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st, Might, Mayhem RAW novel - Chapter (468)
“기, 긴급 보고드립니다! 지금 정의맹의 총 전력이 회의 본단을 향해 빠른 속도로 남하해오고 있습니다!”
‘!!!!!!!’
전혀 예상치 못한 갑작스러운 보고에 암종주 환야선이 자리에서 일어나 미간을 찡그리며 물었다.
“정의맹의 총 전력이 이곳으로 남하하고 있다고요?”
“그렇습니다. 종주.”
“당신 복장을 보아하니 호북 남부 지부에서 왔군요. 당신이 그 소식을 접한 건 어느 정도 시점이죠?”
“그, 그게······.”
-쾅!
파부왕 호태강이 의자의 손잡이를 내려치며 언성을 높였다.
“제대로 말하지 못할까?”
“그······그들이 장강 도하를 준비하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
전령의 보고에 대전이 일순간 싸늘한 정적으로 물들었다.
그들이 이런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두 가지였다.
장강 도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알아냈다는 것은 하남성에서 호북성 북부를 내려오는 동안은 각 지부 중에 정의맹의 전력이 남하하는 것을 모를 만큼 신속한 이동이 이뤄졌던 것이거나 혹은 이미 지부들이 전부 당했다는 것을 의미했고, 두 번째는 전령이 서둘러서 왔겠지만 이곳에 도착하는 동안의 시기가 있었을 테니 이미 저들은 장강을 도하하여 호남에 이르렀을 것이다.
그렇다면 정의맹의 전력이 회의 본단까지 도착하기까지 그리 멀지 않았다.
서두른다는 가정에서는 보름 이내 충분히 가능했다.
“하필 이런 시기에······.”
“아무래도 정보가 새어 나간 것 같구려.”
대전 내부가 술렁였다.
전쟁을 치르고 내부를 수습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정의맹이 이리 총력으로 남하해온다는 것은 정보가 새어 나간 게 틀림없었다.
검마 지외가 혀를 차며 중얼거렸다.
“몇십 년간 못한 실전을 단기간에 치르겠군.”
“허어. 지외 공.”
이런 그를 영검산장의 장주이자 칠천의 일인인 구천무가 작게 다그쳤다.
외부 영입 인사를 따지기 이전에 이제는 자신들의 일이기도 했다.
정의맹의 전력과의 전쟁은 절대로 가볍게 받아들일 일이 아니었다.
“정의맹이라······. 이거 사기가 크게 바닥을 칠 수도 있겠소.”
섬독왕 백사하가 이를 우려했다.
전쟁을 치른 지 얼마 안 된 시점에서 정의맹의 전력과 총력전을 벌이게 생겼다.
최고 간부들조차 이를 심각하게 여길 정도였는데, 일반 평무사들의 경우에는 크게 사기가 저하될 것이다.
-쿵!
명도왕 손윤이 짚고 있는 도집을 바닥에 살짝 내려찍으며 입을 열었다.
“잠자코 있을 여유가 없소. 전령이 사실이라면 저들이 본단이 있는 곳에 도달하기 전까지 이쪽도 전력을 편성하여 올라가야 하오.”
“맞습니다. 수성전으로 가면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을 것입니다.”
수종주 고연벽도 그 말에 동의를 표했다.
수성전이 준비된 체계가 있다고 해도 내부에는 일가의 비전투원들도 많다.
이들이 휩쓸리게 되면 피해는 물론이거니와 자칫 잘못하면 인질로 붙잡힐 수도 있었다.
그렇기에 본단의 수성전은 최후의 보루로 삼아야 한다.
그때 영검산장의 장주 구천무가 모두를 바라보며 말했다.
“어차피 치러야 할 전쟁이라면 전의를 끌어올리도록 합시다. 여기 있는 최고 간부들께서 사기가 저하된다면 아랫사람들에게도 영향을 끼칠 것이오.”
“구 장주의 말씀이 옳습니다. 어차피 언젠가는 치러야 할 전쟁이었소. 이왕 치르는 것 한 번 제대로 판도를 바꿔봅시다.”
환골탈태로 외모에서 차이가 있었지만, 실질적으로는 비슷한 연배인 섬독왕 백사하가 동의를 한다며 그의 말을 거들었다.
파부왕 호태강이 암종주 환야선에게 말했다.
“환 종주께서는 주군께 전령을 보내 복귀를 촉구해주시오. 가신 일도 중요하겠지만 정의맹과의 총력전에 수장이 빠져서는 안 되오.”
“후후후. 알겠습니다. 그리하겠습니다.”
“자자! 그럼 전략 회의를 시작하도록······.”
그의 말이 미처 끝나기도 전이었다.
대전으로 또 다른 전령의 복장을 한 이가 황급히 뛰어 들어왔다.
이에 호태강이 혀를 차며 물었다.
“또 무슨 일이느냐?”
“긴급 보고입니다. 사련맹이 선발대 후발대로 나누어 모든 전력을 이끌고 남하해오고 있다고 합니다.”
‘!!!!!!’
방금 전까지만 하더라도 애써 전의를 끌어올리던 간부들의 표정이 이내 굳어지고 말았다.
이는 분위기를 이끌어가던 파부왕 호태강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대체 이게 무슨 소식이지?
사련맹이라니? 그들은 정의맹보다도 더 북쪽에 자리 잡고 있지 않은가.
“사련맹이 남하하다니? 확실한 정보가 맞는 것이냐?”
시혈곡주 이지염이 심각한 목소리로 물었다.
그도 그럴 것이 현 무림의 삼대 세력 중 가장 최고의 세력을 구가하는 것은 단연 정의맹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천지회는 균형을 위해서라도 사련맹과는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런 그들이 어찌하여 남하를 한단 말인가?
“사련맹이 비어있는 정의맹 본단을 치는 것을 오인한 것이 아니냐?”
이에 전령이 답했다.
“아닙니다. 이미 사련맹의 일맹주 광악패제 항심이 팔천의 기마단으로 편성된 선발 총력을 이끌고서 정의맹 본단을 넘어서 호북성 북부에까지 이르렀다고 합니다.”
사련맹의 일맹주 광악패제(狂惡覇帝) 항심.
그는 북부의 패자라 불리며 현 무림의 정점인 칠천(七天)의 일인이었다.
“그들이 남하하는 과정에서 정의맹 산하의 어떠한 문파들도 이를 제지를 하지 않은 걸로 보아선 분명······.”
뒷말을 잇지 않았지만 최고 간부들의 머릿속을 동시에 스쳐 지나가는 것이 있었다.
‘정사 연합!’
그것은 과거 정사 대전 이후로 한 번도 없었던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었다.
* * *
그로부터 이틀 후.
사련맹의 본단으로 향하고 있던 육천호 진예린 역시도 구혈교 출신의 지부장이 있는 사련맹의 지부에 들렸다가 이 같은 소식을 접하고서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사련맹의 일맹주가 선발대를 이끌고서 남하했다고요?”
“그렇습니다.”
“하아······. 대체 어떻게 된 일이죠?”
사련맹의 도움을 받아 밀회에서 산서성 북쪽 대동에 있는 육마(六魔)를 깨우려는 것을 막아보려 했던 그녀였다.
그런데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이 아닐 수가 없었다.
당황해하는 그녀에게 지부장이 말했다.
“저희도 갑작스럽게 벌어진 일이라 정확하진 않지만, 천지회의 영역권에 자리한 각 지부장과 지부원들의 수급(首級) 오백(五百)이 들어 있는 천지회의 인장이 박힌 목함이 본단에 도착했다고 합니다. 그것이 촉발된 걸로 아는데 갑자기 정의맹과 연합까지 한다니 저희도 영문을······.”
“정의맹과 연합을 한다고요?”
“그렇습니다.”
지부장의 대답에 진예린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그녀가 사련맹의 도움을 받았을 때만 하더라도 조금도 이런 조짐이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것은······.
‘밀회······.’
-으득!
그들이 무언가를 꾸민 게 틀림없었다.
황궁 금의위로 있는 동안 무림과 멀어졌었지만 사련맹과 천지회는 꽤 우호적인 관계였던 걸로 알고 있었다.
한데 그런 그들이 적대 관계가 되고, 정사 대전 이후 철천지원수(徹天之怨讐)와도 다름없는 정의맹과 연합을 맺는다는 것 자체가 이해하기 힘든 일이었다.
‘이를 어찌하지?’
그녀는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일이 제대로 꼬였다.
이렇게 된다면 사련맹에 도움을 받아 육마를 막는 일은 물 건너갔다고 할 수 있었다.
그러다 그녀는 문득 선발대라는 말이 떠올라 물었다.
“이맹주······. 이맹주께서도 이번 전쟁에 동참한 건가요?”
이맹주 금체무적(金體無敵) 해역원, 오맹주 수라섬도(修羅殲刀) 유경은 구혈교 출신들이었다.
그들은 진가의 유일한 생존자인 그녀의 든든한 조력자들이기도 했다.
비록 사련맹의 맹주들이기는 했으나 이들은 자신으로부터 밀회에 대해 들은 것이 있기에 이것에 의구심을 가지지 않을 리가 없었다.
이런 그녀의 물음에 지부장이 답했다.
“듣기로 이맹주께선 이번 전쟁을 격하게 반대하셨다고 들었는데, 맹주 회의의 최종 결정으로 이맹주께서 후발대를 이끄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사련맹 지부장과 지부원들의 수급이 들어 있는 목함이 있기에 전쟁을 반대할 명분에서 밀릴 수밖에 없었다.
한데 진예린에게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었다.
그녀가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
“지금 후발대는 어디에 있죠?”
* * *
해선각의 후원.
-우우우웅!
연기구름이 일어나 원(圓)을 그리며 이내 그 안에서 누군가 튀어나왔다.
그 누군가는 다름 아닌 해선각의 방사 여수린이었다.
여수린이 연기로 된 문에서 나오기가 무섭게 주력(呪力)을 감지했는지 후원으로 십여 명이 되는 방사들이 부적과 법구를 들고서 황급히 달려 나왔다.
“여 사매?”
그들 중 한 훤칠한 얼굴의 방사가 미간을 찡그리며 그녀를 알아보았다.
“사형!”
여수린이 눈물을 글썽이며 반가움에 그를 안으려 했다.
그러자 사형이라 불린 방사가 몸을 젖히며 이를 완강히 거부했다.
이에 그녀가 심통이 난 얼굴로 말했다.
“오랜만에 봤는데 너무 하신 거 아니예요?”
“나, 남녀가 유별한데 왜 이렇게 달라붙으려 하는 것이냐? 그보다 대체 왜 이제야 온 것이야? 스승님이 보낸 전갈은 받지 못했느냐?”
“전갈요? 아무것도 오지 않은걸요. 안 그래도 스승님께 도움을 청하러 왔는데 무슨 일이 있으신 거예요?”
이런 그녀의 물음에 사형이라 불린 방사가 혀를 차며 답했다.
“사태가 이리 심각해졌는지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구나.”
“사태가 심각해지다뇨?”
“대엄사의 봉인이 깨졌다.”
“네에?”
여수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산서성(山西省) 북쪽 대동(大同) 진언(眞言) 밀교(密敎) 대엄사(大嚴寺).
그들은 불법을 갈고 닦는 승려들이었지만 밀교(密敎)의 일원인 것은 술법에도 능했기 때문이었다.
대엄사의 주지승인 각원 대사는 선대들로부터 법력과 술법을 물려받은 육방신(六方神) 중 하나로 오랫동안 대엄사에 봉인된 존재를 지켜왔다.
그 존재를 아는 것은 오직 방사의 정점이라 불리는 육방신들 뿐이었다.
“백붕마왕(白鵬魔王)이 풀려난 건가요?”
“그래.”
“말도 안 돼. 그 봉인은 방월(方月)급 이상 속하는 방사 천여 명이 주력을 전부 버려가며 한 것이라면서요. 그리고 지금까지 대엄사에서 항마진경을 외워가며······.”
“그런데 그 봉인이 깨진 것이다.”
여수린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설마 했는데 정말로 목 공자의 우려가 사실로 이뤄지고 있잖아.’
그렇지 않아도 그녀가 이곳에 온 것은 스승인 적미노선과 상의하기 위해서였다.
밀회라는 곳이 이매망량의 우두머리인 육마(六魔)를 움직이려고 한다면 이것은 더 이상 무림만을 일이 아니었다.
모든 방사가 나서야 하는 중원 최악의 대재앙이었다.
아무래도 적미노선이 자리를 비운 것도 그 때문인 듯했다.
“그럼 스승님께선 그걸 상의하기 위해 방원육십사각의 회의에 가신 건가요?”
이런 그녀의 물음에 사형이라 불리는 방사가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
“아니. 그렇지 않다.”
“네? 어째서요? 이매망량의 왕인 육마 중 하나가 풀려났다는 것은 대재앙이나 다름없는데······.”
“그것과 더불어 최악의 사태가 벌어졌다.”
“더 최악이라면 대체?”
“방원육십사각 출신의 방사들 칠 할이 갑자기 증발한 것처럼 사라졌다.”
“네에?”
그녀의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방원육십사각 출신의 방사 칠 할이라면 거의 수만 명에 이르는 방사들이 사라졌다는 게 된다.
대체 이게 무슨 일이지?
의아해하는데 사형이라 불리는 방사가 그녀의 어깨에 손을 얹으려다 이내 머뭇거리며 손가락 끝만 살짝 올리며 말했다.
“지금 스승님께서는 그걸 조사 중이신 듯하다. 일단 외부에 활동하던 대부분의 방사가 전부 사라진 터라 스승님께선 우리 각의 모든 방사에게 해선각을 벗어나지 말라고 명을 내리셨다. 그래서 네게도 귀환하라는 전갈을 보낸 것이다. 어쨌거나 이리 돌아왔으니 다행이구나. 당분간은 해선각을 벗어나지 말고 이 안에서······.”
“안 돼요!”
“아니. 뭐가 안 된다는 것이냐?”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저는 더더욱 여기에 있으면 안 돼요.”
“대체 무슨 소릴 하는 것이냐? 스승님께서 돌아오라고 했고 각을 벗어나지 말라고 명을 내렸는데 이를 어기기라도 하겠다는 것이냐?”
“사형.”
-꽉!
여수린이 그의 손을 기습적으로 붙잡았다.
그러자 사형이라 불리는 방사의 얼굴과 귀가 순식간에 빨개졌다.
그런 그에게 그녀가 애원하듯이 말했다.
“신원당에 있는 스승님의 대법구가 필요해요!”
“뭣?”
끝
ⓒ 한중월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