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st, Might, Mayhem RAW novel - Chapter (191)
반 각 전.
본관 건물의 가장 윗층에 자리해 있는 회주의 처소.
등불을 등지고 있어 그림자에 드리워진 얼굴을 붕대로 감고 있는 회주.
그런 그를 바라보는 암종주 환야선의 표정은 평소와 달리 굳어져 있었다.
‘······이래서 계속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건가.’
회생 불가능한 상처를 입었기 때문에 그런 거라 여겼던 암종주로서는 상당히 충격일 수밖에 없었다.
이런 그에게 회주가 붕대를 감으며 말했다.
“쿨럭쿨럭. 본좌가 왜 그대에게 이걸 보여준 것 같나?”
“······.”
회주의 질문에 암종주 환야선이 쉽사리 답을 하지 못했다.
기밀과 정보를 담당하는 자신에게마저 지금까지 이걸 숨겼다가 이제야 보여주는 의도.
당연히 짐작 가는 게 몇 가지 있다.
첫 번째는 이 사실이 알려지면 미칠 영향이었다.
아마 천지회 내부적으로도 큰 사달이 벌어지게 될 것이다.
‘이건 당연한 문제고 다음은 역시······.’
회주의 신뢰인가.
원래도 그랬지만 병환이 깊어진 후로 부회주를 비롯해 가장 최측근들을 제외하고는 누구도 믿지 않는 것 같다.
그렇다는 건,
“혹, 내성 안에도 간자가 있다고 판단하신 건지요?”
“······”
이런 그의 말에 부회주 몽서천이 탐탁지 않다는 표정으로 콧방귀를 뀌었다.
이것은 긍정을 의미했다.
‘간자······.’
간자들이야 늘 발생하기 마련이었다.
천지회와 대립하고 있는 정도 무림 연합 단체인 정의맹에서도 수시로 암천이라는 간자 조직을 보내 천지회를 염탐하고 교란시키려 한다.
그런 간자들을 잡아내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암종이었다.
한데 이런 암종의 수장인 자신에게조차 숨겼다는 것은,
‘나 역시 의심의 대상이군.’
난감했다.
최대한 표정 관리를 하며 내색하지 않았지만 암종주 환야선은 이 상황이 달갑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는 배화교의 사람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자신이 의심의 대상이 된다는 것은 향후 배화교의 재건에도 좋지 않았다.
짧지만 환야선은 고민에 빠졌다.
‘어떻게든 신뢰를 회복시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배화교의 재건도 물 건너갈지도 모른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지금이나마 숨겼던 사실을 밝힌 데에는 시험도 있겠지만 아직까지는 신뢰가 남아있어서일 것이다.
그러는데 붕대를 전부 감은 회주가 침상에서 일어났다.
일어난 회주가 입을 열었다.
“황궁에서 이번에도 후기지수들을 요청해왔다. 그건 알고 있겠지?”
십여 년 전부터 황궁 특무기관 금의위에서 개편과 개혁을 한다면서 정의맹을 비롯해 천지회에도 젊은 후기지수들을 보내달라고 요청하고 있었다.
단순한 요청같이 보이지만 이것은 황궁이 무림과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정책이었다.
이미 정의맹에서는 초창기 때부터 그들의 요청을 받고서 후기지수들을 보내고 있었지만, 천지회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이런 회주의 말에 암종주 환야선이 답했다.
“네. 하오나 회주께서 인가하지 않으신 사항인지라······.”
“쿨럭쿨럭. 인가할 만한 사항이 아니지. 어찌 무림과 관이 양립할 수 있나.”
“······.”
물론 이것만이 모든 이유가 아니었다.
황궁과 관(官)은 천지회와 정의맹의 전쟁에 있어서 정도의 손을 들어주었다.
그로 인해서 천지회는 전쟁에서 불리한 직면에 처했었다.
이것이 천지회가 황궁과 척을 지지 않으면서도 공식적으로 그들이 원하는 방향대로 움직이지 않는 이유였다.
“하나 더 이상 방관만 할 상황이 아니다.”
“방관만 할 상황이 아니라면······.”
“부회주.”
회주가 부회주를 불렀다.
이에 암종주가 의아해하며 그를 쳐다보았다.
그러자 부회주가 말을 이어갔다.
“공식적으로는 본 회는 황궁의 요청을 거부했으나, 회주 직속관에서는 계속해서 황궁에 투입되는 간자들 이외에도 나름의 투자를 해왔네.”
“나름의 투자?”
이게 무슨 소리지?
설마 황궁 측에 우호 세력을 구축해뒀다는 말인가?
언제 그렇게까지 손을 쓴 거지?
하는데 부회주 몽서천이 답했다.
“서 황귀비다.”
“서 황귀비?”
현재 가장 황제의 총애를 받고 있는 두 비(妃) 중 한 사람이었다.
그 총애가 얼마나 컸냐면 장성한 황후의 자식들을 제치고서 그녀가 낳은 일곱 살밖에 되지 않은 아이가 황태자가 되었다.
그로 인해 그녀는 황궁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사인방 중 한 사람이 되었다.
‘하!’
암종주가 혀를 내둘렀다.
황궁 쪽에도 물론 암종의 간자들이 있었다.
그러나 간자들의 대부분이 정보를 위해 활동을 하고 있었지 황궁에 특별한 개입은 없었다.
그런데 회주는 겉으로는 황궁과 양립할 수 없다며 강경노선을 취해오며 뒤에서는 황궁 내명부에 개입한 것이었다.
어떤 의미로는 참으로 놀라운 수완이었다.
“······암종에조차 언질 없이 참 대단하시군요.”
“만약을 위한 조치였을 뿐이오. 어쨌거나 서 황귀비 측의 정보를 통해 이번 정보가 구 할 이상 확실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소.”
“······하면 탈환을 시도할 것인지요?”
“그래.”
대답은 회주가 했다.
단호한 목소리에 암종주는 그의 의지를 느꼈다.
병환이 깊어질 때부터 의원이 아닌 ‘그 분’을 계속해서 찾았던 회주였다.
이번 기회를 절대 놓치려 하지 않을 것이다.
한데 회주의 손에 ‘그 분’이 들어가는 상황은 황궁에 억류된 것만큼이나 최악의 상황이라 할 수 있었다.
이를 어찌해야 하지?
그때 부회주가 말을 이어갔다.
“해서 이번엔 황궁 측의 요청을 받아들일 것이오.”
“아······. 하면 후기지수들을 파견하는 겁니까?”
“그렇소.”
이런 부회주의 말에 암종주가 말없이 그를 바라보았다.
참으로 공교롭기 그지없었다.
그분이 억류되었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이 같은 상황을 예측했었던 그였다.
황궁은 황제의 지병으로 인해 내란의 조짐이 컸다.
그렇기에 권력을 잡은 각 파벌이 여러 부처의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알력 다툼이 한참이었다.
이럴 때가 기회이기는 했다.
“하면 파견할 후기지수를 모집······.”
“아니 그럴 필요는 없소.”
부회주가 고개를 저었다.
이에 암종주 환야선이 의아해했다.
황궁 지하 금옥에 구금된 그분을 탈환하려면 그에 합당한 인재들을 모집해야 하는데, 어찌 그럴 필요가 없다는 걸까?
설마,
“······비밀리에 진행하시려는 겁니까?”
이런 암종주의 말에 회주가 기침을 하며 빙그레 웃었다.
역시 예상이 맞았다.
내부에 간자가 있다고 확신할 정도로 주의를 기울일 정도의 회주였다.
그렇다면 임무를 위해 공식적으로 모집을 해서 황궁으로 후기지수들을 파견하게 된다면, 이 정보가 간자들을 통해 배후로 흘러 들어갈 테고 방해 요소가 클 것이다.
“그럼 어찌하실 건지요?”
모집이 불가하다면 비밀리에 지명하여 밀명을 내릴 수밖에 없다.
그런데,
“암종주. 제자에게 따로 언질한 게 있소?”
“언질요? 아닙니다. 그냥 바로 이곳으로 데려오도록······.!?”
순간 암종주가 대답을 하다 말고서 미간을 찡그렸다.
그러더니 부회주를 노려보다시피 하며 물었다.
“설마 제 제자를 보내려는 겁니까?”
“그렇소.”
이런 그의 대답에 암종주가 어처구니가 없어 했다.
설마 했는데 그게 사실이 되었다.
밀명이 내려지는 비밀 지령의 경우는 이렇게 갑작스럽게 진행되는 경우가 다분하기는 했다.
그래야 외부로 정보가 퍼져나가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여기서 이의제기할 문제가 있었다.
“부회주······. 그 아이는 이제 막 시혈곡을 수료하고 제자로 받은 아이입니다. 아직까지 파견 임무를 맡을 만큼······.”
“시혈곡의 관문을 수석으로 통과했을 정도면 능력으로는 충분하오.”
“하나 그 아이의 출신도 알지 않습니까? 속하는 그 아이를 신뢰하지만······.”
“신뢰에 문제될 게 있소?”
“네?”
“시혈곡 종관식에서 모두가 보는 앞에서 본 회에 충성의 의지를 보였다고 들었소.”
‘······회주와 부회주의 귀에까지 들어갔구나.’
역시 자체적인 직속 정보대를 운용하는 만큼 어지간한 일들은 전부 파악하고 있는 그들이었다.
한데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다.
설령 목경운 그 아이가 맹세를 하긴 했어도 회주나 부회주가 이를 당장에 믿을 리가 없었다.
오히려 한동안 계속 그 아이를 시험하여 확인하려 들 위인들이었다.
그런데 그 아이를 믿고서 이런 중차대한 임무를 맡기겠다고?
대체 무슨 생각인 거지?
암종주가 난처하다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리 말씀해주시니 스승으로서 감사할 따름이지만 아직 간자로서의 훈련을 받지 못한 그 아이에게 이런 임무를 맡겼다가 자칫 실패한다면······.”
“혼자 보내는 게 아니요.”
“네?”
“이미 사전에 비공식적으로 파견한 자들 셋이 있고, 요청에 따른 공식적인 파견으로 암종주 그대의 제자와 다른 두 명이 추가로 파견되는 것이오.”
“아······.”
“서 황귀비 측에서는 신뢰할 수 있는 인원을 원했기에 빠르게 선별할 수밖에 없었고 부득이하게 암종주의 제자도 선별된 것이오.”
“······.”
‘부득이?’
암종주의 눈매가 가늘어졌다.
이것이 과연 부득이라는 말로 설명이 끝날 수 있을까?
차라리 목경운이 정파의 볼모도 아니고 제자로 받은 지 십 년은 되었다면 그래도 이해가 갈 수 있는 선별일 것이다.
이건 아무래도,
‘시험인가?’
자신만을 위한 시험이 아니었다.
아무래도 목경운 그 아이에 대한 시험도 포함되어 있는 듯하다.
참으로 난감하기 그지없었다.
이런 그에게 부회주가 옅은 한숨과 함께 말했다.
“너무 불만스러워하지 마시구려. 그대의 애제자만 보는 게 아니라 본인의 아들까지 보내는 것이니.”
“아드님이라면 몽무약 군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그렇소.”
이에 암종주 환야선이 내심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자신과 목경운을 곤란하게 하는 시험이라고만 여겼는데, 부회주의 아들인 몽무약이 포함된 거라면 문제가 달라진다.
몽무약이라면 부회주 몽서전의 후계자이자, 천지회 최고의 후기지수라 불리우는 오호(五虎)의 일인이 아닌가.
그런 그마저 이런 위험한 임무에 파견한다고?
‘대체 무슨 의도지?’
어차피 자신은 회주의 명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그런 자신을 안심시키기 위한 고육책은 절대로 아니었다.
한데 굳이 부회주의 아들마저 보낸다는 건······.
‘설마?’
환야선이 슬며시 부회주를 쳐다보았다.
부회주 몽서천의 눈빛이 묘하게 씁쓸하기 그지없었다.
이런 반응을 보면 부회주 역시도 이 탈환 임무에 자식을 보내는 것이 그리 탐탁스럽지 않은 듯했다.
아마도 회주를 향한 충성을 증명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저 자리도 그리 좋지 못하군.’
암종주 환야선이 속으로 혀를 찼다.
가장 최측근 중 한 사람인 부회주마저 이런 식으로 충성을 계속해서 증명해야 한다는 게 참으로 안타깝게 느껴질 정도였다.
“회주 직속관의 부관주인 내 아들도 파견되는 것이니 더는 이의를 제기하지 마시오.”
“······알겠습니다.”
어차피 더 이상 이의제기는 무리였다.
계속해서 제기한다면 오히려 회주의 노여움과 의구심만을 살 것이다.
‘별수 없구나.’
이렇게 된 이상 목경운을 믿을 수밖에 없을 듯했다.
다행인 것은 목경운이 자신과 마찬가지로 배화교의 사람이라는 것이었다.
아니.
생각해보니 오히려 잘 된 걸지도 몰랐다.
‘그 분’이 회주의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기회가 될지도 몰랐다.
그러던 차였다.
-달칵!
회주가 창문을 열어젖혔다.
그러더니 밑을 내려다보며 입을 열었다.
“쿨럭쿨럭. 왔군.”
“그게 무슨?”
“파견할 세 사람.”
그 말과 함께 밑의 연무장을 내려다보던 회주의 눈매가 가늘어졌다.
‘저 녀석인가?’
월(月)의 검식을 익혔다는 그 정파의 볼모 녀석.
회주의 눈빛이 묘해졌다.
위소연이 있기에 더 이상 지보도 월의 검식도 무의미하다고 여겼다.
그렇기에 미련 없이 시혈곡으로 보냈던 것이었는데, 살아남은 것도 모자라 암종주의 제자가 되다니.
참으로 기묘한 아이다.
[결국 제 자리를 찾게 될 것입니다. 그게 운명이고 순리입니다.]그 자가 했던 말이 떠오른다.
하면 이 모든 게 그 순리라는 것 때문인가.
저놈이 그곳에서 살아남은 것 역시도 말이다.
한참을 내려다보던 회주가 이내 검결지를 쥐고서 손가락을 가볍게 휘저었다.
그 순간,
-고오오오오!
그에게서 날카로운 예기가 일어났다.
이를 뒤에서 지켜보고 있던 암종주 환야선이 불길함에 사로잡혔다.
대체 뭘 하려는 거지?
의아해하고 있는데 회주가 검결지를 계속해서 휘저었다.
뭘 하는지 가까이서 지켜보고 싶은데 그럴 수가 없었다.
그러던 차였다.
마치 진두지휘(陣頭指揮)를 하듯이 검결지를 휘젓던 회주가 갑자기 손을 멈추며 파르르 떨었다.
그러더니 이내,
“하? 이놈 봐라.”
뭔가 어처구니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두 눈까지 부릅뜨고 있었는데 무슨 일이기에 저러는 거지?
하는데,
-팍!
“회, 회주!”
회주가 창문으로 그대로 뛰어내려 버렸다.
놀란 부회주 몽서천과 암종주 환야선이 달려가 창밖의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 * *
가벼운 신형으로 지상에 착지한 회주가 바닥에 떨어진 검을 한 번 쳐다보았다가 다시 목경운에게로 시선을 돌려 물었다.
“검에 실린 진기를 어떻게 흩어지게 한 것이냐?”
‘뭐?’
이 말에 본관 제 삼 호위대주 섭춘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게 무슨 소리지?
목경운이 검에 실린 진기를 흩어지게 했다고?
아니다.
목경운에게 날아드는 검을 막아서 진기를 차단하여 막은 것은 자신이지 않은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러는데,
‘설마?’
섭춘은 한순간 검이 다시 되살아났다가 힘을 잃고서 떨어진 것을 떠올렸다.
설마 그게 회주가 진기를 거둔 것이 아니었단 말인가?
아니. 뭔가 이상하다.
자신과 같이 도초로 망을 만드는 방법이라면 연결된 진기가 끊어지게 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고서 어떻게 그게 가능하단 말인가?
-파파파팍!
그때 연무장으로 또 다른 두 사람이 착지했다.
그들은 다름 아닌 부회주 몽서천과 암종주 환야선이었다.
아래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그들이기에 영문을 몰라 물었다.
“회주 어찌 그러······”
-슥!
회주가 손을 들어 올리며 끼어들지 말라 의사를 보냈다.
이에 부회주 몽서천이 말을 하다 멈추고서 주변을 살폈다.
연무장 바닥에 떨어져 있는 검 자루.
그리고 그 주변으로 가득한 수많은 도흔들을 보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어느 정도 짐작이 갔다.
‘회주가 이들을 시험한 건가?’
검결지를 휘젓던 것을 보아하니 어검술을 펼쳤던 것 같다.
한데 도중에 회주가 어처구니가 없어 했었다.
[하? 이놈 봐라.]이들 중에 누군가가 회주를 놀라게 한 건가?
한데 그게 가능하긴 한 일일까?
아무리 병환이 깊다고 해도 회주가 펼치는 어검술을 막을 수 있는 자는 팔성(八星)의 칭호를 받은 두 사람이나 장로단의 수장이신 그분이 아니고는 힘들었다.
그때 회주가 다시 입을 열었다.
“왜 대답이 없느냐?”
회주의 시선을 따라 두 간부 또한 목경운에게로 향했다
그러자 목경운이 입을 열었다.
“속하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전혀 모르겠다는 듯이 답하는 그 모습에 모두가 의아해했다.
이에 회주가 이내 피식하고 웃었다.
“쿨럭쿨럭. 네가 본좌의 눈을 속일 수 있을 것 같으냐?”
“······.”
“그것은 분명 네가 했다.”
회주가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자 목경운이 고개를 숙인 채 또다시 같은 말을 반복했다.
“속하 정말로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그의 말에 회주가 코웃음을 쳤다.
그러더니,
“그래? 하면 이것은 불운한 사고가 되겠구나.”
-슥!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회주가 가볍게 고갯짓을 하자,
-챙! 슉!
연무장의 한쪽 편 병기대에 있던 검 한 자루가 저절로 뽑히더니, 이내 한쪽 무릎을 꿇고서 두 손을 모으고 있는 목경운의 머리를 향해 날아들었다.
‘어찌!’
회주의 갑작스러운 돌발 행동에 암종주 환야선이 순간 움찔했다.
이를 막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찰나에 고민했기 때문이었었다.
그런데 그 순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팍! 챙그랑!
목경운의 머리로 날아오던 검이 갑자기 힘을 잃은 것 마냥 그대로 멈춰서더니 바닥에 떨어지고 말았다.
‘!!!!!!!!!!’
이 광경을 본 모두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저 애송이가 손 하나 까딱이지 않고서 회주의 어검술을 막아냈다고?
끝
ⓒ 한중월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