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st, Might, Mayhem RAW novel - Chapter (34)
10화 무재(武才) (1)
굉장히 험악한 인상의 중년인.
그는 연목검장의 외당주 상웅백이었다.
안휘성 북부에서 무정격권(無情激拳)이라 불리는 그는 권법의 고수로 목가를 부친 시절부터 이대(二代)가 모시고 있는 충복 중의 충복이었다.
장주를 믿고서 검장에 들어왔던 내당주 장명인과 달리 가신들 중에서도 굉장히 소신이 강한 편이었다.
그랬기에 석 부인은 그를 포섭할 수가 없었다.
연목검장의 주축이라 할 수 있는 그는 가신들 사이에서도 꽤 입김이 강했다.
해서 그녀로서는 상웅백에게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정말이에요. 외당주.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내가 왜 그 아이에게 해코지를 하라고 시키겠어요.”
“흐음. 그렇습니까?”
이런 그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외당주 상웅백은 미덥지 못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석 부인은 속에서 열불이 났다.
그 방사 계집이 저지른 짓 덕분에 일이 꼬인 것도 모자라 의심을 받고 있었다.
‘망할 계집.’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모르겠다.
은전 천이나 받아 내놓고 손바닥 뒤집듯이 배신을 했으니 말이다.
‘귀영각……삭……’
그 대가는 반드시 치르게 할 것이다.
지금은 이 자가 문제였다.
“후우.”
외당주 상웅백은 상당히 집요한 성격을 지녔다.
한 번 의심을 한 이상 계속해서 자신을 감시하면서 살피려 들 것이다.
이렇게 되면 한동안은 목경운과 거리를 벌릴 수밖에 없었다.
‘곤란해.’
목경운 그놈에게서 비급서를 빼앗아야 했다.
상웅백의 감시 때문에 그것을 둘째 목은평 그 약아빠진 녀석에게 빼앗긴다면 영호의 자리가 위태로워질 수도 있었다.
뭔가 다른 수가 필요했다.
이런 그녀를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는 외당주 상웅백.
그는 속으로 혀를 찼다.
‘엉망이다.’
장주가 오늘 내일하며 생사를 가늠하기 힘들어진 후로 연목검장은 그야말로 사분오열(四分五裂) 그 자체가 되었다.
그래도 장주가 숨을 거두기 전까지는 눈치라도 보리라 여겼다.
한데 이건 최악이었다.
장주가 아직 살아계신데 차기 장주 자리를 다툰다고 대놓고 다른 후계자들을 죽이려들고 있다.
‘장주…….’
이 사실을 장주가 알게 된다면 실망이 크리라.
그러는 한편으로 안타깝다.
장주가 처음부터 후계 문제를 견고히 했었다면 자신을 비롯해 가신들이 그 유지를 받들어 정해진 후계자를 지켰을 것이다.
한데 그렇지 않아서 이 사달이 벌어졌다.
지금은 가신들조차도 의견이 대부분 갈렸기에 장주의 숨이 멈추는 순간 정말로 연목검장은 혈육들 간의 전장터가 될지도 몰랐다.
‘어찌 할고.’
결국 자신 또한 선택을 해야 하는 건가.
원래라면 장자인 대공자 목영호를 지지해야 옳았지만 이를 보면 실망스럽기 그지없었다.
대부인 때문에라도 꺼려진다.
장주가 돌아가시면 집안의 가장 어른이 될 분이 이런 짓을 벌이다니 말이다.
그런데 문득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러고 보니 둘째 공자도 그렇고…..’
왜 셋째 목경운 공자를 노리는 거지?
그들끼리 알력을 다투거나 혹은 장주가 가장 아끼던 천부적인 무재를 지닌 막내 공자를 노렸다면 그나마 이해가 됐을 거다.
한데 셋째 공자 목경운은 정말 쥐뿔도 없었다.
무재도 없었고 모친의 외가가 망하면서 입지가 약해졌다.
가신들 중에 누구도 지지하지 않기 때문에 대부인도 그렇고 둘째 공자도 전혀 견제할 이유가 없었다.
그런데 목숨을 노렸다.
‘가장 만만해서?’
아니 그러기에는 지금 시기는 너무 일렀다.
장주가 숨을 거둔 것도 아닌데 이런 짓을 해봐야 가신들의 지지만 잃을 뿐이었다.
외당주 상웅백은 진지하게 의문이 들었다.
대체 무엇 때문에 이들이 목경운을 노린 것일까?
분명 그들이 견제할 만한 무언가가 있으니 모든 걸 젖혀두고서 가장 먼저 노렸으리라.
‘……..뭔지 알아봐야겠어.’
그냥 넘길 문제가 아니었다.
그들 모두가 목숨을 노릴 만한 무언가가 있다면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
* * *
-스르르륵!
천장을 투과하여 누군가가 약당의 안으로 들어왔다.
면류관을 쓰고서 곰방대를 입에 물고 있는 그녀는 바로 청령이었다.
그런 청령을 마승이 공손히 굽신거리며 반겼다.
이에 그녀가 투덜거렸다.
-망할 식신이 되어서 그런 걸까? 아니면 방사라서 그런 걸까?
-……….
기회를 노려서 삭의 육신을 빼앗아보려고 했던 그녀였다.
그러나 실패했다.
무엇이 문제인지 혼동이 된다.
방사들은 사전에 주술이나 부적술로 백(魄)을 보호하는 조치를 취해놓는다.
그래서 격이 낮은 원혼들은 이런 방사나 기운이 센 인간들의 육신을 빼앗고 싶어도 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청령은 격이 낮은 원혼도 아니었다.
한데도 육신을 빼앗지 못했다.
-칫.
빙의(憑依)를 통해 강제된 연을 끊어보려 했는데 실패다.
역시 식신이 된 게 문제인 걸까?
뚱한 표정을 짓던 청령이 아래로 내려와 이내 침상에 앉아서 역행의 운기에 집중하고 있는 목경운을 바라보았다.
-벗어날 방법이 없군. 그런데 이 녀석…..
그녀의 핏빛 눈동자에 이채가 띠었다.
귀안(鬼眼)을 통해서 바라보는 목경운의 기운이 상당히 안정되어가고 있었다.
-호오.
목경운은 이매망량인 구여의 기운을 착의 식으로 흡수했다.
죽음을 맞이한 인간에게서 생겨나는 사기보다도 더 음하고 순도가 높은 것이 이매망량의 기운이다.
통제할 수 없거나 오히려 상당량을 배출시키라 여겼는데 의외였다.
이 기운을 안정적으로 흡수하고 있었다.
-흠.
청령이 목경운의 가까이로 다가갔다.
그리고 운기 행공에 집중하고 있는 목경운의 코앞으로 얼굴을 들이밀었다.
‘기이해.’
이마에 나있는 상처 자국.
베인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상처 부위가 며칠이 지난 것 같은 형태가 되었다.
이 정도라면 며칠 내로 아물지 싶었다.
‘…….인간의 회복력을 넘어섰군.’
식신이 되기 전에 거의 중상이라 할 만한 부상을 입고도 무사한 게 기이하다고 여겼었다.
한데 자세히 보니 확실했다.
이 녀석 평범한 인간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회복력을 지녔다.
어찌 인간이 이런 게 가능할까?
‘뭔가 있어.’
절대 평범한 인간이 아니다.
강제로 식신화되면서 주도권을 빼앗기지만 않았어도 육체를 강탈해서 왜 그런지 알아볼 수 있을 터인데 아까웠다.
혀를 차던 청령이 목경운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
‘제법 곱상하게 생겼군.’
전부터 느꼈지만 목경운의 얼굴은 굉장한 미형이라 할 수 있었다.
미소년의 기준에 부합한다.
딱히 이 중생 녀석이 마음에 들진 않지만 그나마 이런 아름다운 얼굴은 그럭저럭 괜찮다.
관상용으로는 제격이니까.
-팍!
그때 목경운이 갑자기 눈을 떴다.
덕분에 코앞에서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
깜짝이야.
이놈은 원혼도 놀래게 하네.
“뭐하시는 거죠?”
-………
얼굴 감상 중이었다고 하기에는 체면이 구겨진다.
그 물음에 청령이 거리를 벌리고서 슬그머니 고개를 옆으로 돌리며 곰방대를 입에 물고서 딴청을 피웠다.
-뭘 하긴 뭘 한다는 게야.
“흐음.”
이런 청령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목경운이 물었다.
“그건 잘 처리하셨나요?”
-흥. 본좌를 어찌 보고 하는 소리더냐.
“역시 청령이군요.”
목경운이 빙그레 웃었다.
이런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그녀가 한 쪽 눈썹을 치켜 올렸다.
괜히 이 녀석을 도와준다고 한 것 같다.
예상을 깨고서 혼자 힘으로 이매망량 구여와 방사 계집을 해결하기에 이 녀석이 과연 어떻게 될지 지켜보기 위해 도와준다고 했는데 새삼 후회가 된다.
그런 그녀에게 목경운이 말했다.
“많이 늦으시기에 혹시나 영영 떠나신 건가 했거든요.”
-………떠나기는.
눈치 빠른 목경운의 말에 청령이 퉁명스럽게 투덜거렸다.
떠나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이다.
도와주기로 한 것과 별개로 기회만 된다면 언제든지 식신의 연을 끊고 싶은 게 그녀의 본심이었다.
-쓸데없는 소리하지 말고 계속 운기나 해라. 구여에게서 빼앗은 기운을 조금이라도 네 것으로 만들고 싶다면 이렇게 노닥…..
“아! 한 가지 확인할 게 있어서요.”
-확인?
“네. 이게 단전이라는 건지 궁금해서요.”
-단전? 사기(死氣)로 단전을 형성할 수 있을지 아닐지는 아직까지 알 수 없다. 중생 네가 부단히…..
“배꼽 아래 쪽에 깨알만큼 작게 뭉친 이게 단전이 아닌가요?”
-…….뭐?
청령이 미간을 찡그렸다.
지금 이 녀석 단전을 형성했다고 한 건가?
-그럴 리가?
청령은 믿을 수가 없다는 표정으로 목경운을 바라보았다.
아무리 이매망량이 지녔던 기운을 흡수해서 충분한 양을 확보했다고 하나 벌써 단전을 형성했다는 건 납득이 가지 않았다.
생전에도 그런 전례를 본 적이 없었다.
기운을 느끼고 나서 얼마 운기를 했다고 벌써 단전을 만들어내?
-확인해도 되겠지?
“네. 안 그래도 맞는지 궁금하니까요.”
이에 청령이 목경운의 복부를 향해 손바닥을 가져갔다.
확인 방법은 매우 간단했다.
형체가 없는 원혼이기에 백(魄) 안으로 직접 들어가서 확인하면 된다.
그런데,
-!?
통과가 되지 않는다.
손바닥이 복부 안으로 들어가지지 않고 표면에서 그쳤다.
그녀 정도 되는 격이 높은 원혼은 잠시지만 유체를 실체화 하는 게 가능했다.
한데 지금 이건 실체화를 해서 그런 게 아니었다.
-탁탁!
“뭐 하시는 거죠?”
-안 들어가져.
“왜요?”
-그걸 본좌가 어떻게 아느냐?
그녀도 정확한 이유를 알 수 없었다.
분명 유체 상태인데 왜 이런 걸까?
혹시 자신에게 문제가 있나 싶어 옆 침상에 코를 골며 자고 있는 고찬 호위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고찬 호위의 배로 손을 쑥하고 집어넣었다.
너무도 자연스럽게 들어갔다.
-되는데? 그럼……
집어넣었던 손끝을 아주 잠시 실체화해서 단전을 살짝 건드려 보았다.
그러기가 무섭게 고찬이 화들짝 놀라서 눈을 떴다.
“히익!”
그러더니 이내 파르르 몸을 떨더니 눈이 뒤집혀서는 기절해버렸다.
청령은 미처 잊고 있었다.
단전이라는 곳이 형성된 순간부터는 신체의 내부에서 가장 민감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러나 고찬이 기절하거나 말거나 그녀는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쯧쯧 엄살은. 아무튼 본좌의 문제가 아니다.
결론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어째서인지 모르겠지만 유체(遺體)인 자신의 손이 목경운을 통과하지 않고 부딪친다.
상당히 기이한 일이었다.
-이상하다. 설마 식신이 되어서 그런 건가? 어이. 땡중. 너도 해봐라.
그 말에 어기적거리며 다가온 마승이 목경운의 몸을 조심스레 건드렸다.
역시나 마승 역시도 유체가 백(魄)을 통과하지 못했다.
이에 두 원혼은 의아함을 금치 못했다.
“왜 그런지 알겠나요?”
-흐음. 유체들 간이 아니라면 이렇게 부딪칠 리가 없을 텐데.
“그럼 청령은 제가 단전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하기 어렵겠네요?”
-뭐……그게 아니더라도 다른…..
그녀의 말이 미처 끝나기도 전이었다.
-끼이이익!
약당의 문이 작은 소리와 함께 열렸다.
누구지 하는 마음에 그곳을 바라보니 험악한 인상의 한 중년인이 들어오고 있는 게 보였다.
‘외당주?’
그는 외당주 상웅백이었다.
취조를 한 번 했었기에 얼굴을 기억하고 있었다.
“아아아.”
가부좌 자세를 하고 있던 목경운을 발견한 외당주 상웅백의 표정이 다소 어두워졌다.
상처투성이가 된 것을 보아서였다.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피딱지로 인해 그리 구분이 가지 않았다.
상웅백이 가까이 다가오며 말했다.
“아직 주무시지 않고 계셨군요. 공자.”
“아. 네.”
거의 앞까지 다가온 외당주 상웅백이 고개를 푹 숙이며 말했다.
“송구합니다. 제가 좀 더 신경 썼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 텐데.”
겉보기만 본다면 목경운의 상태는 최악이었다.
습격을 받아서 이렇게 됐다고 여긴 외당주 상웅백은 정말로 이것이 자신의 불찰이라고 여겼다.
그랬기에 사죄하는 것이었다.
이에 목경운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뇨. 괜찮습니다. 그럴 수도 있죠.”
“그럴 수도 있죠의 문제가 아닙니다. 외당의 무사들이 지키고 있는데 공자께서 다치셨습니다. 이건 전적으로 제 불찰입니다.”
“자책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미소를 지으며 말하는 목경운.
이런 목경운을 바라보는 상웅백의 눈빛에 이채가 띠었다.
공자들과는 자주는 아니지만 외당주로서 한 번씩 접촉하기에 어떤 성격들을 지녔는지는 대충이나마 알고 있었다.
장내에 떠도는 소문도 있고 말이다.
‘…….지난번도 그렇고 이상하다.’
상웅백은 목경운이 꽤나 까탈스럽고 겁이 많은 걸로 알고 있었다.
무재가 떨어지고 외가 쪽이 망한 후로 유독 더 그랬다.
그런데 지금 보면 대범하다고 해야 할까?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을 연달아 두 번이나 겪었는데 이렇게 침착할 수가 있나?
이번 건 그리 오래 되지도 않았다.
한데 두려워하는 기색이나 감정적인 후유증 같은 게 없었다.
‘원래 이랬었나?’
갑자기 의문이 들었다.
이렇게나 다치고도 목숨을 위협받았는데도 침착하면서도 대범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어른들도 힘든 일이었다.
“공자…….정말 괜찮으신 게 맞습니까?”
그 물음에 목경운은 순간 속으로 자신이 실수했다는 사실을 인지했다.
별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어느 정도 엄살을 부릴 걸 그랬다.
이에 살짝 고개를 떨구며 말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러다 쥐도 새도 모르게 죽을까봐 걱정되긴 하네요.”
그 말에 상웅백이 눈매가 더욱 가늘어졌다.
의구심이 깊어진 것이었다.
자신의 물음을 듣고서야 새삼 걱정된다고 해봐야 이미 늦었다.
‘……..귀찮게 됐네.’
목경운도 그런 그의 의구심을 알아차렸다.
여태껏 큰 의심을 받지 않았는데 의외의 사람에게서 일이 꼬이는 듯 했다.
아직까지 가짜인지 아닌지까지는 아닌 듯 하지만 이렇게 촉이 좋은 사람은 계속 엮여봐야 좋을 게 없었다.
그때 외당주 상웅백이 입을 열었다.
“공자……몸이 많이 좋지 않아 보이는데, 속하가 내상이 심하지 않은지 체내를 한 번 살펴봐도 되겠습니까?”
그 물음에 옆에 있던 청령이 속삭였다.
-조심하는 게 좋을걸. 네 말대로 정말 단전이 형성되었다면 그게 아무리 작다고 한들 그 기운은 양생의 것과는 완전히 관련이 멀 테니까.
목경운이 의아한 눈빛으로 그녀를 슬쩍 쳐다보았다.
그러자 그녀가 이죽거리며 말했다.
-괜히 사도(邪道)로 오해받을 수도 있단 소리다.
‘그게 뭐지?’
아직까지 무공에 대한 지식이 그리 많지 않은 목경운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말투로 보아선 어떤 의미에서 경고를 했는지는 대충 알 것 같았다.
이에 목경운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괜찮습니다. 내일 의원께서 오시면 그때…..”
“공자. 결례를 용서하십시오.”
-파팍!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외당주 상웅백이 목경운의 오른손목을 금나수의 수법으로 빠르게 움켜쥐었다.
상웅백의 손놀림은 감 호위나 석 부인보다도 훨씬 빨랐다.
어떻게 피할 틈도 없었다.
목경운의 손목을 움켜쥔 상웅백이 그것도 모자라 가슴 쪽으로 타혈을 했다.
-파파파팍!
몸이 굳게 만드는 마혈(痲穴)을 순식간에 점해버렸다.
이렇게 혈도를 점한 상웅백이 목경운의 단전을 살피기 위해 손목으로 진기를 불어넣었다.
진기를 불어넣은 상웅백은 빠르게 혈맥의 운기 경로를 통해 목경운의 장기를 살피고 단전까지 훑어내려했다.
그런데,
-스르르르!
몸 안을 타고 들어가던 진기가 갑자기 흩어졌다.
‘!?’
상웅백의 미간을 찡그렸다.
진기를 보내다 도중에 끊겼나 싶어서 다시 보내보았다.
한데 똑같았다.
-스르르르!
그의 진기가 운기 경로를 타고 흘러들어가다 이내 흩어져버리고 말았다.
뭔가 이상했다.
상웅백은 찰나에 고민했다.
보통 체내를 살필 때는 상대방의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진기를 불어넣는다.
그런데 이렇게 흩어져버린다면 더욱 진기를 많이 불어넣을 수밖에 없었다.
단지 이 방식은 조금 위험할 수도 있었다.
“공자……송구한데 진기를 조금 더 불어넣겠습니다. 마혈을 점해두었지만 거북하더라도 조금만 참아주십….”
“음. 별 수 없네요. 청령.”
“청령? 그게 무슨…..’
-푹!
바로 그 순간이었다.
상웅백은 한순간 꼼짝할 수가 없었다.
그것은 뭔가가 자신의 심장을 움켜쥐고 있는 괴이한 감각에 사로잡혔기 때문이었다.
“헉…..헉……”
본능적으로 상웅백은 알 수 있었다.
아주 부드럽게 움켜쥐고 있는데 조금만 손에 힘을 주면 심장이 터질 것 같다.
대체 이게 무슨 괴이한 일이란 말인가?
당혹스러워하고 있는데, 목경운이 누군가와 대화라도 하는 것처럼 무언가를 말했다.
“아뇨아뇨. 심장을 터뜨리면 곤란하죠. 잠시 기다려주세요.”
‘!?’
순간 상웅백의 눈이 찢어질 듯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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