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st, Might, Mayhem RAW novel - Chapter (360)
낭떠러지 바닥을 부수고 나오는 기괴한 요물들.
그것들은 흡사 지렁이를 연상케 하는 형태를 하고 있었고, 다른 것이 있다면 머리로 보이는 쪽에 수십 개의 검은 눈과 함께 둥근 입의 바깥부터 안쪽에 수많은 뾰족한 이빨이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달려 있었다.
-쾅! 콰콰콰쾅!
지렁이의 형태라고 했으나 그 두께는 사람의 몸통보다도 훨씬 두껍고 길이는 족히 6장에서 8장 정도는 되어 보였다.
거기다 갑자기 튀어나온 이 요물들은 단일 개체가 아니었다.
그 수가 수십 마리는 되어 보였다.
‘저건 대체?’
눈살을 찌푸리는 목경운의 귓가로 청령의 목소리가 울렸다,
-지토룡(地土龍)이다.
-지토룡이요?
토룡은 지렁이를 부르는 다른 말이다.
약재를 다루기에 할아버지 역시도 지렁이를 토룡이라 불렀다.
물론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었다.
-요력이 강한 것 같진 않군요.
-그렇다고 해도 괴수(怪獸) 정도는 될 거다. 어지간한 이매망량들이 그렇기는 하다만 지토룡은 빛을 극도로 싫어해 깊은 땅속에만 산다고 들었다.
-이 정도로 깊은 낭떠러지라면 빛도 잘 안 들어오고 딱 적당해 보이는 곳이군요.
-그건 그렇구나. 한데 저것들이 저리 날뛰는 건 아무래도 중생 네가 들고 있는 그? 응?
-왜 그러시죠?
그녀의 말에 목경운이 보주를 쳐다보았다.
‘!?’
왜 청령이 이런 반응을 보였는지 알 것 같았다.
환하게 빛나고 있는 보주에 금이 가서 균열이 가고 있는 게 보였다.
‘금?’
그러고 보니 보주의 빛이 상당히 약해졌다.
그래서 균열이 간 부분들이 잘 보였는데,
‘아······.’
왜 균열이 갔나 했는데 그 원인을 알았다.
보주에 아주 작게 도흔이 나 있었다.
도객과 겨루며 최대한 보주에 예기가 닿지 않도록 신경을 썼는데, 아무래도 그 날카로운 기운이 일부 닿았던 모양이었다.
목경운은 곤란하다는 듯이 보주를 바라보았다.
만약 보주가 깨져서 부서지기라도 한다면 이곳까지 온 보람이 없어지는 셈이었다.
‘일단······.’
-쿠아아아아아아아!
바로 그때였다.
땅을 뚫고 나와 요동을 치던 지토룡들이 괴성과 함께 위로 솟구쳤다.
십여 마리가 동시에 뻗어오는데 그것들이 노리는 것들은 다름 아닌,
‘나인가?’
지토룡 중 두세 마리 정도는 도객을 향해 뻗어왔으나 이 많은 것들의 대부분이 목경운을 향해 뻗어오고 있었다.
괴성을 지르며 포효하는 걸로 보아 분노한 듯했다.
‘싫어한다는 게 꺼려한다는 의미가 아니었나.’
놈들은 빛을 정말로 싫어했다.
아니 극도로 증오하는 수준이었다,
그래서인지 보주의 빛을 빨리 없애고 안달이 난 것처럼 일제히 자신을 노려왔다.
-우우우웅!
이에 목경운은 마기(魔氣)를 끌어올려 흑색 검강을 일으켰다.
예전이라면 모를까 지금 그에게 괴수(怪獸) 정도의 수준의 이매망량은 수가 아무리 많더라도 상대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그렇게 검강을 일으킨 후에 뻗어오는 지토룡들을 향해 검을 잡아당기며 겨냥했다.
바로 그때였다.
-화르르르르륵!
화끈거릴 만큼 뜨거운 열기와 함께 거대한 불꽃이 타올랐다.
이에 의아해하며 그곳을 바라보는데, 도객의 전신이 이글거리는 거대한 불꽃으로 뒤덮인 것이 보였다.
‘몸이 불꽃에 휩싸여?’
이게 대체 무슨 조화지?
이를 의아해하는데 도객이 목경운이 들으라는 듯이 외쳤다.
“잘 봐둬라. 천마. 이게 본좌의 진짜 전력이다!”
도객이 그 외침과 함께 자신을 향해 쇄도해오는 지토룡들을 향해 불꽃으로 만들어진 절초를 펼쳤다.
‘제 4초식 도극파세(刀極波勢) 화(火)!’
-화르르르륵! 촤촤촤촤촤촤촤!
불꽃이 실린 도강이 몰아치는 거대한 해일처럼 지토룡들을 덮쳤다.
지토룡들에게 있어서 불꽃은 그야말로 상극과도 같았다.
불꽃의 도강이 파죽지세로 지토룡들의 몸을 난도질하는데, 화기(火氣)에 불살라지며 기괴한 비명을 질러댔다.
-크카카카카카카카!
화기가 실린 도초의 기세가 어찌나 강한지 지토룡들은 무력하게 당해갔다.
그런데 여기서 공교로운 일이 벌어졌다.
-크워어어어어어!
-콰콰콰콰콰!
보주의 빛 때문에 목경운을 향해 쇄도해오던 그 많은 지토룡이 일제히 도객을 향해 방향을 틀어버린 것이었다.
그뿐만이 아니라 아직까지 바닥에 있던 지토룡들도 위로 솟구쳤다.
‘아닛!?’
이것은 의도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타오르는 불꽃은 보주보다도 더욱 강한 빛을 발했고 이는 지토룡들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두세 마리까지야 손쉽게 처리할 수 있었지만 이 많은 지토룡이 얽히고 얽혀 파도처럼 밀려들자 아무리 도객이라 해도 이들을 전부 감당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파파파파파팍!
‘이런!’
하나하나는 상대하기 어려운 이매망량들이 아니었다.
그런데 수가 많은 것도 모자라 얽히고설키면서 밀어붙이는 힘과 그 기세가 엄청났다.
덕분에 불꽃의 도강을 휘두르던 도객은 이들의 밀려오는 기세를 이기지 못하고 결국 지토룡의 무리들에 휩쓸려 버리고 말았다.
-팍!
벽에 검을 박아 넣고서 매달린 목경운이 이 광경을 바라보며 피식하고 웃었다.
전력을 다한답시고 화기(火氣)를 일으키지만 않았어도 이렇게 될 일도 없었을 텐데, 참 운이 없다고 해야 할까.
그야말로 자승자박(自繩自縛)이 된 꼴이었다.
목경운이 밑을 바라보았다.
낭떠러지의 끝, 지상이 보였다.
일단 계속 절벽의 벽에 매달려 있을 수 없으니, 밑으로 내려가야겠다고 여긴 목경운은 검을 뽑아 밑으로 몸을 날렸다.
이십여 장에 불과했기에 진기로 공기의 저항을 조절하며 천천히 내려가,
-탁!
바닥에 착지했다.
그렇게 지상에 내려오자 바닥이 꿈틀거리며 일부 남아있던 지토룡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대부분의 개체는 도객에게로 몰려갔고, 남아있는 몇 개체들은 아직 완전히 자라지 못한 어린 지토룡들로 보였다.
이에 목경운은 강기를 일으켜 그들을 처리하려 했는데,
-쿠아아아아아!
다 자라지 않은 지토룡이라 해도 인간에 비하면 훨씬 커다랗고 길기에 위협적인 건 매한가지였다.
지토룡들이 괴성을 지르며 목경운에게 달려들려 했다.
그런데 근방까지 다가오던 지토룡들이 갑자기 몸을 파르르 떨어댔다.
거리를 재고 있던 목경운의 눈에 이채가 띠었다.
갑자기 왜 그러는 거지?
의아해하고 있는데 지토룡들이 갑자기 몸을 낮추더니 바닥을 기며 물러나기 시작했다.
‘뭐지?’
-두려워하고 있구나.
“두려워한다고요?”
-······무엇 때문인지 모르겠느냐?
청령의 그 말에 목경운은 문득 허리춤에 차고 있던 장신구를 빼들었다.
이를 빼 들자 움찔거리며 물러나던 지토룡들이 아예 경계하던 것도 포기하고서 몸을 훽하고 돌리며 땅속을 파고들었다.
-콰르르르르르!
그런 그들의 모습에 목경운이 장신구를 바라보았다.
이것은 백면왕 금모구미호가 자신의 잘린 꼬리 털로 만들어준 장신구였다.
이게 있으면 어지간한 이매망량들이 엮일 일이 없다고 했었는데, 그게 헛소리는 아닌 모양이었다.
소림사의 항마동에 갇혀 있던 마수(魔獸) 알유는 격이 높고 지성까지 갖추고 있어서 그런지, 금모구미호의 요력을 두려워하면서도 이를 이용하려 들었다.
그런데 지토룡들은 그 격이 낮은 괴수들이라 그런지 오히려 본능에 충실한 듯했다.
“그럭저럭 쓸만하군요.”
-뭐······. 그렇구나.
땅속으로 도망가는 그들의 모습에 목경운은 검집으로 요검 악즉을 집어넣었다.
-착!
그런 그에게 청령이 말했다.
-한데 아까 전에 어쩌다 몰아의 상태에 들어간 것이더냐? 설마 그 보주 때문이더냐?
그녀의 물음에 목경운이 겁살에 박혀 있는 구웅성의 잘린 손을 빼냈다.
잘린 손이 움켜쥐고 있는 보주는 균열이 가 있었다.
잘못 건드렸다간 금방이라도 깨질 것 같았다.
“모르겠어요. 갑자기 심상의 상태로 들어갔어요.”
-갑자기 말이더냐?
“네.”
-희한한 일이구나. 네가 그 노파나 계집 중생이 말한 선택받은 자도 아닌데 어쩌다 몰아의 상태에 들어간 건지 모르겠구나. 해서 뭘 보았느냐?
“네.”
-뭘 본 것이냐?
“······있을지도 모를 훗날요.”
-있을지도 모를 훗날? 하면 계시, 아니 앞으로 벌어질 일들을 보았다는 것이냐?
“모르죠. 벌어질 수도 있는 훗날이니까요.”
-훗날이라면 어떻게 되더냐?
그녀가 궁금함에 물었다.
이에 목경운은 어깨를 으쓱하며 답했다.
“글쎄요. 제가 정말 보고 싶은 걸 본 것도 아니고 너무 먼 훗날을 보여준 듯해서 아무짝에도 쓸모없을 것 같네요.”
-쓸모가 없을 것 같다고?
“네······. 뭐 전부 그런 건 아니지만요.”
목경운은 마지막에 보았던 그 광경을 잊을 수가 없었다.
그것은 희열에 가까운 충격을 가져다주었다.
이 하나를 본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그러는데 청령이 말했다.
-네가 어떻게 그런 것들을 보게 된 건진 모르겠으나, 정말 원하는 것을 보려면 그 계집 중생의 힘이 필요한 것 같구나.
“그렇긴 한데······.”
보주의 상태가 그리 좋지 않았다.
균열이 가서 조금만 잘못 건드려도 깨질 것만 같았다.
심지어 보주에서 환한 빛과 함께 흘러나오던 기운도 점점 약해져 가고 있었다.
상태만 보면 머지않아 기물로서의 힘을 잃을 것처럼 보였다.
-일단 중생, 그것을 숨겨둬라. 아니, 본좌가 현신해서 그걸 가지고 절벽 위로 올라가마.
“청령이요?”
-그래. 지토룡들이 있는 쪽을 봐라. 저것들이 얼마나 버틸 수 있을 것 같으냐?
-쿠구구구구구!
얽히고 얽힌 괴수 지토룡들 사이로 붉은 화기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수가 워낙 많아서 휩쓸리기는 했지만, 곧 도객이 저기서 빠져나올 것이다.
-저 괴물 같은 중생 놈의 정체가 뭔지는 모르겠으나, 저놈은 아무래도 영물이라 불리는 것들의 진원을 섭취한 것 같다.
“영물?”
문득 목경운은 구혈교의 혈성 담백하가 했던 말과 산해경괴이초서를 보았던 것을 떠올렸다.
음(陰)의 기운이 모여들어 탄생한 이매망량들과 다르게 자연지기와 순수한 영력(靈力)이 모여들어 형성된 존재가 바로 영물이라 하였다.
그 대표적인 예가 예로부터 가장 성스러운 존재라 불리는 용(龍)이 있다.
“아!”
-왜 그러느냐?
“······저자인 것 같네요.”
-저 자라니?
“그 대재앙의 날에 나타나 기이한 도법을 구사했다던 절세고수요.”
구혈교의 혈성 담백하는 미쳐 날뛰는 영물 용귀를 상대했었고, 그 과정에서 정체 모를 도의 고수가 나타나 약해진 용귀에게 마무리를 하고서 진원을 가져갔다고 했다.
영물의 피를 조금만 섭취하고도 늙지 않고 뇌기(雷氣)를 가지게 된 혈성 담백하였다.
-그렇구나. 구혈교의 그 여자가 말한 그자가 저 놈일 수도 있겠구나.
뇌기부터 시작해 엄청난 재생력.
그것은 평범한 인간이 가질 수 있는 능력이 아니었다.
분명 저자는 용귀의 진원을 흡수한 게 틀림없었다.
아니 아무래도 하나가 아닐지도 몰랐다.
-뇌기 이외에도 화기(火氣)를 다루는 걸 보니 다른 영물의 진원 역시 얻었을 게다. 아마도 불기린일 테지.
불기린.
그 역시도 전설 속의 영물이다.
뜨거운 용암 속에서 태어났다고 알려진 이 존재는 불꽃의 화신이라고도 불린다.
그러고 보니 육천호 소예린이 대재앙의 날 개봉의 황도에 불기린이 나타나 그곳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고 했다.
‘대체 몇 개의 진원을 먹은 거지?’
살아온 세월도 그렇고 보주를 통해 훗날 벌어질지도 모를 일들을 보았지만 여전히 의문으로 가득한 존재였다.
-콰직! 화르르르르!
그때 지토룡들 사이로 불꽃이 치솟으며 누군가가 튀어 올라왔다.
도객이었다.
얼마 버티지 못할 거라 여겼는데, 기어코 저 사이에서 빠져나온 놈이었다.
-콰득!
그때 청령이 목각인형을 부수고서 현신했다.
오랜만에 밖으로 나온 그녀가 목경운에게 손을 뻗었다.
-이제 곧이다. 그걸 가지고 싸우게 되면 필히 부서질 게다. 본좌에게 넘겨라.
“아무래도 그래야겠군요.”
그녀의 말이 옳다고 여긴 목경운이 이내 요검 겁살에 꽂혀있던 잘린 손목을 빼내 쥐고 있던 손가락을 조심스럽게 펴내 보주를 빼내려 했다.
그렇게 균열이 가 있는 보주에 손이 닿는 순간이었다.
* * *
‘!?’
목경운이 눈살을 찌푸렸다.
다시 세상이 무(無)의 상태로 변했다.
찰나에 다시 몰아에 빠져 심상의 세계로 들어온 것이었다.
‘이럴 시간이 없어.’
목경운은 정신을 집중하며 몰아의 상태에서 빠져나오려고 했다.
그런데 그 순간 눈앞에 기이한 일이 벌어졌다.
-화르르르르르륵!
아무것도 없던 공간 속에서 검은 불꽃이 타오르기 시작한 것이었다.
불꽃이 주홍빛이나 선홍빛을 띠는 것도 아니고 검게 타오르는 것은 대체 무슨 현상이지?
그 기이함에 의아해하고 있을 때였다.
검은 불꽃이 갑자기 소용돌이를 치기 시작했다.
-휘이이이이이이!
그렇게 소용돌이가 쳐지며 불꽃이 점차 한곳으로 모여 들었다.
그러더니 이윽고 모여든 검은 불꽃은 하나의 형태를 갖추기 시작했고 그것은 인간의 형상을 갖추었다.
이를 바라보던 목경운의 눈에 이채가 띠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인간의 형상을 갖춘 존재의 모습은 바로 자신이었기 때문이었다.
‘······이건 또 뭐지?’
갑자기 왜 자신의 모습이 보이는 거지?
의아해하는데 자신의 모습이 된 검은 불꽃이 모여들어 탄생한 자가 갑자기 앞으로 다가왔다.
‘뭐지?’
그냥 단순한 환상이 아닌가?
아까 전 심상에 들어가 보게 되었을 때와 다르게 검은 불꽃에서 탄생해 자신과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이 존재는 마치 자신을 의식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는데 이 존재가 입을 열었다.
-네 그 모습이 선택의 결과로군.
‘······설마 내게 하는 말인가?’
-그래. 그럼 누구에게 말한다 생각하느냐?
이런 존재의 말에 목경운의 눈빛이 일순간 경계심으로 물들었다.
단순한 환상과는 다르다 여겼는데 정말로 자신을 인지하고 말을 하고 있었다.
이런 목경운의 반응에 그와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존재가 피식하고 웃으며 말했다.
-흥미롭군. 결과야 어찌할 수 없다지만 그렇게 바라왔던 것치고는 불완전한 모습이로군. 아니 불완전한 존재가 되었기 때문인가.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죠?’
-네 선택, 아니 우리의 선택을 말하는 거다.
‘우리?’
목경운은 이 존재가 하는 말에 머릿속이 혼란스러워졌다.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전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우리라니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죠?
그 물음에 존재가 다가오며 말했다.
-글쎄. 그건 닫혀 있는 네 자신에게 물어야 할 물음이 아닐까?
‘닫혀 있는 나?’
-그래. 스스로를 닫았다는 건 결국 스스로의 선택이다. 내가 간섭할 영역은 아닌 것 같군.
‘아까부터 계속 선택 어쩌고 하며 말하는데 대체 무슨 소리죠? 무언가를 알고 있다면 제대로 설명해줄 수 있지 않나요?’
-스스로를 닫았다고 해도 너 역시도 나. 물론 네 물음에 답해줄 수도 있겠지만 그러기에는 시간이 없다.
‘그게 무슨 소리죠?’
-균열이 빠르게 이어지고 있다. 곧 파편이 소멸될 거다.
‘!?’
파편이라면 보주를 말하는 건가?
그때 존재가 바로 앞까지 걸어오며 말했다.
-서둘러라. 이미 균열로 반 가까이 기운이 소실되었다.
‘대체······.’
-탁!
그때 존재가 목경운을 향해 손을 뻗었다.
이에 목경운이 이를 피하려 몸을 움직이려 했지만 뭔가가 구속하고 있는 것처럼 꼼짝할 수가 없었다.
그러는 사이 존재가 목경운의 가슴 한 가운데로 손바닥을 갖다 댔다.
-화르르르륵!!
그 순간 자신과 닮은 존재가 검은 불꽃에 휩싸였다.
대체 뭘 하려는 거지?
의아해하는데 존재가 빙그레 웃으며 의미심장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핵(核)의 파편. 그저 너의 한 조각일 뿐이다.
끝
ⓒ 한중월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