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st, Might, Mayhem RAW novel - Chapter (192)
연무장의 모든 이들이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것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현 무림의 정점이라 불리는 육천(六天)의 일인이자 벽의 벽을 넘어섰다고 알려진 회주는 말 그대로 적수가 없는 대종사급의 절세고수였다.
그런 회주가 펼치는 어검술(馭劍術)은 고작 후기지수에 불과한 애송이가 막을 수 있는 그런 수법이 아니었다.
한데 믿기지 않는 일이 벌어졌다.
-챙그랑!
날아가던 검이 목경운의 바로 앞에서 멈춰지며 떨어졌다.
이는 차세대를 책임질 오호(五虎)의 두 사람인 몽무약이나 본관 제 삼 호위대주 섭춘 뿐만이 아니라 간부인 암종주 환야선, 부회주 몽서천 또한 놀랄 수밖에 없었다.
‘대체······. 어떻게 한 거지?’
환야선이 휘둥그레진 눈으로 목경운을 쳐다보았다.
여전히 고개조차 들지 않고서 예를 갖추고 있는 그였다.
그런데 검이 도중에 떨어졌다.
회주의 반응을 보면 절대 그가 한 게 아니었다.
‘이놈이 그놈이라고?’
부회주 몽서천의 눈에 이채가 띠었다.
그도 그럴 것이 회주 직속관의 정보부마저 관리하는 그였기에 목경운에 대한 어지간한 신상은 숙지하고 있었다.
불과 한 달 전쯤에 정파 연목검장의 볼모로 잡혀왔던 애송이다.
명도왕 손윤에게 들은 보고대로라면 검에 재능이 있으나 무공을 너무 늦게 시작해 큰 가망은 없다고 했다.
그런 녀석이 이게 가능한 일인가?
‘이놈 대체 뭐지?’
기감 상 겉으로 느껴지는 기운은 절정의 고수다.
이 정도 수준으로는 어검술을 막기는커녕 단숨에 관통당해야 한다.
한데 대체 어떻게 한 거지?
이렇게 의문에 빠진 두 사람과 다르게 감탄을 하고 있는 이가 있었다.
그녀는 다름 아닌 청령이었다.
‘하!’
청령은 목각인형 속에서 모든 걸 지켜보고 있었다.
이곳에 있는 모든 자는 목경운의 진짜 힘을 알지 못했지만, 그녀는 그 진면목을 알고 있었다.
‘······중생 이놈 정말 괴물이구나.’
그녀는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목경운이 벽을 넘어 화경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하나 어검술은 더욱 고차원적인 수법이기에 아직 목경운이 어찌해볼 수 있는 그런 게 아니었다.
한데 두 번이나 검에 진기가 끊기는 것을 보고서 그녀는 확신할 수 있었다.
‘사기(死氣)를 이 정도로 섬세하게 다루다니.’
탄성이 절로 나온다.
결론적으로 어검술은 검 자체에 진기를 모아서 부리는 고차원적이 수법이다.
그러다 보니 섭춘이 행했던 방식으로는 진기의 연결을 끊는 것은 실질적으로 불가능했다.
한데 목경운은 어려운 도박을 했다.
양생의 기운을 흐트러지게 만드는 사기로 어검술에 집약되어 있던 회주의 진기를 흩어지게 만들어버렸다.
얼핏 들으면 쉬워 보일 수 있으나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사기를 체내가 아닌 체외로 내보내 공간을 가로지르며 빠르게 움직이는 어검술에 개입하려면 그만큼 세밀하고 섬세한 조종이 필요하다.
이건 정말 타고난 감각과 엄청난 집중력이 없으면 할 수 없었다.
‘중생 이놈의 잠재력과 성장 속도는 정말······.’
인간의 영역을 벗어났다.
가까이서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괴물이라고 밖에 생각이 들지 않을 만큼 대단했다.
한데 여기서 이런 놀라움과 별개로 우려가 되었다.
‘······실수했다. 중생.’
청령이 얼굴을 붕대로 감고 있어서 눈만 드러나 있는 회주를 쳐다보았다.
아마도 놈의 후손일 것이다.
아들이 되었든 손자가 되었든 말이다.
‘이걸로 오히려 놈의 견제를 사는 꼴이 되었다.’
목숨을 노렸기에 별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차라리 몸을 움직여 힘겹게 피하는 그림이 나았다.
이런 식으로 고차원적인 수법을 파훼시키면 오히려 경계를 살 확률이 높았다.
만약 자신이라면 이 자리에서 목경운을 죽일 수도 있었다.
그런데,
“하하하하하하하하핫.”
목경운을 쳐다보던 회주가 갑자기 호탕하게 웃어댔다.
그러다 이내 다시 기침을 했다.
“쿨럭쿨럭.”
그런 그의 기침에는 피가 묻어나고 있었다.
이를 본 부회주 몽서천이 당혹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회주. 무리하시면 안 됩니다.”
“쿨럭쿨럭.”
-슥!
기침을 해대던 회주가 이내 한 손으로 가볍게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아니, 아니지.”
회주가 허리를 곧게 폈다.
그리고는 목경운을 향해 다가가며 말했다.
“자. 이제 뭐라고 변명할 것이냐? 이번에도 네가 하지 않았다고 할 것이냐?”
“······.”
이런 그의 말에 목경운은 아무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러자 부회주 몽서천이 다그쳤다.
“당장 답하지 못할까!”
“············”
“이놈이 정녕······.”
노한 몽서천이 화를 내려고 하던 찰나였다.
목경운이 입을 열었다.
“별수 없군요. 네, 제가 했습니다.”
그 말과 함께 목경운이 고개를 들어 올리며 당당하게 회주를 쳐다보았다.
그런 그의 모습에 부회주 몽서천이 어처구니가 없어했다.
이 자리에 있는 자가 누구인가.
천지회의 수장인 회주였다.
회에 충성을 맹세하여 복속된 자가 어찌 저리 간이 배 밖으로 나온 행동을 할 수 있단 말인가?
“건방지구나.”
-스릉!
부회주 몽서천이 이내 허리춤에 있던 검집에서 검을 반쯤 뽑았다.
그러자 그의 앞을 암종주 환야선이 가로막으며 두 손을 모아 포권지례를 하며 말했다.
“부회주. 고정하시지요.”
“고정? 지금 제자라고 감싸는 거요?”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하나 제자의 잘못은 가르친 스승에게도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하니 차라리 저를 나무라주십시오.”
“지금 그걸 말이라고······”
“그만.”
-솨아아아아아!
그 순간 좌중을 압도하는 기세에 부회주 몽서천과 암종주 환야선이 놀란 눈으로 회주를 쳐다보았다.
‘말도 안 되는 진기다.’
‘이게 어찌 병환이 깊은 자라고 할 수 있나?’
두 고수마저 놀랄 만큼 회주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은 숨 막힐 정도로 엄청났다.
이를 바라보는 목경운의 왼쪽 눈꺼풀이 더욱 떨려왔다.
일부만 개방했을 뿐인데 정말 경탄스러울 지경이었다.
벽의 벽을 넘어선다는 게 어떤 것인지 궁금했는데, 확실히 예상을 훨씬 웃돌았다.
‘······무리겠군.’
기운을 일부만 개방했는데도 이 정도라면 제대로 힘을 쓰면, 자신을 포함해 이 자리에 있는 자들을 몇 초식이 아니라 몇 수 내로 전부 몰살시킬 수 있을 듯했다.
격 자체가 완전히 달랐다.
이게 현 무림의 정점인건가?
놀라워하고 있는데 회주가 입을 열었다.
“스스로의 입으로 했다고 고백했으니 어찌했는지도 들어볼까?”
이런 그의 물음에 청령이 황급히 조언했다.
-적당히 둘러대라. 어차피 살아있는 인간은 죽은 자의 기운인 사기를 감지할 수 없으니 알아낼 방법은 없다.
-네. 그래야죠.
물론 목경운도 그리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어검술의 진기에 개입하여 흩어지게 했던 그 기운······. 상당히 독특하구나.”
‘!!!!!!!’
이런 그의 말에 목경운의 표정이 굳어졌다.
놀라기는 청령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럴 리가?
사기(死氣)는 애초에 감지할 수 있는 기운이 아니었다.
죽음의 기운을 살아있는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게 아니었기에 여태껏 목경운과 겨뤘던 어떠한 무림인들도 이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런데 설마 회주가 그것을 느꼈다고?
청령이 순간 놀라워했으면서도 침착하게 말했다.
-기운을 감지할 수 없어서 일부러 떠보는 것일지도 모른다. 거기에 넘어가지 마라. 중생.
-······정말 그럴까요?
의아하기는 목경운도 마찬가지였다.
사기의 강점은 살아있는 인간이 알아차릴 수 없는 기운이라는 거다.
그런데 그것을 느낄 수 있다면 그 이점이 사라진다.
이에 목경운이 조심스럽게 입술을 뗐다.
“과찬이십니다. 그저 사문의 진기를 응용했을 뿐입니다.”
“사문?”
“네.”
사문이라 돌린 이유는 무림의 암묵적인 법칙 때문이었다.
아무리 충성을 맹세한 관계라고 해도 어지간한 경우가 아니라면 무공은 그 무인에게 있어서 귀중한 자산이자 비밀이게 이를 파헤치지 않는다.
목경운이 이를 노린 것이었다.
그러나,
“흐음. 그래? 한데 본좌가 느끼기에 암종주의 기운이 음한 성향을 띠기는 하나, 네 기운은 상당히 복잡해 보이는구나.”
“······”
그 말에 암종주 환야선도 눈살을 찌푸리며 목경운을 쳐다보았다.
이에 목경운이 눈매가 가늘어졌다.
그저 떠보는 것이기를 바라고 있는데 아무래도 회주는 자신의 기운을 정말로 감지하고 있는 듯했다.
흔들릴 수도 있지만 목경운은 침착하게 입을 열었다.
“스승님께서 무공을 사사하기 전에 여러 무공을 익혀서 그렇습니다.”
“여러 무공을 익혔다?”
“네. 연목검장의 무공도 있고······. 제가 이곳에 오게 된 연유를 회주께서도 잘 아시리라 생각합니다만.”
이 말에 회주의 눈빛이 묘해졌다.
목경운이 한 말의 의미를 바로 알아들었기 때문이었다.
월(月)의 검식.
놈은 누구도 익히지 못했던 그 저주받은 비급서를 읽어냈다.
이를 떠올린 회주가 피식하고 웃더니 이내 뒷짐을 지고서 말했다.
“한 번쯤은 보고 싶기는 했는데, 아무래도 이게 네가 그 비급의 선택을 받은 이유인 듯하구나.”
“네?”
“한 번 더 봐볼까?”
그 말과 함께 회주가 고갯짓을 했다.
그러자 바닥에 떨어져 있던 검이 목경운을 향해 쇄도했다.
-그냥 피해라!
청령이 외쳤다.
하나 목경운의 생각은 달랐다.
이것이 회주가 자신을 떠보는 것인지 아니면 정말로 기운을 감지해서 그런 건지 확실하게 알아야 할 것 같다.
정말로 사기(死氣)를 감지했다면 이렇게 연달아 시험하는 것도 의구심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챙그랑!
목경운은 사기를 집중하여 어검술로 날아드는 검의 기운을 다시 흩어지게 했다.
-아니. 그냥 피하라고 하지 않았느냐?
-아뇨. 일단 보죠.
-뭐?
-정말로 사기를 감지한 게 맞는지 알아야겠어요.
어차피 회주 정도 되는 위치의 사람이 그 기운을 느끼고서 의심한다면 계속해서 피하는 것은 힘들었다.
그럴 바에는 진위여부를 확인하는 게 낫다고 판단한 목경운이었다.
바로 그때였다.
“감각이 뛰어나군. 하면 둘도 가능할까?”
“네?”
-슥!
회주가 검결지를 쥐고서 가볍게 손을 휘저었다.
그러자 벽면에 붙어있던 검 두 자루에서 검이 뽑혀지며 그것들이 동시에 목경운을 향해 쇄도해왔다.
-슉! 슉!
두 검은 각기 다른 방향에서 날아들었고 목경운의 머리와 가슴을 노려왔다.
‘이런······.’
청령이 혀를 내둘렀다.
하나의 어검술에 개입하는 것도 굉장한 집중력을 요한다.
그런데 각기 다른 방향에서 어검술을 펼친다는 것은 회주가 이미 기운을 흩어지게 하는 방식의 약점을 간파한 것이었다.
괜히 육천의 일인이라 불리는 게 아닌 듯했다.
‘이번엔 별수 없다. 피하거나 막아야 해.’
어차피 이번만큼은 자신이 조언하지 않더라도 목경운 역시 움직일 수밖에 없으리라 여겼다.
한데,
-슉! 슉!
바로 코앞까지 날아드는데 움직이질 않았다.
당황한 청령이 소리쳤다.
-중생!
바로 그 순간이었다.
-챙그랑! 챙그랑!
‘!?’
눈앞에 놀라운 광경이 벌어졌다.
각기 다른 방향에서 날아든 두 검이 거의 동시에 힘을 잃고서 바닥에 떨어진 것이었다.
청령은 어안이 벙벙해졌다.
다른 방향에서 동시에 날아드는 어검술의 진기를 동시에 흩어지게 했다고?
‘이놈······. 하!’
어떻게 이 정도까지 할 수 있는 거지?
정신을 둘로 쪼개는 수준의 집중력을 발휘하지 않고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아무래도 자신이 중생을 과소평가한 듯했다.
한데 놀란 것은 그녀만이 아니었다.
“이거 진심으로 본좌를 놀라게 하는구나.”
이런 회주의 말에 부회주 몽서천이 눈이 휘둥그레져서 회주를 쳐다보았다.
회주의 이채가 띤 눈을 보면 정말로 그런 듯했다.
‘회주가······놀랐다고?’
병환이 깊다고 하나 회주는 현 무림의 정점인 육천(六天)의 일인이었다.
그런 대종사급 절세고수를 애송이가 놀라게 했다고?
아니 애송이라 부르는 게 우습기도 했다.
회주의 어검술을 이런 식으로 막을 수 있는 시점에서 이미 저놈은 후기지수의 수준을 벗어났다.
‘이놈 대체 뭐지?’
어디서 이런 놈이 튀어나온 거지?
고작 정파 볼모 출신으로 단순히 치부하고 넘길 수준을 넘어섰다.
상당히 위험해 보이는······.
-팍!
그때였다.
-쿵!
어느새 회주의 신형이 목경운의 앞에서 나타났다.
회주가 한쪽 무릎을 꿇고 있는 목경운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슥!
‘움직임을 놓쳤어.’
화경의 경지에 이르고 대공자 나율량의 명현수월보(明顯水越步)를 익혀서 초고속 이동이 가능해져 어지간한 속도는 감당할 자신이 있었던 목경운이었다.
그런데 회주의 경공술은 명현수월보와는 전혀 궤를 달리하는 방식이었다.
뭔가 공간을 잡아당기는 듯한 움직이었다.
게다가,
‘이건?’
회주의 발바닥을 중심으로 바닥이 움푹 파고들었다.
이런 무게감이 있는 보법이 어떻게 이런 쾌속함을 지닐 수 있는 거지?
의아해하고 있던 찰나였다.
-파아아아악!
‘흡!’
그 순간 목경운이 미간을 찡그리며 회주를 쳐다보았다.
어깨를 통해 파고드는 밀려드는 내공.
그것은 마치 대해에서 몰아치는 거친 파도와도 같았다.
보통 상대방의 체내에 내공을 불어넣게 되면 다칠 수도 있기에 조심스럽게 접근하게 되는데, 지금 회주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꽈악!
회주의 방대한 내공이 체내를 망가뜨리려고 했다.
가만히 방관하면 심맥이 파열되어 목숨이 위태로워질 수도 있었다.
결국 대항할 수밖에 없었다.
목경운은 사기(死氣)를 일으켜 몸에 파도처럼 밀려 들어오는 회주의 기운을 흩어지게 했다.
-슈우우우우우!
비슷한 수준의 기운이었다면 손쉽게 흩어지게 했을 것이다.
하나 벽의 벽을 넘어서 현경의 경지에 이른 회주의 진기는 화경의 경지에 이른 목경운조차 범접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사기로도 전부 흩어지게 할 수 없을 만큼 밀려 들어오는 진기가 너무 방대했다.
-투툭! 투툭!
어깨를 중심으로 옷이 핏물로 물들었다.
혈맥이 터져서 그런 것이었다.
-으득!
목경운이 이를 악물었다.
사기로도 힘들다면 방법은 하나뿐이었다.
‘흘려보내야 해.’
목경운은 어깨를 통해 들어오는 기운을 무리해서 대응하지 않고서 발바닥의 용천혈로 유도했다.
그러자,
-쩌저저저적! 콰드드득!
연무장의 돌바닥이 갈라지며 이내 진기의 여파가 올라왔다.
“호오. 기운을 흘려 보낸다라. 제법이구나. 하면 이것도 흘려보낼 수 있을까?”
-솨아아아아아!
그 순간 회주의 기운이 더욱 강해졌다.
방금 전의 두 배에 이르는 기운이 밀려 들어오고 있었다.
‘흐읍.’
이에 목경운의 얼굴이 붉어지며 이내 핏줄이 울룩불룩 튀어나왔다.
이미 몸에 부하가 심한 상황까지 왔다.
이대로 가다간 정말 폐인이 되거나 죽을지도 몰랐다.
참고서 이를 지켜보던 암종주 환야선이 결국 나섰다.
“회주! 이제 그만······”
“나서지 마시오.”
그런 그를 부회주 몽서천이 막아섰다.
회주가 그를 죽이기로 마음먹었다면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
그것이 설령 목경운의 스승인 암종주라고 할지라도 말이다.
‘어쩌다 이렇게 된 거지?’
암종주 환야선이 안절부절못했다.
목경운은 자신의 제자이면서 배화교의 교인이나 다름없었다.
그런 그를 이런 자리에서 잃을 수는 없었다.
그런데,
-팍!
그때 회주가 목경운의 어깨에서 손을 뗐다.
손을 떼기가 무섭게 내상이 심한지 목경운이 핏물을 토해내며 바닥에 두 무릎을 꿇었다.
-쿵!
이런 목경운을 내려다보던 회주가 혀를 내둘렀다.
체내의 혈맥들이 전부 파열할 수준에 가까울 만큼 공격적으로 진기를 불어넣었다.
이를 흘려보낼 수도 없게 말이다.
혈맥이 터져나갈 정도의 진기라면 누구라도 그 고통을 참기 어려웠다.
그런데 이 녀석은 그런 고통 속에서도 신음 한 번 흘리지 않았고 아픈 내색조차 하지 않았다.
괜히 시혈곡을 통과한 게 아닌 모양이다.
“흥미롭군. 체내에 하나의 기운만 있는 게 아니라, 꽤 여러 종의 기운을 가졌구나.”
“하아······하아······.”
“타고난 감각도 그렇고 정신력, 인내력 전부 보통이 아니야.”
당장에라도 목경운을 죽일 것만 같았던 분위기였는데, 갑자기 회주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칭찬들에 모두가 의아해하며 쳐다보았다.
목경운이 회주의 시험을 통과한 것일까?
그러는데 회주의 입에서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말이 튀어나왔다.
“이 모든 게 암종주가 감당할 그릇이 아니구나.”
“회주 대체 무슨······”
“가만히 있어라. 암종주.”
회주가 암종주에게 나서지 말라는 듯이 손을 내밀고 경고를 했다.
그러더니 이내 목경운을 쳐다보며 말했다.
“어떠냐? 본좌의 네 번째 제자가 되어보지 않겠느냐?”
‘!!!!!!!’
끝
ⓒ 한중월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