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st, Might, Mayhem RAW novel - Chapter (309)
목경운이 꽁지가 빠지게 요수(妖獸) 흠원을 쫓아가는 관군들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이죽거리며 말했다.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군요.”
“역시나 매복하고 있었군요.”
섭춘이 관군들을 바라보며 혀를 찼다.
소림의 역근경전주 무성 대사가 백팔나한진의 패배를 인정한 후에 시위부령 강학은 조용히 사라졌다.
그 본인은 목경운과 일행들이 소림을 신경 쓰느라 자신을 잊고 있을 거라 여겼지만 그건 오산이었다.
계속되는 황군의 추적을 견제하는 입장이었기에 그들은 시위부령 강학이 빠져나가는 것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다.
빠져나가는 내내 꿍꿍이가 가득한 표정으로 나가는 모습이 절대 후퇴하는 자의 얼굴이 아니었다.
“괴조를 따라 동쪽으로 갈 테니 한동안 추적을 따돌릴 수 있겠군요.”
몽무약이 잘됐다는 듯이 말했다.
황군의 추적만 피할 수 있어도 어느 정도 임무를 8할 이상 달성했다고 할 수 있었다.
그러는데 파계승 자금정이 호리병의 독주를 들이키며 물었다.
-꿀꺽꿀꺽!
“하아. 한데 주인. 저 괴조 녀석 저렇게 보내도 괜찮나? 날개를 다쳐서 우릴 태우기 힘들다고 해도 그것만으로 버리기에는 좀 아까운 것 같은데.”
소림에서 두고 가라고 했을 때는 그렇게나 데려가려고 안간힘을 쓰더니, 이제 와서 적들을 유인하는 미끼로 쓰는 듯하자 의아해진 그였다.
이에 목경운이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걱정 마시죠. 식신은 저와 연(緣)이 이어져 있어서 멀리 떨어져도 찾아올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법력에 의해 다친 날개를 회복하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한 것 같기도 하니까요.”
“그런 거라면 뭐.”
자금정이 다행이라는 듯이 말하며 민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런 그에게 섭춘이 피식하고 웃으며 말했다.
“그새 정이 들었나 보네?”
“크흠. 정은 무슨. 그냥 타고 다니니까 편해서 그런 거지.”
“흐흐흐.”
“그 웃음 마음에 들지 않는군.”
“누가 뭐라고 했나.”
그렇게 투닥거리는 두 사람을 내버려 두고서 몽무약이 남서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일단 주군. 서두르셔야 할 것 같습니다. 당장에 속았다고 해도 얼마 안 가 눈치 챌 수도 있습니다.”
“그러시죠. 그럼 이제 그만 고집부리고 타시죠.”
목경운이 고개를 돌리며 성화령주를 쳐다보았다.
그러자 성화령주가 곤욕스러운 표정과 함께 황급히 시선을 회피했다.
그녀가 시선을 회피한 곳에는 마수(魔獸) 알유가 있었다.
원래의 크기는 2층 건물보다 조금 더 컸지만, 격이 높은 이매망량답게 흠원처럼 자신의 크기를 조절할 수 있는 알유였다.
지금은 딱 사람을 등에 태울 수 있는 말과 같은 크기가 되었다.
모든 일행들이 경공을 펼칠 수 있었지만 노구로 걷는 속도마저 느리기에 성화령주더러 알유를 타라고 했다.
그런데 크기가 줄었다고는 하나 여전히 그 모습은 흉악한 괴이 그 자체였기 때문에 성화령주가 계속 타는 것을 거부하고 있었다.
“정말 안 타실 겁니까?”
“차라리 걷겠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완강하게 거부하는 성화령주를 게슴츠레 쳐다보던 마수 알유가 짜증스럽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키리릭. 늙은 인간이 참 까탈스럽군.”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마수의 붉은 털이 갈색 빛으로 변하며, 머리에 있던 뿔이 들어가고 생김새가 점차 말처럼 변해갔다.
“오오! 이것 보게.”
“이놈 변신술도 할 줄 아는 게냐?”
이런 마수 알유가 신기한지 섭춘과 자금정이 호들갑을 떨어댔다.
그들의 반응에 괜히 득의양양해졌는지 마수 알유가 콧김을 뿜으며 에헴에헴거리며 꼬리를 치켜들었다.
‘요물과 사고가 딱 똑같은 수준이군.’
그런 그들을 보며 몽무약이 팔짱을 끼고서 한심하다는 듯이 혀를 찼다.
그렇게 마수 알유가 말의 형태로 변해준 덕분에 성화령주를 태울 수 있게 되자 일행들은 황급히 숭산의 남서쪽으로 내려갔다.
* * *
그로부터 나흘가량이 지났다.
황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일행들은 쉬지 않고 남서쪽으로 이동했다.
그러나 호북성(湖北省)의 북부 지역으로 접어들자 비가 내리기 시작하여 계속해서 이동하는 것이 힘들어졌다.
사실 강행하자면 할 수 있었지만 문제는 역시나 성화령주였다.
무공을 익히지 않은 노구의 그녀에게는 지금까지의 이동만으로도 체력적으로 벅찬 상황이었다.
이는 일행들이 주기적으로 진기를 불어넣어도 마찬가지였다.
말, 아니 마수 알유를 타고 가는 것이기에 지칠 일이 있겠는가 싶어도, 훈련받은 기수나 마병조차 하루 종일 말을 타게 되면 엉덩이뼈와 허벅지 안쪽에 무리가 갈 수밖에 없었다.
나이가 들어 근육이 퇴화한 성화령주는 더더욱 힘든 상황이었고, 비까지 내리면서 체온이 내려가 더욱 위태로웠다.
“하아······하아······. 어지럽네.”
“더는 무리일 것 같습니다.”
섭춘이 성화령주의 맥을 짚어 상세를 살피고서 말했다.
이에 몽무약이 주변을 살피다 말했다.
“주군. 이왕 이렇게 되었으니 본 회의 지부에서 잠시 여독을 푸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여기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을 겁니다.”
“지부?”
“네 원래 계획대로라면 보고 겸 들려야 할 중간 거점이 있습니다. 사천으로 간다하여 서쪽으로 이동해야 해서 곧바로 가려 했는데 비 때문에 그건 힘들 듯합니다. 차라리 조금 둘러가더라도 지부에 들려 휴식을 취한 후에 마차를 지급받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마차라······.”
입술까지 파랗게 되어 오들오들 떨고 있는 성화령주를 보며 목경운이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한계인 듯했다.
그렇게 그들은 남쪽으로 반나절 가량을 이동했고 얼마 있지 않아 천지회의 지부가 있는 삼십여 가구 모여 사는 작은 마을에 당도했다.
지부에 대해 유일하게 알고 있는 몽무약이 손가락으로 마을에서 서쪽 편에 있는 허름한 집 몇 채를 가리켰다.
“저곳입니다.”
“의외군요.”
“네. 호북성의 북부쪽은 정파의 영역에 가까워서 최대한 민가에 가깝게 꾸민 걸로 압니다.”
“그렇군요. 일단 가시죠.”
빨리 비를 피하지 않으면 오들오들 떨고 있는 성화령주가 쓰러질 듯했다.
* * *
허름한 겉모습과는 다르게 지부의 안은 깔끔하고 꽤 아늑했다.
“어르신. 차를 끓여왔습니다. 드십시오.”
“고맙네.”
화로의 장작불 앞에 앉아 있는 성화령주가 좀 살겠다는 듯이 찻잔을 받았다.
일행들이 돌아가며 진기를 불어넣어 줬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그녀는 저체온증으로 이미 숨을 거뒀을지도 몰랐다.
따스한 온기를 쬐고 있었으나 아직까지 추위가 가시지 않은지, 창백한 얼굴로 몸을 파르르 떨고 있는 그녀를 보며 몽무약이 말했다.
“반나절 정도는 쉬어야 할 듯합니다.”
“그렇네요.”
“그 안에 비가 좀 그치면 좋겠지만······.”
-쿠르르릉!
연이어지는 천둥소리에 번개까지 치는 걸 보면 그건 힘들어 보였다.
어차피 마차를 구해오려면 반나절 이상은 걸린다고 했으니, 제대로 쉬는 편이 나았다.
그러는데 중년의 지부장이 조심스레 그들에게 물었다.
“식사는 곧 준비될 듯한데 더 필요한 게 있으십니까?”
그 물음에 파계승 자금정이 기다렸다는 듯이 답했다.
“목이 칼칼하니 따뜻한 약주라도 먹어야겠구만.”
“아아. 하면 백주를 데워서······.”
“백주? 그거 말고 다른 건 없소?”
“마침 강남에서 가져온 황주(黃酒)가 있는데 데워서 가져오겠습니다.”
“껄껄걸, 좋소.”
시작은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보는 괴로움으로 마셨는데, 어느 순간부터 술 없이는 살 수 없는 몸이 되어버린 자금정이었다.
그렇게 지부장이 나가자 목경운이 뭔가를 떠올렸는지,
“마침 잘됐군요.”
품속에서 주머니 한 자루를 꺼냈다.
주머니를 보자 모두의 시선이 그곳으로 향했다.
그도 그럴 것이 저 주머니 안에는 소림사에서 준 영약 소환단(小還丹)이 들어있었다.
목경운이 이를 한 번에 받았고 추적을 피해 급하게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었는지라 모두가 이를 잠시 잊고 있었던 차였다.
‘소환단······. 모든 영약을 통틀어 운기할 때 진기의 유실이 전혀 없다는데 사실이려나?’
소환단 말고도 유명한 영약들을 꽤 많았다.
가령 화산파의 자소단이나 무당파의 태청단 같은 것이 있다.
그러나 유독 소림의 영약이 유명한 이유는 여타의 것들에 비해 진기의 유실이 없기 때문이었다.
유실이라 하면 영약을 흡수하는 과정에서 흩어지는 기운을 의미했다.
보통 아무리 뛰어난 영약이라 해도 이를 10할 가까이 흡수할 수 있는 경우는 매우 드물었다.
그러나 소림의 소환단이나 대환단은 체질이나 오성과 상관없이 10할 가까운 흡수율을 자랑했다.
그렇기에 최고의 영약이라 불리는 것이었다.
“쩝.”
섭춘이 영약 주머니를 보며 입맛을 다셨다.
마음 같아서는 개별적인 보상으로 받은 것이니 한 알 달라고 하고 싶었지만, 이유야 어찌 되었든 주군이 받아낸 것이었기에 함부로 달라고 하기가 조심스러웠다.
이는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는데 목경운이 주머니 속에서 다섯 알의 소환단을 꺼냈다.
그리고는 말했다.
“자 한 알씩 줄 테니, 이참에 먹고서 운기를 하세요.”
“주, 주군!”
그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섭춘이 감격했다는 듯이 목경운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내심 주군인 목경운이 욕심을 부린다고 소환단을 주지 않을 수도 있다고 여겼던 그의 입장에서는 기쁠 수밖에 없었다.
“목숨을 다해 충성을 다하겠습니다!”
“지금까지는 아니었나 보죠?”
“그, 그럴 리야 있겠습니까? 늘 목숨을 바칠 각오였습니다.”
당황해하는 섭춘의 반응에 목경운이 피식하고 웃고는 소환단 한 알을 던졌다.
-탁!
이를 섭춘이 신줏단지처럼 소중히 받아들었다.
“다음 몽무약.”
-탁!
“감사합니다! 주군!”
말수가 없는 몽무약이었지만 소환단을 받고서 기분이 좋았는지 입꼬리가 올라갔다.
목경운에게 충성을 맹세하고 나서 꽤나 고생이 많았는데, 이제야 보상을 받는 기분이었다.
그렇게 몽무약에게 소환단을 준 목경운이 다음 사람을 불렀다.
“마라현.”
“······네. 주군.”
“받으시죠.”
-탁!
목경운이 던진 소환단 한 알을 마라현이 잡았다.
‘!?’
마라현의 벽안에 이채가 띠었다.
저 두 사람과 다르게 내심 수하가 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성화령주의 일로 신뢰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여겼기에 소환단을 주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여겼었다.
그런데 무림인에게 있어서 보물이나 다름없는 이것을 아무렇지 않게 흔쾌히 넘기는 모습에 묘한 기분이 들었다.
‘본인이 전부 흡수한다고 해도 누구 하나 불만을 가지지 못할 텐데.’
참으로 모를 자다.
자신의 사람이라 여기면 아낌없이 베푸는 걸까?
하는데 목경운이 남은 두 알 중 하나를 쥐고서 파계승 자금정을 불렀다.
“자금정.”
이에 모두가 의아해했다.
그는 자신의 입으로 소환단을 거절하고 소림삼승 중 한 사람인 계율원주 대덕 대사를 한 대 때리는 것을 택했었다.
설마 그런 그에게 자신의 몫을 주려는 건가?
‘어?’
목경운이 정말로 자금정에게 소환단 한 알을 던지려 했다.
그러자 자금정이 황급히 손을 저었다.
“이 땡중은 필요없다.”
“필요없다고요?”
“그릇을 채워야 하는 자에게는 그것이 필요할지 몰라도 이 땡중에게 필요한 건 깨달음이다. 주인.”
그 말에 섭춘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투로 말했다.
“아니. 주군의 호의를 거절하는 건가?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받게.”
“클클. 필요 없대도.”
“자네 이런 좋은 기회를 어찌······”
그때 목경운이 피식하고 웃으며 말했다.
“아뇨. 자금정의 말이 맞아요. 그에겐 이 영약은 무의미하긴 하죠.”
“네?”
그 말에 섭춘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는 이해하지 못하지만 목경운은 자금정이 주변의 기운을 언제든지 끌어당길 수 있는 무상대능력(無上大能力)의 운기요결을 터득한 것을 알기에 이를 더 이상 권하지 않은 것이었다.
그에게 영약은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이에 목경운은 소환단을 쥐고서 성화령주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화로의 장작불을 쬐고 있던 성화령주가 그것을 보며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 영약이란 건 보아하니 무공을 익힌 자네들에게 더 쓸모가 있는 듯하군. 노부에게 줄 필요 없네.”
이런 그녀의 거절로 목경운의 손안에는 소환단 두 알이 남았다.
이에 섭춘이 목경운에게 말했다.
“주군. 주군께서 얻으신 영약입니다. 두 알 전부 섭취하십시오.”
“섭춘의 말이 맞습니다. 주군께서 전부 섭취하십시오.”
몽무약도 그의 말을 거들었다.
주군으로 모시는 목경운이 강해지면 강해질수록 득이 되면 득이 되었지 나쁠 일은 없었다.
그런데 목경운이 갑자기 그들을 쳐다보더니,
-탁! 탁!
대뜸 남아있던 소환단을 각각 하나씩 던졌다.
얼떨결에 이를 받아든 섭춘과 몽무약이 어안이 벙벙해져서 말했다.
“주군 어찌?”
“이걸 왜?”
“제게는 필요 없어요.”
“주군. 주군께서 무공이 진일보하신 것은 알겠지만 소환단 두 알이면 이십 년의 내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어찌 이런 기회를······.”
“괜찮아요. 오히려 두 사람에게 제일 필요한 것 같군요.”
“어, 어찌?”
“좀 더 쓸모 있어졌으면 해서요.”
이런 목경운의 말에 섭춘과 몽무약의 눈동자가 떨려왔다.
쓸모 있어졌으면 한다는 말은 귀에 들리지도 않았다.
하나의 소환단을 준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하며 만족스러워했던 그들이었다.
그런데 그것도 모자라 자신의 몫이나 다름없는 두 알의 소환단을 자신들에게 넘기자 이들은 정말로 감격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주군께서도 우릴 진심으로 아끼는구나.’
‘아무리 수하라고 해도 이런 보물을 양보할 수 있는 이가 몇이나 될까? 우리보다 어린데도 그릇이 정말 크다.’
이에 놀란 것은 그들만이 아니었다.
마라현이나 자금정 역시도 목경운이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수하들에게 남은 영약을 나눠주는 모습에 진심으로 그를 다른 눈으로 보게 되었다.
그들의 대부분이 자신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목경운을 따르게 되었기에 이용만 당하다가 언제든지 토사구팽당할 수도 있다는 경각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한낱 괴이조차 보호하려던 소림에서의 일도 그렇고 귀한 영약을 아낌없이 나눠주는 모습에 그에 대한 인식이 점차 달라져 갔다.
목경운을 향하는 시선이 더욱 호의적으로 바뀌어 가는 그들의 반응에 청령이 피식하고 웃으며 말했다.
-의도한 거냐?
-순수한 선의라고 하면 믿으실 건가요?
-네놈이 그럴 리가 있느냐?
그녀의 말에 목경운이 어깨를 으쓱했다.
변덕이면 변덕이었지 선의라는 것과는 어울리지 않는 게 목경운이었다.
-아무튼 네겐 필요도 없는 물건을 주고서 충성심을 높였으니 그럭저럭 값어치는 충분히 했구나.
죽음의 기운인 사기(死氣)를 바탕으로 하는 목경운에게 있어서 양생의 진기를 북돋게 하는 소림의 영약은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그렇기에 필요 없는 영약을 적절하게 활용한 것뿐이었다.
-쓸모 있는 패는 많을수록 좋은 법이니까요.
-······.
이런 목경운의 말에 청령은 내심 흐뭇함을 느꼈다.
중생 이 녀석은 스스로의 변화를 인지하고 있을까?
원혼인 자신보다도 인간이라는 존재를 믿지 않기에 타인과의 관계성이 유독 약점이라 할 수 있었던 것이 중생이었다.
그런데 점차 관계를 이루고 무리를 이끄는 법까지 능숙해져 가고 있었다.
여전히 녀석에게는 복수가 우선이겠지만 이것은 명백히 긍정적인 변화라 할 수 있었다.
-흠칫!
순간 청령이 경직되고 말았다.
방금 그건 뭐지?
녀석의 변화에 뿌듯함 이상의 알 수 없는 감정이 솟구쳤다.
이러한 낯선 감정은 살아생전에나 느껴보던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