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st, Might, Mayhem RAW novel - Chapter (48)
13화 습격 (3)
연목검장의 무사들과 복면인들 간의 싸움은 천지회의 오왕(五王)의 일인 명도왕 손윤의 외침에 의해 일시적으로 중단되었다.
하나 아직까지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천지회는 여전히 중원 일통에 대한 야욕을 버리지 않은 무력 집단이었기에 명도왕 손윤이 도중에 마음을 바꾸기라도 한다면 싸움은 재개 된다.
“……..큰일이구나.”
대부인 석 부인이 속삭이는 목소리로 호위무사 호앵에게 말했다.
들어보니 저들은 장주가 어딘가에서 찾은 비급서 같은 것을 노리는 듯 한데 그것이 약당의 숨겨진 공간에 있다고 한다.
-슥!
그녀가 아직도 운기 중인 목경운을 슬쩍 쳐다보았다.
저 아이…..장주가 숨겨놓은 전용 비급서를 아무래도 약당에서 찾은 듯 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약당에서 한 발자국도 나가지 않고서 그것을 가지고 어떻게 자신에게 흥정을 했겠는가.
이에 호위무사 호앵이 그녀에게 말했다.
“마님……하면 장주께 알려드려야 하는 거 아닙니까?”
“그래야 하는데……”
석 부인의 눈매가 묘해졌다.
연목검장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지금 고해야 장주가 서둘러 수습할 수 있을 것이다.
한데 석 부인의 머릿속에 묘책이 떠올랐다.
‘저 아이 내게 두 장 밖에 없는 연목성검결을 보내면서 나머지 구결은 전부 자신의 머릿속에 있다고 했다.’
하면 저 영악한 녀석의 성격상 분명 그 비급이라는 것도 파기하고 외웠을 확률이 꽤나 높았다.
아마도 그랬으리라 확신한다.
그럼 굳이 지금 알려줄 필요가 없었다.
천지회에서 보물이라 칭할 만큼 귀한 비급서를 누군가 외우고 있다면 과연 어떤 식으로 나올까?
“조금 후에 알려줘도 될 것 같구나.”
석 부인의 입 꼬리가 슬며시 올라갔다.
잘하면 귀찮은 혹을 여기서 떼버릴 수 있을지도 몰랐다.
그러고 있던 차에 상황이 이렇게까지 흘러가도록 운기 삼매경에 빠져있던 목경운이 드디어 눈을 떴다.
“공자!”
옆에서 호법을 서고 있던 호위 고찬이 작은 소리로 불렀다.
이에 목경운이 한 번 쳐다보고는 주변을 훑었다.
뭔가 대치 상태로 멈춰져 있는 상황에 목경운은 아쉽다는 듯이 입맛을 다셨다.
‘어쩐지 사기가 도중에 끊겼다고 했더니.’
싸움이 중지되었기에 그런 것이었다.
더 이상 죽는 자가 나오지 않는 것을 오히려 아쉬워하는 목경운이었다.
하나 지금은 상황 파악이 우선인 듯 했다.
“어떻게 된 일이죠?”
그러고 보니 마승 또한 외당주 육체는 어찌하고 원혼 상태로 있는 거지?
“그게…..”
의아해하는 목경운에게 고찬이 귓속말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설명했다.
이를 목유천이 뭔가 부러운 듯한 눈빛으로 목경운을 힐끔거렸다.
‘저 자식 언제 저런 호위를 구한 거지?’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는데, 고찬이 목경운의 호위라고 해서 의아함을 금치 못했었다.
외모도 특출 났지만 무위에 특히 놀랐던 그였다.
그러거나 말거나 어느 정도 상황 파악이 된 목경운은 턱을 쓰다듬으며 작게 신음성을 흘렸다.
“흠.”
‘이걸 어쩔 거야?’
고찬이 난감하다는 듯이 목경운을 바라보았다.
말 그대로 진퇴양난의 상황이었다.
곧 약당의 비밀 장소를 뒤지러 간 천지회의 복면인이 돌아올 것이다.
그리되면 사달이 벌어질 수도 있었다.
“공자…..천지회는 정말 위험한 단체입니다. 자칫……”
“잠깐만요.”
“네?”
의아해하는데 목경운이 초조한 기색으로 기다리고 있는 장주 목인단에게 다가갔다.
이에 목인단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타일렀다.
“부상을 입은 거라면 가만히 쉬고 있거라. 지금은…..”
“옆구리의 그 상처 누구에게 입은 건지 여쭤봐도 될까요?”
“뭐?”
갑작스러운 목경운의 물음에 장주 목인단이 미간을 찡그렸다.
그렇지 않아도 앞을 모를 상황에 이 아이는 왜 이런단 말인가?
장주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지금은 그걸 얘기할…..”
“약당의 지하엔 아무 것도 없습니다.”
그 말에 장주가 순간 당황해서 말이 튀어나올 뻔 했지만 이를 겨우 참고서 눈동자를 굴리며 주변을 살폈다.
명도왕 손윤은 팔짱을 낀 채 담벼락에 등을 기댄 채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를 의식한 장주가 더 목소리를 속삭이며 말했다.
“그게 무슨 말이느냐? 약당 지하에 아무 것도 없다니 대체…..”
“말씀드린 그대로입니다. 하니 옆구리에 상처를 어디서 어떻게 누구에게 입었는지 말씀해주시면 이 상황을 제가 감당하겠습니다.”
이런 목경운의 말에 장주 목인단의 눈매가 매서워졌다.
목인단이 목경운을 노려보며 말했다.
“혹시 지하에 간 것이냐?”
“네.”
“네가 어떻게……하!”
순간 뒷목을 잡고 싶은 심경이었다.
대체 이 녀석이 거길 어떻게 알아냈기에 갔단 말인가?
그리고 왜 자신의 이 상처에 집착하는 건지도 알 수가 없었다.
하나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설마 그걸 건드렸느냐?”
“먼저 말씀해주시죠.”
“너!”
연목검장이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인데 이게 무슨 짓이란 말인가?
노기가 치솟은 장주 목인단이 목경운에게서 손목을 움켜쥐었다.
그리고 힘을 주고서 말했다.
-꽉!
“어딨느냐? 당장 얘기해라. 본 장의 미래가 걸려 있는 일이다. 지금 네 장난질을 받아줄 상황이……”
“장난 같나요?”
‘!?’
장주 목인단이 눈살을 찌푸렸다.
이 녀석 정말 자신이 알고 있던 그 아이가 맞나?
손목을 이렇게나 세게 쥐고서 위압하고 있는데, 자신의 눈을 전혀 회피하지 않고 두려워하는 기색조차 없었다.
“너…….”
바로 그때였다.
-타타타타탁!
한 복면인이 황급히 달려오는 게 보였다.
이를 본 장주 목인단의 표정이 굳어졌다.
약당으로 보낸 그 복면인이었다.
담장벽에 등을 기대고 있던 명도왕 손윤이 몸을 일으켜 세우며 말했다.
“찾았느냐?”
“여기 있습니다.”
복면인이 한쪽 무릎을 꿇고서 공손히 낡은 부적이 덕지덕지 붙여진 목함을 갖다 바쳤다.
이에 손윤 역시도 두 손으로 목함을 받아들며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다시 본 회의 손으로 돌아오는군.”
이를 보며 장주 목인단이 목경운에게 물었다.
“너……이 애비에게 거짓말을 한 게야?”
그러지 않고서야 목함이 저리 멀쩡하게 있을 리가 만무했다.
큰 사달이 벌어질까 우려했던 목인단은 순간 긴장이 풀렸는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저들이 저것을 가지고 돌아간다면 더 이상의 피해는……
-달칵!
그때 명도왕 손윤이 한 쪽 눈썹을 치켜 올리더니 목함의 뚜껑을 열었다.
안에 물건이 있는지 확인하려는 듯 했다.
그런데,
-솨아아아아아!
그 순간 명도왕 손윤에게서 엄청난 살기가 뿜어져 나왔다.
그 기세가 어찌나 강한지 연목검장이나 복면인들이고 할 것 없이 순간 움찔할 지경이었다.
‘갑자기 왜?’
안도하고 있던 장주 목인단이 영문을 몰라했다.
목인단이 목경운을 쳐다보았다.
설마 내용물이 없는 건가?
“말씀드렸을 텐데요.”
목경운의 그 말에 목인단은 노기를 넘어서 어처구니가 없었다.
이놈이 정말 제정신인가?
한데 이런 그와 달리 이 상황을 달가워하는 이가 한 명 있었다.
바로 대부인 석 부인이었다.
‘됐다!’
설마 목경운이 목함을 건드리지 않은 건가 했다.
하나 저자의 반응을 보니 그게 아닌 모양이다.
지금이 기회였다.
석 부인이 앞으로 한 걸음 나섰다.
그리고 입을 열려고 하는 차에 명도왕 손윤이 목함에서 무언가를 집게손으로 꺼냈다.
그것은,
‘귀걸이?’
옥과 은으로 만들어진 화려한 귀걸이였다.
한 쪽뿐이었는데 아무리 봐도 여성들이 쓰는 것이었다.
‘!!!!!!!’
이를 본 석 부인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저것은 자신의 옥패함에 있어야 할 것이었다.
한데 저게 왜 저기에 있단 말인가?
귀신이 곡할 노릇이었다.
‘잠깐 설마?’
석 부인이 놀라서 목경운이 있는 방향을 쳐다보았다.
목경운을 쳐다보려고 했는데, 그 옆에 있는 장주 목인단과 먼저 눈이 마주쳤다.
목인단이 대체 이게 어찌된 일이냐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하필 저걸……’
저것은 장주 목인단에게 선물 받은 패물들 중 하나였다.
목인단이 의구심을 보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당황해하는데 그 옆에 있는 목경운이 피식하고 웃으며 어깨를 으쓱하는 게 보였다.
‘너!’
그제야 그녀는 그것이 목경운의 소행임을 확신했다.
그 장소에 갔던 건 저 녀석뿐이었다.
그때 명도왕 손윤이 귀걸이를 장주 목인단을 향해 들어 보이며 노골적으로 살기를 뿜어대며 말했다.
“목 장주. 이게 뭐지?”
그 물음에 장주 목인단은 말문이 막혔다.
안 그래도 염주에 감싸져 있는 비급서가 없는 것도 문제인데, 저 귀걸이는 자신의 아내의 것이라고 말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기어코 벌주를 선택하는군.”
-스릉!
명도왕 손윤이 등에 차고 있던 태도를 뽑아들었다.
그것은 복면인들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병장기를 거둬들였던 그들이 다시 도검을 뽑자, 연목검장의 무사들 역시도 긴장한 얼굴로 병장기를 빼들었다.
일촉즉발의 상황이었다.
그때 목경운이 소리쳤다.
“큰어머님! 본 장이 위험에 처해있는데 입을 꾹 다문 채 가만히 있을 작정입니까? 저 귀걸이는 큰어머님의 것이 아닙니까?”
‘!?’
순간 석 부인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안 그래도 자신의 귀걸이라는 것을 알기에 이도저도 못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자신을 걸고 넘어질 줄은 몰랐다.
“너! 지, 지금 무슨……”
“호오. 이 귀걸이가 장주 부인의 것이었나?”
명도왕 손윤이 그 말과 함께 석 부인을 노려보았다.
그의 날카로운 눈빛과 기세에 두려움을 느낀 석 부인이 비틀거리며 뒷걸음을 쳤다.
그녀가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소, 손 대협. 뭔가 오해한 것 같은데 이건……”
“큰어머님! 피를 보지 않고 끝낼 수 있는데 어찌 그러십니까? 비급을 가지고 계신 거면 빨리 주십시오.”
‘이놈이!’
이런 목경운의 외침에 그녀는 미쳐버릴 것 같았다.
당장에라도 목경운의 입을 찢어버리고 싶은데, 장주조차 감당할 수 없는 저 괴물 같은 천지회의 고수가 자신을 죽일 듯이 노려보고 있어서 입술이 떨어지질 않았다.
-꽉!
장주 목인단이 목경운의 손목을 움켜쥐고서 작은 소리로 다그쳤다.
“그만!”
“네?”
“대체 이게 무슨 짓인 게야? 아무리 네 친모가 아니라고 해도 어찌……”
“보기보다 순진하시군요.”
“뭐라?”
“저 여자는 방사까지 불러서 당신의 입에서 장주 전용 비급서가 어디 있는지 알아낸 후에 죽게 하려 했는데, 보호해줄 생각이 드나보군요.”
‘!?’
그 말에 목인단의 표정이 굳어졌다.
이건 대체 무슨 소리지?
당혹스러워 하는 그에게 목경운이 입술을 실룩거리며 속삭였다.
“하니 그리 가책 받지 않아도 됩니다. 혹 운이 좋아서 저 여자 하나의 희생으로 모두를 살릴 수 있다면 그것 나름대로 좋은 일 아닌가요?”
흡사 마귀의 유혹 같은 속삭임.
이에 장주 목인단은 순간 온몸에 소름이 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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