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st, Might, Mayhem RAW novel - Chapter (357)
도객이 잔뜩 고양된 얼굴로 입을 열었다.
“천마(天魔)!”
흥분을 금치 못하는 그의 목소리에 목경운이 흥미롭다는 눈빛으로 입술을 뗐다.
“죽일 생각이었는데 막았네요?”
지외를 죽이려는 찰나의 순간.
그 순간에 드러난 틈을 노려 놈의 목을 뚫어버리려고 했던 목경운이었다.
그런데 휘두르던 힘을 찰나에 멈춰버리더니, 그대로 역행하여 도신으로 검격을 막아냈다.
목경운의 시선이 자연스레 그의 팔목과 허리로 향했다.
옷의 굴곡으로 보일 정도로 굉장히 발달한 근육이 눈에 띠었다.
‘……결이 다르네.’
목경운의 기억 속에서 가장 발달한 근육은 유무진이었다.
유무진의 근육이 가장 이상적인 형태로 발달한 것이라면 이 자의 근육은 보통 사람들과는 발달한 형태가 꽤 달랐다.
그러는데 목경운 덕분에 목숨을 구제 받은 지외가 말했다.
“그댄 누구요?”
“그건 알거 없고 물러나시죠.”
“……..”
뭔가 무시 받는 기분이 들어 살짝 기분이 불쾌해지는 그였지만 이내 덕분에 명줄이 붙었다는 고마움에서 이 감정을 억누르고서 말했다.
“귀하가 누구인지는 모르겠으나 저 자는 혼자서 상대할 수 있는 자가 아니오. 하니 자존심은 부리지 말고 합공…..”
-파앙!
그 순간 지외는 자신을 밀어내는 반탄력에 의해 뒤로 튕겨나가고 말았다.
“이게 무슨 짓……”
-채아아아앙!
그때 도객의 보도와 목경운의 요검 악즉이 부딪쳤다.
그러자 공기가 찢겨나가는 소리와 함께 두 사람을 중심으로 엄청난 풍압이 일어나며 절벽의 바닥이 갈라졌다.
이를 본 지외가 자신도 모르게 마른 침을 삼켰다.
-꿀꺽!
조금만 늦었다면 저 여파에 그대로 휘말릴 뻔 했다.
‘…….이 자는 또 누구지?’
저 괴물 같은 도객을 상대할 수 있는 유일한 대항마는 육천(六天)의 일인이자 영검산장의 장주인 구천무뿐이라 여겼던 그였다.
그런데 지금 맞부딪친 일검과 일도를 보았을 때 거의 호각에 가까웠다.
그렇다는 건 이 정체 모를 청년 또한 그에 상응하는 괴물임을 의미했다.
‘대체 이런 괴물들이 갑자기 어디서들 튀어나온 거지?’
기가 막힐 따름이었다.
그와 마찬가지로 근방에 살아남은 검수들과 항산파의 장로 정명 사태 또한 새롭게 나타난 절세고수의 등장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얼굴만 보면 약관도 되어 보이지 않는데 저 도객과 부딪쳐도 전혀 밀리지 않았다.
-파르르르!
도객의 도와 목경운의 악즉이 부딪친 채 강하게 떨려왔다.
그 상태로 도객이 입을 열었다.
“천마. 이렇게 만나게 되어 영광이군.”
“……..참 재미있는 날이군요. 그 이름으로 저를 부르는 자를 또 만나다니.”
“또?”
“그쪽은 저를 어떻게 아시는 거죠?”
이런 목경운의 물음에 도객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시초이자 전설인 그대를 모르는 자가 과연 누가 있겠나.”
“시초?”
목경운의 한 쪽 눈썹이 치켜 올라갔다.
이건 또 무슨 소리지?
시초라니?
-고오오오오!
의아해하고 있는데 도객이 기운을 끌어올리며 말했다.
“처음으로 무림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 대담하게도 마(魔)와 상극이라 할 수 있는 불도(佛道)의 성지이자 중원 무학의 발상지라 불리는 소림, 두 번째가 사천당가, 그리고 세 번째가 검의 성지라 불리는 이곳 영검산장…….기다린 보람이 있군. 그래.”
-끼리리릭!
도객의 기운이 계속해서 올라가자 맞대고 있는 목경운의 요검 악즉에서 파란 불꽃이 튀며 이것이 뒤로 밀려나기 시작했다.
심지어 밀려나는 것은 검만이 아니었다.
-촤르르르르!
바닥을 지탱하고 있던 두 발도 밀려나고 있었다.
목경운의 눈에 이채가 띠었다.
삼안의 요력까지는 아직 개방하지 않았지만 귀안(鬼眼)을 개방한 시점에서 이 자의 기운에 한계가 느껴지지 않았다.
마치 거대한 기운 덩어리처럼 느껴질 만큼 진기를 헤아리기 힘들었다.
공력에서 자신이 앞선다고 여겼는지 도객의 입 꼬리가 올라갔다.
“본좌의 내공은 인간의 한계를 넘어섰다.”
“그렇군요.”
“아쉽게 되었군. 확실히 해두기 위해 지금을 노렸는데, 이럴 줄 알았다면 걸음마 정도는 뗀 수준일 때를 노릴걸 그랬어.”
“아까부터 계속 알아듣기 힘든 소리를 지껄이는군요.”
“후후후. 흘려듣게나. 어차피 그대가 이해할 수 있는 말은 아니니까.”
-촤르르르르!
도객의 기운이 더욱 오르며 목경운의 신형이 계속해서 뒤로 밀려갔다.
공력에서 우위라 확신한 도객은 이대로 목경운을 압도적인 공력으로 누를 작정이었다.
그런데,
-콰득!
어느 순간 목경운의 발이 지면에 박힌 것처럼 멈춰서서 움직이지 않았다.
이에 도객의 눈매가 가늘어졌다.
공력에 있어서 분명 자신이 훨씬 우위일 텐데 갑자기 치솟는 이 역량은 뭐지?
바로 그 순간이었다.
-고오오오오오!
-흠칫!
목경운의 전신에서 흉폭하기 그지없는 검은 기운이 아지랑이처럼 흘러나오며 맞대고 있는 요검 악즉의 검신이 검게 물들어갔다.
기운 그 자체가 커졌다기 보다 역량이 폭증하며 집중된 느낌이었다.
방금 전까지 밀려나다 다시 호각지세를 이루자 도객이 당혹스러워하기는커녕 광소를 터뜨렸다.
“하하하하핫! 그래! 이 정도는 해줘야 전설이라 할 수 있지.”
“시끄럽군요.”
-팟!
그 순간 목경운의 좌수가 도객의 두 눈을 노렸다.
이에 도객이 고개를 옆으로 젖히며 도에 가하고 있던 힘을 뺐다.
그리 되며 목경운의 신형은 검을 휘두르던 방향으로 쏠렸다.
그렇게 되자,
-팟!
도객이 쥐고 있던 도를 놓고서 수도(手刀)로 목경운의 팔목을 잘라버릴 기세로 극쾌(極快)의 일도를 펼쳤다.
-채아앙!
그러나 일도는 목경운의 오른팔을 베지 못했다.
그것은 허리춤에 있던 요검 겁살이 저절로 빠져나와 도객의 수도를 막아냈기 때문이었다.
‘극쾌살도를 이런 식으로 막아내다니 과연 명불허전이군. 하면 이건 어떠냐?’
그 순간 도객의 왼손으로도 도초를 펼쳤다.
방금 전과 마찬가지로 극쾌의 초식인 극쾌살도(極快殺刀)였다.
왼손으로 펼치는 도초는 목경운의 머리를 단숨에 반 토막으로 갈라버리려고 했다.
그러나,
-팟!
그 순간 목경운이 아슬아슬하게 이를 피해내며 뒤로 거리를 벌렸다.
위에서부터 내려치는 일도이기에 피하거나 막는 것 외에는 방도가 없었는데, 이렇게 조금이라도 거리를 벌리면,
-채채채채채챙!
도초에 대항할 수 있었다.
목경운의 악즉과 도객의 예기가 실린 수도가 서로의 사이를 가득 메웠는데, 그 속도가 어찌나 빠른지 지외와 같이 벽을 넘어선 화경의 고수조차 육안으로 쉽게 판별이 가지 않을 정도였다.
당연히 일반 검수들이나 정명 사태의 눈에 보일 리가 없었다.
‘너무 빨라.’
‘괴, 괴물들이다.’
두 절세고수들이 펼치는 검과 도는 그야말로 쾌(快)의 진수였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들 간의 거리는 고작해야 세 보 정도 거리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조금만 실수해도 치명적인 일격이 날아올 수 있는 거리인데도, 조금도 공방에 있어서 흐트러짐이 없었다.
이런 그들의 대결을 바라보는 지외의 입에서 탄성이 흘러나왔다.
“하아…….”
이에 정명 사태가 놀라서 물었다.
“아미타불. 선배께서는 저게 보이십니까?”
“…….제대로 보일 것 같나? 고작 해야 일부만 보일 뿐일세.”
“한데 어찌해서 그리 탄성을 흘리시는 겁니까?”
“저들의 공방은 그 수준이 너무 높네.”
도객이 극쾌로 펼치는 도초의 궤적은 일반적으로는 휘두를 수 없는 기이한 궤적으로 날아들어 변화무쌍하게 상대를 압박해나가는 반면, 저 젊은 검수는 마찬가지로 극쾌로 검초를 펼치는데 놀랍게도 양손으로 다른 초식을 펼치고 있었다.
양손으로 다른 초식을 펼치니 당연히 두 사람이 합공을 하는 것과 다름없었기에 도가 날아드는 기이한 궤적에 대항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런 엄청난 대결을 눈앞에서 보게 되다니.’
절로 감탄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채채채채채챙!
거의 이십여 초식 가량을 그렇게 부딪치던 찰나였다.
계속 이어질 것만 같던 상황처럼 보였지만 도객이 먼저 뒤로 신형을 날리며 거리를 벌렸다.
그것은 공방에서 버티지 못해서가 아니었다.
-슉!
조금만 늦었다면 흑색 강기로 물든 요검 즉살이 그를 꿰뚫었을 것이다.
날아가는 요검 즉살을 보며 도객이 속으로 혀를 내둘렀다.
두 손으로 전혀 다른 초식을 펼치면서 그 와중에 이기어검강의 수법마저 펼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말 그대로 혼자서 세 사람 몫을 해내고 있었다.
‘벌써 이 정도라니.’
경험을 쌓기 위해 수많은 절세고수들과 겨뤘던 그였다.
그렇기에 내공뿐만이 아니라 경험이나 통찰력 역시도 자신이 우위일거라 확신했었다.
그런데 그 예상이 벗어났다.
‘……..이제 막 이름을 날리던 시기이기에 애송이일 거라 여겼건만.’
전혀 애송이가 아니다.
도객의 입 꼬리가 미묘하게 비틀렸다.
약관도 되지 않았는데 벌써 이런 경지에 이르다니……역시 이 일족의 재능은 질투가 날만큼 위험하기 짝이 없었다.
‘역시 뿌리부터 뽑는 게 옳다.’
-슉! 채앙!
도객이 날아오는 흑색 이기어검강을 왼손 수도로 가볍게 튕겨내고서 오른손을 뻗었다.
바닥에 떨어져 있던 그의 보도가 손으로 빨려 들어왔다.
도를 쥔 도객이 이내 더욱 기운을 끌어올렸다.
“몸풀기는 끝났으니 이제 제대로 해보세.”
-고오오오오오!
그에게서 흘러나오는 기운이 어찌나 강한지, 대결을 지켜보던 검수들의 얼굴이 하얗게 질릴 지경이었다.
기운이 더욱 강해지고 예리해지자 목경운의 눈빛도 진지해졌다.
아무래도 지금까지는 탐색전에 불과했던 것 같다.
놈이 제대로 하려는 걸 보니 자신 역시도 기운을 아끼지 않고 최고 공력으로 끌어올려야 할 듯 했다.
이에,
-고오오오오오!
마기(魔氣)를 십성 공력으로 끌어올렸다.
그러자 사방으로 섬뜩하면서 흉폭한 기운이 퍼져나가며 안그래도 압도적인 공력에 질려하고 있던 검수들이 몸을 파르르 떨며 뒷걸음을 쳤다.
이미 그들에게 있어서 이 두 절세고수들은 인간의 영역을 벗어난 괴물들이었다.
더 가까이 있다가는 위험할 듯 했다.
그런데,
-슥!
그렇게 전력으로 대결을 하기 위해 기운을 끌어올리던 목경운과 도객이 동시에 어딘가를 쳐다보았다.
그것은 다름 아닌,
-우우우웅!
“이, 이게 대체?”
영검산장 구 장주의 둘째 아들 구웅성의 손에서 환하게 빛나고 있는 구슬, 아니 보주 때문이었다.
그에게 잠자코 보주를 내놓으라고 손을 내밀고 있던 소장주 구웅황과 바로 곁에 있던 구연우, 성화령주의 손녀 예송아 역시도 이 같은 현상에 놀라워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우우우웅!
보주에서 나오는 빛은 야광주 수준을 넘어섰다.
그 근방 전체를 환하게 비추고도 남을 정도였다.
더욱 놀라운 것은 보주에서 흘러나오는 굉장한 기운이었다.
‘……..설마 진원인 건가?’
보주에서 흘러나오는 엄청난 기운에 도객은 그것이 진원일지도 모른다고 여겼다.
아니 이 정도 기운이라면 진원이 틀림없었다.
이에 도객이 구웅성을 향해 손을 뻗어 잡아당기는 시늉을 했다.
그러자,
-팍!
구웅성의 손에 들려 있던 보주가 도객의 웅대한 기운에 이끌려 날아가려고 했다.
“헛?”
이에 당황한 구웅성이 두 손으로 움켜쥐고서 빼앗기지 않으려 했다.
그러나 구웅성의 공력이 도객에게 미칠 리가 만무했다.
이미 최고조에 가까울 만큼 공력을 끌어올린 상태였기에 구웅성 역시도 보주와 함께 몸이 부웅하고 떠서 날아갔다.
놀란 구웅황이 황급히 소리쳤다.
“그걸 놔!”
그러나 구웅성은 보주를 움켜쥐고서 놓질 않았다.
보주의 기묘한 마성에 사로잡힌 그는 맏형인 구웅황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오직 이것을 빼앗기지 않겠다는 일념뿐이었다.
그러는데,
-쿵!
날아가던 그의 몸이 이내 도중에 바닥에 떨어지고 말았다.
‘진기에 간섭을 해?’
도객이 목경운을 쳐다보며 미간을 찡그렸다.
허공섭물을 하기 위해 보낸 기운에 간섭하여 이를 흩어지게 할 줄은 몰랐다.
설마 기(氣)에 대한 이해도가 자신보다 우위라는 건가?
아니면 특수한 수법을 익힌 건가?
-팟!
도객이 이내 신형을 날렸다.
무엇이 되었든 간에 상관없었다.
저게 진원이라면 어떻게든 손에 넣어야 했다.
-스륵!
순식간에 구웅성의 앞으로 도달한 도객이 이내 보주를 움켜쥐고 있는 그의 팔을 잘라버리려고 했다.
그러나,
-채앵!
절묘한 순간에 목경운이 그의 도를 막아냈다.
그렇게 막아낸 목경운은 진기로 허공섭물의 수법을 펼쳐 그를 밀어내 날려버리려 했다.
그러나,
-파르르르르!
구웅성의 몸이 떨리기만 할 뿐 그 자리에서 멈춰서 꼼짝도 하지 않았다.
이는 도객이 마찬가지로 진기로 그가 도망가지 못하게 묶어뒀기 때문이었다.
도객은 변초를 써 다시 한 번 구웅성의 팔을 베려했다.
-채앙!
물론 이를 가만히 지켜볼 목경운이 아니었기에 마찬가지로 변초를 펼쳐 도객의 도를 막아냈다.
-채채채채챙!
이것이 찰나의 순간 다섯 번이나 반복되자 구웅성의 얼굴과 몸이 상처로 가득해졌다.
목경운이 절묘하게 막아줬다고는 하나 두 절세고수의 검과 도의 예기의 여파를 그대로 받아냈으니 멀쩡한 게 이상한 일이었다.
-주르르륵!
검흔과 도흔으로 피투성이가 되어 괴로울 만도 한데 구웅성은 여전히 보주를 움켜쥐고서 놓을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이에 도객이 비릿하게 입 꼬리를 올렸다.
그러더니,
-촥!
구웅성의 팔을 베려는 것처럼 도를 휘두르다 이내,
-푹!
바닥으로 도를 꽂아넣었다.
그 순간 도를 중심으로 여덟 갈래 도세가 일어나 바닥을 갈랐다.
‘저건?’
지외가 그것을 알아보았다.
이는 도객의 절초 중 하나인 팔선도경(八僊刀競)이었다.
폭발적인 역량을 지닌 초식이었는데,
‘!?’
그 위력은 아까 전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바닥에서 뿜어져 나오는 도세가 어찌나 강한지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지축이 흔들렸다.
-쿠르르르르르! 쩌저저적! 쩌적!
그때 누군가가 소리쳤다.
“모, 모두 물러낫!”
“절벽이 무너지려 한다!”
강기의 도세를 버텨내지 못한 절벽 바닥이 갈라지는 것을 넘어서 무너져 내리려 했다.
지축이 흔들리며 낭떠러지 쪽으로 쏠리자, 목경운은 급히 구웅성의 목덜미를 붙잡고서 위로 뛰어올랐다.
-팟!
거의 사 장 높이까지 치솟은 그는 구웅성을 던지려 했다.
그 순간,
“기다렸다.”
어느새 그보다 높은 곳으로 치솟아 있던 도객이 목경운을 향해 왼손을 뻗었다.
그러자,
-파치치치치치칙!
푸른 빛줄기의 뇌전이 뿌리처럼 퍼져나가 허공을 뒤덮었다.
그 범위가 어찌나 넓은지 피할 틈도 없었다.
-치치치치치칙!
그대로 퍼져나가는 뇌전에 직격당한 목경운과 구웅성의 몸이 푸른 뇌전으로 번쩍였다.
감전당한 그들을 바라보며 도객이 신형을 움직였다.
허공을 박찬 그는 이 틈을 놓치지 않고서 단숨에 목경운의 목을 베려했다.
-팟
‘뇌전에 당하면 전신의 근육뿐만 아니라 내공마저도 경직된다. 천마 그대도 이런 경험은 처음이겠……’
그 순간이었다.
-채앙!
‘!?’
당연히 뇌기(雷氣)에 당했기에 움직이지 못할 거라 여겼던 그였다.
그런데 목경운의 몸은 여전히 뇌전의 불꽃으로 튀어오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아무렇지 않게 몸을 움직여 그의 일도를 막아냈다.
‘어떻게?’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웠다.
이것은 단순한 내공심법으로 얻을 수 있는 기운이 아니었다.
용귀의 진원을 통해서 얻게 된 힘으로 어떠한 내가고수라도 뇌기(雷氣)에 당하게 되면 내공 그 자체가 경직되어 힘을 잠시 잃고 만다.
한데 어떻게 움직일 수 있는 거지?
이를 의아해하고 있던 바로 그때였다.
-팟!
그의 도를 막아냈던 목경운이 이내 공중에서 몸을 틀어 허공답보(虛空踏步)의 묘리로 위를 박차며 밑을 향해 몸을 날렸다.
그것은 낭떠러지로 떨어지고 있는 구웅성 때문이었다.
구혈교의 혈성 담백하와의 경험 덕분에 찰나에 뇌기를 어떻게든 견뎌내 일도를 막아내기는 했으나, 근육의 일부가 경직되면서 본의 아니게 구웅성을 놓쳐버렸다.
-슈우우우우!
구웅성이 낭떠러지로 떨어져 죽는 건 상관없지만 보주는 회수해야 했다.
끝
ⓒ 한중월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