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st, Might, Mayhem RAW novel - Chapter (274)
-파칙! 파치칙!
나무의 뿌리처럼 퍼져나가는 푸른 빛 뇌전(雷電).
이를 바라보는 목경운의 눈에 이채가 띠었다.
귀안(鬼眼)을 개방하면서 기운의 실체를 볼 수 있게 된 이후 수많은 기운을 보았다.
이는 요력(妖力)이나 영력(靈力)도 포함되었다.
한데 지금 보는 기운은 여타의 것과는 완전히 달랐다.
‘······성질.’
말 그대로 기운에 성질을 띠고 있었다.
그것은 번개, 즉 뇌력(雷力)을 가졌는데, 평범한 인간은 물론이거니와 무공을 익힌 자들에게서도 본 적이 없었다.
애초에 저런 자연에 가까운 방대한 기운을 인간의 몸으로 감당할 수 있을까?
문득 할아버지가 했던 말이 떠오른다.
[사람이란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으로 돌아가는 법이다. 그렇기에 사람의 몸은 자연과 마찬가지로 작게나마 오행(五行)의 균형을 이룬다.]할아버지는 이 균형이 깨지게 되면 인간의 육신은 견딜 수가 없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 눈앞에 그 균형을 깨고도 멀쩡한 인간이 있다.
그때 눈이 풀려 있는 생도 염경이 구속되어 있는 수감자의 등에 있는 또 다른 무언가를 쥐고서 뽑으려 하고 있었다.
-스륵!
그 순간 목경운의 신형이 흐릿해졌다.
그러더니 순식간에 염경의 뒤로 나타나 그의 목덜미를 잡고서 금옥의 한구석을 향해 던져버렸다.
-쿵!
“으윽!”
금옥의 창살에 부딪친 염경이 바닥을 나뒹굴더니, 이내 머리를 부여잡고서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이게 대체?’
자신이 왜 금옥 안에 있는 거지?
분명 배식 수레를 끌고 동굴 안으로 들어가던 것은 기억난다.
한데 갑자기 기억이 끊겼다.
“아아. 하나 더 뽑혔네요.”
“뭐?”
‘잠깐······. 저 녀석은?’
생도 안종후 녀석이 아닌가?
지하금옥 3층에 배치되었던 걸로 알고 있는데 이곳에 왜 있는 거지?
그리고 녀석의 앞에 있는 저자는 분명이 수감자······.
‘어?’
문득 염경이 자신의 손에 쥐어져 있는 것을 보았다.
그것은 삼지로 되어 있는 뾰족한 형태의 무언가를 쥐고 있는데 이게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바로 그때였다.
-파칙!
그 순간 눈앞이 번쩍이며 푸른빛의 무언가가 팍 하고 튀었다.
그와 함께 푸른빛이 금옥 전체로 퍼져나가며 염경의 몸이 또 다시 금옥의 쇠창살에 부딪치고 말았다.
-파치치치칙!
“끄거거거거.”
전신에 경련이 일어난 염경이 기괴한 비명을 지르더니 이내 두 눈과 코에서 피를 흘리더니 그대로 기절하고 말았다.
기절한 그의 몸에서 옅은 연기가 피어올랐다.
그리고 그 반대편에는 목경운이 한 손을 앞으로 내밀고 있었다.
-파칙!
내밀고 있는 손에서 푸른 빛줄기가 뿌리 형태로 번쩍였다.
그것은 뇌력(雷力)이었다.
목경운은 그렇게 뇌력이 튀어 오르는 손바닥을 쳐다보며 입꼬리를 실룩거렸다.
갑작스럽게 구속되어 있던 수감자의 몸에서 뇌력이 퍼져 나왔는데, 그 기운이 보통이 아니었다.
‘찌릿하네.’
뇌력을 막은 자신의 기운이 일순간 마비라도 된 것처럼 멈췄다.
그러나 그것은 그렇게 오래가지 않았다.
‘뇌력이 활성화되는 기운을 위축시키는 건가?’
목경운은 단번에 이 뇌력이 가진 특징을 알아차렸다.
뇌전(雷電)에 의해 기운이 위축되는 순간 정상적으로 운기가 되지 않는다.
이것은 내공을 다루는 무림인들을 상대로 굉장히 효과적이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다행인 점은 자신의 기운은 일반적인 것과는 궤를 달리했다.
죽은 자의 기운인 사기(死氣)는 기운을 흩어지게 하는 성질을 가졌기에 뇌전에 잠시 타격을 입는 듯했으나 금방 이것을 극복했다.
-차캉!
그때 전신이 구속되어 있던 수감자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몸을 일으켜 세우자 구속구가 채워진 손목과 발목에서 뇌전이 계속해서 흘러나와 푸른 불꽃이 튀었다.
-파칙파칙!
이를 본 목경운은 수감자가 구속구를 풀어내려 한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이것을 바라보던 목경운이 턱을 쓰다듬었다.
‘흠.’
처음에는 자신의 일에 방해가 될까 싶어서 처리하려 했었다.
그런데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
생각해보면 이 수감자가 탈옥하기 위해 난리법석을 부린다면 오히려 시선이 분산될 테니 더욱 도움이 될 일이었다.
‘쓸 만한 패네.’
입꼬리를 올린 목경운이 이내 검결지를 쥐었다.
그렇게 검결지를 쥐자 이내 그 주변이 일렁이며 날카로운 예기가 일어났다.
예기를 일으킨 목경운이 이내 수감자의 구속구를 향해 검결지를 그었다.
-차차차창!
예기가 구속구를 베는 순간이었다.
-파치치치칙!
날카로운 기운과 뇌전이 이내 겹쳐지며,
-파캉! 파캉! 파캉! 파캉!
이윽고 손목과 발목에 채워져 있던 구속구가 갈라지며 벗겨졌다.
구속구가 벗겨지자 쇠추가 달려서 몸을 구부정하게 일으켜 세우던 수감자가 똑바로 몸을 세웠다.
‘······여자였나?’
덥수룩한 머리카락과 안대, 재갈 때문에 성별을 알 수 없었는데, 수감자는 여자였다.
그리고 생각보다 체구도 왜소했다.
-두드득!
몸이 찌뿌둥했는지 목을 움직이자 근육이 풀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내 수감자가 안대를 풀고 이어서 입에 물려 있던 재갈을 뱉어냈다.
“퉷.”
재갈을 뱉고서 풀은 수감자가 이내 긴 머리카락을 뒤로 넘기며 그 얼굴을 드러냈다.
오랫동안 갇혀 있었는지 꾀죄죄했으나, 상당히 성숙하면서 아름다운 외모였다.
겉보기만으로는 이십 대 중반 정도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젊네?’
목경운의 눈에 이채가 띠었다.
수하인 몽무약의 말에 의하면 구혈교 출신이라면 상당히 나이가 많은 노괴(老怪)일 거라 하였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젊다.
이를 의아해하고 있는데 여인이 바닥에 떨어진 횃불을 쳐다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오랫동안 빛을 보지 못해서 눈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양이었다.
한데,
‘호오.’
횃불의 불빛에 적응하는 게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동공의 움직임이 안정화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었다.
그렇게 불빛에 적응한 그녀가 이내 구속구에서 풀려난 자신의 손바닥을 쳐다보았다.
그러더니 이윽고 갑자기 광소를 터뜨렸다.
“깔깔깔깔깔깔깔깔!”
미친 것처럼 웃어대는데 진심으로 기뻐 보였다.
그렇게 한참을 웃어대던 그녀가 굉장히 긴 자신의 손톱을 부러뜨려 잘라냈다.
-뿌득! 뿌득!
둥글게 말려 있는 저 긴 손톱만 봐도 그녀가 얼마나 오랫동안 이곳에 갇혀 있었는지를 짐작하게 만들었다.
길어진 손톱과 발톱을 부러뜨리는 그녀에게 목경운이 말했다.
“오래 갇혀 있었던 것 같은데 무사히 이곳을 나가길 바랍니다.”
어차피 그녀와 말을 섞을 필요가 없었다.
그저 최대한 난리를 피우길 바랐다.
그래야 모든 시선이 이 여자에게 쏠릴 테니 말이다.
그렇게 목경운은 금옥에서 나가려고 했다.
그런데,
-팍!
뒤에서 느껴지는 음습한 기운에 목경운은 보법으로 몸을 돌리며 고개를 뒤로 젖혔다.
그 순간 목경운의 얼굴로 붉게 물든 손이 스치고 지나갔다.
하나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붉게 물든 손이 이내 조법(爪法) 초식을 펼치며 목경운의 목을 노려왔다.
-파파파파팍!
방금 전까지 구속구에 묶여 있던 사람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쾌속한 움직임이었다.
목경운이 보법으로 뒤로 물러나며 이를 피하려 했는데, 오히려 변초를 쓰며 금나수의 수법으로 왼팔을 붙잡으려 했다.
-스륵!
이에 목경운은 대공자 나율량의 명현수월보(明顯水越步)을 펼치며 초고속으로 이동했다.
그러자 순식간에 그녀와의 거리가 열 보가 넘게 벌어졌다.
그렇게 거리를 벌린 채 멈춰선 목경운이 의아해하며 물었다.
“왜 공격하신 거죠? 서로 갈 길을 가면 될 텐데요.”
“금의위 아이야. 허튼 수작으로 감히 본녀를 속이려 드느냐?”
“금의위? 아아······.”
목경운이 머리를 긁적였다.
그러고 보니 자신이 입고 있는 옷은 견습이라고는 하나 업무를 위해 금의위 복장을 하고 있었다.
그녀의 입장에서 금의위 복장을 하고 있는 자는 적일 것이다.
이에 목경운이 말했다.
“이것 때문에 오해하실 만도 하지만 저는 금의위와 관련이 없답니다. 그저 목······.”
-팟!
말이 미처 끝나기도 전이었다.
그녀가 바닥을 박차고서 신형을 뻗어왔다.
그 속도가 어찌나 빠른지 눈 깜빡할 사이에 목경운의 세 보 앞까지 거리를 좁혀왔다.
마치 핏빛 옥(玉)을 보는 것처럼 붉게 물든 그녀의 두 손에서 푸른빛이 일렁이더니 이내 조강(爪罡)이 폭사되었다.
-촤촤촤촤촤촤촤!
그렇게 폭사되어 나온 조강이 순식간에 바닥을 가르며 목경운을 덮쳐왔다.
굉장한 위력에 목경운이 옅은 숨을 내쉬었다.
기세를 보아하니 자신을 기어코 이 자리에서 죽이려는 듯했다.
-스륵!
목경운은 초고속 이동으로 거리를 벌리며 그녀의 쇄도해오는 그녀의 조강을 피해냈다.
-콰콰콰콰콰쾅!
그 위력이 어찌나 강한지 조강이 가른 부위의 바닥이 굵게 파여서 거대한 손톱자국처럼 났다.
-쿠르르르!
심지어 동굴 통로가 떨려왔다.
워낙 지하이다 보니 충격에 약한 듯 했다.
하지만 이렇게 동굴 통로의 떨림 따위는 전혀 개의치 않는지, 그녀가 붉게 물든 손에 조강까지 머금고서 무서운 기세로 쇄도해왔다.
-팟!
거리를 순식간에 좁히는데 목경운이 이번에는 거리를 벌리지 않았다.
거리를 벌리면 그녀가 강기를 내지르면서 동굴에 충격을 가해서 자칫 무너질 수도 있었다.
이를 피하기 위해선 근접전만이 답이었다.
목경운이 달려드는 그녀와 거리를 좁히며 맨손으로 그녀의 조법을 막아냈다.
-파파파파팍!
도망칠 줄 알았는데 자신과 정면으로 맞붙는 걸 택하는 목경운을 내심 빠르게 제압해야겠다고 여겼던 여인의 눈동자에 이채가 띠었다.
그도 그럴 것이 오랫동안 구속되어 있어서 몸이 풀리지 않았다고는 하지만, 어린 녀석이 자신과 적수공권으로 겨루는데 제법 잘 막아내고 있었다.
겉보기에는 아직 약관도 되지 못한 녀석이었다.
한데 무위만 놓고 보면 절대 그게 아니었다.
이에,
‘그냥 죽이기에는 아까운 녀석이구나.’
그녀는 이런 목경운을 이용해야겠다고 여겼다.
이렇게 강한 녀석이 자신의 동료들과 싸우며 난리를 피워준다면 이 지긋지긋한 금옥을 벗어나는 데 도움이 되리라.
-팍!
이에 그녀가 변초를 펼치며 금나수의 수법으로 일순간 목경운의 한쪽 팔을 붙잡고 잡아당겼다.
그리고는 목경운과 정확하게 두 눈을 마주하며 반대 손가락을 튕겼다.
-딱!
‘지금부터 동료들을 죽이러 가라.’
그녀가 머릿속으로 구결을 외우며 명을 내렸다.
이곳에 갇혀 있으면서 오랫동안 오직 환술(幻術)만을 더욱 갈고 닦아왔다.
지금이라면 근접한 상태로 시각과 청각을 동시에 자극한다면 어떤 누구라도 환술에 빠지게 할 자신이 있었다.
그런데,
“눈싸움이라도 하자는 건가요?”
‘!?’
-퍽!
목경운이 그녀의 안면을 그대로 이마로 박아버렸다.
박치기를 맞고서 뒤로 두 보가량 밀려난 그녀가 코를 부여잡고서 어처구니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놈 뭐야?’
환술이 통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