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st, Might, Mayhem RAW novel - Chapter (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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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을 넘어서 화경에 이른 이들 중에 그 끝자락에 이른 자 중에는 벽의 벽을 엿보아 기(氣)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져 진기로서 병장기를 다룰 수 있기도 하다.
이를 어검술(馭劒術) 혹은 이기어검술(以氣馭劒術)이라고 한다.
어검술은 검을 직접 쥔 것이 아니기에 움직임에 자유를 얻어 더욱 효과적인 검술을 펼칠 수가 있고 더욱 넓은 범위로의 공격이 가능하다.
한데 이런 어검술을 극대화한 경지가 있으니 바로 이기어검강(以氣馭劍罡)이다.
벽의 벽을 넘어 현경(玄境)에 오른 고수들은 진기가 극에 이르고 원활한 흐름을 가졌기에 어검술을 극대화하여 강기(罡氣)마저 일으킬 수 있다.
‘마, 말도 안 돼.’
구양가의 가주 팔독사장 구양소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슈슈슈슈슈! 푹! 푹!
“컥!”
“끄악!”
물고기처럼 허공을 날아다니며 복면인들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고 있는 두 자루의 검은 흑색빛으로 뒤덮여 있었다.
어째서 어두운지는 알 수 없었으나 저 강렬함은 강기가 틀림없었다.
구양소가 떨리는 눈으로 목경운을 쳐다보았다.
‘어떻게 이런 일이······.’
놈의 허리춤에는 검집만이 남아 있었다.
자신과 겨루는 와중에 이기어검강을 운용하여 수하들을 공격하고 있던 것조차 알지 못했다.
-파파파파팍!
‘괴물······. 이런 괴물 같은 놈이 어찌?’
이렇게 이기어검강을 쓰면서도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고서 한 손으로 자신, 아니 이제는 기습적 검을 날린 이계(二界) 이광마저 상대하고 있었다.
이놈 혼자서 네 가지 일을 동시에 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는데, 이건 막 벽의 벽을 넘어선 정도가 아니라 완숙함에 이르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에,
-파팍!
구양소가 공격하던 것을 멈추고서 일단 여섯 보가량 거리를 벌렸다.
그리고는 구양소가 목경운을 향해 소리쳤다.
“귀하의 정체를 밝히시오. 혹시 육천(六天)의 한 분이 아니오?”
육천(六天).
그들은 현 무림의 정점이라 불리는 대종사 급의 절세고수들이었다.
벽의 벽을 넘어서 현경에 이른 그들은 그 바로 아래인 팔성(八星)도 아니고 같은 육천이 아니고서는 일대일로는 누구도 상대할 자들이 없다고 알려져 있었다.
구양소는 목경운이 인피면구를 한 육천 중 한 사람이라고 확신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런 신기에 가까운 무위를 발휘할 수 없다고 여겼다.
“육천?”
목경운이 피식하고 웃었다.
벽을 넘어선 초고수가 자신을 현 무림의 정점으로까지 오인하는 건가?
그 말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 것 같다.
이제야 자신이 오른 무위가 타인으로 하여금 경각심과 두려움을 줄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음을 의미했다.
그러는 찰나였다.
-꽉!
흉터의 중년인 이광이 공력을 끌어올려 목경운의 검지와 중지 사이에 붙잡힌 흑색의 검날을 빼내려고 했다.
그런데,
-파르르르르!
검날이 더욱 떨리기만 할 뿐 꼼짝도 하지 않았다.
‘이놈 무슨 공력이?’
검을 도저히 빼낼 수 없다고 판단한 이광이 이내 잡고 있던 검을 놓고서 검결지로 직접 검강(劍罡)을 일으켰다.
-팟!
그렇게 일으킨 검강이 목경운의 안면을 꿰뚫으려고 했는데,
-퍽!
“큭!”
그러기도 전에 목경운이 발차기가 이광의 복부를 걷어찼고 그의 신형이 뒤로 십여 보 가까이 밀려나고 말았다.
-촤르르르르르르르!
오장육부를 파고드는 진기에 이광이 이내 그것을 발바닥으로 흘려보냈다.
-파스스스스!
발바닥을 타고서 흘러나온 목경운의 진기, 즉 사기(死氣)가 빗물에 닿자 수증기가 되어 산화되었다.
이광의 인상이 일그러졌다.
아주 잠깐이었지만 원래의 진기를 흩어지게 만들 만큼 기묘한 진기였다.
직접적으로 부딪치는 것을 최대한 피해야겠다고 여겼다.
그러는데 구양소가 그에게 말했다.
“이광. 잠시 멈추게. 저분은 분명 육천의 대종사분이 틀림없네.”
“육천?”
이광이 미간을 찡그렸다.
확실히 이기어검강까지 다루면서 자신들을 잠시지만 동시에 상대할 수 있을 정도라면 육천의 칭호를 받은 대종사 급 고수가 아니고는 불가능했다.
이에 이광 역시도 목경운에게 두 손을 모아 포권 지례를 하며 말했다.
“혹시 정말로 육천 선배님이십니까?”
만약 정말로 육천이라면 동귀어진(同歸於盡)의 각오로 싸워도 승산이 부족하다.
그렇기에 이들의 태도가 조심스러워질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정말로 육천이라면 조직에서도 끌어들이고 싶어 하기에 싸우는 것보다는 회유를 하는 편이 나았다.
-푸푸푸푹!
“컥!”
“피해! 피해라!”
그러는데 두 자루의 이기어검강은 멈추지 않고 복면인들을 죽여나가고 있었다.
심지어 목경운의 수하들인 섭춘, 몽무약, 가면의 마라현, 파계승 자금정 등도 성화령주가 있는 숙소를 지키며 복면인들을 죽이고 있어서 빠르게 숫자가 줄어나갔다.
이에 흉터의 중년인 이광이 황급히 소리쳤다.
“선배, 잠시만 멈춰주십시오. 저희도 공격하는 것을 멈추겠습니다. 하니······.”
“제가 왜요?”
“잠시만 대화를 하자는 겁니다.”
이런 그의 말에 목경운이 피식하고 웃었다.
그리고는,
-슥!
검결지로 가볍게 손짓을 하자 바닥에 떨어져 있던 이광의 새까맣게 탄 듯한 검이 떠올라 이내 그의 심장을 향해 날아갔다.
‘이런!’
이광이 황급히 보법을 펼치며 검을 피하고는 날아드는 검병을 잡아냈다.
-팍! 꽉!
‘헛?’
-촤르르르르!
어검술에 실려 있는 진기가 워낙 강했기에 검병을 잡았음에도 검에 다섯 보 가까이나 끌려갈 수밖에 없었다.
겨우 검을 붙잡은 이광이 침착하게 목경운에게 말했다.
“저희가 한 게 있으니 선배께서 화를 내는 것은 십분 이해하고 있습니다. 하오나 이것은 오해로 인해 벌어진 일입니다. 저희가 하는 제안을 들어본다면······.”
“그쪽이 귀검인지 아닌지부터 얘기하시죠.”
“······.”
목경운의 물음에 이광이 표정이 착 가라앉았다.
아까부터 자신을 계속 귀검(鬼劍)이라 추측하고 있었는데, 혹시 무림에 퍼져나간 그 소문 때문에 그러는 건가?
‘대체 조직에 대해서 얼마나 아는 거지?’
자신들의 조직은 오랫동안 존재해왔으나, 철저히 점 조직으로 이뤄졌었고 그간에 자신들의 존재를 아는 이들이 있으면 두 가지로 대응해왔다.
그중 하나는 자신들에게로 끌어들이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살인멸구(殺人滅口)였다.
죽은 자는 말이 없으니 말이다.
-푸푸푸푹!
“이광!”
구양소가 그에게 소리쳤다.
서두르지 않으면 복면인들이 전부 죽어 나가게 생겼기 때문이었다.
이에 이광이 황급히 말했다.
“선배께서 무엇을 알고 계신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귀검이 아닙니다.”
“귀검이······. 아니라고요?”
“그렇습니다. 뭔가 오해가 있으시다면 잠시 멈춰주십시오. 제가 해명할 동안만이라도 무의미한 살생을······.”
-슥!
그때 목경운이 검결지를 움직였다.
그러자 복면인들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고 있던 이기어검강을 펼치고 있던 두 자루의 검들 중 하나가 날아왔다.
그것은 바로 악즉검이었다.
날아드는 악즉검에 이광이 황급히 강기(罡氣)를 일으킨 흑검을 들어 이를 막아냈다.
-채채채채챙!
순식간에 다섯 합 가량 검이 부딪쳤다.
검을 막아내는 이광의 표정이 묘해졌다.
검이 흉폭한 흑색 기운에 가려져 있어서 잘 보이지 않았지만 이 검 왠지 낯이 익다.
‘어디서 본 것 같은 검인데.’
그러는데,
-채앙!
이광이 검을 쳐내자 이내 그를 상대하던 이기어검강의 검이 목경운의 손으로 빨려들어갔다.
-착!
그렇게 빨려 들어간 검에서 흑색 빛의 강기가 사라졌다.
강기가 사라지자 검신이 확연히 드러났다.
이를 본 이광의 눈매가 가늘어졌다.
‘!?’
그도 그럴 것이 검신에 새겨진 특유한 문양을 보는 순간 저 검의 정체를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악······즉?”
그것은 분명 구야자의 요검 중 하나인 악즉검이었다.
이를 몰라볼 수가 없는 것이 천지회의 본관 연무장에서 본 적이 있었다.
분명 저 검의 주인은,
‘죽었을 텐데?’
뭔가 이상하다.
저 검의 주인은 금의위 선발 과정에서 목숨을 잃었다고 들었다.
이는 황궁에 있는 조직의 정보망에 들어온 정보이기에 오류가 있을 리가 없었다.
게다가 놈은 추정 상 초절정의 경지였다.
아무리 무재가 뛰어나다고 해도 무위의 발전에는 그 한계가 있었다.
이에 이광은 색다른 결론을 내렸다.
‘설마······. 저자 북파도왕(北派刀王)인 건가?’
육천 북파도왕 구성백.
그러고 보니 한 가지 이해할 수 없는 정보를 입수하기는 했었다.
황궁 지하 금옥에서 성화령주를 탈취하는 과정에서 일이 커졌고 심지어 북파도왕 구성백까지 나서는 상황이 벌어졌었다고 했다.
그런데 저들이 예상치 못한 방법으로 도망가는 것과 별개로 북파도왕 구성백이 갑자기 저들을 막다 말고 황제에게로 돌아갔다고 했다.
이를 듣고서 이광은 의아하게 여겼었다.
북파도왕 구성백 정도의 대종사 급의 고수라면 아무리 뛰어나다 해도 천지회의 후기지수들을 잡는 데 크게 무리가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왜 갑자기 이를 포기하고 돌아갔을까?
그 해답이 이제 나온 것 같다.
‘북파도왕 구성백은 금의위 남진무사다. 금의위 선발 과정에 생도가 죽었다면 보고 경로를 통해 저 요검을 얻었을 확률이 높다.’
그렇다면 이것은 황궁 금의위가 꾸민 함정인 건가?
아무리 조직의 일원들을 심어뒀다고 해도, 황궁의 역량은 가벼이 볼 것이 아니었다.
안 그래도 제 이계(二界)에 해당하는 간부 둘이 목숨을 잃었다고 해서 누가 손을 쓴 건지 조사 중이라 했는데 이 모든 게 금의위였나.
-꽉!
이광이 검병을 꽉 쥐고서 목경운을 쳐다보며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북파도왕 구성백 선배이십니까?”
“왜 그리 생각하시죠?”
“그 검의 주인은 금의위 선발 과정에서 불미스러운 일로 약당에서 죽었습니다.”
“호오. 전부 죽였다고 생각했는데 황궁에 남아 있는 조직원들이 있었나 보죠?”
이런 목경운의 말에 이광이 옅은 숨을 내쉬었다.
역시 자신의 예상이 맞은 듯했다.
이계 급이나 되는 간부들이 갑자기 목숨을 잃었다고 하기에 그들을 죽일 수 있는 자는 황궁에서도 극소수에 불과할 텐데 이상하다고 여겼었다.
“역시 금의위였군요.”
그런 그의 말에 목경운이 피식하고 웃었다.
‘!?’
뭐지 저 반응은?
뭔가 비웃음에 가까운 반응이었다.
자신의 추론이 틀린 것이 아닐 텐데 어째서 저런 반응을 보이는 거지?
의아해하는데 목경운이 그에게 말했다.
“실망인데요. 그쪽이라고 해서 모든 걸 다 아는 건 아니군요.”
-저벅저벅!
그 말과 함께 목경운이 그에게로 걸어갔다.
이에 이광이 소리쳤다.
“삼십이책!”
-타타타타탁!
그 외침이 끝나기가 무섭게 주변에 있던 복면인들이 갑자기 자신들의 몸을 타혈했다.
그러자 그들의 기운이 급격하게 치솟기 시작했다.
이광이 구양소를 향해 눈빛을 보냈다.
‘가야하오.’
삼십이책(三十二策)은 삼계(三界) 이하의 조직원들이 본신진기를 폭주시켜 합공으로 동귀어진(同歸於盡)을 하는 수였다.
저자가 북파도왕이라면 회유할 수 있는 자가 아니었기에 이렇게라도 시간을 벌어서 탈출해야만 했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이었다.
-쾅!
목경운이 바닥을 향해 강하게 진각을 밟았다.
그 순간 바닥이 흔들리며 사방으로 빗방울들이 튕겨 나가며 십여 장이 넘게 물결 형태의 파동이 일어났다.
그러더니 진신진기를 폭주시키던 복면인들이 몸을 파르르 떨더니 그대로 쓰러지고 말았다.
-첨벙! 첨벙! 첨벙!
‘아니?’
‘이게 무슨?’
갑작스러운 기현상에 그들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들을 희생시켜 도망치려 했는데, 대체 이게 무슨 일이지?
-스륵!
그때 어느새 목경운의 신형이 사라졌다.
초고속으로 이동하는 것 같은데, 너무 빨라서 순간 족적을 놓치고 말았다.
이광이 기감을 드높이고 눈동자를 빠르게 움직였다.
바로 그때였다.
-스륵!
흐릿한 그림자가 눈앞에서 나타나더니, 그의 미간을 노려왔다.
이에 고개를 뒤로 젖히며 막으려 했는데,
-사삭!
그것은 허초였다.
진초는,
-파아앙!
“컥!”
복부로 날아든 일장이었다.
이내 이광의 몸이 뒤로 튕겨 나가며 빗물이 고여있는 흙탕물을 수차례나 굴렀다.
“큭!”
한참을 굴러서 멈춘 이광이 황급히 자세를 바로잡고 몸을 일으켜 세우려 했다.
그러나,
“끄웩!”
오장육부로 침투한 진기를 흩트리는 기운 때문에 토악질을 참을 수가 없었다.
속에 있는 것을 전부 게워낸 이광이 비틀거리다 이내 겨우 고개를 들어 올리며 목경운의 족적을 찾았다.
그러는데 바로 앞에 목경운이 뒷짐을 지고 서 있었다.
오만하게 내려다보는 모습에 이광이 이를 악물고서 입을 열었다.
“하아······하아······. 북파도······.”
“저는 한눈에 알아보았는데 그쪽은 조금도 알아보지 못하는군요.”
‘!?’
순간 이광이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러거나 말거나 목경운은 말을 계속 이어나갔다.
“나름 그때의 빚을 똑같이 삼성 공력으로 갚아줬는데 말이죠.”
그 말이 끝나자마자 목경운이 턱을 붙잡고 쓰고 있던 인피면구를 벗었다.
-찌이이익!
‘!!!!!!!!!’
인피면구가 벗겨지며 드러나는 진짜 얼굴에 이광의 작게 흔들리던 눈동자가 튀어나올 것처럼 커졌다.
그런 그에게 목경운이 섬뜩하게 웃으며 말했다.
“우리. 오랜만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