자마자 쪽팔렸는지 고개를 떨궜다.
-아주 제대로 적응한 모양이구나.
-그런 것 같네요.
뭐 자신이 내린 명을 잘 이행하고 있던 모양이다.
어색함 때문에 잘하려나 싶었는데, 의외로 여자의 몸이 체질에 맞는 건가?
삼악 호종혁이 고찬의 허리에 손을 두르고서 웃음이 떨어지지 않는 걸 보면 어지간히 마음에 드는가 보다.
그러고 있는데 상석에 앉아 있던 장능악이 큰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하하하하핫. 왔느냐?”
그런 그에게 목경운이 두 손을 모아 가볍게 묵례했다.
“목경운이 공자님을 뵙습니다.”
예를 갖춘 인사였다.
그런데 목경운의 이 인사에 상석에 있던 일악(一岳) 패권단의 대단주 고연후의 눈매가 가늘어졌다.
‘······이 녀석?’
앞에 소속을 붙이지 않았다.
윗사람에게 인사를 할 때는 서로 알고 있다고 해도 보통 소속을 붙인다.
한데 목경운은 그러지 않았다.
그게 왠지 모르게 신경 쓰이는 고연후였다.
그러는데,
“가까이 상석 쪽으로 오거라.”
장능악이 목경운더러 가까이 다가오라고 명했다.
이에 목경운이 상석 아래 하석을 지나치며 가까이로 다가갔다.
그렇게 그들이 앉아 있는 앞까지 다가오자 장능악이 손을 내밀며 멈추라는 표시를 했다.
이에 목경운이 자리에 멈춰 섰다.
그러자 장능악이 입꼬리를 올리며 입을 열었다.
“너를 위해 준비한 연회다. 마음에 드느냐?”
“화려하군요.”
“그래. 시간이 길었다면 더 상다리가 부러지게 준비했을 거다.”
“감사합니다.”
“아니. 아직 감사할 필요는 없다.”
“네?”
“연회의 시작은 네 대답 여하에 의해 결정될 거거든.”
방금 전까지 웃고 있던 장능악의 표정이 무표정하게 바뀌어갔다.
그러자 화기애애했던 분위기가 일순간 가라앉았다.
장능악의 기분 여하에 따라 모든 것이 변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에 목경운이 입술을 뗐다.
“제 대답이요?”
“그래.”
“······.”
“본 공자가 보낸 서 단주를 만나지도 못했는데, 이렇게 찾아왔다는 것은 무언가 심적으로 결정을 내렸기 때문일 테지?”
이런 장능악의 말에 목경운이 어깨를 으쓱하며 답했다.
“뭐······그렇다고 할 수 있죠.”
-쿵!
그때 상석에 막 앉은 저모팔이 술잔을 세게 내려놓으며 말했다.
“목경운. 이 자리가 장난 같나? 주군께 예를 갖추고 제대로 답하라.”
그런 그의 말에 목경운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제대로 답했습니다만.”
“뭐야?”
“저모팔. 조용히 해라.”
저모팔의 언성이 높아지자 이를 일악 고연후가 제지했다.
그러자 저모팔이 다소 상기된 얼굴로 입을 다물었다.
자신에게 함부로 구는 것은 넘어갈 수 있어도 주군께 무례한 것은 용서할 수 없는 그였다.
그러는데 장능악이 다시 입을 열었다.
“쓸데없는 말이 길어져 봐야 입만 피곤할 터이니, 그냥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보마. 어차피 다른 것은 후에 들어도 될 일이니 말이다.”
“······.”
“이곳에 온 것은 본 공자에게 충성을 맹세하기 위함이냐?”
장능악의 단도직입적인 물음에 모두의 시선이 일제히 목경운에게로 향했다.
이 대답 여하에 따라 이곳이 연회가 될지 아닐지가 결정난다.
아직까지 장능악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었다.
어차피 목경운이 위소연의 오른팔인 우호랑과 싸운 이상 그들과는 틀어진 셈이니 말이다.
다만 변수는 대사형이었다.
이놈의 대답 여하에 따라 대사형에게 붙었는지 아닌지를 알 수 있었다.
그러는데 목경운이 입술을 뗐다.
“그 전에 먼저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만.”
“뭐?”
이런 목경운의 말에 장능악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이놈 지금 자신의 물음에 답하지 않았다.
그것도 모자라 역으로 자신의 할 말을 하겠다고?
이에 심기가 상한 장능악이 코웃음을 쳤다.
“기고만장해졌구나.”
“기고만장이요?”
“오호의 일인인 우호랑을 꺾고 대사형과도 접선하고 나니 콧대가 높아진 게냐?”
“그것과는 전혀 별개입니다.”
“별개?”
“네.”
“별개라······좋다. 하면 네게 다시 기회를 주마. 본 공자의 물음에 먼저 답해라.”
그런 장능악의 물음에 목경운이 곤란하다는 듯이 머리를 긁적였다.
그러더니 이내 말했다.
“송구한데 먼저 말씀부터 드려야 할 것 같은데요.”
-투툭!
그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여기저기서 살의가 담긴 기세가 솟구쳤다.
목경운의 무례에 심복들이 분노한 것이었다.
물론 당사자인 장능악 또한 표정이 그리 좋지 않았다.
눈빛이 싸늘하게 식어있었다.
모두가 이런 장능악의 눈치를 보았다.
그의 명이 떨어지기만 한다면 당장에라도 목경운을 제압할 그런 분위기였다.
-슥!
그때 장능악이 술잔에 술을 따르고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리고는 술잔을 단숨에 입안에 털어 넣고는 일악인 패권단의 대단주 고연후를 향해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마침 잘됐구나. 이참에 신입을 위해 위계질서도 잡고 누가 일악에 어울릴지 정하는 자리를 가져보는 건 어떻느냐?”
-탁!
“주군의 명을 받듭니다.”
이런 장능악의 말에 일악 고연후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가 어떤 의도로 말했는지 알아들었기 때문이었다.
일악 고연후가 자리에서 일어나 전각 상석에서 내려가자 모두의 시선이 그에게로 향했다.
‘고 대단주를 보내시다니.’
‘정말로 놈을 오호 수준으로 보시는 건가?’
‘오호 급의 대결을 보게 되는 건가?’
모두의 눈에 호기심이 서렸다.
주군께 무례함을 보인 목경운이 거슬리는 것과 별개로 장능악의 가장 오래된 심복이자 오른팔인 고연후의 무위를 오랜만에 볼 수 있는 기회였다.
일악 고연후가 목경운을 향해 다가오며 말했다.
“실수했군. 지금이라도 주군께 사죄하고 물음에 답하는 건 어떤가?”
이런 그의 제안에 목경운이 난처하다는 투로 말했다.
“아아. 그건 힘들 것 같네요.”
-고오오오오오!
그 대답이 끝나기 무섭게 일악 고연후에게서 엄청난 기세가 발산되었다.
고연후가 심기가 불편했는지 목경운을 노려보며 말했다.
“세 번이나 충성에 대한 물음을 회피했다는 건 네게 다른 의도가 있다는 걸로 판단해도 되겠지?”
그 물음에 목경운이 빙그레 웃으며 답했다.
“계속 물으시니 이건 대답할 수밖에 없겠네요. 네. 맞아요.”
“뭐?”
-으득!
이놈 지금 주군과 자신들을 우롱하는 건가?
순간 어처구니가 없어졌다.
하면 대체 이곳에 왜 온 것이란 말인가?
혹시 대공자와 접선하고 나서 무슨 밀명이라도 받고 수작을 부리려는 건가?
만약 그런 거라면 용서할 수 없다.
고연후가 살기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당장 검을 뽑아라.”
“검이요?”
“네게 주는 마지막 자비다. 당장 검을 뽑지 않는다면 이 자리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콰앙!
그 말이 미처 끝나기도 전이었다.
목경운이 어느새 고연후의 머리통을 한손으로 붙잡고서 바닥에 그대로 내려찍어버렸다.
바닥에 안면이 박혀버린 고연후의 머리와 몸이 움찔거리며 떨려왔다.
그런 그에게 목경운이 비웃음을 흘리며 말했다.
“자비는 본인보다 하수에게나 베푸시죠.”
‘!!!!!!!!!!’
누구도 예상치 못한 결과에 주변이 일순간 정적으로 물들었다.
끝
ⓒ 한중월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