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st, Might, Mayhem RAW novel - Chapter (347)
사천당가의 봉문(封門) 선언.
선택지가 없기에 이루어진 일이었지만 무가로서의 자존심이 있기에 당가는 이 사실이 외부로 퍼져나가는 것을 최대한 지연시키려 했다.
그러나 그런 그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천당가의 봉문은 굉장히 빠른 속도로 중원 전체로 퍼져나갔다.
사천당가는 혈족으로 이루어진 무가이다.
방계나 분가와의 연계로 그 피를 견고히 한다고 하여도 외부와의 혼사를 완전히 배제하는 것은 아니었다.
가문에 충분히 득이 되는 상황이라면 명문 무가와의 혼인을 통해 혈맹을 맺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당가 내에는 일부 외부 출신들이 있었고, 아무리 숨기려 해도 일부 그날의 일들이 퍼져나갔다.
-펄럭펄럭!
그들이 보내는 전서구들은 각 무가의 정보부로 들어갔다.
새를 통해 소식을 보내니 당연히 거리는 무의미했고, 어느새 그 소식은 불과 보름 채 되지 않아 정도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정의맹(正義盟)에마저 이어졌다.
정의맹 본단의 군사부 겸 정보부처.
부처를 총괄하는 자는 정의맹의 제 일(一) 군사(軍師) 제갈도양이다.
그런 그의 집무실로 누군가 급하게 들어왔다.
-쿵!
“누가…..아! 위 부맹주 오셨습니까?”
제갈도양이 자리에서 일어나 포권지례를 했다.
누가 허락도 없이 집무실로 들어오나 했더니 그는 정의맹의 2인자라 할 수 있는 부맹주 만지역검(滿志逆劍) 위탁현이었다.
현 무림의 최고수라 할 수 있는 팔성(八星)의 일인인 그는 정의맹 안에서도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고수라 할 수 있었다.
평소라면 늘 웃는 상에 가까운 그였지만 현재는 표정이 상당히 좋지 않았다.
“이게 사실이오?”
부맹주 위탁현이 보고서 붉은색 두루마리 하나를 그의 앞으로 들이밀었다.
이를 본 군사 제갈도양이 탄식과도 같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후우. 서둘러달라고 급편으로 올렸는데 이제 보신 겝니까?”
“요 근래 급편으로 결제가 올라오는 게 한 둘인 줄 아오? 이런 거라면 직접 알려줬어도 되지 않소.”
“저도 이것 때문에 처리할 게 하나 둘이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급편에다가 반드시 곧바로 처리해야 하는 사항이라고 붉은 두루마리에 금실까지 해서 표시해놨지 않습니까?”
“……..”
그런 그의 말에 부맹주 위탁현이 혀를 내두르더니 이내 졌다는 투로 말했다.
“…….알겠소. 알겠소이다. 내가 미처 신경쓰지 못했소이다. 한데 이게 무슨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오? 당가가 봉문을 하다니 무슨 말이오?”
“보고서에 적혀 있는 그대로입니다.”
“적혀 있는 그대로라니……사천당가가 고작 한 사람에 의해 패배를 인정하고 봉문 했다는 게 말이 되는 소리요?”
평소라면 아무리 급편의 보고서라고 해도 정보부처까지 찾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보고서는 그냥 넘길 수 없는 문제였다.
보고서에 있는 이 이름은 이번 한 번만 나온 것이 아니었다.
정의맹에 속해있지만 유일하게 속세의 일이라며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관여하지 않는 한 소속 집단이 있었다.
바로 숭산의 소림사(少林寺)였다.
정도 무학의 발원지라 불리며 정도 무림의 중심.
이런 소림에서 충격적인 소식이 날아들었다.
[소림 백팔나한진 단 한 사람의 무인에게 패배.]그것은 매우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소림이 존재해온 이래 백팔나한진(百八羅漢陣)이 단 한 사람에 의해 패배했던 일은…..구무림 시절 딱 한 번 있었다고 듣기는 했다.
그러나 그것은 의미가 달랐다.
그 자는 모든 무림인들이 인정하는 천하제일검(天下第一劍)이다.
한데 그런 일이 두 번째로 일어났다.
그것도 그 당시를 타산지석(他山之石) 삼아 단점을 보완하고 더욱 그 위력이 고강해진 것으로 유명한 게 발로 백팔나한진이었다.
“…….천마(天魔).”
백팔나한진을 단 한 번의 진각으로 무너뜨린 자의 이름이라고 한다.
이게 정말 진짜 이름인지도 모르겠다.
하늘의 마귀라니.
누가 이런 이름을 붙인단 말인가?
사마외도(邪魔外道)를 걷는 미치광이들이나 붙일 법한 호칭이었다.
“대체 이 자의 정체가 뭐요?”
“모르겠습니다.”
“모른다? 아무 것도 말이오?”
“아무 것도 모릅니다. 소림 안에서 벌어졌던 일이지만 그나마 알려진 것도 그 안에 들어갔던 금의위 무사 때문입니다.”
“뭐 인상착의라든지 어느 단체와 관계가 있는지 짐작할 만한 어떤 요소도 없소?”
“굉장히 젊어보인다고 들었습니다.”
“젊어보인다?”
부맹주 위탁현이 혀를 찼다.
어느 정도 경지에 이르게 되면 외양은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깨달음을 얻은 자들 중에 환골탈태(換骨奪胎)를 하여 젊음을 되찾는 이들도 더러 있었기 때문이었다.
문제는 정확한 인상착의였다.
“놈을 찾아야 하오. 이건 이제 그냥 넘길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소.”
소림의 백팔나한진을 진각 한 번으로 무너뜨린 것은 그 엄청난 무(武)를 과시하기 위한 정도로 받아들일 수 있겠지만 사천당문의 봉문은 달랐다.
사천당문은 정의맹의 한 축이자 무림 칠대세가 중 하나였다.
그들이 정도 무림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하다고 할 수 있었는데, 그들이 자그마치 60년 간의 봉문을 선언했다.
당문 자체만으로도 커다란 힘이지만 유일하게 사파의 무리들로부터 독(毒)과 암기를 견제할 수 있는 집단의 부재가 생겨나게 된 것이었다.
제 일 군사 제갈도양도 동의하는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옳은 말씀입니다. 사천당가를 봉문시킨 시점에서 그 자는 정도가 아닌 사도에 가까운 자라는 게 확실해졌습니다.”
“천마라는 그 이름인지 호칭부터가 이미 사도요. 그보다 걱정이구려. 안 그래도 천지회부터 사련맹, 녹림, 장강수로채 등 성가신 것들이 넘쳐나는데…..”
“이 자의 등장 자체가 현 무림의 균형을 깨뜨릴 수 있습니다.”
“균형을 깨뜨려?”
부맹주 위탁현의 반문에 제 일 군사 제갈도양이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천지회도 그렇고 사련맹도 근래 들어 잠잠해지면서 사파에는 특출난 구심점이 없었습니다.”
“구심점……”
“네. 어떠한 세력이든 특출난 중심이 존재하는 법입니다. 그런 자들을 두고서 우두머리의 자질을 지녔다고도 하고 영웅의 자질을 지녔다고 합니다.”
“영웅? 하! 사마외도의 악인들이 무슨 영웅이란 말이오.”
“적어도 사마외도를 지향하는 자들에게 있어서는 영웅으로 각인 되겠지요. 단신으로 소림의 명예를 무너뜨리고 사천당문을 봉문시켰습니다. 사도에서는 여태껏 이렇게 과감한 자가 있었습니까?”
“………”
이런 제갈도양의 말에 부맹주 위탁현의 표정이 더욱 심각해졌다.
확실히 사파인들 중에 단 두 번의 행보만으로 이렇게 두각을 드러낸 자는 존재하지 않았다.
“위 부맹주. 그냥 넘어가면 안 될 문제입니다. 이 자는 정말 위험합니다.”
“그 정도는 나도 인지하고 있소. 당장 회의를 소집하겠소.”
“네. 서두르시죠. 이미 소문을 접한 무림인들은 그 자를 새로운 하늘로 칭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하늘? 설마……”
“네. 육천이 아니라 일곱 번째 하늘(七天)로 말이죠.”
‘!!!!!!!’
악(惡)에 가까운 새로운 하늘의 등장.
그것은 주도권을 차지하고 있는 정파인들에게는 흉보(凶報)였고, 세력에 있어서 다소 위축되고 있던 사파인들에게 있어서는 희보(希報)라 할 수 있었다.
* * *
[……돌아가셨다고는 하나 모시던 주군이었으니 호칭에 대해 양해해주길 바라오.] [그런 건 별로 신경 쓰지 않아요. 하던 얘기나 마저 하시죠.] [알겠소. 돌아온 가주의 목에는 평소보다도 더 많은 붉은 반점이 올라와 있었소. 이를 본 나는 가주께서 무형독공(無形毒功)을 썼음을 알 수 있었소. 그것은 단순히 수련을 해서 생길 그런 게 아니었소.]몸 곳곳에서 보이는 상처 자국이 옷의 찢겨진 흔적을 보면 분명 크게 싸운 게 틀림없었다.
[그래서요?] [당시에는 그 싸웠던 대상이 나는 해영약선 장문노인줄 몰랐소.] [말을 하지 않으니 몰랐겠죠.] [그렇다기 보다는 가주께서 말하는 인상착의를 듣고서 귀검(鬼劍)일지도 모른다 생각했었기 때문이오.]‘!?’
목경운의 눈에 이채가 띠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자가 등장했기 때문이었다.
[귀검? 그게 무슨 소리죠?] […….돌아온 가주께서는 호법을 몇몇을 제외하고는 모든 호위 무사들을 풀어서 계곡 하류 쪽에서 형체가 제대로 남아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시체 하나를 찾으라 했었소. 그런데 그분께서 이야기한 복색과 부러진 검을 들어보면 분명 귀검(鬼劍)이 틀림없었소.]* * *
목경운이 다소 가늘어진 눈으로 턱을 쓰다듬었다.
의외의 정보였다.
이걸 토대로 정리를 한다면 할아버지가 가장 먼저 만났던 자는 당가주 당인해가 틀림없었다.
놈은 애초부터 할아버지를 죽일 목적으로 찾아왔다.
할아버지를 죽임으로서 예언의 능력을 물려받은 예송아라는 여인을 차지하기 위해서였다.
그렇게 할아버지를 무형독에 중독시킨 당가주 당인해는 도중에 사라졌다.
그런데 그 사라진 공백 속에 존재했던 자가 아무래도 귀검(鬼劍)이었던 모양이다.
[그분께서 누군가를 쫓듯이 어딘가로 가고 있었다.]할아버지에게 최후의 일격을 날린 밀회의 제 이계(二界) 이광이라는 자가 했던 말이었다.
귀검이 쫓은 자는 당가주 당인해였다.
그렇게 두 사람은 싸웠고 호위단주인 당인후의 말이 사실이라면 그 승자는 당인해였다.
“흠.”
시체의 형태가 무사한지 확신을 못했다는 것과 목의 붉은 반점 후유증을 보면 당인해는 귀검에게 무형독공을 썼다.
여기까지만 보면 귀검은 당인해에게 살해당했다고 봐야 했다.
그런데 밀회와 관련된 자들은 누구 하나 귀검이 죽었다고 여기지 않고 있었다.
‘그 일로부터 거의 반 년.’
아무리 밀회가 비밀스러운 점 조직이라고는 하나, 자그마치 반 년 동안이나 조직의 간부의 죽음을 눈치채지 못했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
그렇다는 건 귀검이 죽지 않았을 확률은 상당히 올라간다.
‘무형독을 버텼다는 건가?’
의외다.
피가 독 그 자체인 독인인 자신과 달리 귀검은 무형독에 대항할 방법이 없었다.
그런데 무슨 수로 살아남은 거지?
알면 알수록 이 자는 유독 의문이 많았다.
할아버지를 직접적으로 죽인 자들에 대한 원수는 마쳤다고 할 수 있었지만, 그 배후에 있는 자들은 아직 잡지 못했다.
그들을 잡으려면 여전히 귀검이 필요했다.
‘…….역시 회주가 답인가.’
죽은 이광은 그 귀검을 부를 수 있는 유일한 자가 천지회의 회주라고 했다.
아직까지는 회주만이 밀회와 접촉할 수 있는 단 하나의 길이었기에 천지회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복수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 배후에 있는 모든 자들을 죽여야 끝이 난다.
-다그닥! 다그닥!
목경운이 앉아 있는 곳은 마차 안이었다.
마차는 총 두 대였다.
한 대는 당가주 당인해가 몰고서 도망치려 했던 것인데, 섭춘과 몽무약이 잘도 이를 빼돌려서 유용하게 쓰고 있었다.
일행을 둘로 나누었는데, 한 대에 타고 있는 것은 자금정과 섭춘, 몽무약, 성화령주였고, 다른 한 대는 마부석에 마라현, 그리고 그 안에 목경운과 여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는 성화령주의 손녀 예송아, 팔독마장 구양수가 타고 있었다.
이 마차 안에 구양수가 같이 타고 있는 이유는 하나였다.
그것은 예송아의 뇌에 미쳐 있는 미독을 해독하기 위해서였다.
당가주 당인해는 그녀의 혈도만을 점한 게 아니라 혹시 모를 일을 대비해서 한동안 깨어나지 못하게 미약까지 뇌에 미치게 했다.
해서 거의 이레 가까이 깨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반나절 전부터 구양수의 해독에 차도를 보여 눈을 조금씩 깜빡이는 걸로 보아 곧 깨어날 듯 했다.
끝
ⓒ 한중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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